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1. 패턴

2번 전병우DH-5번 김태진1B-9번 김혜성2B이라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이어간 5차전, 1회 전병우의 볼넷-이정후의 2루타 이후 김태진의 2타점 적시타로 먼저 2점을 득점했다. 2회에도 김광현을 무사 만루로 흔들고 김준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했다. 6회 송성문의 볼넷-신준우의 희생번트 이후 김혜성의 안타로 (뇌주루가 있었지만 상대 실책으로 2루에서 살기까지 하며) 4점째까지 무난하게 득점. 하지만 안우진이 6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간 마운드가 흔들렸다. 7회말 양현은 선두타자 안타에도 불구하고 이후 3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하며 물러났지만, 8회말 1사 최지훈의 타석에 신준우의 유격수 실책이 나온 후 김재웅이 최정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맞으며 4-2까지 점수 차가 좁혀졌다. 9회말 최원태가 선두타자 박성한을 상대했으나 아쉬운 볼 판정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어서 최주환의 안타 이후 대타 김강민의 역전 끝내기 스리런이 터지며 그대로 패배.

 

6차전 역시 후반기 내내 기용하던 1번 김준완을 포기하고 1번 임지열DH-2번 전병우1B라는 또 하나의 파격을 실행했으나, 다시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3회 임지열의 선제 투런으로 폰트에게 실점을 안기며 앞서나갔으나, 3회말 최지훈의 우중간 안타 때 푸이그가 3루 다이렉트 송구로 최지훈에게 2루를 허용하며 1사 2,3루가 되었다. 애플러가 최정을 인사이드 커브로 (반대투구였지만 전혀 손쓸 수 없는 코스였다) 잡으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으나 한유섬의 1루수 땅볼 때 전병우의 토스가 높게 들어가 2루 주자까지 포수가 백업을 위해 비운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동점. 김휘집의 포구 실책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실점이 늘어나진 않았으나, 5회초 출루를 위해 기용한 박준태 대타로 수비포지션이 김혜성SS-김태진2B-박준태LF로 바뀐 것은 다른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6회초 이정후가 다시 앞서나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지만, 리드를 지키기 위해 올라온 투수 요키시가 맞붙은 첫 타자 라가레스는 2루수 김태진의 실책으로 살아나갔고, 이후 박성한의 타석 때 이지영의 포일로 2루까지 진루. 최주환의 희생번트 이후 김성현의 좌중간 2타점 2루타가 터지며 경기는 또 다시 SSG가 앞서나갔고, 그대로 시리즈까지 끝나버렸다.

 

우세를 장담하기 어려운 매치업에서 안우진과 애플러 두 선발투수가 역투했고 자신의 임무를 달성했으며, 전력상 앞서는 상대팀을 상대로 매번 리드를 잡았으나 그때마다 번번히 수비실책으로 경기가 터진 점은 정말 가을야구 히어로즈의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그나마 예전과의 차이라면 강정호-김하성은 그럴 줄 몰랐던 놈들이 그랬던 거고, 김휘집-신준우는 그럴 줄 알았지만 넘어가주길 바랐는데 결국 저질렀다는 정도일까. 2019년 포스트시즌에서 히어로즈 수비진은 11경기 11실책을 했는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총 15경기에서 22실책을 했다. (김휘집 5실책, 신준우 4실책) 전반기 선두 SSG와 다퉈도 될 정도로 막강했던 수비능력은(DER 기준) 후반기에는 시즌 전체에서 독보적인 꼴찌를 한 롯데 수비진과 별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붕괴했으니, 포스트시즌에 잘 넘어갔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었으리라.

 

여기에 시즌 내내 보강이 없었던 불펜진은 막판에는 윤정현과 김선기가 셋업맨 자리에서 등판할 정도로 붕괴했으나, 가을야구에는 드디어 플레이오프부터 정신을 차린 최원태가 김재웅-김동혁의 필승조에 합류하며 승리공식을 만드는 듯 했다. 그러나 2019 조상우를 뛰어넘는 무리한 등판일정에 김재웅과 최원태의 어깨는 피로를 견디지 못했고, 결국 5차전 최정에게 걸리는 행잉슬라이더와 김강민의 방망이에 걸리는 0-2 카운트에서의 높은 슬라이더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

 

 

2. 한 해의 끝

2014년이 끝나고 나서는 안타까우면서도 내년에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었다. 2019년이 끝나고 나서는 이 화려한 멤버로도 안 되는가 하는 참담함이 있었다. 올해는... 그냥 지긋지긋하다. 준우승이라는 말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양키스의 前 구단주였던 조지 스타인브레너의 명언 몇 개만 인용해보자.

 

-살아있는 것 다음으로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하는 것이다. (Winning is the most important thing in my life, after breathing. Breathing first, winning next.)

-2등은 그냥 첫 번째 패배자다. (Second place is really the first loser.)

-난 지는 걸 증오한다. 정말로 증오한다. (I hate to lose. Hate, hate, hate to lose.)

