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0418~0420

vs 삼성 (고척)

6:4 패 / 9:5 패 / 1:6 승

1차전 백정현 / 장재영

2차전 이재희 / 안우진

3차전 뷰캐넌 / 요키시

 

 

1. 투수진

장재영의 두 번째 등판은 2.1이닝 4안타 5볼넷 6실점으로 마무리. 지난 경기는 그래도 어느 정도 버텨줬으나, 직구 아니면 슬라이더밖에 없는 단조로운 볼배합과 이전 경기보다도 심각했던 제구로 공이 가운데 들어갈 때마다 장타를 뻥뻥 얻어맞았고, 결국 경기가 끝나고 1군에서 말소되는 신세가 되었다. 장재영의 공이 깃털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으나, 구속이 이전보다 낮은 점을 제외하면 (3년간 150.2km/h → 151.3km/h → 149.3km/h) 장재영이 얻어맞는 것을 딱히 구위가 나빠서라고 볼 근거는 없다. (안우진 직구 상하 무브먼트 32.1 / 좌우 -11.0, 장재영 33.8 / -10.1) 원인은 지극히 당연하다. 상대 선수들이 노림수를 쉽게 가져가서 가운데에 있는 직구 하나만 보고 칠 수 있게 해주는 장재영의 투구 패턴이다. 제구를 잡겠다고 구속을 줄이는 것은 멍청한 일이다. 제구가 다소 좋지 않아도 스트라이크존 비슷하게만 가면 상대 타자들이 헛스윙을 한다는 점을 깨닫고, 구속을 높게 유지하면서 던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5선발이 구멍이 났으니 대체선발이 있어야 하는데... 이승호 (16일 1차전 3이닝 53구, 20일 1이닝 9구) 이명종 (16일 2차전 3이닝 53구, 20일 3이닝 41구), 주승우 (18일 5이닝 70구), 정찬헌 (19일 2이닝 20구) 중에 아직 준비가 된 선수는 없어보인다. 일요일에 이 선수들 중 누가 올라오든 3이닝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안우진은 4번째 경기도 6이닝 2실점 10K를 했기 때문에 딱히 언급할 이유가 없다. 다만 수요일 경기에서 당연히 이겨야 하는 선발 맞대결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1경기를 날려버렸다는 게 아쉬운 부분. 수요일 8회를 날린 김태훈이 필승조를 맡기기에는 제구 불안이 심각해 안심이 되는 투수가 아닌 건 맞지만, 그렇다고 임창민이나 하영민, 문성현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결국 스터프가 좋은 투수를 키워내기 전까지는 공포에 떨면서 8회를 관람하는 것 외에 해결책이 없어보인다. 언급한 4명의 불펜투수가 모두 좌타자를 상대하는 데 태생적으로 약점이 있기 때문에 좌완 불펜의 확충이 필요한데, 수요일 경기에서 드러났듯이 이영준도 예전보다는 구위 하락이 심각하고 또 이승호는 쉽게 불펜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요키시는 2경기 연속 QS로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연패를 잘 끊어줬다. 지난 시즌보다 성적이 다소 처지더라도 K/BB가 압도적인 요키시가 로테이션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면 팀에 보탬이 될 것이다.

 

 

2. 타선

이정후가 시즌 66타석까지 .200 .679를 치면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장 2019시즌이나 2021시즌에도 개막하고 한 달 가량 감을 찾지 못했던 전례가 있으나, 그때와 비교하더라도 타율이 심각한 것이 염려되는 포인트다. (데뷔 이후 컨택%도 가장 낮다. 84%대의 컨택이 '좋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는 점에서 평소의 이정후가 얼마나 괴물인지 체감할 수 있지만...) 물론 2019시즌의 부진은 약 70타석 중반대까지, 2021시즌의 부진은 110타석까지 지속되었으니 아직 지켜볼 여지가 있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타구 데이터상으로 2021년 4월의 이정후와 지금의 이정후는 크게 차이가 없고, 오히려 지금이 더 나은 측면도 있다. 정말 어려운 이야기지만 타격폼도 원 상태로 돌려놨으니, 상대 투수들의 바깥쪽 유인구에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대응한다면 자연스럽게 성적 역시 따라올 거라 믿는다.

