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계산 방법은 선발투수 http://birdsnest.tistory.com/132 구원투수 http://birdsnest.tistory.com/162를 따랐다. 별다른 설명이 없는 것은 위 링크에 있는 얘기를 그대로 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냥 저 링크를 보셔도 상관없다.




-WAR과 Replacement Level이란 무엇인가


WARWins Above Replacement Level의 약자로, 대체 선수(Replacement Level) 가 올린 성적에 대비하여 특정 선수가 얼마나 더 우수한 성적을 올렸는지 나타내는 종합 지표다. Replacement Level에 대한 개념은 http://birdsnest.tistory.com/74 이 글을 참고하시면 더 좋을 듯 하지만, 링크조차 누르기 귀찮은 귀차니스트들을 위해 간단하게 예를 들어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당신은 넥센 히어로즈의 감독이다. 시즌 전 선발 구상은 나이트 - 벤헤켄 - 김영민 - 강윤구 - 문성현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임박하자 브랜든 나이트가 부상으로 1개월 정도 결장하게 되었다. 따라서 당신은 선발진의 구멍을 메울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1개월짜리 부상이니 트레이드 등으로 큰 출혈을 감수하기는 싫다. 그럼 선발진을 채우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수가 있을 것이다.


1. 강진 아산 2군에서 공을 던지던 심수창을 콜업하여 선발진에 투입한다.

2. 2년차까지 선발투수였지만 제대 이후 선발투수를 해본 적이 없는 오재영을 투입한다.

3. 은퇴한 김수경을 다시 선수로 복귀시켜 선발진에 투입한다.


야수로 비유하자면, 유격수 강정호가 부상당해 일시적으로 유격수 자리를 메울 필요가 생겼다고 하자. 그렇다. 바로 작년에 벌어진 상황이다. 강정호가 봉와직염으로 이탈하자 김민성이 임시로 유격수 자리를 채웠다.


이런 식으로 주전 대신 땜빵으로 자리를 채우는 선수들이 내줄 거라고 기대하는 성적의 수준이 바로 Replacement Level이다.


따라서 Replacement Level은 리그 평균이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연구에 따르면 모든 것이 리그 평균인 팀(1)이 선발이 Replacement Level 수준이고 나머지가 리그 평균인 팀(2)과, 구원투수가 Replacement Level 수준이고 나머지가 리그 평균인 팀(3)과 각각 대결할 경우 (2)가 (1)을 이길 확률은 .380 정도이고 (3)이 (1)을 이길 확률은 .470 정도라고 한다.




-선발투수의 WAR 계산


일단 http://birdsnest.tistory.com/132 를 다시 한 번 참고하라는 얘기를 하겠다. KBO에 따른 변동 사항에 대해서만 따로 적어놓겠다.


1. 리그 평균 RA : 올해 KBO의 리그 평균 RA는 4.15였다.


2. Adjusted RA : 구장 효과Park Factor를 감안하여 조정해주어야 한다. 이번 계산에서 쓴 Park Factor는 다음과 같다. (Park Factor는 구하기가 무지 귀찮다. 올해부터는 한밭구장 펜스를 뒤로 밀어버리니까 꼼짝없이 구할 수밖에 없게 되었지만, 나도 되도록 어느 정도의 정확성이 보장된다면 귀찮은 건 피하고 싶다.)



3. Replacement Level 선발의 승률 문제 : Replacement Level의 선발이 9이닝을 던질 경우 승률은 .380이라고 한다. 하지만 KBO에서 Replacement Level 선수의 승률은 훨씬 낮게 나온다고 하며, 과거 스탯티즈에서는 이 .380 / .470 구분에 반발해 KBO에 맞는 독자적인 계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마구스탯에 2년치 스탯밖에 없는 상황에서 독자적 계산을 수행하기 어려운 관계로 그냥 저 식을 그대로 따랐다.


4. 실제 계산 : 넥센 히어로즈의 선발 브랜든 나이트의 성적으로 실제 계산을 해보자.


-1 : 리그 RA는 4.15고 브랜든 나이트의 FIP(수비무관평균자책)는 3.35다. FIP를 RA Scale로 바꿔주고 Park Factor를 감안하여 조정해준다면 브랜든 나이트의 조정 RA는 3.61이다.


