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0516~0518
vs 두산 (고척)
1:4 패 / 6:9 패 / 7:3 승
1차전 최원태 / 최원준
2차전 정찬헌 / 이원재

3차전 안우진 / 김동주


1. 시리즈 정리
5/15 말소 박승주, 이승원

5/16 등록 김준형, 김태진

 

(1) 화요일: 초반에는 어느 정도 비슷한 흐름을 가져갔으나, 3회말 이정후의 견제사 이후 무득점으로 이닝이 끝나고 4회초 최원태가 선두타자 안타를 허용한 이후 곧바로 양석환에게 행잉슬라이더를 던져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 경기 전까지 통산 상대전적 17타수 1안타) 6회 이정후와 임지열의 연속안타로 시작해 김휘집 앞에 깔린 2사 만루는 절호의 기회였으나, 김휘집의 타구가 정중앙으로 가면서 아쉽게도 이닝이 끝나고 말았다. (정수빈이 첫 발 스타트를 잘못 끊었는데, 그 이상의 행운은 없었다...)

 

최원태는 7이닝도 가능한 페이스였으나 7회초 2사 1루 정수빈 타석에서 유격수(러셀의 찰과상으로 인한 교체로 이동한 상태였다) 김휘집의 실책이 터지면서 결국 내려가고 말았다. 김휘집이 잡았어야 할 타구는 어렵지 않았지만, 중앙으로 가는 타구를 따라가다가 글러브에 제대로 포구를 못하면서 공이 뒤로 빠졌는데 2사에는 주자보다도 타자를 잡는 데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 어차피 1루 주자가 양찬열이었기 때문에 2루에서 쉽게 잡을 수 있지도 않았다.

 

7회말 이형종이 안타를 잘 쳐서 나가놓고도 이어진 이정후의 타석 때 섣불리 2루로 뛰다가 우익수에 의해 아웃을 당한 것 역시 아까운 장면이었다. 이정후가 친 공은 안타로 판단할 수도 있을 만큼 낮은 각도의 라이너로 빠르게 뻗긴 했으나, 우익수 양찬열의 수비력 역시 감안을 하면서 움직였어야 하는데 이를 머릿속에 넣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8회초 김동혁을 투입한 것은 상황 자체만 놓고 보면 수긍이 갔지만 상황 외적인 측면 두 가지를 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첫째로는 상대의 3-4-5번이 나오는데 굳이 (아마 김휘집의 실책이 없었다면 최원태가 이닝을 끝냈을) 7회초 열세에 김재웅을 원포인트로 끊어서 쓴 것이다. 둘째로는 김동혁이 이미 토요일에 7점차 리드에 등판한 적이 있었는데도 (아마 하영민이 추가실점할 수도 있다고 가정했을 테니 몸을 풀던 투수가 나오는 게 이해가 아예 안 되는 건 또 아니지만) 화요일 경기에 추가로 등판하게 됨으로써 3경기 연속으로 공을 던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점을 내서 경기를 뒤집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양의지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은 직후, 혹은 허경민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을 때 이미 김동혁을 내렸어야 하는데... 하여간 어설픈 총력전 정신이 참으로 문제다.

 

출처: 키움 히어로즈

(2) 수요일: 정찬헌이 1회 4실점 하면서 최근 좋았던 두 경기와 달리 초반을 잘 끝내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포수가 요구하는 쪽으로 공을 잘 넣지 못했는데, 그래도 이전 2경기 기대 이상의 피칭을 하고 있었으니 언젠가 찾아올 고난이었다 생각하면서 넘겨도 무방하겠다.

 

2회말 박찬혁이 선두타자 라이너를 쳤는데 2루타가 되었다. 바깥쪽에 가까운 공을 잡아당겨서 좌중간으로 보냈는데 최근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만드려는 타격이 지속되고 있고, 단타로 일관했던 그 전과는 달리 장타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건 좋은 징조. 그러나 만루 찬스가 계속 이어졌는데 이정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이후 역전 점수를 뽑지 못한 게 흠이었다. 임지열의 루킹 삼진 장면은 아쉬웠지만 2-2에서 포수가 유인구를 요구하는데 커브가 존으로 들어와서 스트라이크가 된 것은 자연재해에 가깝기 때문에 이해할 여지가 있다.