 

물론 시즌 전 5강 예상에도 없었던 팀이 정규시즌 3등으로 페넌트레이스를 끝내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시즌을 끝낸 일은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좋은 일이다. 자랑스럽다, 잘 싸웠다고 자축하는 주변의 반응이나, 언론의 찬사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이고. 나도 시즌 전 기대치에 비하면 이 팀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올해도 결국 무관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 건 지겹다.

 

마지막 무대에 들어섰으면 결국은 승리해야 역사에 남는다. KBO 최다 우승팀이 KIA 타이거즈인 건 야구를 보는 팬이라면 누구나 안다. 그러면 최다 준우승팀은 어디일까? 아마 삼성인지 두산인지 확신을 가지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다. MLB 최다 우승팀이 양키스인 건 MLB를 조금이라도 본 팬이라면 대부분 안다. 그렇다면 최다 준우승팀은? 다저스? 자이언츠? 카디널스? 역시 어디인지 자신있게 바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다.

 

지난 10시즌간 9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올라왔다. 같은 기간 동안 더 많이 진출한 팀은 당연히 없다. 언제까지 명품조연에 만족하고, 언제까지 첫 우승에 도전하는 혈기에 찬 애송이 취급에 만족할 셈인가. 팬은 설령 잘 싸웠다고 생각할 수 있어도, 구단은 전혀 그래서는 안된다. 팬에게는 아름다운 도전기일 수 있어도 구단에는 그냥 세 번째로 정상탈환에 실패한 1년일 뿐이다. 프로야구의 간판 스타 외야수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고작 1-2년이 남았다. 메인스폰서 계약도 1년이 남았다.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너무도 분명하지 않나. 무슨 거물급 FA를 잡으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납득이 가는 전력보강을 바란다.

 

 

3. 그래도, 수고했다

생각해보니까 10년간 이 블로그를 하면서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감사의 말을 쓴 적은 없는 거 같아서... 재주는 없지만 짧게나마 쓴다. 정규시즌 144경기, 포스트시즌 15경기 동안 보여준 선수들의 열정에 팬으로서 너무 고맙다. 우승까지는 한 끗이 모자랐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을 보면서 그게 의지나 정신력의 차이는 아닐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내년에는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게 그대들이기를, 우리의 기다림보다도 당신들의 땀방울이 보답받기를 원하고 소망한다. 이정후나 안우진은 말할 것도 없고, 포스트시즌에 뛰었던 모든 선수들에게 (그 동안 비난을 퍼부었던 선수들에게마저도) 고맙지만, 특히 김재웅-최원태 너무 수고했다. 그 동안 최원태 이름 석자만 들어도 증오로 이가 갈렸는데, 내년에는 조금 더 여유롭게 지켜볼 수 있을 거 같다.

 

그런데 산통깨서 미안한데, 내야수들 수비 조금만 잘하자. 화이팅.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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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키움 히어로즈

1. 총평

2승 2패, 여전히 나쁘지 않다!

 

물론 하위팀인 우리 입장에서는 가급적 빨리 SSG를 잡아내는 게 좋겠지만, 상위팀이고 상대전적에서도 뒤지는 팀을 그렇게 쉽게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 적은 없다. 2승 2패를 맞춰놨으니 이제 남은 3경기 중 2경기를 잡아내면 대업을 이룩한다. '지더라도 만족한다...' 이따위 소리는 이제 하지 않는다. 이런 개소리를 하면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하인 경기력을 보이면서 지는 게 이 팀의 특성인데, 작년 와카 1차전 끝나고 그런 얘길 써놨더라. 연봉 차이고 원정구장이고 전력이고 이제 그런 말 하나도 안 통한다. 우승하면 팬인 나보다 선수인 당신들이 더 좋다. 응원팀 우승과 삶은 무관하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옳았다...

 

 

2. 3차전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한 불펜 투수들의 구위와 수비집중력이 눈에 보이는 경기였다. 8회초 김휘집의 수비 실책과 라가레스의 역전 투런으로 끝나긴 했지만, 사실 이미 한유섬이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당할 때 X됐음을 실감했다... 유감이지만 이 팀 투수들에게 1점 리드를 막으라는 건 너무 가혹한 주문이다. 2018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신재영이 올라왔을 때 그가 1점차를 지키리란 기대는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지영의 1회 포일과 4회 주루사는 나와서는 안 되는 장면이었고 (물론 오태곤의 커트가 적절하기도 했다) 이전 타석에서 안타를 잘 쳐놓고 6회 2사 만루에서 김태진이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게 아쉽기도 했다. 물론 5번으로 내려가서 박성한의 적선에 가까운 내야안타로 간신히 한국시리즈 무안타의 잔혹사를 끊은 김혜성이 더 책임이 크겠지만. (1루에 던질 각 안 나오니까 2루 주자 잡겠다고 3루에 바로 송구해버리는 스마트함에는 감탄했다. 김휘집이 이런 BQ 반만 따라갈 수 있어도 내년 풀타임 주전이다)

 

7회말과 8회말에도 계속 주자는 나갔지만 점수는 나지 않았다. 푸이그가 2루수 땅볼 쳐놓고 진루타 쳤다고 으쓱 하던데... 저기요? 니 뒤에 김혜성이거든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흩어졌다. (참은 건 아닌데 왜 흩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지영과 김태진을 믿었는데... 여기서 김태진이 또 어이없는 공에 헛스윙하면서 기회가 날아갔다.

