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군단과 이원석의 동행은 길게는 2026년까지 계속된다. 키움은 28일 이원석과 계약기간 2+1년 최대 10억원 계약을 맺었다. 2024년과 2025년 2년 계약 기간을 보장하고, 옵션 충족 시 2026년까지 자동 연장된다. 연봉은 첫해 4억원, 2025년부터 3억원씩 받는 조건이다.>

 

나는 이 문장을 볼 때 처음 소식을 전해준 트친이 질나쁜 농담을 하는 줄 알았다. 이원석을...? 왜...? 대체 왜...? 그런데 맞단다. 어이가 없다. 여기가 KBO 실버타운이냐? 자선사업소냐? 원종현은 NC에서 고생하다 왔으니까 여기서 연금 수령하고 이형종은 LG에서 우여곡절 다 겪다 왔으니까 연금 수령하고 이제는 이원석 차례냐? 황당해죽겠다.

 

스탯 보기 전에 그래도 난 착하니까 재계약 뜬 어제 경기 직전 기준 아니라 이원석이 텍사스 안타 하나에 볼넷 3개로 걸어나간 어제 경기 끝나고 기준으로 분류해보겠다. 이원석은 현재 272타석에서 OPS .690이다. 렉스(.696) 고승민(.695) 그리고 정수빈(.677) 김인환(.674) 사이에 끼어있다. 현재 리그 평균 OPS는 .702다. 물론 이원석의 스탯 대부분은 삼성에서 쌓은 것이다. 키움에 와서 한 것만 보면 200타석에서 .239 .595로 드디어 어제 경기 끝나고 나서야 출루율 3할도 돌파했다. 이게 얼마나 나쁜 수치냐면 내가 작년에 타격 못한다고 걸핏하면 구박한 (인정한다) 김태진이 276타석에서 .268 .610, 전병우가 231타석에서 .203 .603이다. 그러니까 이 구박 듀오보다도 타격을 못하는 게 이원석의 현주소다. 그런데 올해 연봉은 김태진(1.2억)과 전병우(0.8억) 합친 만큼 받고 (=2억) 내년에는 심지어 그게 2배로 오른다는 거다. 이원석을 입도선매할 이유도 하나도 없었던 게 어차피 이원석은 올해 끝나고 FA도 아니었다. FA 풀려도 2025년이면 나이가 마흔인데 수비도 안 되는 어중간한 중장거리 DH를 누가 데려가냐?

 

기존 1루수들 발전이 시원찮아서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보자. 김웅빈은 1군 통산 841타석에서 .252 .720이다... 임지열은 외야라도 겸업이 가능하고 타석 들어가면 역시 OPS 0.7은 넘는다... 박주홍-김수환-이주형-박찬혁 이 라인으로 내려가면 그냥 이제 나이가 깡패다. 이원석이랑 똑같이 쳐도 얘네한테 기회를 줘야 하지 이원석한테 기회를 우선 줄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럼 이원석의 현 입지를 종합해보자. 타격... 기대 안된다는 유망주 세트들보다 못함... 수비... 그래도 직전까지 3루 보다와서 1루는 평타 칠 줄 알았는데 개못함... 주루... 개똥차... 포지션... 1루수...

 

베테랑의 가치, 멘토링, 덕아웃 분위기, 리더쉽 이런 거 다 좋은 말이다. 나도 그런 나이많은 선수들의 경험이 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건 인정한다. 그런데 고액연봉 베테랑의 존재의의는 첫 번째로 연봉에 걸맞는 성적에서 나온다. 설령 성적이 안 좋더라도 눈 감고 넘어갈 수 있는 그 동안의 팀 기여도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원석이 그런 게 있었나? 여기가 두산이냐? 삼성이냐?

 

원종현 4년 25억이랑 이형종 4년 20억은 이해할 수 있다. 애초에 2명 계약이 잘 안 풀릴 수도 있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고, 불펜이랑 외야라는 명백한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서 필요한 지출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원석 3년 10억... 하... 30대 중반 넘어가고 수비 안 좋은 FA 외야수도 있고, 팀에 수비 어중간하고 공격력만 볼 만한 (아직 터지지도 않은) 유망주도 여럿이라 지명타자 슬롯은 충분한데 거기다가 이원석을 더해... 내년에 원종현(5억) 이형종(6.8억) 이원석(4억) 합치면 연봉이 15억이 넘는다. 미친 거 아닌가?

 

내가 보기에 이건 이장석이 구단 팔기 전에 마지막 FLEX 해놓고 엑싯하려고 수작을 부린 거든가, 전 감독 겸 최근에 KIA 타이거즈 전 단장이 되신 분처럼 뽀찌를 받아먹으려는 거라든가, 단장 가족이 납치당해서 협박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도저히 설명이 안된다. 아니면 장석이 깜빵 다녀와서 좀 그... 사리분별이 잘 안 되니? 팀 유일한 원툴이 베테랑들 다 쳐내고 거지같이 대접해도 대체할 신인 잘 뽑아오고 나이 든 먹튀는 안 만드는 거 아니었던가?

 

뭐 때문에 열받는가 다시 차근차근 정리해보면 이것은 마치... '덴마'에 나오는 3단 콤비네이션 같은 것이다. 일단 이원석의 성적 및 전망... 열받는 요소 단연 첫 번째다. 한 60% 정도 차지할 거 같다. 두 번째... 그 동안 푸대접해왔던 수많은 팀 기여도 높은 베테랑... 걔네는 다 찬밥 취급해놓고 이제 와서 팀에 온 지 2달 된 이적생한테 다년 계약을 던져? 하... (참고로 난 돈 없어서 박병호 못 잡았다는 말도 전혀 안 믿는다) 이 딜을 함으로써 배은망덕이라는 팀컬러에 돈 못 쓰는 얼간이까지 추가한 것은 덤이다. 세 번째... 계약 잘됐다고 얘기하는 다른 팀(특히 삼성) 팬들... 뭐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 나도 서건창 FA 먹으면 축하하려고 했으니까... 그런데 굳이굳이 기어들어와서 어떻게든 이원석 잘하고 있다고 거짓부렁을 치려는 녀석들은 용서가 안된다 어떻게 10년 전에 삼찰사 짓 하던 거랑 똑같이 행동하는지... 에휴...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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