 

4회말 이정후의 주루도 나와서는 안 되는 플레이였다. 중견수 정수빈이 펜스 앞에서 공을 잡았는데 이정후의 주력으로 2루에서 3루로 못 간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안타였다고 생각하고 뛰다가 돌아간 것일 수도 있겠으나, 정수빈의 수비력을 고려했을 때 2루에 가깝게 붙어있다가 주루를 시작했어도 당연히 추가 진루가 가능했다. 이정후가 타격 부진이 길어지면서 최근에는 주루와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잃은 듯한 플레이가 한번씩 나올 때가 있는데, 이제 타격에서 올라가기 시작했으니 다른 플레이를 할 때도 조금 더 집중해서 해줬으면 좋겠다.

 

이 날 승부를 가른 것은 6회초 하영민의 멀티이닝 시작이었는데... 하영민에게 만약 멀티이닝을 맡기지 않았다면 전날 김동혁의 제구가 불안했던 점을 감안했을 때 나머지 4이닝 중에 어차피 어느 이닝에서든 한 번은 사고가 터졌을 것이다. 하영민의 탓을 할 수도 없고, 감독이 섣불리 판단했다고 볼 수도 없다. 이어진 만루 위기를 이명종이 막고 8회초까지 쭉 이닝을 먹어준 것은 불펜진에 숨통이 트이게 하는 좋은 투구였다. 이명종은 구속이나 변화구, 구위에서 특출나다고 볼 수 있는 점은 없지만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공격적으로 꽂을 수 있다는 장점 하나가 대부분의 약점을 상쇄하고 있는데, 앞에 열거한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발전이 있다면 앞으로 더 중요한 승부처에서 기용이 가능할 것이다.

 

9회초에 등판한 김준형은 커브와 포크 두 가지 변화구를 던졌는데 여전히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서는 장점이 있는 모습이었다. 다만 직구를 던질 때 스트라이크-볼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단점인데, 이지영이 이유찬 타석 초구 이후에 딱 끊어주면서 다독여주는 게 좋았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베테랑 포수의 존재는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7회말 9:5 2사 만루 이지영 타석에서 대타를 안 넣고 방치한 것 정도가 감독의 무신경함을 지적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그때 이지영을 대타로 교체했다면 김준형의 긴장을 풀어주는 베테랑 포수를 볼 수 없었을 것이고, 대타로 쓸 수 있는 선수도 김주형-김태진-임병욱-이병규 정도라서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으나...

 

(3) 목요일: 1회 로하스와의 승부가 길어지며 1실점하고 시작했으나, 로하스가 직구에 대한 반응이 유달리 좋았을 뿐 안우진의 가장 큰 무기는 직구라는 김동헌의 판단이 틀리진 않았다. 5회 3연속 안타를 맞고 변화구를 중심으로 한 볼배합으로 박계범과 양의지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낸 이후, 다시 양석환과는 정면으로 맞부딪쳐 결과적으로 3타자 연속 삼구삼진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닝을 끝낸 것도 좋았다.

 

7회초 양현-8회초 김재웅으로 이어지는 투수교체는 적절한 판단이었으나, 8회 4점의 추가점이 났는데도 김동혁을 다시 등판시킨 건 아쉽다. 임창민이 웜업을 하고 그대로 나왔어도 되지 않았을까 한다.

 

2회말 김휘집이 1루에서 3루로 뛸 때 태그아웃된 장면에서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은 3루 코치의 판단은 의문이다. (링크)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었는데 왜 선수의 판독 요청을 씹은 것인지...

 

6회말 김태진 대타는 해볼 만한 판단이었으나 좌중간 짧은 플라이가 나와서 상대의 전진수비에 걸리며 득점이 나오지 않았는데, 다시 8회말에 김태진 타석에서 찬스가 걸렸을 때 추가점이 나온 것이 좋다. 김태진은 주로 좌중간으로 공을 보내려 하는 타격 성향이 있는데, 8회말에는 공을 잡아당겨서 플라이로 잡히더라도 최소 한 점은 나게 하겠다는 접근 방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짐작해본다.

