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1~0402

vs SSG(문학)

3:9 패 / 11:2 승 / 1:11 패

1차전 와일스 / 베니지아노

2차전 배동현 / 타케다

3차전 정현우 / 최민준

 

0403~0405

vs LG(고척)

2:5 승 / 6:4 패 / 6:5 패

1차전 치리노스 / 알칸타라

2차전 임찬규 / 하영민

3차전 톨허스트 / 와일스

 

0407~0409

vs 두산(잠실)

5:2 승 / 3:7 패 / 우천취소

1차전 배동현 / 최승용

2차전 정세영 / 최민석

 

0410~0412

vs 롯데(고척)

3:1 패 / 3:1 패 / 0:2 승

1차전 로드리게스 / 알칸타라

2차전 비슬리 / 와일스

3차전 박세웅 / 안우진

 

원래는 한 주에 한 번 꼬박꼬박 글을 써야겠다 싶었는데 도저히 그럴 체력이 안된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예전처럼 정밀하게 스탯을 보기보다는 다소 인상비평 위주로 쓰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냥 야구 보면서 느낀 점을 말해본다.

 

 

1. 선발진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리그 5위. 다른 팀과 경쟁이 안될 수준은 아니고, 안우진이 100%로 합류하면 점점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되는 로테이션이 꾸려지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알칸타라와 하영민이 있고, 안우진이 마침내 1군 등판을 했으며, 배동현이 좋은 피칭을 보여주고 있고 와일스도 토요일 경기에 7이닝 무사사구 무실점이라는 뛰어난 투구를 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와일스 같은 경우 첫 경기를 보고 '애플러 2탄'이라는 악평을 하긴 했지만, 토요일처럼 오래 던져도 구속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보다는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배동현도 좋은 무브먼트의 직구를 존 상단에 때려박으며 3사사구/13탈삼진이라는 좋은 볼삼비를 기록하는 중이다. 선발로서 검증된 투수도 아니고 특출난 변화구가 없는 게 걸리지만, 중간에 적절한 휴식을 부여하면서 계속 써먹다 보면 반 년 정도만 1군 선발진을 돌아줘도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지난 두 경기에서 롤러코스터 제구를 했던 하영민과 어째 직구가 타자들 방망이에 다 걸리고 있는 알칸타라가 좀 걱정되긴 하는데... 시간을 주면 이들도 본 궤도에 올라서리라 기대하고 있다.

 

 

2. 불펜진

리그에 워낙 불펜이 엉망인 팀이 많아(10위인 한화는 무려 8.73이고, 대부분의 팀이 6점대 이상이다) 간신히 5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6.32의 불펜ERA는 농담으로도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성적이다. 박주성과 조영건의 시즌 초 이탈에 이어 박윤성도 4일 경기를 터뜨린 이후 3~4주 부상을 끊으며 내려갔고, 냉정하게 불펜에서 상수인 선수는 김재웅 외에 없다. 전준표도 지옥의 롤러코스터 투구를 하다가 내려가서 이준우-정다훈-정세영 같은 2군급이 1군에 박혀 있으니 참 끔찍한 현실이다만...

 

박정훈이 140 후반대의 공을 뿌리며 불펜 한 자리를 순조롭게 꿰차고 있고, 유토와 김성진도 이기는 경기에서는 그럭저럭 아웃카운트 몇 개를 잡을 수는 있는 투수들이다.(현재까지는 말이다...) 물론 구속이 150km/h를 찍어도 리그 평균급의 회전수(직관 사진에서 언뜻 보니까 2180대던데)에 변화구는 하나도 없는 하이패스트볼 1툴의 깃털 아시아쿼터를 언제까지고 믿을 수는 없으나, 일단 뽀록나서 얻어터질 시점이 되면 불펜 부상자들이 한둘은 복귀하겠거니 생각한다.

 

오석주야 늘 그렇듯이 오석주처럼 던지고 있고... 박진형도 큰 기대는 안했는데 1군 추격조로는 아직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3. 야수진

