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0516~0518
vs 두산 (고척)
1:4 패 / 6:9 패 / 7:3 승
1차전 최원태 / 최원준
2차전 정찬헌 / 이원재

3차전 안우진 / 김동주


1. 시리즈 정리
5/15 말소 박승주, 이승원

5/16 등록 김준형, 김태진

 

(1) 화요일: 초반에는 어느 정도 비슷한 흐름을 가져갔으나, 3회말 이정후의 견제사 이후 무득점으로 이닝이 끝나고 4회초 최원태가 선두타자 안타를 허용한 이후 곧바로 양석환에게 행잉슬라이더를 던져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 경기 전까지 통산 상대전적 17타수 1안타) 6회 이정후와 임지열의 연속안타로 시작해 김휘집 앞에 깔린 2사 만루는 절호의 기회였으나, 김휘집의 타구가 정중앙으로 가면서 아쉽게도 이닝이 끝나고 말았다. (정수빈이 첫 발 스타트를 잘못 끊었는데, 그 이상의 행운은 없었다...)

 

최원태는 7이닝도 가능한 페이스였으나 7회초 2사 1루 정수빈 타석에서 유격수(러셀의 찰과상으로 인한 교체로 이동한 상태였다) 김휘집의 실책이 터지면서 결국 내려가고 말았다. 김휘집이 잡았어야 할 타구는 어렵지 않았지만, 중앙으로 가는 타구를 따라가다가 글러브에 제대로 포구를 못하면서 공이 뒤로 빠졌는데 2사에는 주자보다도 타자를 잡는 데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 어차피 1루 주자가 양찬열이었기 때문에 2루에서 쉽게 잡을 수 있지도 않았다.

 

7회말 이형종이 안타를 잘 쳐서 나가놓고도 이어진 이정후의 타석 때 섣불리 2루로 뛰다가 우익수에 의해 아웃을 당한 것 역시 아까운 장면이었다. 이정후가 친 공은 안타로 판단할 수도 있을 만큼 낮은 각도의 라이너로 빠르게 뻗긴 했으나, 우익수 양찬열의 수비력 역시 감안을 하면서 움직였어야 하는데 이를 머릿속에 넣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8회초 김동혁을 투입한 것은 상황 자체만 놓고 보면 수긍이 갔지만 상황 외적인 측면 두 가지를 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첫째로는 상대의 3-4-5번이 나오는데 굳이 (아마 김휘집의 실책이 없었다면 최원태가 이닝을 끝냈을) 7회초 열세에 김재웅을 원포인트로 끊어서 쓴 것이다. 둘째로는 김동혁이 이미 토요일에 7점차 리드에 등판한 적이 있었는데도 (아마 하영민이 추가실점할 수도 있다고 가정했을 테니 몸을 풀던 투수가 나오는 게 이해가 아예 안 되는 건 또 아니지만) 화요일 경기에 추가로 등판하게 됨으로써 3경기 연속으로 공을 던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점을 내서 경기를 뒤집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면 양의지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은 직후, 혹은 허경민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을 때 이미 김동혁을 내렸어야 하는데... 하여간 어설픈 총력전 정신이 참으로 문제다.

 

출처: 키움 히어로즈

(2) 수요일: 정찬헌이 1회 4실점 하면서 최근 좋았던 두 경기와 달리 초반을 잘 끝내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포수가 요구하는 쪽으로 공을 잘 넣지 못했는데, 그래도 이전 2경기 기대 이상의 피칭을 하고 있었으니 언젠가 찾아올 고난이었다 생각하면서 넘겨도 무방하겠다.

 

2회말 박찬혁이 선두타자 라이너를 쳤는데 2루타가 되었다. 바깥쪽에 가까운 공을 잡아당겨서 좌중간으로 보냈는데 최근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만드려는 타격이 지속되고 있고, 단타로 일관했던 그 전과는 달리 장타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건 좋은 징조. 그러나 만루 찬스가 계속 이어졌는데 이정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이후 역전 점수를 뽑지 못한 게 흠이었다. 임지열의 루킹 삼진 장면은 아쉬웠지만 2-2에서 포수가 유인구를 요구하는데 커브가 존으로 들어와서 스트라이크가 된 것은 자연재해에 가깝기 때문에 이해할 여지가 있다.