 

9회에는 김혜성의 송구 정확도, 김태진의 포구능력, 푸이그의 탐욕송구, 맛이 간 김태훈이라는 폭탄들이 모두 터지면서 게임이 일방적으로 밀려버렸다. 그나마 서진용이 언터처블은 아니라는 걸 확인한 게 희망적이다. 이 경기를 보면서 다시는 김태진에게 1루수를 시키면 안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김태진이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다리를 찢어주고 있지만 그의 강습타구 수비에는 전혀 믿음이 안 가고, 그 이전에 1루수 경험도 거의 없는 야수한테 퓨처스 1경기 시켜놓고 1루수를 보라는 팀의 요구부터가 굉장한 무리수였다...)

 

 

사진: 키움 히어로즈

3. 4차전

'김혜성이 부상 투혼을 발휘하는데 어쩌라고? 모르지도 않았을 텐데 그런 상태인 선수를 4-4-5번으로 낸 네가 책임을 져라.' 하고 경기 후 감독 인터뷰에 비아냥거렸는데, 놀랍게도 전병우3(2번)-김태진4(5번)-이지영2(6번)-송성문5(7번)-신준우6(8번)이라는 라인업이 나왔다. 공격에서 아무리 허접해도 수비를 감안하면 김혜성을 뺄 수 있는 감독이 많지 않았을 텐데, 그의 결단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유연함을 올해 후반기 시작 때만 발휘해줬더라도 이렇게 개고생을 하면서 올라가지는 않았을 거다)

 

아무튼 김휘집-김혜성 아웃, 이정후 앞의 타격감이 오른 2번, 김태진-이지영의 중심타선 붙이기, 9번 송성문의 고립이라는 여러 가지 필요했던 사안들을 한번에 만족시킨 이 라인업은 대성공이었다. 2회와 3회 팀의 타선은 5번 김태진부터 8번 신준우까지 우안-투희번-1안-1안(스퀴즈 번트), 다시 우안-좌안-중2-우안으로 활발하게 돌아가며 순식간에 6점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 동안 침묵하고 있었지만, 3회 2루타를 치고 나간 전병우를 불러들이는 이정후의 안타가 결승타가 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이었다.

 

반면 7회말 2사 만루 풀카운트에 임지열을 상대로 한 박종훈의 무릎 아래 공이 스트라이크가 된 판정은 상당히 불만스러웠고, 7회말 신준우 타석의 김웅빈 대타나 8회말 전병우 타석의 김혜성 대타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김웅빈 대타는 이날 최악의 판단. 여기에 SSG 타선은 6회부터 9회까지 4이닝 동안 계속 만루를 만들었고, 후반 이닝을 김휘집-김혜성-김태진이라는 공포의 수비 조합을 등 뒤로 하고 있는 투수들과 함께 보는 것은 심장 건강에 무척 해로웠다.

 

데일리 MVP를 이승호가 받았는데, 1회 영점이 잡히지 않으면서 추신수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최정에게 바빕타를 맞아 실점할 때까지만 해도 아무 믿음이 없었으나 (내 기대치는 2~3이닝 2실점이었다) 그 이후 놀랍게도 예전의 임팩트를 다시 찾으면서 4이닝 1실점이라는 대박을 터뜨렸다. 칼같은 제구와 우타자 몸쪽으로 팍팍 꽂히는 패스트볼은 정말 이게 지난 2년간 불펜에서 골골대던 그 이승호가 맞는지 의심스러웠을 정도. 조금 더 길게 끌고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올해 불펜으로 풀타임 뛰던 선수에게는 4이닝도 힘에 부쳤을 터. 6-7차전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를 하나 얻었다는 것만 해도 대성과다. 뒤이어 올라온 양현은 1이닝을 9구로 깔끔하게 삭제했는데, 지금까지와는 확실히 다르게 스트라이크존 낮은 보더라인을 타고 제구가 잘 되는 모습이었다. 이영준이 흔들리자 6회 투아웃을 김선기로 끊은 거까지는 깔끔했다.

 

그러나 좌완 상대 특출한 무기가 없는 김선기에게 대타 전의산-1번 추신수까지 연이어 상대하게 한 판단은 무리수. 칼같이 빠른 투수교체를 가져가던 감독이 잠시 머뭇거린 게 이해가 아예 안 되는 건 아니다. 김재웅으로 7-8회, 최원태로 8-9회를 끊어가기로 계획했다던 입장에서는 김선기가 아웃카운트를 조금만 더 잡아준다면 두 선수의 소화 이닝과 피로도를 줄일 수 있으니 바로 내리기가 애매했을 거다.