LG전까지는 간헐적으로 터지던 방망이가 이번 주 들어오자마자 귀신같이 식었다. 이형종, 최주환, 김건희, 이주형 등등... 홈런을 치는 타자가 한둘씩 나오긴 했는데, 누가 제일 문제일까. 일단은 도저히 홈런을 기대하기 어려운 타선을 만들어놓은 구단 차원의 문제가 있겠고... 시즌 초를 캐리하던 김건희-박찬혁-안치홍의 타격감이 귀신같이 식었다는 점도 문제겠다. 브룩스는 외국인 타자에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단타+볼넷 쇼를 하고 있으니, 이주형과 최주환이 나름 분전했으나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특히 지난 주 잘 치다가 이번 주 팍 식어서 주간 무안타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남긴 박찬혁... 기회를 줄 때 잡아야 하는데 참 아쉽다. 임지열과 이형종이 주전으로 나오는 꼴은 결코 보고 싶지 않건만... 그리고 박한결 말고는 다들 무슨 스윙을 어떻게든 굴리는 타구 만들기에 집중하듯이 하고 있는 꼬라지도 참 불만이다. 한두 명이 그러면 몰라도 베테랑부터 유망주까지 모조리 이런 식의 타격을 하고 있으면 좋은 소리 하기가 참.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게 박한결의 2루 수비다. 김지석도 오늘 3루 스타팅으로 나왔는데 타격은 별로 기대가 안 되고... 3루 수비는 생각보다 깔끔하게 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수비를 말했으니 어준서의 몸 가운데에서 공 받기를 집착하는 수비를 또 말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는데, 2군 내려갔으니 좀 교정해서 오기를 바랄 뿐이다.

 

부상이라 말소라는 기사가 나왔던데, 그냥 수비 못해서 경기 터뜨려서 잘린 거 차마 감독이 공개적으로 말 못하겠어서 내려보낸 거라고 80%쯤 짐작한다. 아까는 반신반의였는데, 하루를 끝내고 나니 부상이 아니란 예감이 더 강하게 든다. 여태까지는 부상이면 꼬박꼬박 복귀 얼마나 걸리는지도 써줬는데, 구체적인 기간이 없는 게 굉장히 수상하달까. 그래서 어준서 말소 사유를 의심한 다음 박윤성도 다시 의심하긴 했는데 이 쪽은 기간이 나오니까... 이전 경기에 주자 있는 상황 잘 끊은 적도 있는데, 그 경기 날렸다고 한 달을 2군에 처박지는 않을 것 아닌가.

 

아무튼 오선진은 빨간약형 유격수라 단기적인 처방은 가능해도 절대로 1년 내내 라인업 한 자리에 박고 갈 선수는 아니고, (심지어 89년생이기까지 하다) 박한결의 유격수 가능성도 조금 시험해봐도 좋지 않을까.

 

 

4. 감독

긍정적으로 볼 만한 측면은 일단 김태진, 오선진, 임지열 이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보다는 박찬혁, 박주홍, 박한결 같은 리빌딩의 코어가 되어야 하는 자원들에게 집중적으로 타석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박주홍은 지난 시즌 말부터 선구안이나 수비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고, 박찬혁도 이전보다는 수비나 타격 접근법에서 한 단계 성장한 티가 나는데 분명히 시간을 주고 밀어줄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들이다. 안우진이 1군에서 리햅을 하고 있어서 다소 불만이지만, 우천취소 경기를 적절히 활용해 하영민을 이틀 더 쉬게 한 선택도 좋다.

 

지는 경기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으려는 점도 괜찮다. 가령 5일 경기는 4:1에서 정다훈이 나와서 2실점을 하며 리드를 더 벌리긴 했지만, 더 좋은 투수를 투입했어도 4:1 상황이었다면 유영찬이 나와서 바로 이닝을 순삭시키며 끝마쳤을 경기다.(5점차에 함덕주가 나오고 이형종의 만루홈런이 터지면서 1점차까지 좁혀지긴 했지만)

 

반면 5일 경기에 김재웅 1.1이닝 세이브를 안 시킨 점이나, 토요일 롯데전에서 9회(!) 1사 2,3루에 전진수비를 안 시켜서 실점을 허용한 점은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운영이다. 특히 후자는... 야구 한 3년만 봤어도 9회 1점차에 전진수비를 안한다는 선택은 안하겠다. 이전 경기 다 터뜨린 로드리게스-비슬리 듀오를 상대로 1점씩밖에 못 내는 타선을 가지고 역전을 하리라고 믿었던 거냐... 그 동안 어준서 경기 터뜨리든 말든 가만 냅두는 것도 참 맘에 안 들었거늘...