 

그 전에는 4점째를 뽑는 이원석의 홈런이 있었는데, 초구와 2구에서의 반응이 워낙 좋아서 (초구는 넘기는 줄 알았다) 어떤 결과물이 나오리라는 건 짐작했지만 홈런을 칠 줄은 몰랐다. 이형종과 이원석이 이번 3연전에서 타격감이 조금이나마 괜찮아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주말 3연전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타격을 보여주면 좋겠다.

 

 

2. 기타

김혜성: 그 동안의 매서운 타격감이 이번 3연전에는 잠시 무뎌졌다. 14타석에서 9타수 1안타인데, 전반적으로 공을 너무 퍼올리려는 느낌이 있었다.

 

김동헌: 8회말 타석에서 이정후가 조금 앞으로 가서 치면 어떻냐는 얘기를 해서 그대로 쳤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기사 링크) 이 타석의 타구 속도는 150.1km/h로, 김동헌이 올해 친 타구 중에 가장 빠른 것이기도 했다. 김동헌이 드래프트 당시에는 포수로서의 기량이 좋다는 점이 주로 언급됐는데, 실제로 보니 타격에서도 큰 선수가 될 재능이 있어보여 굉장히 만족스럽다. 위 기사의 다른 내용을 보면 안우진과 미리 계획을 세우고 앉는 위치나 코스도 정하고 들어갔다는데, 초반에 너무 바깥쪽 위주의 볼배합을 하는 게 아닌가 불안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안우진과 김동헌을 왜 붙이냐는 성토가 커뮤니티를 가리지 않고 많았는데, 일단 이전 경기에서 안우진의 공이 흩날리면서 커맨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투수와 포수가 조합이 맞지 않는다'는 단정을 1경기만 보고 내릴 수 있나 싶다. 과거 주효상 같은 경우에는 포수 수비에서 미숙한 점을 보였기에 문제가 되었지만, 김동헌은 포구나 블로킹에서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어서 현재 1군에 있는 어떤 투수와도 합을 맞출 수 있다. 또 1군에 있는 투수라면 당연히 포구나 블로킹에서 문제가 없는 포수라는 가정 하에서 어떤 포수에게라도 공을 던질 수 있어야 정상이다. 김동헌의 그릇이 충분하니 그만큼 많은 기회를 받고 있는 것인데, '주3일 연속 선발출장은 혹사다' '김동헌은 어떤 투수와는 이래서, 어떤 투수와는 저래서 안 맞는다' 같은 이야기들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포지션의 특수성을 감안해야겠지만 1군에 있는 선수라면 당연히 모든 경기를 선발출장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뛰어야 한다. 물론 김동헌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약점을 보일 테고, 그러면 일시적으로 2군에 보내서 휴식을 주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없다면 김동헌은 1군에서 경기에 계속 나와야 한다.

 

이정후: 이번 시리즈에서 11타수 8안타, 2루타 4개다. 이제 확실히 살아났다고 봐도 될 듯 하다. 다음은 이정후의 월별 지표다.

 

4월
(타구속도 / 타율 장타율 / 땅볼 라이너 뜬공 팝플)
전체 142.8 / .218 .345 / 36.4 24.2 30.3 9.1
직구 139.9 / .194 .333 / 30.0 26.7 30.0 13.3
슬라 147.6 / .261 .522 / 38.9 22.2 27.8 11.1

 

5월 (~18일)
(타구속도 / 타율 장타율 / 땅볼 라이너 뜬공 팝플)
전체 143.3 / .333 .476 / 32.1 45.3 20.8 1.9
직구 147.2 / .407 .667 / 26.9 34.6 34.6 3.8
슬라 134.8 / .250 .375 / 14.3 57.1 28.6 0.0

 

보다시피 직구에서 땅볼이 줄고 라이너가 늘었고, 무의미하게 팝플라이가 되는 공도 현격하게 줄었다. 아직 슬라이더 상대 성적이 성에 차지는 않지만 일단 모든 타격의 기본이 되는 직구 타격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아질 여지도 남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정후가 계속 우상향으로 올라간다면 중위권 순위 싸움도 다시 이어갈 수 있다.

