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팀ERA 4.31 (5위) → 3.79 (3위)

선발ERA 4.04 (4위) → 3.41 (1위)

구원ERA 4.73 (6위) → 4.41 (4위)

선발QS 57 (3위) → 71 (3위)

승계주자실점률 40.1% (9위) → 34.5% (3위)

K/9 6.39 (10위) 7.01 (7위)

BB/9 4.04 (4위) 3.41 (5위)

HR/9 0.72 (3위) 0.67 (4위)

피안타율 .264 (5위) → .254 (4위)

피출루율 .348 (5위) → .328 (4위)

피장타율 .376 (3위) → .372 (4위)

 

 

피홈런과 볼넷은 딱 리그에서 평균적으로 줄어든 만큼 줄었고, 선발/불펜 평균자책점 역시 마찬가지다. 투수 WAR에서 각각 1위(7.92)와 3위(5.68)를 차지한 안우진-요키시 원투펀치와 구원 WAR 3.62의 경이적인 페이스를 보인 김재웅이 그나마 돋보인 시즌이었다. 요키시의 비중이 압도적이던 선발진에서 안우진이 스텝업하며 쌍두마차로 나섰지만, 여전히 다른 선수들은 팀에 별 보탬이 되지 못했다. FA 로이드를 기대했던 정찬헌과 한현희는 각각 부진-잔부상으로 나란히 실망스러웠으며, 애플러와 최원태는 후반기에 모두 불펜으로 보직을 옮기며 풀타임 소화에 실패했다. 전반기만 해도 ERA 1점대 트리오 3명(김재웅 40.2이닝 1.11 - 이승호 38이닝 1.89 - 문성현 34.1이닝 1.57)과 하영민-김태훈의 선방까지 겹치며 괜찮아보였던 구원진은 후반기 그야말로 멸망. 양현(23.2이닝 6.85) - 김선기(22.2이닝 5.56) - 윤정현(19.1이닝 4.19)이 셋업맨으로 번갈아 나설 정도로 망가지고 말았다. 이러한 불펜진 뎁스의 부족은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SSG에게 패배하는 이유가 되기도.

 

 

(S) 안우진 (WAR 7.92)

15승 8패 2.11

30경기 196이닝 131피안타 4피홈런 59사사구 224탈삼진

.188 .250 .268

 

21세기 선발 시즌 5위(WAR 기준),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2위 달성, 10년 만에 국내투수로서 200탈삼진 달성, 기타 등등... 학교폭력 이슈만 없었더라면 더 압도적인 표차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을 것이다.

 

원래도 좋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던 투수였지만, 슬라이더를 정교하게 존에 넣었다 뺐다 할 줄 알게 되면서 리그 최고의 선발로 올라섰다. 작년 불리한 카운트(볼>스트라이크)에서는 직구 69.4%, 슬라이더 26.1%를 구사했지만 올해는 직구 53.2%, 슬라이더 41.9%를 던졌다. 좌타자를 상대로 존 안에 들어가는 슬라이더도 36.9%에서 45.1%로 증가했고, 직구도 4% 가량 더 많이 존에 넣었다. 상대 타자들이 커브에 스윙한 비율은 28.1%에서 39.3%로 급격하게 올라왔다. 우타자 상대 작년 타율 .271 장타율 .542를 기록했던 슬라이더 성적은 올해 타율 .176 장타율 .248로 떨어졌다. 정규시즌 30회의 선발등판에서 24회의 QS를 기록했고, 단 한 번도 5회 이전에 내려가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도 물집 이슈에도 불구하고 부동의 1선발로 활약했다. 올해의 피칭이 운이 아닌 클래스라는 걸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A) 요키시 (WAR 5.68)

10승 8패 2.57

30경기 185.1이닝 169피안타 8피홈런 38사사구 154탈삼진

.244 .282 .331

 

역시 한국에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찍었다. 안우진만큼은 아니었지만 정규시즌 30경기 선발 등판에서 23경기 QS를 기록했고, 조기강판도 8월 23일 KIA전 단 한번뿐이었다. 승수는 지난 4년간 가장 적지만 개인 최다 이닝과 최다 탈삼진을 기록했고, 안우진과 김광현에 이어 투수WAR 3위에 올랐다. 데뷔 초에는 슬라이더를 일정 비율 이상 던졌으나 첫 해 12.2%였던 슬라이더 구사율은 5.3%까지 낮아졌으며, 이제 좌타자를 상대로는 사실상 투심-커브 두 구종만 가지고 승부를 보는 투수로 바뀌었다.

 

작년 우타자를 상대로 .291 .759, 좌타자를 상대로 .189 .452를 기록했는데 올해 성적도 우타자를 상대로 .277 .704, 좌타자를 상대로 .194 .465를 기록하며 좌우 스플릿이 심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내내 좋은 투수였지만 8월에는 피안타율 3할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웠는데, 일단 체인지업으로 강한 타구를 허용하는 빈도가 늘어났던 걸로 미루어볼 때 (2itracking 기준) 우타자를 상대할 무기가 마땅찮았다는 점이 원인으로 보인다. 커브 타율도 작년에는 우타자 상대 1할 7푼대였지만 올해는 .301이다. 시즌 말로 갈수록 투구패턴에 변화가 생기고 커브를 던지는 타이밍이 점차 읽히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 (아래 이미지 참고)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커브가 충분히 낮게 떨어지지 않아 상대 타자들이 요키시가 무슨 공을 던질지 예측하고 타격하던 장면을 보면 일리가 있다고 본다.

