야구와 놀기/2021 KBO

[영웅본색] 0413~0415 고척 LG전

김에밀 2021. 4. 17. 08:30

0413~0415

LG vs 키움 (고척)

2:8 승 / 13:2 패 / 6:4 패

1차전 임찬규 / 스미스

2차전 정찬헌 / 김정인

3차전 함덕주 / 요키시

 

시리즈 감상

 

(1) 7이닝 2실점의 결과물을 낸 스미스를 이틀 후에 바로 퇴출하고 브리검을 영입하게 되었다.

 

 

스미스가 등판한 2경기에서의 구종별 코스다. LG전에서도 여전히 직구는 가운데로 몰렸고, 여러 번의 하드힛이 나왔는데 그게 야수정면으로 가서 의문의 호투를 할 수 있었다. 임찬규나 스미스나 다를 게 없었는데 스미스는 라모스의 장타를 지워주는 이정후가 뒤에 있었고, 임찬규는 잡을 공도 놓치는 김현수와 홍창기를 끼고 있었을 뿐...

 

스미스 퇴출이야 이뤄졌어야 할 일이지만, 선택이 브리검 재영입이라니 이럴 거면 뭐하러 저번 겨울에 재계약을 하지 않은 건가 싶어서 한심하기도 하고... (뭐니볼에 따르면 '재계약했으면 100만 달러 넘었을 거다' 라고 하긴 하더라...) 스미스에게 준 보장연봉 50만 달러, 브리검에게 주는 보장연봉 48만 달러와 이적료를 합하면 거의 110만 달러가 나오는데 이 정도면 수아레즈-멩덴-로켓 같은 외국인 1선발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돈이었다. 자꾸 싼 맛에 이상한 선수 데려오지 않았으면.

 

배지헌 기자 트윗에 따르면 스미스는 김치현 픽이 아니라, 외국인 선수 선발은 작년 시즌 중에 영입한 엄홍 본부장이 총괄하고 있다는 걸 언급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게 해주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스미스 데려왔을 때 몇 년간 지켜봤다는 같잖은 언플을 했으면 당시 단장께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맞지 않겠나.

 

<...영입 시점과 담당자가 스미스의 피칭을 마지막으로 본 시점 사이에 상당한 시간차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못본 시간 동안 구속이나 투수로서 능력치가 하락한 걸 놓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미스는 김치현 전 단장 픽이 아닙니다.>

 

이게 무슨 헛소리인지... 베이스볼 서번트만 들어가봤어도 스미스 데려오는 게 맞나 의구심이 들 법 한데, 작년 8-9월에 메이저리그에서 던지고 있던 투수가 어찌 됐는지 놓쳤다는 게 말이 되나.

 

(추가) 브리검의 큰 그림 대적중 키움 "이렇게 다시 인연이 이어졌다"[SS현장] (링크)

 

<키움 고형욱 단장은 지난겨울 브리검과 이별했던 상황에 대해 “당시 브리검에게 메디컬 테스트를 요청했는데 브리검이 거부하면서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본인도 재계약이 안 된 게 자극이 됐는지 열심히 시즌을 준비한 것 같다. 최근 대만에서 투구 내용이 정말로 좋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고 단장은 “브리검은 정말 영리한 친구다. 우리도 급히 투수가 필요했지만 브리검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 아니겠나.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리그가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알고 대만팀과도 월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브리검도 계획한대로 됐다. 이렇게 다시 우리와 인연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

 

하지만 브리검의 아내 Tay는 MyKBO의 페이스북에서 이 내용을 부정하고 있다.

 

(2) 김정인이 당초 로테이션에서 빠질 거라고 봤는데, 브리검이 5월 2일 입국하고 6월에나 실전에 합류할 거 같아 당분간은 계속 1군에 잔류할 듯. 14일 경기에서는 심판의 낮은 쪽 스트라이크존에 고전했고, 체인지업이 날리면서 LG 타자들과 힘들게 승부했다. 1회에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그 동안 자제하던 슬라이더를 다시 꺼내서 위기를 넘겼으나, 2회 김민성에게 직구 네 개 던지고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다음 유강남에게 슬라이더-체인지업만 난사하다가 높게 들어간 슬라이더로 바로 홈런을 내줬다. 그러고 나서 2회는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마감.