 

물론 프런트의 졸개형 감독들에게는 적절히 시간이 주어져야 사람 노릇을 하기 마련이고... 3포수 6불펜 하던 2017 장정석이나 김혜성 조상우 박동원이 대놓고 포지션or보직에 불만을 표했던 2021 홍원기 등을 떠올리면 설종진에게도 시간이 주어지면 사람 노릇을 할 가능성이 남아있겠으나, 3년 연속 꼴찌를 했는데 선수의 성장이 아닌 감독의 성장을 기다려주기엔 나의 인내심도 이제 슬슬 한계가 왔다. 지금 고척돔 감독실로 쳐들어가서 이주형-박주홍-박찬혁-김건희를 120홈런 쿼텟으로 만들어라!!! 하며 멱살을 잡지 않는 것만 해도 충분히 인내하고 있지 않은가.

 

다음 주 상대가 4연승으로 기세를 타기 시작한 KIA와 공동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KT여서 참으로 두렵다. 감독의 5할 버티기 타령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심술궂게 지켜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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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올해도 또 시작이구나  (1) 2026.03.29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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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럽게도 올해도 또 프로야구가 시작됐다.

 

이전에도 감히 썩 글을 잘 쓰는 편이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만, 밥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매일매일 야구 경기 보기도 힘들었고(그리고 그럴 만한 가치도 없었고), 글 쓸 시간은 더더욱 없었고,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니... 그래도 갖고 있는 재주 중에 그나마 쓸 만한 것이 끄적끄적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쓰는 것이었는데 다 까먹을까봐 무서워서 억지로라도 좀 써야겠다는 맘이 들었다.

 

물론 야구 관련 글을 계속 연재할 정도의 훌륭한 직관을 갖고 있지는 않고, 그나마 조금 있던 것은 야구를 뜸하게 보면서 다 팔아먹었고, 내가 멈춰 있던 동안 야구는 너무 빠르게 발전해서 이제는 따라가기도 벅찰 지경이며, 한때는 이름만 들으면 어느 팀 무슨 포지션 몇 번 지명까지 줄줄이 나오던 머릿속의 빅데이터는 우리 팀 선수 이름 외우기에도 급급한 수준으로 전락했다. 한때는 야구 스탯 보는 게 그렇게 재미있었는데, 스탯티즈 개편 이후로 한참 불편해진 UI와 대격변한 숫자들을 보니 의욕이 절로 사라지더라.

 

하지만 내가 몇 년 아니면 십수 년 뒤에 '그때 야구는 어떻더라~' 하고 추억팔이할 만한 재료는 결국 직접 정리한 자료가 최우선일 것이 경험상 확실하기에, 일단은 어설프게라도 조금씩 기록을 남겨두는 게 좋겠더라. 넋두리는 이제 그만 하고, 시작해보자.

 

 

1. 그 동안 있었던 무브들에 대한 짤막한 감상

-최주환 다년계약: 2년 동안 sWAR 0.53을 기록한 1루수를 다년계약한 것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차피 올해까지가 보장이고(옵션으로 붙은 +1년 두 개는 매우 쉬운 조건이겠지만) 이적 당시보다는 그래도 계약해야 할 이유가 더 늘었다고 느낀다. 물론 이 팀은 무슨 무브를 해도 '그럴 거면 박병호 서건창한테나 해주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겠다만...

 

-김재현 다년계약: 글쎄... 왜 했을까? 어떻게 합리화해보려 해도 백업 포수에게 6년 10억이라는 계약을 줘야 할 이유는 모르겠다.

 

-김휘집 트레이드: 김서준, 여동욱을 남긴 트레이드. 이 두 선수에게 큰 기대가 있지는 않지만... 유격수는 당연히 불가능하고, 장기적으로 결국 1루수로 가게 될 김휘집을 1,3라운드 지명권을 받고 넘겼다는 점에서 괜찮은 트레이드였다고 생각했는데, 요새 팀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그냥 김휘집을 남기고 1루수로 쓰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다.

 

-조상우 트레이드: 박한결, 최재영을 남긴 트레이드. 조상우가 여기 남았다고 해서 잘했으리란 보장도 없고, 어차피 내부FA로 잡았을 수도 없었을 테니 두 선수가 잘하든 못하든 개인적으로는 재평가할 여지가 없는(적정한 시점에 잘 넘긴) 트레이드라고 본다. 당연히 조상우와 함께 했던 영광의 순간들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사람새끼도 아니겠지만...

 

-푸이그-카디네스-로젠버그 계약: 1투수 2타자 시도는 괜찮았지만, 그게 푸이그일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카디네스는 삼성에 영입될 당시부터 마이너 프로필 보고 기대치가 있었던 터라 이렇게 망할 줄 몰랐다만, 후라도와 헤이수스를 버리고(헤이수스까지는 이해한다 쳐도 후라도까지 공짜로 넘긴 건 정말...) 선택한 선수가 푸이그라면... 으휴.