 

 

 

(A) 김재웅 (WAR 3.62)

3승 2패 27홀드 13세이브 2.01

65경기 62.2이닝 39피안타 4피홈런 33사사구 56탈삼진

.179 .287 .280

승계주자실점률 28.6% (4/14)

 

구원WAR 3위, 구원WPA(3.51) 1위로 KBO를 평정했다. KBO 최초 한 시즌에 20홀드-10세이브를 기록한 구원투수가 되기도 했다. 올해도 역시 효자구종은 체인지업. 우타자 바깥쪽 아래로 완벽하게 꽂히는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091에 불과했으며, 올해 우타자 피안타율 .165를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작년 심각했던 제구 문제도 올해는 약간이나마 개선됐다. (BB/9 5.57 → 4.17)

 

큰 움직임의 수직무브먼트를 자랑하는 직구는 올해도 피안타율 .186으로 강력한 무기였으며, 높은 코스에 던졌을 때 효과가 좋았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VAA(Vertical Approach Angle)이란 개념으로 김재웅의 호투를 설명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하면 VAA는 홈플레이트에 공이 어떤 각도로 들어오느냐를 말하는 것이다. 공의 궤적이 홈플레이트와 이루는 각도가 낮을수록 직선에 가깝다는 뜻이고, 릴리스포인트가 낮은 선수가 공을 높은 코스에 던질수록 타자가 공을 배트에 맞히기 어렵다. 어퍼스윙을 하는 타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재의 추세를 고려할 때, 김재웅은 이런 타자들을 카운터칠 수 있는 조건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것이다. (수직무브먼트가 높다 = 공이 덜 떨어진다 / 그런데 그런 공을 낮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높은 코스에 던진다 → 타자가 컨택하기 더더욱 까다롭다)

 

아직 슬라이더의 완성도가 높지 않아 좌타 상대로 간혹 장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점만 개선된다면 더더욱 무서운 구원투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B) 이승호 (WAR 1.49)

3승 2패 10홀드 10세이브 3.58

53경기 50.1이닝 44피안타 7피홈런 30사사구 44탈삼진

.249 .354 .418

승계주자실점률 40.9% (9/22)

 

전반기에는 구원진의 영웅이었고, 후반기에는 그냥 구원진의 싹 난 감자였다. (전반기 39경기 ERA 1.89 피OPS .642 / 후반기 14경기 ERA 8.76 피OPS 1.152) 우타자 바깥쪽-좌타자 몸쪽 코스의 결과물이 특히 좋지 않았다. 8월에 옆구리 통증을 느끼며 이탈했는데 직전 성적이 안 좋았던 것은 통증의 여파로 보이나, 임시마무리를 맡았던 6월에도 12이닝에서 볼넷 8개를 내줄 정도로 제구는 좋지 않았다. 1군 투수로서 갖출 수 있는 무기는 대부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남은 과제는 영점을 잡는 것뿐이다. 이승호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의 위용을 다시 보여주며 좌완 선발을 맡아줘야 팀이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다.

 

 

(B) 문성현 (WAR 1.23)

1패 9홀드 13세이브 3.27

45경기 41.1이닝 34피안타 3피홈런 15사사구 32탈삼진

.224 .293 .316

승계주자실점률 22.2% (2/9)

 

7년 만에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고, 김태훈이 4월 말 충수염 수술로 빠지면서 마무리까지 맡았다. 5월 중순 이승호와 보직을 맞바꾸어 다시 셋업으로 돌아갔다가, 6월 중순 이승호가 부진하자 다시 마무리로 복귀했다. 이후 14일 두산전부터 7월 26일 KT전까지 세이브 10개를 기록했지만, 7월 말 삼성-KT와의 3경기에서 박병호의 끝내기 투런을 포함해 5실점하고 8월 말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아웃되었다. 1군에서 쌓은 경험과 좋은 구위로 불펜진의 상수가 되나 했으나, 2015년 91.2이닝 이후 1군에서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투수가 시즌을 완주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였다.

 

직구-슬라이더 딱 두 구종만 던졌으나 다른 좌상바 투수들과는 다르게 슬라이더로 스윙을 끌어내는 솜씨가 탁월했고 (슬라이더 스윙률 우타 50.3%, 좌타 53.5%)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이끌어낸 비율도 28.4%에 달했다. 좌타자 몸쪽 아래와 우타자 바깥쪽을 노리는 정교한 로케이션도 호성적의 원인 중 하나였다. 1년을 꾸준하게 던질 수만 있다면 내년에도 힘이 될 수 있는 투수다.

 

 

(C+) 김태훈 (WAR 1.19)

3승 2패 10홀드 9세이브 3.14

43경기 43이닝 40피안타 3피홈런 22사사구 34탈삼진

.255 .339 .357

승계주자실점률 66.7% (6/9)

 

작년 조상우를 백업하다가 올해 처음 풀타임 마무리를 맡았으나, 김헌곤의 투땅 병살타와 푸이그의 보살 등으로 대표되는 4월 삼성 시리즈로 어렵게어렵게 출발했다. 4월 말 충수염 수술로 1군에서 이탈했다가, 6월 초 1군에 복귀했다. 볼넷과 땅볼이 많은 투심피처의 숙명을 변으로 삼더라도 결코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투구내용이 많았다. 내년에는 마무리 대신 셋업맨으로 돌아가는 게 현명해보인다.

 

 

(C+) 애플러 (WAR 1.33)

6승 8패 4.30

33경기(25선발) 140.1이닝 172피안타 13피홈런 46사사구 86탈삼진

.304 .355 .437

 

초반 두 달은 순조롭게 질주하며 팀의 3선발로 제 역할을 다하는가 싶었고, 5월 27일 롯데전 완봉승으로 절정에 올랐다. (4-5월 10경기 ERA 2.72) 그러나 가장 높이 올라간 시점은 내리막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했다. 6월에는 5경기 20이닝에서 20실점을 하며 부진했고, 이후 7월부터 선발과 구원으로 번갈아가며 등판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피칭은 있었으나 근본적으로 시즌 내내 결정구 부재로 인한 피안타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았다. 체인지업은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고, 시즌 중 추가했던 포크볼도 제구가 정교하지 않으며, 직구와 슬라이더 이외에 다른 대안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직구 구속이 빠른 것도 혹은 리그 내 다른 우완과 비교했을 때 움직임에서 강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최원태-정찬헌-한현희 등 누구 하나 제 몫을 하지 못한 후순위 선발들에 비해 이닝을 꾸준하게 먹어줬다는 점은 좋으나, 딱 가성비로 쓰는 투수의 성적을 냈다. 타국에서의 행운을 빈다.