 

4회말 이정후의 주루도 나와서는 안 되는 플레이였다. 중견수 정수빈이 펜스 앞에서 공을 잡았는데 이정후의 주력으로 2루에서 3루로 못 간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안타였다고 생각하고 뛰다가 돌아간 것일 수도 있겠으나, 정수빈의 수비력을 고려했을 때 2루에 가깝게 붙어있다가 주루를 시작했어도 당연히 추가 진루가 가능했다. 이정후가 타격 부진이 길어지면서 최근에는 주루와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잃은 듯한 플레이가 한번씩 나올 때가 있는데, 이제 타격에서 올라가기 시작했으니 다른 플레이를 할 때도 조금 더 집중해서 해줬으면 좋겠다.

 

이 날 승부를 가른 것은 6회초 하영민의 멀티이닝 시작이었는데... 하영민에게 만약 멀티이닝을 맡기지 않았다면 전날 김동혁의 제구가 불안했던 점을 감안했을 때 나머지 4이닝 중에 어차피 어느 이닝에서든 한 번은 사고가 터졌을 것이다. 하영민의 탓을 할 수도 없고, 감독이 섣불리 판단했다고 볼 수도 없다. 이어진 만루 위기를 이명종이 막고 8회초까지 쭉 이닝을 먹어준 것은 불펜진에 숨통이 트이게 하는 좋은 투구였다. 이명종은 구속이나 변화구, 구위에서 특출나다고 볼 수 있는 점은 없지만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공격적으로 꽂을 수 있다는 장점 하나가 대부분의 약점을 상쇄하고 있는데, 앞에 열거한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발전이 있다면 앞으로 더 중요한 승부처에서 기용이 가능할 것이다.

 

9회초에 등판한 김준형은 커브와 포크 두 가지 변화구를 던졌는데 여전히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서는 장점이 있는 모습이었다. 다만 직구를 던질 때 스트라이크-볼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단점인데, 이지영이 이유찬 타석 초구 이후에 딱 끊어주면서 다독여주는 게 좋았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베테랑 포수의 존재는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7회말 9:5 2사 만루 이지영 타석에서 대타를 안 넣고 방치한 것 정도가 감독의 무신경함을 지적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그때 이지영을 대타로 교체했다면 김준형의 긴장을 풀어주는 베테랑 포수를 볼 수 없었을 것이고, 대타로 쓸 수 있는 선수도 김주형-김태진-임병욱-이병규 정도라서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으나...

 

(3) 목요일: 1회 로하스와의 승부가 길어지며 1실점하고 시작했으나, 로하스가 직구에 대한 반응이 유달리 좋았을 뿐 안우진의 가장 큰 무기는 직구라는 김동헌의 판단이 틀리진 않았다. 5회 3연속 안타를 맞고 변화구를 중심으로 한 볼배합으로 박계범과 양의지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낸 이후, 다시 양석환과는 정면으로 맞부딪쳐 결과적으로 3타자 연속 삼구삼진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닝을 끝낸 것도 좋았다.

 

7회초 양현-8회초 김재웅으로 이어지는 투수교체는 적절한 판단이었으나, 8회 4점의 추가점이 났는데도 김동혁을 다시 등판시킨 건 아쉽다. 임창민이 웜업을 하고 그대로 나왔어도 되지 않았을까 한다.

 

2회말 김휘집이 1루에서 3루로 뛸 때 태그아웃된 장면에서 비디오 판독을 하지 않은 3루 코치의 판단은 의문이다. (링크)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었는데 왜 선수의 판독 요청을 씹은 것인지...

 

6회말 김태진 대타는 해볼 만한 판단이었으나 좌중간 짧은 플라이가 나와서 상대의 전진수비에 걸리며 득점이 나오지 않았는데, 다시 8회말에 김태진 타석에서 찬스가 걸렸을 때 추가점이 나온 것이 좋다. 김태진은 주로 좌중간으로 공을 보내려 하는 타격 성향이 있는데, 8회말에는 공을 잡아당겨서 플라이로 잡히더라도 최소 한 점은 나게 하겠다는 접근 방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짐작해본다.

 

그 전에는 4점째를 뽑는 이원석의 홈런이 있었는데, 초구와 2구에서의 반응이 워낙 좋아서 (초구는 넘기는 줄 알았다) 어떤 결과물이 나오리라는 건 짐작했지만 홈런을 칠 줄은 몰랐다. 이형종과 이원석이 이번 3연전에서 타격감이 조금이나마 괜찮아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주말 3연전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타격을 보여주면 좋겠다.

 

 

2. 기타

김혜성: 그 동안의 매서운 타격감이 이번 3연전에는 잠시 무뎌졌다. 14타석에서 9타수 1안타인데, 전반적으로 공을 너무 퍼올리려는 느낌이 있었다.