 

'타율은 쓰레기'라는 현대야구의 명제에 충실한 야구를 하고 있는 김휘집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긍정적인 포인트는 개막 후 45타석에서 벌써 9개의 볼넷을 얻어냈다는 것과 (작년의 2배다) Z-Swing%은 늘고 (66.4% → 70.7%) O-Swing%는 감소했다는 것이다. (27.9% → 22.5%) 좋은 타자는 대체로 존 안의 공을 더 적극적으로 타격해서 스탯을 올리고, 존 바깥의 공은 참으면서 걸어나간다. 본인의 말로는 평생 안 고쳐지던 게 한번에 고쳐질 정도로 타석에서 큰 변화가 있었고. (하체 스탠스라고 한다) 장타를 의식하지 않고 타격하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고. 김휘집은 어느 정도 펀치력이 있기 때문에 좌중간으로 공을 가볍게 보낸다는 마음으로 타격을 해도 충분히 2루타 이상을 뽑아낼 수 있다. 본인이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존 안에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만 타격한다면 (지금 타격해서 결과를 낸 공들도 대부분 130km/h 후반대 직구 아니면 존으로 들어오는 슬라이더였다) 계속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다.

 

한편 이정후가 부진한 타선은 김혜성(.343 .844)이 밥상을 차리면 이형종(.267 .786)과 러셀(.340 .796)이 받아먹고 가끔 김휘집이 숟가락을 들이대는 식으로 어떻게든 점수를 뽑아내고 있으나... 이런 구도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리란 보장이 없다. 특히 외국인 타자인 러셀이 계륵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어 참으로 아쉽다.

 

화요일 1회 이재현 타구를 놓친 데서 볼 수 있듯이 러셀의 수비범위는 3년 전보다 더 좁아졌고, 아무리 생각해도 벌크업이 아니라 살크업이 의심되는 체구는 주루와 수비에서 슬라이딩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자기 수비범위 내로 공이 들어오면 공 빼는 속도는 탁월하다는 걸까...) 여러 번 얘기했지만 실책이 다소 많아도 커버할 수 있는 수비범위가 넓은 유격수가 좋은 선수인데, 현재의 러셀은 확연히 그 반대다. 타석에서도 지금의 쾌조를 이어가리라 자신할 수 없다. 득점권 타율 .667로 기세가 좋긴 하지만, 올 시즌 러셀의 타구 속도는 133.4km/h로 2020시즌과 비슷하며 (2itracking 기준) 직구 상대 타율은 .167로 2020시즌에 비해도 확연히 낮다. 변화구 대처가 괜찮아서 어설프게 존으로 들어오는 슬라이더나 커브는 대부분 안타로 연결한다는 건 장점이지만, 시즌 내내 지금 수준의 고타율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업그레이드된 김태진 이상을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 2020시즌에도 러셀은 3할 타율을 딱 한 달 (110+타석) 유지했고, 거품이 빠지자마자 유땅과 우익수 뜬공을 마구 양산하며 처참하게 망했다.

 

반면 이형종은 안심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형종을 처음 영입할 때는 타석에서 도움은 되겠지만 괜찮은 성적을 낼 거란 확신은 없었는데, 팀에 필요한 2루타를 많이 공급해주면서 존 안에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아 직구(.286)와 슬라이더(.444) (2itracking 기준) 상대로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극초반의 스몰 샘플이긴 하나 자신의 커리어와는 달리 우투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점(50타석 .310 .920) 등이 좋다. 타구 트래킹 데이터로도 결코 나쁘지 않다.

 

이형종 최근 4년 타구 데이터 (출처: 2itracking)

이형종이 풀타임 출장하면서 2021시즌(wRC+ 105)보다 좋은 성적을 내준다면 성공적인 영입이다. 만34세의 나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우익수 수비, 계약 후반에 연봉을 몰아놓은 계약 구조... 걸리는 지점도 있으나, 일단 지금은 즐겨도 된다.

 

 

3. 기타

김혜성이 교체되어 나갔다는 소식을 보고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큰 부상은 아니라는 게 안심이나 팀 타격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만큼 몸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 다행히 목요일 경기는 교체되어 들어온 김태진과 전병우가 멋진 수비(직선타 캐치 후 주자 귀루 저지 / 1루 직선타 방어 및 어려운 송구 포구) 그리고 타석에서의 활약 (멀티히트 / 홈런)을 보여주면서 제 몫을 했으나, 오늘 경기부터는 어떨지 걱정이 앞선다. 임병욱과 박주홍이 좀더 분발해주길 바란다. 임병욱은 현재 직구 컨택 비율이 50%를 간신히 넘길 정도로(스탯티즈 기준 53.6%) 형편없는데, 이런 허접한 컨택 능력으로는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자각해야 한다.