 

 

(C) 최원태 (WAR 1.20)

7승 5패 3.75

26경기(20선발) 105.2이닝 93피안타 5피홈런 45사사구 63탈삼진

.237 .313 .338

 

4월 5경기에서 1점대 ERA를 기록했는데도 1군에서 말소당해 세간의 의문을 자아냈으나, 철저하게 BABIP신의 도움으로 쌓은 성적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었다. 이후 5월에는 제구와 카운트싸움 등 세부내용에서 개선된 면을 보여주며 로테이션에서 자리를 잡나 싶다가, 6월부터 예년의 모습을 그대로 보이며 미끄러지기 시작했고, 8월 말 결국 골반통증으로 이탈했다. 9월 23일 두산전에서 무사 만루를 틀어막으며 복귀했으나 결국 잔여시즌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운빨피칭을 이어가다가 플레이오프부터 환골탈태, 김재웅과 셋업-마무리 자리를 나눠맡으며 필승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팀의 허약한 불펜진 때문에 단기간에 너무 굴러 결국 김강민에게 5차전 끝내기 홈런을 맞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지난 4년간 제구는 계속 안 좋아지고 있고, 탈삼진 비율도 낮아지고 있으며, 소화한 이닝도 가장 적다. 로케이션이 시원찮아지는 체인지업 비율을 줄이고 (25.7% → 23.1% → 16.9%) 130km/h대 중반, 불펜에서는 140대 초반까지 나오는 슬라이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10.6% → 17.9% → 24.5%)

 

프런트라인 선발로 갈 수 있는 잠재력과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경기 내에서 일관성있는 투구를 하지 못하는 게 3년 내내 발목을 잡았다. 이제 한국에서도 변형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아져 최원태의 투심패스트볼은 '생소함'으로는 딱히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구속이 올라가도 못한 적이 있기 때문에 구속 상승은 해결책으로 적절한 답안은 아니며, 결국 한 경기 내에서 한결같이 마음먹은 대로 던질 수 있는 침착함을 유지하느냐가 앞으로의 생존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다. 한국시리즈에서의 불펜 경험이 훗날의 성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C) 하영민 (WAR -0.15)

5승 3패 2홀드 3.43

41경기 39.1이닝 35피안타 4피홈런 21사사구 23탈삼진

.235 .322 .396

승계주자실점률 58.8% (10/17)

 

원래는 D로 가야 하는 레벨이나, 오랜만에 복귀했다는 걸 감안해서 옛정으로 C 부여. 시즌 초에는 새로운 필승조 발견? 이라는 느낌으로 설레발을 떨게 했으나 5월부터 분식과 주자쌓기로 일관하더니 결국 말소.

 

과거 선발을 하던 가락으로 이 구종 저 구종 많이 던지기는 하나 (2itracking 기준으로 무려 6가지 구종을 던진다) 어느 것도 1군에서 특장점으로 꼽을 만한 것이 없다는 게 문제. 덕분에 우타자 상대로는 괜찮았으나 (.177 .520) 좌타자 상대로는 배팅볼러였다. (.294 .915) 체인지업이나 커브가 1군의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와야 한다.

 

 

(C) 김선기&윤정현 (WAR -0.20 / -0.42)

3승 1패 4홀드 1세이브 5.15 / 26경기 36.2이닝 39피안타 1피홈런 21사사구 30탈삼진

1승 1패 4홀드 6.35 / 17경기 22.2이닝 27피안타 2피홈런 17사사구 17탈삼진

 

늘 치를 떨게 하던 듀오였으나 올해는 9월에 좀 던졌기 때문에 역시 C 부여. 물론 이 정도 던진 걸로 C를 주는 것 자체가 얼마나 기대감이 없는지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김선기는 시즌 초에는 대체선발을 준비하다가, 8월에 롱릴리프로 던지다가 9월부터 셋업으로 전업. 윤정현도 9월에 셋업이나 그에 준하는 보직으로 자주 등장.

 

김선기는 9월에 13경기에 등판하며 나름 안정된 제구를 보였으나, 그 이외의 기간에는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장재영이나 이명종급에게나 지적해야 할 '유인구 코스로 가지 않는 슬라이더' 얘기를 만31세 투수에게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황당할 뿐이다. 평균 145km/h의 좋은 직구를 가지고도 직구 피안타율이 3할이 넘는 이유다.

 

윤정현은 좌투수인데도 좌타자에 약한데 (우타 상대 54타석 .250 .646, 좌타 상대 52타석 .366 1.012) 역시 움직임이 큰 투심패스트볼 외에 마땅한 구종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팔각도를 내리기 전이나 내린 후나 체인지업 하나는 승부용으로 먹혔던 김성민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D) 양현 (WAR 0.04)

3승 2패 5홀드 2세이브 5.15

25경기 36.2이닝 39피안타 4피홈런 18사사구 14탈삼진

.273 .348 .392

승계주자실점률 40% (2/5)

 

작년의 제구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여전히 타자들은 양현이 뭘 던질지 알고 있다. 지난 3년간 1군 불펜에서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어느 정도 전력분석이 된 상태일 것으로 짐작된다. 스트라이크존 하단을 활용하는 투수라 존 확대에도 그다지 영향을 안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필승조보다는 롱릴리프 자리에서 좋았던 시절의 피칭을 다시 찾는 데 주력하는 게 좋겠다.