-2 : 나이트는 올해 30경기에서 208.2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이닝 수는 약 6.96이닝 정도이다.


-3 : 브랜든 나이트가 마운드에 있을 때 1승은 몇 점 정도인가?

나이트는 평균 6.96이닝을 던질 것이기 때문에 계투진은 9이닝 경기 중 2.04이닝 정도를 던지게 된다. 따라서 넥센의 계투진과 상대 투수들이 모두 9이닝 동안 4.15점 정도를 평균적으로 실점한다고 가정하자. (리그 RA가 4.15니까)


그럼 식을 통해 계산할 경우(위 링크 참고 바람) 8.91점 = 1승이다.


-4 : -1에서 나이트의 조정 RA는 3.61점이다. 고로 경기당 리그 평균 투수에 비해 0.54점을 덜 내주는 셈이다. 8.91점이 1승이므로, 이를 환산해주면(8.91 : 1 = 0.54 : ?) 나이트는 9이닝당 0.089승을 팀 승리에 더 기여한다.

따라서 나이트 등판시 기대 승률은 (일반적인 투수가 5할이라고 하면) 0.589이다.


-5 : Replacement Level 수준의 선발투수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승률이 0.380이므로, 나이트의 기대승률은 그에 비해 0.209 더 높다. (0.589-0.380)


-6 : 따라서 이를 나이트가 실제 던진 이닝수 208.66을 곱하여 9를 나누어주면 (0.209*208.66) / 9

나이트의 WAR이 나오는 것이다. (4.86) 2012 시즌에 브랜든 나이트는 Replacement Level 투수에 비해 팀에 4.86승을 더 기여한 셈이다. 작년 넥센은 6위였고 7위 LG에게 4.5경기차로 앞서있었기 때문에, 나이트가 없었다면 LG에 뒤이어서 7위를 차지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수정본에서는 나이트의 WAR이 4.86이 아니라 4.20으로 나왔는데(기존 엑셀 파일 식이 잘못되어있었다) 어차피 숫자가 잘못됐을 뿐 구하는 데는 차이가 없으므로 '이런 식으로 구하는 것이구나' 만 알아두시길.



-불펜투수의 WAR 계산


http://birdsnest.tistory.com/162를 참고해보자. 필요한 것은 세 가지다. LI, ERA(평균자책), 이닝.


LI(Leverage Index)는 등판 상황 중요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9회말 1:0 무사 만루에서 등판하는 불펜투수와 9회말 3:0 2사에서 등판하는 불펜투수의 압박은 당연히 전자가 훨씬 클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기 바란다.

여기서는 등판시 상황이 어느 정도 중요한지를 고려해서 WAR을 계산해야 한다는 얘기만 하고 넘어가겠다.


예시에 나와있는 Bullpen Chaining Model로 계산을 해보려고 했는데, 저 Model에서는 모든 불펜투수가 72이닝을 똑같이 던진다는 비현실적 가정을 하고 있다. 당연히 현실과 맞지 않으므로 Effective LI를 통해서 적당히 조정 계산만 해주려고 한다. 계산 예시로는 SK 와이번스의 박희수를 쓰도록 하겠다.


박희수의 LI는 올해 1.81로, 평균보다 1.81배 막중한 상황에 등판했다는 뜻이다. 만일 박희수가 불펜진에서 이탈했을 경우, 이만수 감독은 다른 불펜투수를 콜업해 한 자리를 채울 것이다. 당연히 그 투수가 박희수가 맡았던 위험한 상황을 대신 맡을 리가 없으므로, 위의 체인 효과를 고려하여 LI를 조정해준다. gmLI란 등판 당시 LI로, 앞으로 별 다른 설명이 없을 경우 LI는 모두 이 gmLI를 지칭한다.


effective LI : (1+gmLI) / 2


이에 따르면 박희수의 eLI는 1.405가 된다.


그리고 박희수 대신 Replacement Level의 불펜투수가 올라와서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를 실점할지를 알아봐야 한다. 그 공식은 리그 평균 RA에 1.7을 곱한 다음 2.27을 빼면 된다. 4.15에서 1.7을 곱하고 2.27을 빼면 4.785가 나온다.