 

홍원기 감독은 수요일 경기처럼 2번 김동헌 DH 같은 타선으로 실험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 어째 3년차에 들어가서도 '운' 하나 외에는 나아진 점이 있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매니징 능력이다. 화요일 경기야 김동헌과 송재선이 동시에 선발이라는 데서부터 연승을 이어갈 의지가 없어보였으나, 아무리 타격 재능이 있어보여도 신인 타자를 2번으로 내보내는 것은 감독이 할 일이 아니다. 김동헌의 표면상 성적은 좋으나 경기 후반에 쌓은 타격 스탯이 많았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재 김동헌이 선발 6경기에서 쌓은 타격 스탯은 15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KIA전 윤영철 상대 사구

수요일 김동헌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상대 포수인 강민호가 '일부러 들이댔다'고 격렬하게 항의하는 모습이 보였다. 팀의 미래로 기대하고 있는 선수에게 가급적 지적하고 싶지는 않으나, 이미 KIA전 윤영철 사구 때부터 심판이 굳이 1루심과 2루심을 불러서 물어볼 정도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구 장면을 옆에서 잡은 구도는 글을 쓰면서 지금 봤는데, 이게 삼성전보다 더 고의성이 짙어보인다) 어쩌다 한 번이면 실수일 수 있겠으나 두 번은 실수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없다. 타석 영상을 돌려봐도 몸의 다른 부분은 움직이지 않고 팔꿈치만 앞으로 쓱 나가서 맞았는데, 아무리 팬이라도 이걸 '고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건 마치 안우진이 좌완 투수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김동헌은 타격에 재능이 있어보이고, 또 몸을 닫아놓고 치는 스타일이라 필연적으로 프로 커리어에서 사구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당장의 출루 하나가 급하다고 굳이 커리어 내내 달고 다닐 힛바이피치를 일부러 맞을 필요는 없고, 또 현재 나쁜 쪽으로 이미지가 찍히면 상대팀에서 진짜 맞히려는 의도로 보복구가 날아오거나 정작 나중에 진짜로 몸에 공을 맞아도 심판이 안 맞았다고 판정에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 (KBO 심판들이 '공을 피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잘 재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부상 예방 관점에서도 현명하지 못한 일인데, 팔꿈치나 등에 공 하나 잘못 맞는 순간 프로 선수는 바로 1~2개월짜리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김동헌이 부상당하면 본인에게도 손해고, 팀에도 손해다.

 

홍원기 감독은 '의도하지 않은 플레이지만, 변화는 필요하다' '일부러 맞으러 가는 선수는 없다. 따로 말하진 않았고, 타격 코치를 통해 전달하겠다' 느낌의 인터뷰를 했는데, 팀 구성원을 감싸면서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으니 감독으로서 훌륭한 인터뷰라고 생각한다. 김동헌 본인도 조속히 이를 해결해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김에밀
,

0411~0413

vs 두산 (잠실)

4:6 패 / 9:2 승

1차전 최원태 / 최승용

2차전 우천취소

3차전 안우진 / 김동주

 

0414~0416

vs KIA (고척)

2:9 승 / 1:6 승 / 0:2 승

1차전 메디나 / 요키시

2차전 윤영철 / 후라도

3차전 양현종 / 최원태

 

 

1. 선발

최원태가 포심의 비율을 20% 중반대까지 끌어올리면서 레퍼토리를 바꿨다. 예전과 달리 회전수가 잘 나와서 노병오 투수코치가 포심을 던질 것을 권유했다는데, 여기에 투심이 낮은 쪽으로 제구가 잘 되고 체인지업도 낮은 쪽으로 제구가 되면서 KIA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이라는 보기 드문 광경이 나왔다. 앞으로 계속 이 모습이 유지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

 

요키시는 시즌 3번째 선발등판에서는 이전보다 좋은 투구를 보였다. 지난 2경기에서는 커브로 유도한 헛스윙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 날도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이닝이 지날수록 안정되면서 커브로 헛스윙을 뺏어내는 데 성공했고, 7이닝 2실점이라는 만족할 만한 성적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요키시는 투심+커브+체인지업의 레퍼토리에서 한계를 느낀 모양인지 작년 중후반부터 커터의 구사 비율이 꽤 늘어났는데, 아직까지 2021년 이래로 계속되었던 좌/우타 편중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요키시의 올 시즌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냥 시즌 중 계산 서는 평범한 선발이냐 아니면 지난 몇 시즌 동안 인상적이었던 에이스냐에서 후자의 길을 걸으려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2. 기용

박찬혁을 말소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다. 현재 외야 수비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고, 작년에 그나마 보여줬던 장점인 '존 안에 들어오는 공 엄청 세게 휘둘러서 때리기'도 이번 시즌엔 사라졌다. 2군에서 좀더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대체로 송재선을 택한 건... 시범경기 10경기, 퓨처스 2경기 나온 신인이 과연 괜찮을지 모르겠다. (아니나다를까 이 글을 완성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화요일 저녁 벌써 펜스플레이 못해서 추가진루를 허용했다...)