 

김재웅이 김강민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고, 최정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다음 다시 한유섬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했는데, 8회 올라왔을 때는 두 번째 이닝이라 그런지 구속도 떨어지고 제구도 흔들리는 게 보여서 안타까웠다. SSG 타자들이 큰 점수차로 리드당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타석에 임해서 그런지 내야플라이가 유독 많이 나오는 날이었는데, 이들이 조금만 평정을 되찾고 스윙했더라면 키움의 허약한 불펜진이 결코 고비를 넘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1) 먼저 리드 (2) 꾸준한 추가점으로 압박 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경기였다.

 

8회말 2사 만루 위기를 최원태가 추신수의 좌익수 플라이로 넘기고 (문학이었다면 꽤 아슬아슬했다) 추가점 없이 다시 돌입한 9회. 김강민 중견수 플라이-최정 볼넷-한유섬 3루수 플라이까지는 생각하던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하지만 라가레스에게 투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도 투심을 빼다가 2루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 (변화구를 왜 안 던지나 했는데 유튜브 보니까 본인도 거기서 슬라이더 던졌어야 하는 걸 알더라; 다음에는 꼭 실천해주길 바란다) 이후 제사장의 마운드 방문으로 사기를 올렸지만 박성한 타석에서 투수 땅볼 실책.

 

여기서 정말 끝난 줄 알았다. 이미 영점이 풀려서 슬라이더는 존 상단으로 날아가기 일쑤였고 (그 와중에 체인지업을 바깥쪽 아래 로케이션에 딱딱 꽂아넣는 건 정말 대단했다. 정규시즌 중에 좀 하지 자식아...) 실책한 패턴으로 볼 때 이미 멘탈은 날아갔을 테고... 그러나 놀랍게도 헛스윙 삼진으로 경기 종료! 이게 내가 욕하던 그 가을쫄보 최원태가 맞단 말인가? 포스트시즌에 병살을 잡고도 동공이 규모 7짜리 지진처럼 흔들려서 조기강판을 당하던 그 최원태란 말인가?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출처: 키움 히어로즈

4. 영웅, 우승도전

위에서도 썼지만 우승하면 네가 좋지 내가 좋냐, 그러니 우승해라... 연봉 많이 오르고 포스트시즌 보너스도 늘고... 이것도 진심인데, 이번 가을야구를 보면 정말 변화무쌍하다. '가장 중요한 상황에 쓴다'고 공언했지만 준플레이오프 때는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 피칭으로 일관하다가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필승조가 되어서 나타난 최원태, 후반기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얘를 대체 왜 쓰지?' 하다가 한국시리즈 4차전에 대박을 친 이승호, 준플레이오프에선 셋업을 하다가 플레이오프부터 두 번째 투수로 전직해서 잘 하고 있는 양현, 준플레이오프 3차전 3실책의 악몽을 극복하고 다시 크게 활약한 신준우... 여기에 노구(?)를 이끌고 전 경기에서 마스크를 쓰면서 공격까지 이끌고 있는 이지영, 한국시리즈 4할의 사나이 김태진, 정규시즌 1홈런이지만 포스트시즌 2홈런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임지열까지...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고, 또 이전에 부진했어도 다음에 만회할 기회가 생긴다는 점이 이 팀 야구의 매력인 것 같다. 누군가 빠져도 대체자가 늘 나타난다는 것도. 그러나 언제까지 잇몸으로 버틸 수만은 없다. 시즌을 멱살잡고 끌어온 선수들에게 다소 과한 바람이지만, 이정후가 4안타 푸이그가 2홈런 안우진이 8이닝 1실점 해주고 5차전 이기는 게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다.

 

특히 이정후-푸이그... 네들이 못 치니까 득점은 해도해도 모자라고, 불펜투수들은 죽어라 견디고 있다. 2019년 조상우가 포스트시즌에서 8경기 9이닝 던졌다. 그때 146구인가 투구했는데, 김재웅은 현재 8경기 10이닝 160구 던졌다. 한국시리즈에서만 47-22-30구... 최원태는 8경기 9.1이닝 159구다. 김동혁도 8경기 7.1이닝, 양현이 7경기 6이닝 투구했다. 3년 전에는 6이닝 이상 던진 PS 불펜이 조상우 포함해서 오주원-김상수-안우진-한현희까지 다섯이었다. 지금은 넷이고, 김재웅-최원태-김동혁에 대한 의존도는 3년 전의 조상우보다도 훨씬 높다.

 

안우진의 물집 컨디션이 얼마나 괜찮아졌는지, 애플러가 다음 등판에는 더 잘 던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즉, 뻔뻔스럽고 미안하게도 또 불펜 삼총사의 최소실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무리한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면, 타선의 대폭발이 필요하다. 이제 한두 점 찔끔찔끔 낸다고 이길 수는 없다. 무조건 다득점이 살 길이다. 시즌에 비해서 별로 구속 증가 효과가 없는 SSG 불펜진, 4차전부터 다시 정신을 놓기 시작한 김원형 감독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아무튼 타선이 반드시 해줘야 한다.