ERA와 RA는 0.92 : 1의 관계가 있으므로, 4.785에서 0.92를 나눠줄 경우 5.2가 나와 Replacement Level의 불펜투수가 올라올 경우 ERA 5.2 정도를 기록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박희수의 ERA는 1.32고 투구 이닝은 82이닝이다. 마저 계산해보자.


박희수가 Replacement Level 선수에 비해서 덜 실점하는 점수는 (5.2-1.32) * 82 / 9 = 35.35점이다. 여기에 박희수의 eLI인 1.405를 곱해주면 49.67이 나온다. 따라서 박희수는 Replacement Level의 불펜에 비해 49.67점을 덜 내줄 것이라는 얘기고, 10승 = 1점으로 하는 계산상 박희수의 WAR은 4.97이 된다. 즉 박희수가 SK에서 4.97승만큼의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작년 SK는 롯데와 4.5경기 차이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으므로 만약 박희수가 없었다면 4위로 시즌을 끝마쳐 준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담으로, 본문의 박희수 계산에서는 Park Factor를 반영하지 않아서 실제 WAR보다는 수치가 살짝 높다.)



-2012 WAR


나이트의 박희수의 공을 치하하는 건 이쯤 하도록 하고, 아래 표에서 직접 작년 프로야구 투수들이 팀에 어느 정도 공헌을 했는지 확인해보자. 중요한 것은 WAR은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Replacement Level을 어느 정도로 잡느냐에 따라서 수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상대적인 비교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또한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를 비교할 때 WAR을 쓰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불펜투수로서 주로 나왔는데 잠깐잠깐 선발 알바를 했을 경우에는 선발 투구이닝이 15이닝 이상인 투수에 한해 선발 WAR까지 구했다. 따라서 우규민, 박정배 등은 선발투수로 나와 던진 기여도까지 모두 포함되어있다. 하지만 박경태 등은 선발투수로 나와 던진 기여도가 포함되어있지 않다.


풀타임 선발투수가 잠시 불펜으로 뛴 경우에도 기여도를 모두 구했다. 따라서 배영수 서재응 니퍼트... 등등이 잠시 불펜 알바를 한 것은 고스란히 기여도에 반영이 되어있다.



http://peria1024.tistory.com/24 <- 수정했다. 참고하시길.




-마무리하며


계산과정에서 선발투수는 FIP에 기반해 변환한 RA를 사용하고, 구원투수는 ERA를 사용했는데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선발투수 역시 ERA에 기반해 WAR을 구하거나, 혹은 구원투수 역시 FIP를 사용해서 변환된 RA로 WAR을 구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이 남는다. 원래는 이 부분 때문에 이 글을 비공개로 돌렸다가 그냥 다시 공개로 걸어놨는데, 추후 수정이 필요할 듯 싶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타자의 WAR을 구해보려고 했으나 주루 스탯과 수비 스탯이 부실하기 짝이 없는 국내 환경상 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포기하고, 대신 wOBA와 wRAA 그리고 wRC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wOBA는 '가중 출루율' 정도 되는 개념인데, 앞서 포스팅한 RC나 XR보다도 계산하기 훨씬 간편하면서 정확성이 굉장히 높은 스탯이다. wRAA는 이에 기반하여 리그 평균 타자에 대비해 해당 타자가 어느 정도 타격 기여를 더 했는지(=타격으로 더 점수를 냈는지) 나타내는 스탯이고, wRC는 wOBA와 wRAA에 기반하여 타석에 아무 것도 없을 때 (즉 타율 출루율 장타율이 0인 상황) 보다 타자가 얼마나 더 팀에 타격으로 기여했는지 나타내는 스탯이다.


다시 언급하겠지만 타자의 스탯을 구할 때 쓴 구장 효과Park Factor 보정 역시 위의 '야구도락' 블로그의 계산을 차용할 것이며, 앞으로 이 블로그의 큰 목표로는 1. 추적가능한 연도까지 역대 감독들의 불펜운용(=혹사 여부)이 어떠했는지 2. 주루플레이를 새롭게 나타낼 만한 스탯은 없는지 두 가지를 고민해볼 생각이다. (고민만 하고 계산은 안할지도 모르겠다만)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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