 

이정후의 타격폼에 대해 잘 짚어둔 기사들이 몇 가지 있어서 인용해본다. 톱 포지션의 위치나 골반의 각도(투수 정면을 향해있다가, 시즌을 준비하면서 홈플레이트 쪽으로 돌렸다가, 다시 최근에는 돌아왔다) 정도만 확실히 알고 있었는데 기사를 읽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경향신문] 극심한 부진에 타격폼 회귀 택한 이정후…떠올려 내라, 5관왕의 유산 (링크)

<이정후는 지난해 타율 0.349, 23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격 5관왕(타율, 안타, 출루율, 장타율, 타점)에 오르고도 타격폼을 바꿨다. 머리 뒤까지 올렸던 톱 포지션(두 손의 그립 위치)을 얼굴 옆으로 내렸다. 오픈스탠스로 넓게 벌려놨던 오른 다리도 어느 정도 미리 당겨놨다. 테이크백과 함께 오른 다리의 준비 동작도 최소화했다.


(중략)

이정후는 15일 현재 시즌 타율 0.230에 그치고 있다. 시즌을 치르며 드러난 문제를 확인하면서 타격폼 회귀를 결정했다. 이정후는 다시 오픈스탠스로 타격 준비를 시작한다. 오윤 키움 타격코치는 지난 14일 이정후의 타격 회생 과정을 ‘히팅 포인트’로 설명했다. “새 타격폼으로 때리면서 히팅 포인트가 너무 앞으로 가 있었다. 지금은 예전 타격폼으로 돌아가면서 히팅 포인트를 뒤로 당기는 과정에 있다. 좋은 타구들이 나오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정후가 과거 타격폼과 새 타격폼 사이에서 타이밍 문제만을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이정후는 ‘시선 얘기’를 꺼냈다. 그는 “최초 준비 자세에서 시선 차이가 있었다. 오픈스탠스에서는 몸을 열어놓고 (거의 정면에 가깝게) 공을 보다가 오른 다리를 당겨놓은 다음에는 다른 각도로 (비스듬히) 봐야 한다.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이정후는 90% 이상 지난 시즌 이전의 타격폼으로 돌아가 있다. 그러나 중계화면, 투수 뒤쪽 카메라의 눈으로 보자면 테이크백을 할 때 방망이가 서 있는 각도에는 이전과 차이가 보인다. 45도 아래로 누워 있는 듯하던 방망이 각도가 올라가 있다. 이정후는 “찰나의 순간으로 만드는 동작이다. 타석에선 의식하기 힘든 동작”이라고 말했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최근 이정후를 직접 만나 타법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이 위원은 “시즌 초에는 양손을 내리면서 테이크백을 할 때 활쏘듯 당기는 동작 없이 타격을 했다. 그러다 보니 가운데 오는 공도 늦고, 바깥쪽 공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며 타격폼 회귀 선택에 의미를 뒀다.

김성근 전 감독은 “이전에는 타석에서 비오는 날 우산을 들고 있는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렇지 않았다. 또 중계화면을 보면 오른쪽 어깨가 포수 쪽으로 너무 들어가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어퍼스윙이 된다. 낮은 볼 대응도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타격폼 회귀라지만, 기계가 아닌 이상 종전 타격폼을 100% 재연하기 어렵다. 그게 100%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이정후는 “데뷔하고 한번도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이고, 갈수록 괜찮은 타구가 나오는 만큼 곧 좋은 모습을 찾겠다”고 말했다.>

[일간스포츠] 손바닥 뒤집기도 아니고...실패도 남다른 이정후 (링크)

개막 첫 달(4월) 출전한 22경기에서 타율 0.218에 그치며 부진했던 이정후. 지난겨울 스탠스를 좁히고, 톱 포지션(배트를 잡는 손 위치)를 낮추는 등 꽤 큰 변화로 빠른 공 대처 능력을 키우려 했던 선택이 역효과가 나고 말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5월 첫째 주까지 거의 매 경기 이정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개막 초반에는 “(이정후의 반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했지만, 지난 9일 LG 트위스전을 앞두고는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안 나가던 공에 배트를 냈다”라며 에둘러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지난 주중 3연전(9~11일)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원래 타구의 질은 나쁘지 않았지만,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5월 초부터 MVP를 수상한 지난 시즌(2022) 폼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톱 포지션은 귀 부위로 올렸고, 준비 자세에서 이동발(좌타자의 오른발)을 두는 위치도 배터박스 상단 우측 가로선 끝 부근까지 벌렸다. 투수의 투구 시작 동작에 이동발을 홈플레이 쪽으로 끌어들여 발끝을 찍은 뒤 배트를 내는 특유의 메커니즘도 회복했다. 왼발 끝을 두는 위치도 시즌 초반엔 배터박스 하단 가로선과 평행이 되도록 뒀지만, 원래대로 45도 정도 마운드를 향하게 고쳐뒀다.