 

무엇이 두려워 앞으로 나가지 못하겠는가. 무엇이 아쉬워 지난 경기를 돌아보겠는가. 두 번만 이기면 정상에 설 수 있는 순간이 온다. 잃을 것은 무관의 치욕뿐이요, 얻을 것은 무한한 영광뿐이라.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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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타임라인은 기존 기사 보도 및 유튜브 자료들을 인용해서 직접 정리해본 것이다.

 

더팩트에서 이번에 두 건의 기사를 냈다.

 

[단독] KBO 에이스 안우진의 '눈물', 국가대표 자격 박탈 '부적절' (영상) (링크)

[단독] 안우진 3년 중징계, '죄의 무게'가 잘못됐다 (영상) (링크)

 

'정치왔수다' 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2017년 안우진에 대한 징계, 뒤늦게 드러난 진실 [단독] 피해자 진술조서 드디어 공개!>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다. (링크) 내 나름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미지 참조)

 

일단 기존 보도와 이번의 내용을 종합해볼 때 안우진이 출석해서 충분한 소명을 할 기회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징계가 내려진 것은 확실한 듯 하다. 협회 관계자는 교육청 자료를 근거로 폭력 사실이 있다는 이야기만 반복할 뿐이고, 같은 날 불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안우진의 특수폭행 혐의에 관한 경찰자료와 가해자 및 피해자의 진술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다른 가해학생 3명은 특정할 수 없어서 처벌하지 못했다고 한다.(협회는 수사 기관이 아니고 학교에 문의해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의문이 드는데,

 

(1) 피해자의 진술서가 모든 사실을 말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으며 (진술서를 하나만 쓴 것이 아닐 수 있고, 기존 학교폭력 가해 선수들이 있었던 학교들의 사례처럼 합의를 종용할 개연성이 분명히 있다) 유튜브에서는 특수폭력은 합의해도 처벌되지만 안우진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는 것을 근거로 그러한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특수폭력이 있었어도 피해자들끼리 말을 맞춘다면 당연히 경찰이 입증하기 어렵다.

 

(2) 이 모든 사실을 제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건 안우진 본인이고 대한체육회의 재심 때 분명히 이런 자료들을 제출했을 텐데, 왜 재심에서는 안우진의 징계 이의에 대해 기각했을까? 그러한 자료를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폭력의 실체가 확실해서였을까, 아니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에서는 징계 경감 권고를 내렸는데 KBSA가 무시한 것일까.

 

(3) 교육청에서 파견한 학교폭력사안처리지원단이 '학폭위를 다시 열라' 고 요구한 것은 어떤 쪽에 더 방점이 찍혀있을까. 실질적 폭력이 존재한다는 쪽일까, 아니면 절차상의 하자 쪽일까? → 고교 야구 유망주의 학폭 은폐 논란 확인해보니..."일부 사실과 달라" (링크) 2017년 8월 24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휘문고가 행정처리상 모순적인 결과를 냈기 때문에 시정하라고 권고한 것이지, 교육청이 학폭위 결정에 은폐나 축소 시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4) 처음 안우진에 대해 이성훈 기자에게 제보한 학부모 (혹은 제보자)는 처음에 기사를 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가 나중에 맘을 돌려서 다시 기사쓰기를 부탁했다는데, 현재 보도되고 있는 주장이 맞다면 충분히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사안인데도 왜 그렇게 했을까?

 

지금 대강 생각할 수 있는 건 이 정도인데, 아무튼 신중히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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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15.

 

안우진의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피해자 3명이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링크) 굳이 피해자들이 나서서 입장문까지 발표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기존에 알려진 사실은 명백하게 과장되었다'는 쪽으로 좀더 마음이 기울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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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17.

 

백성문 변호사가 2차로 안우진에 대한 방송을 했다. (링크) 공동입장문 발표 당시 자신이 조력했다고 하며, 피해자 1명과의 인터뷰도 공개했다. 피해자의 입장을 요약하면 '안우진은 평소에 자신에게 야구와 멘탈 관련해서 조언을 많이 해주는 좋은 선배였다. 안우진 때문에 야구를 그만둔 사람은 없으며, 정강이를 배트 손잡이 부분으로 10대 맞은 건 사실이나 본인은 장난 정도로 생각했다. 안우진 측은 합의를 강요한 적이 없으며 부모님과 함께 찾아와 사과했다. 4명 이외의 추가 피해자가 있는 것은 아니고, 나머지 건들은 대학에 간 가해자 3명과 연관이 되어있는 것이다.' 라고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연락을 따로 받은 적이 없었다고.

 

이 건에 대해 현재 가장 궁금한 건 '왜 재심 때 소명했는데도 기각되었는가?' 인데, 그에 관한 내용이 없다는 게 아쉽다. 사건의 최초 보도자인 이성훈 기자가 반박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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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18.