 

-송성문 다년계약 후 포스팅: 메이저리그를 안 갔더라면 만족했을 텐데, 걍 메이저리그 포스팅으로 어차피 파기될 계약 인심 썼다 느낌이라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특히 전력 공백+포스팅 수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박찬호나 강백호를 찔러보지도 않고 그대로 스토브리그를 넘겼다는 점이 무척 한심했다.

 

-2차 드래프트로 안치홍-추재현-박진형-배동현 영입: 이형종이나 최주환이 없었다면 좀더 기뻤을 테지만, 다른 팀 실패한 다년계약 선수를 치워주면서 4억을 주고 받아온다는 발상부터가... 잔여계약이 2년 11억 수준이라니 실질적으로 안치홍에 투자하는 돈은 최대가 2년 15억이지만, 20대 후반부터 이미 내리막이었던 수비력을 감안하면 사실상 풀타임 지명타자가 그의 역할인데 과연 본전을 뽑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무조건 부정적인 것도 안 좋으니 일단 한 시즌 완주하고 나서 평가를 다시 내려야겠지만. 배동현이나 박진형은 그냥 40인 외의 선수로 긁어보기엔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추재현은 굳이 다시 데려왔어야 하나.

 

-서건창 재영입: 그래 추억여행으로는 좋은데, 다 망해놓고 박병호 육성군 코치로 영입한 거랑 더해서 어떻게든 추억팔이로 쓰레기 같은 그간의 행적 덮어보려는 티가 나서 괘씸할 뿐이다...

 

 

2. 개막 시리즈 감상

0328~0329

vs 한화(대전)

9:10 패 / 4:10 패

1차전 알칸타라 / 에르난데스

2차전 하영민 / 왕옌청

 

타선은 그럭저럭 잘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안치홍의 첫날 2루타 2개+3볼넷(=5출루)이 인상적이었고, 바빕신의 가호가 다소 있었다만 첫날 3안타를 친 브룩스나 짧게짧게 밀어치며 정교한 컨택을 보여준 김건희, 연장 11회 경기를 이 쪽으로 가져올 수도 있었던 박찬혁의(+그리고 멋진 11회말 페라자 타석에서의 다이빙 캐치까지) 2루타, 일요일 데뷔 첫 타석에서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친 최재영, 첫 날에 한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1안타 1볼넷+3볼넷을 합작한 임지열과 이형종까지 크게 나쁜 선수는 없었다. 굳이 흠을 잡자면 토요일은 1안타 1볼넷으로 1번 타자 역할을 그나마 수행했다만 이튿날엔 완전히 침묵한 이주형과... 첫 날 병살타 두 개를 친 최주환, 이틀 내내 9타수 1안타로 혈막을 한 어준서?

 

반면 투수운용이 많이 아쉬웠다. 투수교체는 정말 어려운 영역이고 외부에서 알 수 없는 사정이 있기 마련이다만, 이해할 수 있는 범주에 들어가는 교체가 있고 아닌 교체가 있다. 알칸타라나 하영민을 빨리 내린 건 전자였고, 배동현 8회 등판이나 오석주의 세 번째 이닝 기용은 후자였다. 알칸타라를 6회 1사 87구 만에 강판한 결정은 김성진이 병살타를 잡으면서 무작정 비판할 수 없는 (혹은 보기에 따라 아주 좋은) 판단이 되었지만, 김재웅이 8회말 2사에 주자를 두 명 깔자 배동현으로 교체한 결정은 결과적으로 최악의 선택이 되었다. 물론 개막 시리즈에 4-5선발 후보가 불펜으로 등판하는 전례가 없지는 않다만, 접전 상황에서의 등판은 무척 보기 드물다. 차라리 마무리로 쓰겠다고 공언한 박정훈이나, 불펜 보직이 확실시되는 유토를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둘 중에 하나였다면 감독의 기용 실패보다는 투수의 함량 미달을 지적하고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여담이지만, 유토는 작대기 직구에 변화구도 보잘것없던데 저런 선수가 어떻게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지 이해가 안된다. 역시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인가... 아니면 내가 한 경기로 너무 실망해서 과하게 깎아내리는 걸까)

 