(중략)

이정후는 “편안한 자세로 돌아가려다 보니 다시 지난 시즌 폼이 된 것 같다”했다.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이미 변화를 준 폼을 되돌리는 것도 쉽지 않다. 발끝의 각도조차 영향을 미칠 만큼 셀 수 없이 많은 요소가 모여 만들어지는 타격 메커니즘이다. 겨우내 바뀐 폼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게 분명히 이전 폼을 되찾는 데 장애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아예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던 타자처럼 자연스럽게 2022시즌 버전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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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0511
vs LG (잠실)

4:5 패 / 11:1 승 / 0:1 패
1차전 후라도 / 플럿코
2차전 최원태 / 김윤식
3차전 정찬헌 / 임찬규
 
0512~0514
vs NC (고척)
7:4 승 / 9:2 승 / 4:6 패
1차전 안우진 / 이용준
2차전 요키시 / 송명기

3차전 후라도 / 페디
 
 
1. 주간 정리
5/8 말소 전병우

5/9 등록 임지열

5/10 등록 박승주, 이명종 / 말소 윤정현, 이승호

5/11 등록 이승원 / 말소 주성원

5/12 등록 박준태 / 말소 이용규

 

 
2. LG 3연전

(1) 화요일: 2회 이원석과 박찬혁의 안타에 이은 이용규의 '그 페어타구' 3루타로 선취 2점. LG가 곧바로 따라붙었으나 7회 다시 박찬혁 볼넷-이용규 안타에 이어 이정후의 우측 2타점 2루타로 2점 리드. 그러나 7회 이정후 앞뒤에 배치되었던 대타 임지열과 2번 타자 이형종이 이정용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게 아쉽다. 휘둘러야 하는 카운트에는 휘둘렀어야. 김재웅을 9회에만 쓰지 않겠다고 공언한 첫 날인데 7회 3-4-5번에 김성진을 썼으면 김재웅은 무조건 9회에 나왔어야 한다. 결국 박동원의 동점 투런이 터졌고, 9회 올라온 이승호는 (아마도 예정된 마무리였을 텐데) 선두타자를 9번이 아닌 2번 문성주로 맞으며 볼넷. 2루 주자 신민재의 도루를 잡아내며 한숨 돌리는가 싶었으나 10회에 바로 그 신민재가 2사 2,3루 상황에서 내야안타로 경기를 끝냈다. 사실 그 앞 타석에서 홍창기가 우측 2루타를 쳤을 때 박동원이 아닌 다른 주자였다면 이미 경기가 끝났겠지만.

 

(2) 수요일: 김윤식이 6이닝 1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7회 내려가면서 정우영-유영찬-최성훈-배재준이 합작 10실점. 최원태는 이전 경기만큼의 제구는 아니었으나 구속이 돌아왔고, 결승타를 7회 1사 1,3루에 임병욱(!)이 쳤다는 것도 놀라운 부분.

 

(3) 목요일: 이형종의 뒤를 이어 2번으로 나선 이원석도 부진하면서 최적의 타순 찾기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었다. LG전 통산 5점대 후반인 정찬헌이 무려 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으나 상대 임찬규도 커브로 키움 타자들을 교란하며 6이닝 1실점. 7회 2사 1,2루에도 이지영 대신 대타를 안 낸 감독의 나태함을 이해하기 어렵다.