 

김동헌: 8회말 타석에서 이정후가 조금 앞으로 가서 치면 어떻냐는 얘기를 해서 그대로 쳤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기사 링크) 이 타석의 타구 속도는 150.1km/h로, 김동헌이 올해 친 타구 중에 가장 빠른 것이기도 했다. 김동헌이 드래프트 당시에는 포수로서의 기량이 좋다는 점이 주로 언급됐는데, 실제로 보니 타격에서도 큰 선수가 될 재능이 있어보여 굉장히 만족스럽다. 위 기사의 다른 내용을 보면 안우진과 미리 계획을 세우고 앉는 위치나 코스도 정하고 들어갔다는데, 초반에 너무 바깥쪽 위주의 볼배합을 하는 게 아닌가 불안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안우진과 김동헌을 왜 붙이냐는 성토가 커뮤니티를 가리지 않고 많았는데, 일단 이전 경기에서 안우진의 공이 흩날리면서 커맨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투수와 포수가 조합이 맞지 않는다'는 단정을 1경기만 보고 내릴 수 있나 싶다. 과거 주효상 같은 경우에는 포수 수비에서 미숙한 점을 보였기에 문제가 되었지만, 김동헌은 포구나 블로킹에서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어서 현재 1군에 있는 어떤 투수와도 합을 맞출 수 있다. 또 1군에 있는 투수라면 당연히 포구나 블로킹에서 문제가 없는 포수라는 가정 하에서 어떤 포수에게라도 공을 던질 수 있어야 정상이다. 김동헌의 그릇이 충분하니 그만큼 많은 기회를 받고 있는 것인데, '주3일 연속 선발출장은 혹사다' '김동헌은 어떤 투수와는 이래서, 어떤 투수와는 저래서 안 맞는다' 같은 이야기들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포지션의 특수성을 감안해야겠지만 1군에 있는 선수라면 당연히 모든 경기를 선발출장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뛰어야 한다. 물론 김동헌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약점을 보일 테고, 그러면 일시적으로 2군에 보내서 휴식을 주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없다면 김동헌은 1군에서 경기에 계속 나와야 한다.

 

이정후: 이번 시리즈에서 11타수 8안타, 2루타 4개다. 이제 확실히 살아났다고 봐도 될 듯 하다. 다음은 이정후의 월별 지표다.

 

4월
(타구속도 / 타율 장타율 / 땅볼 라이너 뜬공 팝플)
전체 142.8 / .218 .345 / 36.4 24.2 30.3 9.1
직구 139.9 / .194 .333 / 30.0 26.7 30.0 13.3
슬라 147.6 / .261 .522 / 38.9 22.2 27.8 11.1

 

5월 (~18일)
(타구속도 / 타율 장타율 / 땅볼 라이너 뜬공 팝플)
전체 143.3 / .333 .476 / 32.1 45.3 20.8 1.9
직구 147.2 / .407 .667 / 26.9 34.6 34.6 3.8
슬라 134.8 / .250 .375 / 14.3 57.1 28.6 0.0

 

보다시피 직구에서 땅볼이 줄고 라이너가 늘었고, 무의미하게 팝플라이가 되는 공도 현격하게 줄었다. 아직 슬라이더 상대 성적이 성에 차지는 않지만 일단 모든 타격의 기본이 되는 직구 타격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아질 여지도 남아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정후가 계속 우상향으로 올라간다면 중위권 순위 싸움도 다시 이어갈 수 있다.

 

이정후의 타격폼에 대해 잘 짚어둔 기사들이 몇 가지 있어서 인용해본다. 톱 포지션의 위치나 골반의 각도(투수 정면을 향해있다가, 시즌을 준비하면서 홈플레이트 쪽으로 돌렸다가, 다시 최근에는 돌아왔다) 정도만 확실히 알고 있었는데 기사를 읽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경향신문] 극심한 부진에 타격폼 회귀 택한 이정후…떠올려 내라, 5관왕의 유산 (링크)

<이정후는 지난해 타율 0.349, 23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격 5관왕(타율, 안타, 출루율, 장타율, 타점)에 오르고도 타격폼을 바꿨다. 머리 뒤까지 올렸던 톱 포지션(두 손의 그립 위치)을 얼굴 옆으로 내렸다. 오픈스탠스로 넓게 벌려놨던 오른 다리도 어느 정도 미리 당겨놨다. 테이크백과 함께 오른 다리의 준비 동작도 최소화했다.