 

 

(F) 정찬헌&한현희 (WAR -0.24 / 0.36)

5승 6패 5.36 / 20경기 87.1이닝 106피안타 13피홈런 34사사구 42탈삼진

6승 4패 4.75 / 21경기 77.2이닝 83피안타 9피홈런 32사사구 59탈삼진

 

명예회복을 노리는 FA 듀오였으나 나란히 실패. 두 명이 던진 성적을 합쳐놓으면 그래도 로테이션 선발 한 명의 성적으로는 나쁘지 않아보이는데, 이걸 합쳐서 연봉이 5억이 넘는 선수들이 로스터 두 자리를 차지하고서 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정찬헌은 구위의 약점이 두드러지는 한 해였고, 본인은 로테이션 선발로 자신이 있다고 하나 내 눈에는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 동안 고생한 점을 생각해서 사트로 풀어줘도 좋겠다. 한현희는 변화구 얘기를 몇 년째 하고 있는데, 그 동안 나아진 게 없으니 그냥 미계약 상태로 쭉 처박아놓으면 워크에식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기타) 김동혁, 이영준, 박승주, 이명종, 김성진, 장재영

김동혁 24경기 26.2이닝 ERA 4.73

이영준 26경기 21이닝 ERA 4.29

박승주 27경기 25이닝 ERA 4.32

이명종 27경기 27.1이닝 ERA 5.27

김성진 23경기 21.2이닝 ERA 7.89

장재영 14경기 14이닝 ERA 7.71

 

김동혁에게 가장 주목할 점은 구속의 엄청난 상승. 2itracking 기준으로는 128.8km/h에서 135.7km/h로, 스탯티즈 기준으로는 130.0km/h에서 136.3km/h까지 패스트볼 구속이 뛰어올랐다. 작년 82이닝에서 고작 3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26.2이닝에서 18개의 삼진을 뺏어내며 K/9 비율에서 상당한 개선을 이뤄냈고, 몸에 맞는 공의 개수도 14개에서 1개로 줄였다. 기존에도 좌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경쟁력있는 체인지업을 던지던 투수였던 만큼, 내년에 커브와 체인지업 두 구종을 잘 갈고 닦는다면 필승조 불펜으로 나서도 이상하지 않다.

 

이영준은 1년의 재활을 거쳐 복귀했으나 안정되지 않은 제구력 (BB/9 5.57, 피출루율 .424)으로 믿음을 주는 투수는 아니었다. 2020년 5-6월 보여주었던 좌완 셋업맨으로서의 우위는 올해 상당 부분 사라졌는데, 다시 1군에서 통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보조구종의 발전이나 구속 회복 중 어느 하나가 필요하다.

 

박승주는 커리어 최고인 27경기 25이닝에 출전하며 1군 상수로 진입을 노렸으나, 보조구종 부재로 인한 극심한 좌우스플릿 (우타 상대 59타석 .152 .578 / 좌타 상대 55타석 .295 .971)과 25이닝에서 24사사구를 내줄 정도로 심각한 제구력이 발목을 잡았다. 프로야구에 우타 상대 원포인트라는 보직은 없기 때문에, 사이드암/언더핸드 투수를 계속 영입하고 있는 팀 사정상 기회를 많이 줄 수 없다. 김재웅에 비견할 수 있는 수직무브먼트의 직구를 던진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좌타자를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해보인다.

 

이명종은 2군 수준에서는 21경기 33.1이닝 ERA 3.24로 준수한 결과물을 만들었으나, 1군에서는 6월 초심자의 행운이 마감된 이후 7월부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타 상대로는 괜찮은 슬라이더를 던지지만 직구 구속이나 구위(혹은 수직무브먼트) 어떤 점에서도 특별히 강점이 없었다. 그나마 쫄아서 볼넷을 내주는 타입이 아니라 제구력이 부족해서 볼넷을 내주는 타입인 게 긍정적으로 볼 만한 요소. 내년에는 올해 드러낸 약점을 극복할 만한 방법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

 

김성진은 작년 행운으로 수비수에게 걸렸던 타구들이 올해 수비수 사이를 뚫고 지나가자 최악의 성적을 냈다. 직구 피안타율이 5할에 가까운 현재의 스탯은 차마 말이 안 나오는 수준. 대졸 투수라 그렇게 많은 시간여유가 있지 않으므로 일단 군대에 다녀오는 게 어떨까 싶다.

 

장재영은 직구 제구에서 조금 발전이 있었으나, 공이 존에 들어가니까 이번에는 타자들에게 두드려맞는 약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슬라이더나 커브 중 어느 하나만 존 비슷하게 가도 성적이 훨씬 개선될 텐데, 질롱 코리아에서의 발전을 기대해보자.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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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키움 히어로즈

팀타율 .259 (7위) → .252 (9위)
팀출루율 .347 (5위) → .333 (6위)
팀장타율 .376 (7위) → .364 (9위)
팀홈런 91 (8위) → 94 (9위)
팀도루 97 (6위) → 63 (9위)
팀득점 722 (4위) → 621 (8위)
팀BB% 10.5 (6위) → 9.3 (4위)
팀K% 18.6 (8위) → 18.3 (6위)
팀RAA주루 5.29 (1위) → 3.31 (4위)
팀DER .683 (6위) → .689 (3위)


푸이그를 데려온 건 희망찬 요소였으나 김준완-강민국을 제외하고 별다른 보강이 없었으니 잘될 거라는 걸 기대하는 게 양심이 없었던 타선이었고, 결국 그대로 실행되었다. 이정후의 KBO 초토화와 최고의 도우미 푸이그의 지원사격 속에서도 팀 타선 생산력은 시즌 내내 한 번도 제대로 올라오지 못하고 바닥을 기었는데, 특히 1번 타순 기록 .192 .315 .226과 2번 타순 기록 .252 .319 .330은 경악할 만한 수치다. 리그 최악의 1번과 최악 바로 위의 2번을 두고도 113타점을 쓸어담은 이정후가 신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나마 작년에 좀 적극적으로 바뀌었던 스윙빈도를 줄여봤지만 딱히 득점을 많이 내는 데는 소용이 없었고, 몇 년간 팀의 공격 루트 중 하나였던 도루도 김혜성을 제외하면 두자릿수를 기대하는 게 힘든 타자들의 영향으로 폭락했다.