하영민은 던지는 내내 공을 난사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제구가 안됐기 때문에, 하영민을 강판시킨 결정 자체는 십분 이해가 간다. 더 놔뒀다면 틀림없이 다음 이닝까지 가기도 전에 추가 실점을 하면서 경기를 터뜨렸을 게 뻔하니. 하지만 이왕 선발을 빠르게 내렸다면, 개막 시리즈 일요일에 굳이 불펜을 길게 끌고 갈 이유도 없지 않았나.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가 아닌 오석주에게 주말 동안 최고의 컨디션을 보인 문현빈이 나오는 6회를 세 번째 이닝으로 맡긴 건 어떻게 봐도 나쁜 판단이었다. 선택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키움의 불펜진이 함량 미달이라 누가 나와도 믿음이 안 가긴 한다만, 불펜에게 제 역량 이상의 긴 이닝을 요구한다면 오히려 불펜을 더 많이 투입해야 하는 고초를 겪어야 할 수도 있다.

 

대주자 투입에서도 게시판이나 SNS에서 왈가왈부가 많던데, 임지열이나 이형종이 타석에서의 기여도가 그리 높지 않고 주루나 수비는 빈말로도 좋다고 하기 어려운 선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완전 이해 못할 교체는 아니지 않나 싶다. 첫 날 김건희 대주자 교체(8회 최재영)나 다음 날 최주환 대주자 교체(김태진) 정도가 '아니, 잘 치고 있는 주전 포수를 뭐하러 빼?' '아니, 저 점수차에 왜 대주자를?' 싶은 교체였는데, 근육 경련이나 경직이 있었다고 하니 할 말은 없고.(욕먹기 싫어서 변명하는 거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의심하게 되지만)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가 매서웠으나(특히 페라자와 문현빈) 한 경기쯤은 가져올 수도 있었는데, 그걸 잡고 못 잡고가 강팀과 약팀의 차이겠다. 노시환과 강백호가 한참 헤맸던 점을 고려하면 개막전은 못 이길 경기까진 아니었는데.(직구 타이밍 안 맞는 노시환을 응급처치로 돌려놨으니 이제 화요일 KT전에서는 어떻게 타격하는지 보는 것도 나름 재미겠다) 심우준에게 토요일 동점 쓰리런과 일요일 점수의 시작이 되는 2루타(도 하영민의 높게 들어간 슬라이더의 덕을 제대로 보았다)를 맞은 건 아무래도 예상할 수 없었던 재해에 가까웠으니 넘어가더라도.

 

아직 확신을 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박한결이나 최재영의 1군 첫 2루 수비는 괜찮아서 조만간 유격수로도 보고 싶다. 나는 어준서를 둘러싼 SNS 논란이나 온갖 썰들을 다 믿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늘 2회에 삼자범퇴로 넘어갈 수 있었던 이닝을 평범한 땅볼로 놓쳐서 터뜨리고 그것도 모자라 6회에 또 평범한 땅볼을 뒤로 빠뜨려서 관짝에 못을 박았던 그의 플레이를 떠올리면, 1군 말소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저히 화요일 선발 유격수로는 보고 싶지 않다.(그 난리를 치는 걸 보고도 문책성 교체 한번 안한 것도 참 징하다...) 사실 근본적으로 이 팀의 문제는 특출난 재능이 있지도 않은 선수들이 얇은 선수단 뎁스 때문에 자꾸 무리하게 1군에 올라와서 경기도 박살내고 멘탈도 박살나서 못 크고 있다는 점인데(박준현을 불펜으로 쓰네 마네 하는 소리도 그렇고) 그렇게 따지면 어준서도 이재상이나 이승원을 잇는 피해자일 수 있고, 그 다음이 박한결이나 최재영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만... 갑자기 한화 불펜으로 올라왔던 정우주의 강속구나, 김도빈의 휙휙 움직이는 체인지업, 원종혁의 구속 156km/h(9라운더라매...) 이런 걸 떠올리니 깝깝해서 글은 이만 마무리하고 맥주나 한 캔 까러 가야겠다.