 

 

3. NC 3연전

(1) 금요일: 선발투수 안우진의 커맨드가 흔들리며 고전했는데, 이미 100구 가까이 던진 선발을 8회에 또 올려 위기를 자초한 경기. 상대 선발 이용준은 존 바깥쪽 보더라인에 꽂히는 직구와 비슷하게 들어오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능숙하게 구사했으나 이 팀 타자들의 대처력이 좋았다. 1회 바깥쪽 직구를 밀어 2루타를 만든 김혜성과 다음 타석에서 타이밍을 잘 잡고 커브를 따라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러셀이 아니었다면 경기가 어려워질 뻔. 2회에도 임지열의 2루타와 보더라인에서 조금 더 들어온 직구를 잘 받아친 박준태의 2점째로 주도권을 잡고 게임을 풀어갈 수 있었다. 7회말 주루코치를 무시한 김혜성의 폭주는 현명한 판단. (+4안타!) 김시훈이 좋은 투수지만 마지막 임지열 타석에서 직구와 변화구를 가리지 않고 높은 코스로 공이 들어갈 때 승리를 직감. 결과는 과연 끝내기 쓰리런.

 

(2) 토요일: 타자들의 좋은 감을 이어가 상대 선발 송명기를 폭격하고 시작. 박찬혁의 3안타, 임지열의 홈런을 포함한 2안타 2볼넷, 김동헌의 멀티히트 포함 5출루 등 하위타선의 힘을 보여줬다. 박승주는 대량득점으로 리드하는 경기에서도 불안하다면 1군에서 쓸 수 없다. 6회 김동헌의 사구 때 박세혁이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제발 팔꿈치 좀 밀어넣지 말기 바람. (그나마 다음 날엔 피했던 것도 같다) 요키시는 7이닝 3피안타 1사구 9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4승. 현재까지 보이는 모습대로라면 걱정은 잠시 미뤄둬도 될 듯 하다.

 

(3) 일요일: 리그 최고급 투수인 페디를 상대로 6안타를 뽑으며 타선이 살아있음은 분명했으나, 1회부터 임지열의 실책으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3회에도 이원석의 실책이 나왔고 곧바로 권희동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으며 실점하는 흐름. 후라도는 본인 경기에서 포수와 잘 안 맞거나 실책이 많이 나오는 부분이 억울한 건 알겠으나,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됐을 때 평정심을 찾지 못하면 절대로 경기를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자각해야 한다. 실책은 수비진 잘못이나 2루타 3개는 엄연한 본인 귀책. 어쨌든 6이닝을 소화해준 덕분에 불펜진 소모를 덜 수 있었다. 1-2번 이정후와 박찬혁이 10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건 아쉬우나, 김휘집의 홈런 그리고 임병욱의 페디 상대 안타 및 도루 등으로 다음 주를 기분좋게 출발할 만한 약간의 희망은 가질 수 있었다. 9회 김동혁 투입은 수긍이 가는 부분. 다음 날이 휴식일이었고 이번 3연전에서 타자들의 타격감이 매서웠으며 추가실점이 없다면 3점 열세라도 해볼 만 하다는 판단이라면, 박승주나 이명종을 내서 확실히 잘 지는 경기를 하느니 한번 도박을 걸어보는 것도 괜찮았다. 김동혁의 실점으로 이기기는 어렵게 됐으나, 임지열 안타-김휘집 홈런-김동헌 2루타의 흐름을 봤을 때 감독의 판단이 틀린 건 아니었던 셈.

 

 

4. 기타

(1) 드디어 박준태를 올렸구나...

 

(2) 이원석은 3루에서 그만 봐야. 수비력 약화를 감수하고서라도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라인업인데 이원석은 현재 공수에서 모두 1인분을 못하고 있다. 송성문이 오늘 퓨처스에 복귀했는데 이병규를 내리고 전병우나 송성문을 3루에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3) 박찬혁은 전반적으로 라이너 타구를 꾸준히 만들겠다는 타격으로 주간 8안타 3볼넷의 우수한 성적을 냈으나, 수비에서는 아직 기대 이상의 놀라움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일요일 경기 1회 박건우의 2루타는 명백한 판단 미스였고 (첫발 스타트를 잘못함) 이후 송구에서도 커트맨에게 곧바로 공을 주지 못했다. 뒤이은 권희동의 2루타 역시 펜스플레이가 다소 아쉬웠다. 3회 김주원의 타구를 파울 지역에서 슬라이딩 캐치한 것이나 8회 2루 주자 마틴을 홈에서 잡아낸 보살은 높은 점수를 줄 만. 수비범위가 넓지 않아도 자기 범위 안에 들어오는 공만 확실히 잡고 후속 플레이에 충실하다면 야수로서 1인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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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0504
vs 삼성 (대구)
4:0 승 / 4:1 승 / 1:14 패
1차전 요키시 / 뷰캐넌
2차전 후라도 / 오승환
3차전 최원태 / 수아레즈