(S) 이정후 (WAR* 9.23, wRC+ 182.5)
.349 .421 .575
627타석 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66볼넷 32삼진

인간이 아니라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고, 이미 발을 들이고 있다. 193안타는 개인 최다안타 타이 기록이며, (1) 20홈런을 넘기면서도 삼진 비율을 5%대로 유지한다 (2) 외야 WAR* 9를 넘긴다 라는 시즌 전에 들었으면 터무니없는 농담이라고 여겼을 고지마저 점령했다. (KBO 역사상 단일시즌 WAR* 9를 넘긴 외야수는 2003년 심정수 한 명뿐이다.)

더 많은 공을 외야로 보냈는데도 (외야 타구 58.5% → 60.5%) BABIP는 작년의 .373에서 .339로 낮아졌다. (본인도 이를 알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 낮아진 외야 타구 타율과 연결지어본다면 (.627 → .571) 올해의 이정후는 오히려 운이 안 좋았다는 가설을 세워볼 수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좌타 상대 슬라이더 타율은 .218로 데뷔 후 6시즌 중에 가장 낮으나, 포심 및 투심 상대 타율은 각각 .377, .372에 달한다. 유인구에 대한 약점을 각오하고 끌어올린 장타율도 주목해야 하는 요소다.

이정후의 구종별 장타율

수비는 작년부터 이미 풀타임 중견수에 어울리는 수준까지 올라왔고, 이제 중견수 자리에서도 최고급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시즌 중에 두세 번 정도 실수가 있긴 했으나, 144경기 전체를 놓고 볼 때 타구판단, 송구능력, 판단력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것이 없다.

장담한다. 현재 KBO 레벨에서 올해의 이정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선수는 내년의 이정후밖에 없다.


(A) 김혜성 (WAR* 4.80, wRC+ 123.9)
.318 .373 .403
566타석 516타수 164안타 4홈런 48타점 34도루, 47볼넷 83삼진

2루수로 옮기면서 송구의 약점이 커버되고 드디어 제 자리를 찾았다. 시즌 종료 후 KBO 역사상 최초로 내야 키스톤 두 자리에서 모두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가 된 것은 덤으로 따라온 영광이다. 부상과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올해 34개의 도루에 성공했고, 삼진 비율은 데뷔 이후 가장 낮다. 대체로 높은 코스에 강점을 보이는 반면 가운데 직구나 낮은 코스에는 약했다. 수비에서는 실책을 많이 줄이긴 했지만 아직 분위기에 좌우되는 일이 많다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

의외의 사실. 김혜성의 시즌 타구속도는 134.2km/h로 이대호(134.0) 구자욱(133.9) 양석환(133.4) 박동원(133.1) 같은 타자들보다 높다. 어느 날 갑자기 두자릿수 홈런을 치게 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

별로 신기하진 않은 사실. 데뷔 초에 김혜성의 Comparison을 '유격수 보는 김종국' 정도로 잡았다. 지금은? 한 시즌만 더 뛰면 김종국의 통산 WAR*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 (김혜성 통산 15.10, 김종국 통산 19.46) 2년을 더 뛰면 KBO 2루수 역대 Top 10에 입성할 것이다. 김혜성은 올해 겨우 만23세 시즌을 치렀을 뿐이며, 앞으로의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같은 나이에 정근우는 내외야 유틸을 돌며 WAR*로 마이너스를 찍고 있었고, 김성래는 고작 70타석에 들어선 대타 요원이었다. 안치홍과 박정태도 만23세 시즌까지 WAR* 10을 돌파했으나, 김혜성의 페이스에는 미치지 못했다.


(B+) 푸이그 (WAR* 3.78, wRC+ 143.4)
.277 .367 .474
547타석 473타수 131안타 21홈런 73타점, 58볼넷 100삼진

전반기에는 296타석 .245 .331 .410으로 실망스러웠으나, KBO 선수들의 바깥쪽 유인구에 적응한 이후에는 성적이 한결 좋아져 후반기 251타석에서 .316 .410 .552를 기록하며 타선의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우투 상대 중앙-바깥쪽 존에 강했고, 특히 직구와 슬라이더에 모두 강점을 보였다. (우투 상대 직구 .311 / 슬라이더 .309) 반면 좌투들이 던지는 직구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좌투 상대 직구 .164)

예상했던 항명 문제 등은 터지지 않았으나, 수비에서 1루 주자가 3루로 뛰면 무조건 3루에 다이렉트 송구를 하려는 경향을 여러 차례 보였고 상대팀들이 이를 시리즈 내내 이용했다. 홈런성 타구를 감상하며 걷다가 2루에서 태그아웃을 당하고 다음날 문책성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B) 이지영 (WAR* 1.26, wRC+ 75.6)
.267 .303 .331
450타석 420타수 112안타 2홈런 37타점, 20볼넷 44삼진

137경기 994.2이닝을 포수로 소화하며 든든하게 안방을 지켰다. 물론 지난 2년간 한 차례도 없었던 포일을 4개 기록하며 가끔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기도 했지만, 포수의 블로킹 능력을 나타내는 Pass/9 수치는 .371로 2018시즌(.370) 이후 가장 낮다.

밀어치는 타구 비율이 당겨치는 타구 비율을 역전했고, 2018-2019년 21%대를 기록하며 '초구지영'의 명성과는 괴리를 보였던 초구 스윙률이 다시 오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스윙비율 53.1%, 초구스윙률 29.3%) 직구 .286, 투심 .406으로 아직 빠른 계열 구종에 스윙할 수 있는 반응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다행이다.