 

아무튼, 모두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재활하고 있는 안우진이나, 이제 막 뽑아놓은 박준현이나, 심지어 초보 감독인 설종진마저도...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될 시간을 만든 프런트가 한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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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개막 이후 2주간 정리  (0) 2026.04.13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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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키움은 왜 망했을까

전반기 마지막엔 7연패를 했고, 후반기 시작 후 삼성-한화와 3승 3패를 맞춘 다음 1무 9패로 무려 4.5게임 가량을 또 까먹었다. 이제는 삼성과 승차 없는 9위고,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0.3%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오늘 지면 창단 최다 연패 기록인 10연패도 달성한다. 우와~

 

그럼 키움이 이렇게 된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는 그 어떤 다른 요인보다도 드래프트 실패를 들 수 있다. 2016-2018-2019 3개 년도 드래프트의 실패는 팀을 궤멸적인 위기로 몰아넣었다. 2016 드래프트는 지명자 전원이 망했고, 2018 드래프트도 서울 1번으로 안우진을 뽑은 것 외에 어떠한 수확도 건지지 못했다. 그나마 예진원과 김수환(2018) 주성원(2019)에게 싹수가 보일 뿐이지만 이들도 갈 길이 멀다. 지금까지 히어로즈 선수단 뎁스의 튼튼함은 중하위 지명자를 잘 육성한 데서 나왔다. 특히 2006-2009-2012-2015 3년 주기로 주전급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거나, 주전은 못 해도 백업으로 1군을 채워줄 선수들을 대거 뽑으면서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강팀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장타자도 없고 뛰는 타자도 없는 무색무취한 타선과, 1이닝 막기도 급급한 143 클럽(야 10년 전엔 138 클럽이었는데 리그가 참 많이 레벨이 오르긴 했다)들의 향연인 불펜을 원인으로 짚을 수 있겠다. 이것 역시 드래프트 실패의 부수적인 결과니까 넘어가고...

 

세 번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했던 선택들이 모조리 실패로 돌아갔다는 거다. 한계를 드러낸 애플러 대신 후라도를 데려와 외국인 투수를 업그레이드하고, 작년 정규시즌의 약점이었던 외야 한 자리와 타선은 이형종으로 메우고, 포스트시즌의 약점이었던 불펜 한 자리는 원종현으로 메우고, 그 동안 내내 약점이었던 불펜 뎁스는 임창민 등 자유계약선수로 메우고, 포스트시즌 역시 한계를 드러낸 김휘집-신준우 유격수 체제는 러셀로 대체해서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해보겠다는 발상은 이 팀이 할 수 있는 무브 중에는 굉장히 좋았다. (※혹시나 해서 첨언하자면 이미 망한 놈을 데려와서 뭣하냐는 이유라면 모를까 김휘집-신준우를 유격수로 놓고 안정적인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다는 생각은 다들 이제 깔끔하게 접으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이 중에 후라도를 빼고는 결국 안정적으로 들어맞은 수가 없었다. 불펜은 임창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 안 좋아졌고, 원종현은 수술로 내년까지 날릴 위기며 (그 동안 튼튼하게 던져서 아웃라이어인 줄 알았더니 청구서 발송이 이틀 남은 신용카드였다) 이형종은 예상하던 범위에서 가장 안 좋은 쪽으로 망했다. 러셀의 타점먹방쇼 역시 조기종영으로 막을 내렸으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단행한 이원석 트레이드도 팀 뎁스에 먹튀를 하나 추가하며 실패로 돌아갔다. (이원석 연장계약은 정말 심각하게 고위층의 배임이나 기타 범죄 혐의를 의심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의 새로운 희망

2) 최원태 트레이드

앞서 살펴본 대로 이 팀이 오프시즌에 취했던 무브는 대부분 망했고, 그래서 전반기 끝났을 때의 순위는 9위였다. 사실 나는 그래서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후라도를 트레이드하는 결단이 나올 줄 알았다. 최원태를 예상에 넣지 않은 이유는 상위선발투수를 미드시즌에 파는 전례없는 일이 벌어질 거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판다면 시즌 끝나고 전 구단이 달려들 수 있을 때 트레이드하는 게 좀더 짭짤할 거라고 보기도 했고. 그러나 결국 최원태가 트레이드됐다. 이정후의 부상 전까지는 구단도 달려볼 마음이 있었던 모양인데, 공수의 핵이었던 이정후가 이탈하며 이제 더 이상 반등할 가능성이 없을 거라고 본 듯 하다.

 

올해의 스텝업을 보고도 최원태를 내준 건 물론 아쉬우나 어차피 지금 퍼포먼스면 키움에서 감당할 수 없는 몸값으로 진입한 지 오래다. 차라리 빨리 트레이드해서 21번째 선수 정도의 보상보다 더 큰 반대급부를 받는 것도 괜찮은 판단이다. 대가로 받아온 선수 중 김동규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 않으나 (우완 떡대 상위픽이라는 점은 맘에 든다) 이주형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물론 파워툴이 있는 이재원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아직 미필인 선수가 아시안게임 출전도 무산됐기 때문에 전성기에 해당하는 나이를 군에 보내야 한다는 점에서 그 리스크가 더 커진 상황이다. 따라서 LG 팜에서 최고의 야수 유망주는 군 문제를 이미 해결했으면서 현역 복무가 성적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그러면서도 모든 툴을 고루 갖춘 이주형이었다. 이주형이 무조건 터지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현 시점에서는 가장 당첨 확률이 높은 선수고 또한 밀어줘야 하는 유망주이기도 하다.