 

<[단독] 키움의 안우진, 과연 학교폭력은 있었는가? ①부> 라는 제목으로 MHN 김현희 기자가 단독 보도를 냈다. (링크) 기사에 따르면 당시 취재 결과 폭력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했지만 하나같이 이를 부정하였는데(2016년 봉황대기 우승과 2017년 주말리그 첫 경기 승리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한다) 1차 지명 발표를 전후하여 학교폭력 건에 관한 소문이 구체화되었고, 이를 토대로 학교 내부 조사가 시행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3학년 선배들이 후배들을 나무라는 정도에 그쳤기 때문에 학폭위가 열릴 만한 성질은 아니라 주의를 주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는데, 공중파TV에서의 보도로 다시 조사가 시행되고 학폭위가 정식으로 개최되며 일이 커졌다고.

 

<[단독] 안우진 학폭, 5년 지난 시점에 다시 언급하는 이유 3-②> 에서는 (링크) 징계출석요구서가 본인에게 도달하지 않았고, 협회의 징계 결정서에 언급된 '집단 폭행, 신체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한 폭력'이 서울중앙지검의 특수폭행 불기소 처분과 맞지 않는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5년 전에도 사실관계에 대한 보도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여론이 너무 좋지 않아 사실로 믿어줄 이들이 없었다. 언젠가 이를 드러낼 날이 올 거라고 안우진과 약속했다' 라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3부는 국가대표와 관련된 내용인데 내가 보기에는 별 영양가가 없어 생략한다)

 

한편 이성훈 기자도 반박보도에 나섰다. <[취재파일] 다시 불거진 '안우진 학폭'…5년 전에는 무슨 일이?> (링크) 를 포털 기사로, <"'학폭'은 훈계 차원 작은 행동"…안우진, 반성한 것 맞나> (링크) 를 공중파 뉴스로 내보냈다. 이성훈 기자의 기사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당시 SBS의 보도는 휘문고의 은폐 및 축소 정황에 중점을 두고 작성된 것이다.

 

② 서울시 교육청에 의해 2차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고, 여기서 가해 사실에 대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확인했기 때문에 선처요청에도 불구하고 징계 조치(서면사과 및 교내봉사 3일)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기존 보도는 오보가 아니다. (기사의 '사안 개요' 참조)

 

③ 휘문고의 은폐 및 축소 시도가 있었고, 이에 따라 당초 기사화를 원하지 않았던 주요 제보자들이 분노하여 마음을 바꿨기 때문에 기사를 작성했다.

 

④ 백성문 변호사의 방송에서 경찰진술조서를 처음 봤으며, 피해자 전원이 '폭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과를 받아 잘 지내고 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라는 입장인 것 역시 처음 확인했다. 백 변호사는 자신이 반론 보도를 위해 경찰 진술 조서를 요청하자 거절했다.

 

⑤ 더팩트 등의 매체는 폭력이 경미했다는 경찰진술조서야말로 믿을 만한 증거라고 주장하지만, 당시 학교폭력 사실에 대해 밝히는 일은 매장을 각오하고 해야 하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행위였다. 따라서 폭력의 부인은 오히려 학원스포츠계의 위계질서를 드러내는 증거가 아닌가?

 

⑥ 복수의 제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안우진의 폭력은 상습적이었고, ('온 힘을 다해 머리를 가격했다' '라커 안에 도구가 여섯 일곱 가지가 있는데 어떤 걸로 맞을지 고르게 했다' '이미 안우진의 폭력 행위는 유명했다') 2017년 5월 초 안우진의 괴롭힘을 참다 못한 후배 학부모들 중 한 명이 대표로 코치를 찾아갔다. 안우진은 코치에게 훈계를 당한 뒤 후배들을 비난했고, 다른 3학년들이 1,2학년들을 집합시켜 원산폭격을 했다.

 

⑦ 이후 야구부 감독과 야구부장 교사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진술서를 받았지만, 학교에서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8월 초 익명의 팩스로 학폭위 개최를 요구하는 서한이 날아왔다. 이때 야구부원들은 진술서를 다시 쓰게 했으며, 이는 축소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학폭위에서 사실로 인정된 사건의 피해자 중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한 선수 한 명은 제외되었으며, 제보를 했다고 잘못 소문난 후배 선수가 왕따를 당하는 2차 피해도 있었다.

 

 보도 이후 이루어진 경찰 진술 조서가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주장해 '실질적 폭력이 없었다'는 논리를 만들려는 시도는 선수 본인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사를 읽고 든 의문점은 다음과 같다.

 

(1) 이성훈 기자가 인지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히어로즈 2군 분식집-배트값-이대호 판공비 등의 기사로 그가 쓰는 사회고발적 성격을 갖고 있는 기사는 팬들 사이에서 신뢰도가 굉장히 낮다. 백성문 변호사는 피해자 3인의 진술조서와 피해자 중 1인의 전화 인터뷰를 제시했는데, 본인이 가지고 오는 증거들은 모조리 '익명의 제보자' 들뿐이니 기존 기사에서 발전된 것이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2) 만약 이성훈 기자가 다음과 같은 증거를 하나라도 내놓았다면 여론이 다시 많이 바뀌었을 수 있다.