(B) 김태진 (WAR* 0.29, wRC+ 77.5)
.268 .315 .295
276타석 254타수 68안타 20타점, 17볼넷 30삼진

트레이드 당시에는 지명권과 현금에 붙은 영수증 정도로 생각했으나, 의외로 1년을 쏠쏠하게 버틴 선수 중 하나였다. 5월에는 월간 타율 3할을 치며 괜찮았지만, 우측 발목 인대 파열로 이탈했다가 복귀한 이후 어느 정도 선을 유지하다가 8월 27일 LG전부터 9월 7일 삼성전까지 20타석 넘게 무안타를 기록하며 급격하게 부진했다. 이러다가 다시 9월 13일 KIA전부터 9월 21일 삼성전까지는 8경기 연속 안타를 쳤고, 하루 쉬고 다시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9월을 마감했다.

작년 KIA에서는 주로 3루수였지만 수비하는 스타일이 2루에 더 어울린다고 지적한 적이 있었는데, 의외로 이적 후에는 1루수로 가장 먼저 출장했고 시즌 통틀어 총 38경기 253.2이닝에서 1루를 지켰다. 물론 경험부족과 떨어지는 신체사이즈 때문에 이는 좋지 않은 선택이었고, 가끔 미들인필더 출신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호수비 몇 번을 제외하면 정면강습타구 수비나 홈 수비 판단, 내야송구의 포구 등 모든 면에서 평균 아래였다. 9월에는 김혜성의 부상으로 2루수로도 출전했지만, 좌우수비범위도 아쉬웠고 포구도 썩 깔끔하지는 않았다.

반면 포스트시즌에는 최고의 타자였다. 이번 포스트시즌 48타석에서 딱 .333을 기록하며 공격에서는 세 번의 시리즈에서 모두 안정적인 상수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한 포지션을 쭉 지키기보다는 만능백업요원으로 주전들을 뒷받침해줄 수 있다면 그 가치가 더욱더 빛날 것이다.


(C+) 김휘집 (WAR* 1.58, wRC+ 93.6)
.222 .326 .336
393타석 333타수 74안타 8홈런 36타점, 39볼넷 115삼진

펀치력이라는 게 있다는 건 체감했는데, 반대급부로 먹는 삼진이 너무 많았다. 올 시즌 김휘집은 5월부터 9월까지 단 1개월조차도 삼진 개수가 안타 개수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8월 91타석에서 5홈런을 칠 때도 삼진은 24개였으며, 9월 이후 77타석에서는 단 8안타(2루타 4, 홈런 1)에 그치면서 삼진을 또 24개나 당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대통령이 부유층에게 김휘집 성장세마냥 세금을 물렸다면 이 나라는 진작에 요람부터 무덤까지 보장하는 복지국가의 탄탄대로를 걸었을 것이다.

수비는 작년보다 정말 조금 나아졌다. 정면타구를 뒷걸음질하면서 잡는(!) 경악스러운 모습은 없어졌으며, 적어도 제 자리에서 공을 잡기는 했다. (물론 전진대시하며 나가는 경쟁자 신준우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 그러나 운동능력과 BQ가 유격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으며, 그게 아예 근거없는 폄하가 아닌 거 같다는 점이 큰 문제다.

상대 투수들이 내년부터는 한가운데나 하이패스트볼 혹은 슬라이더 실투를 맞혀서 쉽게쉽게 장타를 만들 수 있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 후반기에는 과정까지는 잘 진행했으나 결국 마지막에 공을 컨택하지 못해서 실패하지 않는 타석이 너무 많았는데, 내년에 반드시 이 점을 개선해야 한다.


(C) 송성문 (WAR 2.01, wRC+ 88.1)
.247 .302 .371
601타석 547타수 135안타 13홈런 79타점, 45볼넷 65삼진

수비에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3루수로 성장한 대신, 공격에서는 리그 잔루 1위(285)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남겼다. 최근 5년간 이만큼 잔루를 만든 선수는 팀 동료였던 2018시즌의 김하성밖에 없는데, 그 시즌 김하성의 WPA가 1.01인데 올 시즌 송성문의 WPA는 -1.23이다. 형편없는 성적에 기여한 제1원인은 외야로 탈출하지 못하고 내야에 갇히는 타구. 작년 20.2%였던 내야뜬공이 올해 39.8%까지 튀었다.

송성문 2022시즌 코스별 타율

상대가 일단 하이패스트볼로 상대하면 거의 안타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약했던 반면, 가운데로 들어오는 실투는 무난하게 잘 쳐냈다. 타격기술이나 펀치력 어느 하나가 크게 떨어지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는 반드시 성과를 내줘야 한다.


(D) 전병우 (WAR* -0.31, wRC+ 68.2)
.203 .288 .315
231타석 197타수 40안타 5홈런 21타점, 17볼넷 68삼진

포스트시즌에는 영웅이었으나 정규시즌에는 왜 히어로즈 같은 팀에서 1루 대수비를 60경기 이상 봐야 하는지 심각한 고찰을 하게 만들었던 선수. 직구에는 어느 정도 대처했으나 커브 같이 타이밍을 빼앗는 구종에는 쥐약이었고 (커브 상대 타율 .057) 그나마 가지고 있던 참을성도 사라졌다. (볼넷 비율 12.7% → 7.4% / 스윙 비율 40.2% → 46.9% / 초구스윙률 22.7% → 35.5%) 뜬금포와 1루 수비라는 두 가지 툴은 확실히 좋으나 타석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크게 의미가 없다. 1루수라면 최소 리그 평균 수준의 타격은 되어야 한다.


(D) 김준완 (WAR* -0.13, wRC+ 74.9)
.192 .339 .246
398타석 317타수 61안타 1홈런 28타점, 64볼넷 71삼진

올해 팬덤 내에서 벌어진 가장 격렬한 논쟁 중 하나는 김준완에게 1번을 맡겨도 되느냐였다. 찬성하는 자들은 김준완의 타출갭 및 형편없는 다른 하위타선들의 출루율에 초점을 맞췄고, 반대하는 자들은 주전 중 바닥에서 1,2위를 달리는 OPS와 낮은 타율에 더 주목했다. 김준완에겐 죄가 없다. 그를 400타석 가까이 내보낸 감독이 잘못일 뿐이다.