 

 

3) 군대나 보내자

작년 이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건 어마어마한 우주의 기운이 작용한 덕이었다. 안우진-요키시-이정후-김혜성을 제외하면 나머지 멤버들은 작년에도 리빌딩팀 수준이었고, 올해 더 이상 그 실체를 은폐할 수 없게 되었다.

 

야구 전문 채널에서는 올해 이정후의 해외진출을 시작으로 향후 김혜성의 해외진출, 주축 선수들의 군입대를 비롯한 K-탱킹이 이어질 거라고 예측(또는 확신)하고 있다. 마침 투수 쪽에서는 안우진-이승호-김재웅-김성진-김동혁-장재영, 타자 쪽에서는 김혜성-김동헌-김수환-김휘집-박찬혁 등의 군 문제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입대가 시급한 선수는 다음과 같다.

 

안우진... 어차피 국가대표팀을 통한 군 문제 해결이나 등록일수 보너스는 글렀다. 정찬헌이 1년이라도 멀쩡하다 싶을 때 빨리 다녀오는 거 나쁘지 않다. 김재웅 혹은 이승호... 김재웅은 플레이스타일상 앞으로도 국가대표 구성에서 후순위로 밀릴 확률이 높고, 이승호는 1군에서 한계에 부딪쳤다. 김성민과 바톤터치하자. 김성진... 대졸 미필이므로 역시 군대를 빨리 다녀와야 한다. 조상우와 바톤터치하자. 박찬혁... 그나마 고만고만한 외야 유망주 중에서 기회를 많이 받은 편이지만 1군 즉전감이 되려면 멀었다. 변상권과 바톤터치하자. 일단 이런 선수들을 보내놓으면 내년 시즌이 끝나고는 다시 김동혁 대신 이강준이, 김수환 대신 이명기가 들어오면서 차근차근 정리가 되리라.

 

 

4) 이봐, 리빌딩팀답게 굴어

드래프트 실패와 주요 선수들의 연이은 해외진출 도모, 쌓아둔 상위지명권과 그리고 스폰서 재계약 5년 가운데 첫 해라는 요소가 모두 겹쳤다. 이 중 어느 한 요소라도 결여되었다면 팀을 전면적으로 갈아엎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신인지명권은 많고 돈줄은 안정적이며 로스터에는 4할 승률을 4할 5푼으로 올려줄 수 있는 주축 선수들마저 뿔뿔이 흩어질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제 가을야구 컨텐더는 절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2년간은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어차피 이장석이 구단주고 홍원기가 감독이며 강병식과 오윤이 타격코치인데 뭐가 달라질까요?' 라는 시선도 있을 수 있다. 구단이 그런 시선을 받게 된 것에는 구단의 귀책 사유가 크므로 나도 '이런,,, 부정충 쉐끼들,,, 구단의 플랜에 따라라(엄근진)!!!' 하고 모두 장밋빛으로 포장할 마음은 없다. 다만 이 팀은 4년 동안 선수를 팔아먹으며 생존에 급급하던 시절도 극복하고 이후 11년간 10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어낸 팀이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지금의 고통은 향후의 도약을 위한 성장통이며, 같은 실패의 반복이 무서워 아무 것도 안할 수는 없는 법이다.

 

신인드래프트야 스카우터들이 알아서 한다 치고, 이제 올 시즌 남은 40경기 동안 중요한 것은 옥석을 가려내고 누구에게 경험치를 먼저 줄지 정하는 일이다. 홍원기 감독이 이것만 해내도 그럭저럭 중간은 가는 감독으로 남을 수 있다. 내가 보는 타석을 먼저 몰아줘야 하는 선수는 다음과 같다- 김수환, 주성원, 예진원. 상세히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김혜성, 송성문, 김휘집처럼 너무 주전급이 명확한 레벨들은 그냥 뺐다)

 

Tier 1(남은 40경기에서 무조건 라인업에 이름을 써놔야 하는 타자) - 김동헌, 이주형, 김수환, 주성원, 예진원

Tier 2(적당히 체력안배 및 준주전 역할로 출전하면 되는 타자) - 김웅빈 / 김태진, 이용규, 이지영

Tier 3(1군에 있을 필요가 없는 타자) - 박찬혁, 박주홍, 김건희 / 김준완, 이원석

 