ⓐ 경찰진술조서와 달랐던 2차 학폭위 회의록에서 가해자 및 피해자의 폭력 사안에 대한 확인 내용

ⓑ 제보자 학부모와의 당시 메시지 혹은 통화 내역

ⓒ 안우진이 비난했다는 1학년 후배 3명 중 다른 가해학생들에게 피해를 본 학생 2명의 주장

ⓓ 진술서를 정정해서 받은 증거

ⓔ 상습폭력을 당했지만 학폭위에서 사실로 인정된 사건의 피해자들 가운데서 빠져있었던 선수의 피해사실

ⓕ 제보를 했다고 잘못 지목되어 피해를 입은 학생의 주장

 

그런데 기존 기사에서 더해진 것 없이 '학교의 은폐 및 축소 정황을 증언들을 통해 포착했다'는 주장만 하니, 어떻게 믿겠나. 물론 학교에서 야구부 에이스의 명예를 위해 다른 선수들의 피해 사실을 은폐한 사실이 한두 번 있었던 것도 아니요, 그러할 개연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반대로 뒤집어서 다른 학교들이 피해 사실을 모조리 은폐했다고 휘문고 역시 은폐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구체적인 증거 없이는 사실의 영역이 아니라 개연성의 영역에 머무를 뿐이다. 이를 입증할 책임은 주장한 기자 본인에게 있다. 이성훈 기자는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상세한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기사 말미에 적었는데, 지금이 바로 두 번째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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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사정으로 바빠서 이슈들에 대해 따로 정리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올라오는 대로 확인만 하고 이 아래부터의 내용은 12월 13일에 업데이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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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19.

 

<[단독] 안우진 변호인 백성문 변호사, "공중파 보도, 정확한 근거 제시해달라"> (링크) 에서는 '공중파 보도를 진행한 당사자' (사실상 이성훈 기자를 지칭하는 표현이다)에게

 

피해자를 전원 다 만나본 적이 있는지?

피해자를 만나서 진술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폭력의 사항이 변화했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리포트의 피해 내용이 위중했는지, 경미했는지 어떻게 알아보고 어떻게 판단했는지?

④ 안우진의 락커룸에 위해도구 6~7개가 있고 이 사실을 '공공연하게 선수들이 다 알고 있다'는 진술의 근거가 있는지?

⑤ 안우진이 온 힘을 다해서 상대 정수리를 향해 머리를 가격했다는 피해 진술이 있는지?

⑥ 안우진의 락커룸에 6~7가지 위해도구가 있었고 온 힘으로 머리를 가격했다면 왜 공식적인 경찰조사에서 밝혀지지 않았는지?

입장문을 발표한 3명은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입장이 한결같았는데 입장이 달라졌다는 근거가 하나라도 있는지?

를 질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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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0.

 

<“학교폭력 맞지만 알려진 사실과 달라” 피해자 합의 강조, 안우진 WBC 대표팀 가능할까> (링크) 에서는 '학교폭력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합의를 했다. 알려진 것처럼 야구방망이나 야구공 등 장비를 이용해 가혹하게 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라는 백성문 변호사의 전화통화를 게재했다.

 

이영미 기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썸타임즈' 채널에서는 <안우진과 학폭 피해자 연대에 숨은 의미|학폭 전담 변호사 vs 안우진 법률 대리인의 주장|정근우의 야구이슈다> (링크) 를 통해 학폭 전담 변호사(법률사무소 율다함 한민희)와 안우진의 법률 대리인(법률사무소 아리율 백성문)을 인터뷰하였다.

 