원래도 공격력을 바라고 영입했던 선수는 아니나, 경기에서 보여준 실적은 더 심각했다. 그나마 칠 줄 아는 공은 좌투수가 몸쪽에 꽂아넣는 공인데, 그거 하나를 보고 기용하기에는 타석에서의 생산력이 너무 형편없었다. 기대했던 수비는 NC 시절 걔는 바꿔치기당했냐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공을 잘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흘리기도 하고 (최원태의 멘탈을 박살내놓은 시즌 후반 두산전 바로 그 경기다) 어깨는 2루 주자들이 모두 홈을 노리면서 달려가는 수준이었다.


(D) 이용규 (WAR* -0.41, wRC+ 67.7)
.199 .326 .221
326타석 271타수 54안타 21타점 12도루, 45볼넷 42삼진

가장 형편없는 타자였고, 가장 훌륭한 주장이었다. 인플레이 타구 비율이 크게 줄어들고 (76.6% → 70.9%) 내야에 갇히는 타구가 많아졌다. (내야 타구 비율 48.2% → 63.3%) 5월 견갑골 부상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부상 이전이나 부상 이후나 타구의 질을 판단할 수 있는 재료들인 타구 속도, 발사각, 땅볼 비율 등에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부상 직후 6월에는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이 되는 모습이 나왔다. 이용규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던 만큼, 내년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느낌으로 최선을 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F) 김웅빈 (WAR* -0.05, wRC+ 81.5)
.226 .326 .313
135타석 115타수 26안타 1홈런 11타점, 13볼넷 38삼진

김웅빈의 성장은 박병호 이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필수요소 중 하나였고, 완벽하게 실패로 끝났다. 리뷰를 쓰면서 열심히 찾아봤다. 도대체 어떤 요소를 긍정해야 하는가? 못 찾아서 할 말이 없다.


(기타) 박찬혁, 김수환, 임지열, 이주형
박찬혁 175타석 .211 .274 .354 wRC+ 81.8
김수환 168타석 .179 .297 .307 wRC+ 74.9
임지열 148타석 .275 .331 .344 wRC+ 91.2
이주형 85타석 .169 .294 .211 wRC+ 55.7

박찬혁은 4월만 해도 87타석에서 .241 .310 .468의 우수한 성적을 선보이며 신인왕 레이스의 선두로 치고 나가는 듯 했으나, 5월부터 부진과 부상이 이어지며 결국 1군에서 사라졌다. 장타력은 1군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했으나, 약점이 많고 수비 또한 보완이 필요해 내년에는 2군에서 시작하는 게 최선일 듯 하다.

김수환은 괜찮은 2군 성적과 한결 나아진 1루 수비를 기반으로 1군 풀타임 멤버에 도전했으나, 5월 말~6월 초의 반짝 활약을 끝으로 서서히 페이스가 내려가며 끝내 형편없는 기록을 남기며 시즌을 끝냈다. 역시 장타력은 준수하니 1군 수준의 직구에만 적응이 끝난다면 상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임지열은 8월 말부터 2번 타자 겸 좌익수 혹은 지명타자 자리를 차지하며 148타석을 소화했다. 2군 성적이 뛰어난데도 그 동안 잘 기용되지 않았는데, 이전과 달리 공수 양면에서 분명히 레벨업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에 내년에는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형은 5월에 주로 집중적으로 기용됐으나 큰 소득이 없이 한 해를 마무리했다. 고졸 2년차치고 훌륭한 2군 성적을 냈고 타격기술이 괜찮은 타자인데도 유리한 카운트에 들어오는 공을 그냥 흘려보내는 빈도가 잦았다는 게 아쉬운데,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오면 2025시즌쯤에는 라인업 한 자리가 준비되어있을 것이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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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가 이전과는 달리 스토브리그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팀 역사상 11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FA를 영입했고 (이택근이 리턴에 가까웠던 걸 생각하면 사실상 처음이다) 이도 모자라 퓨처스리그FA 하이재킹에 이어 100만 달러 외국인까지 데려오며 불꽃튀는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덕분에 이 혹독해진 겨울도, 따뜻한 무브로 전혀 춥지 않다! 라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푸이그의 재판 과정과 요키시의 불투명한 재계약 여부는 여전히 마음을 얼어붙게 하는 요소다.

 

출처: 키움 히어로즈

 

1. 원종현 FA 영입

11월 19일 NC 투수 원종현과 4년 25억에 계약했다. 조건은 계약금 5억과 연봉 5억이다. 물론 만36세 시즌을 맞게 될 불펜투수에게 4년 계약을 준 것은 상당히 위험한 무브지만, 올해 전반기 ERA 1위(3.23)를 달성했다가 후반기에 ERA 8위(4.68)로 추락한 불펜진 사정을 감안하면 25억에 약점을 메운 것은 오히려 싸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정훈이나 송신영도 만36세 시즌까지는 멀쩡했고, 최영필과 박정진은 만40세 이후에도 리그에서 준수한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원종현이 이들의 뒤를 잇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2015년 암 수술로 시즌아웃된 걸 제외하면 지난 9년 중 8시즌 동안 꼬박꼬박 최소 50경기-50이닝 이상을 출전했다는 점이 굉장한 장점이다. 직구 구속은 데뷔 이후 지금까지 146~147km/h 선을 오가고 있고 (스탯티즈 기준이다) 피장타율이나 허용한 타구의 질, 타구속도 등을 봐도 아직까지 이상 조짐은 찾기 어렵다. 급격하게 꺾일 수도 있는 나이지만 그래도 별다른 위험신호가 없다면 굳이 미리 걱정하진 않아도 될 것이다.