올 시즌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주전 포수는 이지영이었지만, 내년에는 김동헌의 출전 비중이 더 높아져야 한다. 올해 거의 6:4였는데 내년에는 4:6 혹은 그 이상이 되는 게 적합하다. 이제 이지영에게 계속 마스크를 씌우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김수환과 주성원은 뛰어난 장타력이나 2군에서 계속 우상향하고 있는 볼삼비를 봤을 때 기회를 줄 만 하다. 특히 주성원이 단연 1순위다. 이미 군대에 다녀왔고 상대적으로 게임에 많이 내보낼 수 있는 코너 외야수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예진원에게는 부진한 성장세로 신뢰를 잃은 팬들도 많겠지만, 아직 송우현 비슷하게라도 터질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만약 안 터질 선수라면, 빨리 긁어서 안될 선수라는 점을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김웅빈은 별로 믿지 않지만, 김수환의 플래툰 파트너로 가치가 있을 거 같고 김웅빈보다 더 늦은 나이에 포텐을 개화한 오재일의 케이스를 기대하는 팀도 하나쯤 있을 법 하다. 박찬혁은 어젯밤까지만 해도 조금 고민했는데, 주성원과 이주형이 있을 때 그냥 얼른 군대 다녀오는 게 좋지 싶다. 박주홍도 마찬가지다. 올해 스윙하는 걸 보니까 야구랑 잠깐 떨어지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해보인다. 김태진은 '아름다운 2주'의 타격과 내야 유틸리티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1군에 남기는 게 좋겠다. 점점 3티어 쪽으로 이동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이용규도 올해 성적은 안 좋지만 덕아웃 리더로서 존재감이 크고 주장 역할도 잘해줬던 선수니 1군에 남아야 한다고 본다.

 

김건희는 왜 자꾸 1군에 올리는지 모르겠는데 투수나 타자나 1군에서는 모두 실력 미달이다. (그리고 2군에서도 그럴 거라 짐작한다) KBO가 아무리 수준이 낮은 리그여도 투타겸업이 만만한 과제는 아니다. 자꾸 얘가 즉전감인 것처럼 1군에 불러대지 말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쭉 2군에 박아놓는 게 낫다. 이원석은 공수 모두 떨어지므로 1군에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 내년이야 144경기 시즌을 치러야 하니 다시 불러올린다 치더라도, 올해는 그냥 다시 1군에서 볼 일이 없었으면 한다. 김준완도 마찬가지다. 홍원기 시대 최대의 미스터리가 김준완의 중용인데, 자꾸 머니볼 보고 야구 헛배운 중생들이 1번 타자로 김준완을 찍어대는 걸 보면 미치겠다. 33세 무툴 외야수는 1번이 아니라 1군에서도 있으면 안된다. 젊은 외야수들이 김준완만큼 성적을 당장 못 내더라도 그것은 세금이다. 하지만 김준완이 1군에서 범타를 쳐대고 있으면 그것은 파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리해보면 이주형 빼고 최소 두 명만이라도 남은 40경기에서 계속 타석을 부여했으면 좋겠다. 일주일 30타석 쓰고 내리고 몇 주 후에 일주일 30타석 쓰고 내리고 이런 식으로 타석을 쌓아서 200타석쯤 주고 기회를 많이 줬다고 면피하는 것만큼 한심한 짓거리가 없다. 박병호도 2011시즌에 시즌 포기하고 데려오면서 풀타임 4번으로 김시진이 계속 쓴 덕에 결국 터진 거다. 지금 언급한 선수들이 박병호만큼의 재능이 있지는 않겠지만, 안정되고 꾸준한 출전 기회 부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2000년대 후반 롯데의 No Fear 돌풍 이전에는 양상문의 유망주 밀어주기가 있었다. 2010년대 초반 두산과 LG의 유망주 성장을 가른 결정적인 요인도 유망주를 쓰는 방식 차이였다. (두산은 2군에서부터 1군까지 집중적으로 쭉 타석을 먹였고, LG는 한 자리에 여러 명을 돌려쓰면서 시험하다가 망했다) 리빌딩팀이면 리빌딩팀답게 유망주들을 중점으로 쓰고, 당장 성적 낼 수 있는 케이스도 미래가 보장된 케이스도 아닌 선수들은 과감하게 제외해야 한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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