 

5회쯤 되니까 LG 타자들이 김정인의 변화구에 전혀 속지 않고 다 커트를 해냈는데, 경기를 잡을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4회 끝나고 강판시켰어야 했다. 김정인에게 110구 넘게 던지게 했다는 건 요키시 경기를 잡겠다는 발상일 줄 알았는데....

 

(3) 요키시가 이형종한테 투런 맞아도 안 내리고, 연속 안타로 주자 둘 깔아도 안 내리고, 김민성한테 홈런 맞아도 안 내리고... 어찌 한번 올라가볼 생각을 안하는지 알 수가 없다. 양상문이 '요키시 상태가 좋지 않은 듯' 해서 무슨 소리지 했는데 바로 6회에 맞는 거 보니 선출이 다르긴 다르더라. 우타자 바깥쪽 위주로 공략하다가 두들겨맞았는데 구위가 떨어져서 몸쪽으로 못 들어간 거라면 설명이 될 것도 같다.

 

(4) 팀 코어인 이정후-서건창-박병호의 부진이 심상찮다.

 

LG전까지 이정후의 히트맵과 타구분포를 보면 직구 상대 타율이 굉장히 좋지 않고 (.143) 외야로 공을 보내는 빈도도 줄었다. 작년 가을부터 무너진 타격밸런스가 돌아오지 않고 있거나 인위적으로 타격포인트를 뒤로 조정했거나...

 

서건창은 36타석 3볼넷을 기록 중인데 작년에도 월간 .220~.260 친 기간은 있었으나 볼넷 고르는 능력은 유지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이게 안 보인다. 다행히 16일 KT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컨택이나 스윙 관련 지표는 좋은 쪽으로 돌아오고 있으나 유심히 지켜봐야.

 

박병호는 2019년 5월부터의 우하향 상태가 지속 중이다. 개막전에 뷰캐넌에게서 2루타를 칠 때 타격폼은 토탭이었는데, 롯데전부터 원래 폼으로 다시 돌아왔다. 삼성-KIA전에서 흐름이 좋다보니 자신감이 붙으면서 기존의 타법을 유지해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그 결과 롯데전에서는 스트레일리-프랑코 만나면서 3연전에서 삼진 10개 먹었고... 이런 기세는 LG전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LG전에서 박병호를 보면 배재준이 한가운데 실투 세 개를 연이어 던지는데 하나도 못 쳤고, 정우영 공에도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았다. 16일 KT전 자막으로 나온 4월 9일 이후 구종별 컨택 비율을 보면 패스트볼/싱커는 88.2%인데 비해 나머지는 34.4%인데, 이걸 보면 에이징커브를 말하긴 아직 이를 수도. 박병호 본인이 고집을 꺾고 2013년도의 방식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하는데... 속이 타들어간다.

 

(5) 전담포수제는 이 시점에서 별로 의미가 없는 듯. 기계적으로 전담포수제 고집하기보다는 요키시나 최원태에게는 이지영과 호흡 맞춰보는 실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작년에는 선발진 부상으로 이지영이 전담할 투수가 비면서 박동원이 계속 선발로 나오다가 타격감이 확 죽으면서 자멸하는 기간이 있었는데, 이런 일을 막으려면 이지영 주2 정도로 플레잉타임을 배분해보는 것도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다.

 

(6) 8일에 변상권-송우현을 말소하고, 12일에 임지열-박준태-허정협을 말소했는데 감독의 엔트리 운용이 다소 성급해보인다. 말소 시점에서 송우현과 허정협의 타격감이 안 좋았다는 걸 감안하면 무작정 비판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타격감이 무슨 2군 내려갔다가 열흘 후에 돌아오면 갑자기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채은성 죽 쑤다가 바로 부활하는 거 못 봤나. 1군 공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2019년에는 장정석이 장영석 날아다니는 와중에도 타격감 다 죽은 송성문을 개막 이후 두 달이나 엔트리에 놔둬서 답답했는데, 홍원기는 오히려 엔트리를 너무 성급하게 바꾸는 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