 

방출과 수술로 인한 시즌아웃 및 복귀 등 다양한 일을 겪었고, 마무리 및 셋업으로도 모두 뛰어봤다는 것도 또다른 강점이다.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전수해줄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FA 선수 2명을 제외한다면 최고령이 별다른 경험이 없는 1991년생들인 히어로즈 투수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셋업으로 2년 정도 최고의 활약을 해주고, 이후 2년간 마무리를 잘 준비하며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게 원종현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치다.

 

 

2. 이형종 퓨처스FA 영입

11월 24일에는 한화와의 계약에 가까워보였던 퓨처스FA 이형종을 하이재킹했다. 총 규모는 4년 20억으로, 조건은 1년차인 2023시즌 1.2억, 2024시즌 6.8억, 2025-2026 2년간 6억. 사실 이형종의 가치는 클래스에 대한 기대보다는 지불해야 하는 반대급부가 극히 적다(..)는 데 있었는데, 지나치게 계약규모가 커지는 느낌이 들어 그냥 발을 빼길 원했지만 20억 전액보장이라는 어마어마한 조건을 걸며 데려왔다.

 

올해 키움은 좌타석에서는 .264 .715 wRC+ 105로 리그 평균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우타석에서는 .234 .673 wRC+ 92로 한화 다음으로 우타석 성적이 안 좋은 팀이었다. 코너외야 우타자로 통산 .281 .796, wRC+ 115를 기록하고 있으며, 우투수 상대 1207타석에서 .265 .751, 좌투수 상대 649타석에서 .325 .932로 좌투수에 훨씬 강한 이형종의 영입은 팀의 좌타 편중 현상을 완화해줄 적절한 선택이다.

 

타선의 좌우 편중 말고도 올해 키움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는데, 소위 '파워 포지션'이라고 불리는 1루-코너 외야-DH에서의 공격력 부족이다. 우익수는 그나마 푸이그가 정착하며 괜찮았지만, 지명타자 자리에서 키움의 공격력은 리그 10위, 1루와 좌익에서는 리그 9위였다. 이형종이 이 세 자리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정착해준다면 지난 3년간 우하향하고 있던 타선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이형종의 단점을 꼽으라면 1) 코너외야에서의 안 좋은 수비력 2) 유리몸 3) 좌우 스플릿 현상의 심화 4) 최근 3년간 강한 타구 비율과 타구속도는 줄고 (135.7km/h → 132.6km/h → 131.4km/h) 팝플라이와 뜬공이 늘었다는 것 등 크게 네 가지를 들 수 있겠다. 1번과 2번은 어차피 이형종을 쓰는 한 감수해야 하는 세금이고, 3번과 4번이 걸린다. 이형종 본인은 출전 기회 부족으로 인한 타격감 저하라고 생각하겠지만, 만약 이게 실제 실력의 반영이라면 굉장히 난감해진다. 이쪽도 마찬가지로 박주홍-이주형-박찬혁 등의 신예 중 어느 하나가 자리잡을 때까지 2년은 버텨주는 게 기대치다.

 

 

3.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계약

11월 25일 도미니카 우완 아리엘 후라도(1996년생)와 연봉 85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에 계약을 완료했다. 제이크 브리검과 비슷한 타입이란 얘기도 있고 그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상 코너웍 좋은 투심패스트볼 하나로 마이너에서 쭉 살아남았고, 2019년에는 텍사스 빅리그 무대에서 로테이션 선발을 돌면서 122.2이닝을 던진 적도 있다. 변화구 없는 1툴 선수의 한계를 보이면서 ERA 5.81에 그치긴 했지만, 떨어지는 보조구종 완성도가 MLB에서 약점으로 작용했더라도 KBO에서는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으리라 본다. (후라도에 대한 더 자세한 프로필은 이 글을 참고하자.) 아예 얼토당토없이 망하지는 않을 거 같고, 못하면 NC 라이트(WAR 2 초반대)-중박이면 브리검의 2019시즌(WAR 3 후반대)-대박이 터진다면 KIA 브룩스(WAR 7+)를 예측해본다. 애런 브룩스는 후라도의 프로필을 서번트에서 검색해보면 가장 유사한 선수로 나오는 투수이기도 하다. 자세한 건 시범경기부터 봐야 말할 수 있겠지만, TJS 경력은 요새 투수들이 다 겪는 수술이니 크게 흠잡을 것이 없다. 내년 만27세 시즌으로 투수로서는 전성기에 들어가는 시점이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4. 방출선수 영입 (임창민, 홍성민, 변시원, 정현민)

11월 28일 방출선수 4명을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야수 정현민은 군대를 다녀온 후 재입단을 한 케이스인 듯 하니, 나머지 3명에 대해서만 주로 살펴보자.

 

임창민은 통산 436경기 450.1이닝에서 ERA 3.86을 기록하고 있는 불펜투수로, 원래 히어로즈 출신이었으나 2012년 11월 차화준과 함께 김태형을 상대로 NC에 트레이드된 이후 10년 만에 복귀했다. 원종현과 마찬가지로 마무리와 셋업 경험이 모두 있고, 재작년과 작년 성적을 보면 아직까지 KBO 1군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선수다. 우완 정통파가 모자랐던 키움의 불펜 사정상 일정 이상의 퀄리티가 보장된다면 1군에서 완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성민은 올해 부상으로 1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커리어 초기 KIA-롯데에서 불펜진의 한 축을 맡아줄 수 있는 괜찮은 투수로 경기에 꾸준하게 나섰다.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31경기 31이닝 2.90인데, 역시 작년 정도의 성적(53경기 41.1이닝 ERA 3.92)만 보여주더라도 1군에서 완주를 할 잠재력이 있어보인다.

 

변시원은 데뷔 초 3년을 제외하면 1군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낸 적은 없으나, 지저분한 무브먼트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지는 사이드암이라는 특성상 한현희를 대체하며 김동혁-양현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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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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