0505~0507
vs SSG (고척)
1:3 패 / 1:2 패 / 6:7 패
1차전 정찬헌 / 오원석
2차전 안우진 / 박종훈
3차전 요키시 / 송영진


1. 주간 정리
5/1 말소 이영준
5/2 등록 윤정현
5/5 말소 김준완, 김준형, 김태진
5/5 등록 김주형, 이승호, 주성원

화요일 10회가 되어서야 제구가 높게 되던 김태훈의 공을 러셀과 임병욱이 나란히 홈런으로 연결시키면서 4점 득점으로 승리. 이어서 621경기 만에, 40세 9개월 18일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및 역대 최다 경기수 만에 선발 등판 기록을 모두 경신한(종전 전유수 336경기 / 박찬호 38세 9개월 13일) 오승환을 상대로 김혜성이 1회 투런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아나갔고 여기까지는 주초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후라도의 8이닝 무사사구 1실점 피칭까지...

그러나 이어서 최원태의 충격적인 4이닝 10실점(9자책) 경기로 (평속 142 수준의 직구 구속과 변화구가 한가운데로 몰리는 제구 모두 형편없었다) 14-1 패배를 당했고, 김준형과 윤정현 롱릴리프 기용으로 불펜을 아꼈으나 SSG 3연전에서 박빙으로 모두 패배. 정찬헌이 6이닝을 62구 1실점으로 막아도 못 이겼고, 안우진이 삼진 10개를 잡으며 7이닝 2실점을 해도 못 이겼으며, 상대팀의 포수-유격수-2루수가 1회에 실책 3개를 저지르며 먼저 기세를 내주는데도 못 이겼다.


2. 대충 살펴보기
야구를 못해서 의욕도 없어 짧게 쓴다. 김혜성이 가장 빛났던 주간(27타석 20타수 8안타, .400 .556 .550)이었고, 이병규가 행운의 바빕타를 몇 번 쳤으나(9타석 4안타) 나머지 선수들은 모조리 형편없었다. 김혜성과 이병규를 빼면 제일 잘 친 선수가 25타석 .697의 러셀과 27타석 .605의 이정후니 차마 말이 안 나온다. 이형종은 타격감이 바닥인데도 단지 대체자가 비어있다는 이유만으로 경기에 나오고 있으며, 9타석에서 5삼진을 당한 임병욱은 발이 빠르고 중견수를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1군에 붙어있다. 그나마 긍정할 구석은 이정후의 직구 상대 감각이 서서히 올라온다는 부분이겠으나, 이정후의 파트너 역할을 해줄 선수들의 타격 페이스가 이미 모조리 지옥(이원석 24타석 .182 .432, 김휘집 16타석 .067 .192 등등)으로 가버렸으니... 김휘집도 이원석 트레이드 이후에는 식어버린 방망이와 맞물려 벤치에 앉아있는 신세가 되었다.

김준형은 1이닝은 잘 막았으나 멀티이닝을 맡기기엔 무리라는 교훈만 남기고 2군으로 돌아갔고 (2이닝 11타자 상대 2루타 2개, 볼넷 3개 허용) 나머지 선수들도... 썩 믿음직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하영민과 김성진이 필승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긴 하나, 박빙승부를 이끌어갈 재능까지는 아니다.


3. 로스터
이영준을 말소하고 윤정현을 등록한 것은 의문이었으나, 이어지는 이승호 등록과 생각해보면 좌타자 상대 좌완의 역할은 이승호가 그리고 롱릴리프 역할은 윤정현이 맡으면 되므로 이 조치는 납득이 간다. 1군 외야진에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김준완을 내리고  2군에서 .281 .349 .561로 기세를 올리고 있던 주성원을 올려서 바로 선발로 써본 것도 괜찮다. 다만 역시 2군에서 연속안타를 치며 감이 좋았던 김주형(.356 .420 .511)을 콜업하고는 한 타석에도 안 세워본 점은 아쉽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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