한민희 변호사는 피해자의 의사와 가해자의 사과는 중요하지만,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어떤 행위가 범죄로 성립하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며 다른 반의사불벌죄의 예시로 협박죄를 들었다. (피해자가 실제로 어떤 말을 듣고 겁을 먹지 않았어도, 이 정도 말이라면 보통의 사람들은 공포심을 느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또한 안우진이 대한체육회 재심 때 합의서 또는 피해자들의 참고인 조사, 검찰의 최종 결정 등의 내용을 모아 제출할 수 있었을 텐데 거기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을 거론하면서, 이 시기에 재심 절차에 직접 신청하고 출석했던 걸 보면 절차 위반의 하자가 어느 정도 치유되지 않았나 하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런 자료를 검토했음에도 자격정지 3년이라는 판단이 나온 것에 대해 선수가 문제삼고 싶을 수도 있지만, 폭행 자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므로 당시에 3년 자격정지였던 판단이 이번에 경감이 된다 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해 선수 측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안우진이 사실관계에 대해 해명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할 수 있는 대응은 사법 절차 외에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한다. 그러나 안우진의 행보가 선례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관련된 많은 기관들이 고민해야 할 것이고, 안우진도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백성문 변호사는 사건 당시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사실관계 해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고, 폭행이 없었다는 주장은 아니지만 당사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집단 폭행과 도구를 이용한 가혹한 폭행에 대한 이의제기를 했지 경미한 수준의 학교폭력도 없었다는 주장을 하지 않았다며 SBS의 '강한 폭행을 했다' 는 보도에 의문이 있다고. SBS 삽화에서 나온 (엎드리게 하고 야구방망이로 폭행을 가하는 방식) 식으로 폭행을 했다면 특수폭력에 해당할 것이고 이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도구를 사용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답변하였다. 피해자들이 학폭위에서 진술한 내용과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도 같으며, 야구공으로 맞은 피해자의 진술조서는 피해자가 군대에 있기 때문에 확보하지 못했고 피해자의 어머니가 '기분이 좋은 건 아니지만 중한 결과가 없기 때문에 문제삼지 않겠다'고 해 합의서를 작성해 제출했다고 한다. 징계 경감을 위해 사법적인 절차를 밟을 생각은 아직 없고, 기존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진실이 받아들여졌을 때 다음 단계를 취할 수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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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3.

 

이영미 기자의 채널에서는 <‘안우진 학폭’ 당시 휘문고 투수코치와 1학년 선수 인터뷰|2017년 휘문고 야구부에선 무슨 일이> (링크) 를 통해 당시 휘문고 다른 1학년 선수(피해자 아님)와 휘문고 투수코치 김성태를 인터뷰했다.

 

휘문고 후배 B군은 '안우진의 락커룸에 위해도구 6~7가지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고, 기사로 알려지기 전에 학폭위에 안우진이 들어간다는 말을 듣고 탄원서를 다 같이 제출했다고 한다. 이렇게 커질 일이 아니라고 당시 학생들끼리 생각했고, 그때는 어려서 잘 대응하지 못했다고. 당시 선배들의 체벌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그러한 체벌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김성태 코치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휘문고 투수코치를 맡았는데, 안우진 개인에게 질의하기로는 본인이 사실로 인정한 부분도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억울해했다고 한다. 다른 가해자 3명이 대학에 진학해야 하기 때문에 프로에 가는 자신이 이를 떠맡을 수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판단하기도 했다고. 김성태 코치 개인의 의견으로는 국가대표 영구자격정지라는 징계는 과하고, 그 당시에는 이렇게 큰 일이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으며 이 정도로 커질 줄 알았다면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렸을 것이라고. 당시 안우진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너무 지나쳐서 안우진이 코치에게 울면서 '제가 죽어야 해결이 되는 것이냐' 라고 전화를 하기도 햇다고 한다. 150을 던지는 선배가 후배의 머리를 그 속도로 내리쳤다는 식의 보도는 단계를 거친 내용이라 와전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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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7.

 

배지헌 기자는 <'안우진 학폭'의 대반전? '대안적 사실'과 실체적 진실> (링크) 를 통해 2018년 1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한 잘못은 2022년 '선배로서의 훈계 차원의 작은 행동' 으로, '구단과 협회에서 내린 벌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은 징계 절차의 문제제기와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침묵밖에 없었다'는 답변이 되었다며 꼬집었다. 또한 안우진의 학교폭력 사실관계가 달라진 것이 없는데, 피해자들의 정반대 진술이 안우진의 관계 회복 노력과 합의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보여줄지언정 있는 사실을 없는 사실로 만들지는 못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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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8.

 

<[단독] 안우진 변호인 백성문 변호사,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가?> (링크) 에서 안우진의 법률대리인은 엎드려뻗쳐한 후배를 때리는 삽화를 기사에 싣고, 선수를 하지도 않은 '집단폭행'의 가해자로 둔갑시킨 것이야말로 '대안적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피해자들의 입장 발표 이후 '선수 측이 예전엔 폭행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폭행이 아니라고 한다.' 라는 프레임 전환이 있다며, 피해자들의 입장은 여전히 '언론을 통해 사실과 다르게 안우진의 행동이 극단적으로 부풀려졌고 이에 따라 과도한 비난과 징계가 내려졌으니 피해자는 안우진 선배다.'라는 것이지 폭행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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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9.

 

'야구부장의 크보 핵인싸' 채널을 운영하는 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는 자신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12월 9일 방송 - 링크) (12월 13일 방송 - 링크) 몇 주간 취재한 안우진 관련 소식을 전했다. 피해자 4명 중 성명서를 발표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1명에게도 백성문 변호사가 성명서 발표에 대한 언질을 줬으나 사전에 동의를 받지는 못했다고. 안우진과 그 부모님이 피해자를 면회하려고 했으나 아직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A/S 영상에서는 나머지 1명의 피해자는 안우진 관련 피해자들의 성명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옹호하고 나서는 상황이 이례적이기 때문에 양쪽 입장을 교차해서 다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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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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