(중략)

이정후는 15일 현재 시즌 타율 0.230에 그치고 있다. 시즌을 치르며 드러난 문제를 확인하면서 타격폼 회귀를 결정했다. 이정후는 다시 오픈스탠스로 타격 준비를 시작한다. 오윤 키움 타격코치는 지난 14일 이정후의 타격 회생 과정을 ‘히팅 포인트’로 설명했다. “새 타격폼으로 때리면서 히팅 포인트가 너무 앞으로 가 있었다. 지금은 예전 타격폼으로 돌아가면서 히팅 포인트를 뒤로 당기는 과정에 있다. 좋은 타구들이 나오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정후가 과거 타격폼과 새 타격폼 사이에서 타이밍 문제만을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이정후는 ‘시선 얘기’를 꺼냈다. 그는 “최초 준비 자세에서 시선 차이가 있었다. 오픈스탠스에서는 몸을 열어놓고 (거의 정면에 가깝게) 공을 보다가 오른 다리를 당겨놓은 다음에는 다른 각도로 (비스듬히) 봐야 한다.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이정후는 90% 이상 지난 시즌 이전의 타격폼으로 돌아가 있다. 그러나 중계화면, 투수 뒤쪽 카메라의 눈으로 보자면 테이크백을 할 때 방망이가 서 있는 각도에는 이전과 차이가 보인다. 45도 아래로 누워 있는 듯하던 방망이 각도가 올라가 있다. 이정후는 “찰나의 순간으로 만드는 동작이다. 타석에선 의식하기 힘든 동작”이라고 말했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최근 이정후를 직접 만나 타법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이 위원은 “시즌 초에는 양손을 내리면서 테이크백을 할 때 활쏘듯 당기는 동작 없이 타격을 했다. 그러다 보니 가운데 오는 공도 늦고, 바깥쪽 공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며 타격폼 회귀 선택에 의미를 뒀다.

김성근 전 감독은 “이전에는 타석에서 비오는 날 우산을 들고 있는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렇지 않았다. 또 중계화면을 보면 오른쪽 어깨가 포수 쪽으로 너무 들어가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어퍼스윙이 된다. 낮은 볼 대응도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타격폼 회귀라지만, 기계가 아닌 이상 종전 타격폼을 100% 재연하기 어렵다. 그게 100%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이정후는 “데뷔하고 한번도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이고, 갈수록 괜찮은 타구가 나오는 만큼 곧 좋은 모습을 찾겠다”고 말했다.>

[일간스포츠] 손바닥 뒤집기도 아니고...실패도 남다른 이정후 (링크)

개막 첫 달(4월) 출전한 22경기에서 타율 0.218에 그치며 부진했던 이정후. 지난겨울 스탠스를 좁히고, 톱 포지션(배트를 잡는 손 위치)를 낮추는 등 꽤 큰 변화로 빠른 공 대처 능력을 키우려 했던 선택이 역효과가 나고 말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5월 첫째 주까지 거의 매 경기 이정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개막 초반에는 “(이정후의 반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했지만, 지난 9일 LG 트위스전을 앞두고는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안 나가던 공에 배트를 냈다”라며 에둘러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지난 주중 3연전(9~11일)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원래 타구의 질은 나쁘지 않았지만,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5월 초부터 MVP를 수상한 지난 시즌(2022) 폼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톱 포지션은 귀 부위로 올렸고, 준비 자세에서 이동발(좌타자의 오른발)을 두는 위치도 배터박스 상단 우측 가로선 끝 부근까지 벌렸다. 투수의 투구 시작 동작에 이동발을 홈플레이 쪽으로 끌어들여 발끝을 찍은 뒤 배트를 내는 특유의 메커니즘도 회복했다. 왼발 끝을 두는 위치도 시즌 초반엔 배터박스 하단 가로선과 평행이 되도록 뒀지만, 원래대로 45도 정도 마운드를 향하게 고쳐뒀다.

(중략)

이정후는 “편안한 자세로 돌아가려다 보니 다시 지난 시즌 폼이 된 것 같다”했다.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이미 변화를 준 폼을 되돌리는 것도 쉽지 않다. 발끝의 각도조차 영향을 미칠 만큼 셀 수 없이 많은 요소가 모여 만들어지는 타격 메커니즘이다. 겨우내 바뀐 폼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게 분명히 이전 폼을 되찾는 데 장애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아예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던 타자처럼 자연스럽게 2022시즌 버전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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