 

3. 타선

이정후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러나 일요일 연장전 끝내기의 주역이기도 했고, 타구속도는 개인 최고인 145km/h 수준을 찍고 있기 때문에 과정은 전혀 나쁘지 않다) 안타 4개와(2루타 3개와 홈런 1개다) 볼넷 8개를 더해 진정한 OPS히터(.182 .400 .455)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휘집과 토요일 타임 부르다가 얼떨결에 윤영철에게 프로 첫 홈런을 선사한 임병욱(.310 .310 .448) 그리고 저번 주 1루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3안타(+3루타) 경기를 펼친 박주홍(.294 .381 .412)이 타격에서 괜찮았다. 이들이 팀의 미래가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이형종(.250 .333 .417)의 꾸준한 장타 생산과 변함없이 강력한 공격 옵션인 김혜성(.351 .356 .456 6도루)도 좋았다. 다만 러셀이 빠져 우타 중심타자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 (공격은 다소 좋아진 거 같으나 수비는 형편없는 걸 생각해보면 사실 아쉽지 않을지도...?)

 

김동헌이 요키시-후라도와 연이틀 선발 포수로 호흡을 맞췄는데 시즌이 지나가면서 약점을 보이겠지만 아직 '풋내기'에 불과한 고졸 1년차 신인포수가 이 정도의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주는 건 고무적인 일. 아니 고무적이란 표현을 넘어 이례적이다. 현재 리그에서 자리잡은 90년대 중후반생 포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4년생 포수가 도루저지, 블로킹, 경기운영에서 모두 제 몫을 하고 있는 건... 히어로즈를 넘어 리그에서도 독보적인 선수가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4. 기타

작년 피안타율 4할을 넘어 5할 가까이 갔던 포심을 버리고 투심을 던지고 있는 김성진의 변화도 마음에 든다. 그러나 좌타자를 상대할 무기는 필요할 거 같다.

 

강병식을 1군에서 쫓아낸 이후 5연패를 끊고 4연승으로 다시 분위기를 가져온 건 좋으나 팀의 전반적인 타격 기조가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없으니 그냥 시즌 중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싸이클인 거 같고... 뽑아오는 재능의 문제인지 키우는 시스템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확인해보기 위해 이 참에 강병식과 이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Posted by 김에밀
,

0401~0402

vs 한화 (고척)

2:3 승 / 6:7 승

1차전 스미스 / 안우진

2차전 김민우 / 요키시

 

0404~0406

vs LG (고척)

7:1 패 / 1:2 승 / 5:0 패

1차전 플럿코 / 후라도

2차전 이민호 / 최원태

3차전 강효종 / 장재영

 

0407~0409

vs NC (창원)

0:2 패 / 5:11 패 / 1:6 패

1차전 안우진 / 페디

2차전 요키시 / 구창모

3차전 후라도 / 송명기

 

 

1. 조직의 무능함

 

.227 .753 친 간판 타자는 늙었다고 버리는 주제에 작년 398타석에서 .189 .580 기록한 1번 타자를 연봉 80%나 올려주는 미친 구단에 존재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 개막 8경기 지난 현 시점에서 팀 타격 성적이 .228 .581이다. 작년의 .252 .697보다도 훨씬 못하다. 물론 이런 얘기 하면 또 구구절절 구단의 사정 설명과 얇은 뎁스 어쩌고...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나도 알아! 안다고! 이 팀이 당시에 돈이 없었고! 박병호 시즌 중에 주장 못하겠다고 던져서 나이를 뒤에서 세는 게 더 빠른 애가 주장 하고! 딱히 리더쉽 있는 것도 아니고! 김준완이 이렇게 많이 나올 정도로 팀에 변변찮은 외야수가 없었던 것도 맞는데! 그러면 '합리적'으로 움직였으면 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작년 .581 / .610 친 쌍김 듀오가 합쳐서 연봉 2.1억을 먹고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김재웅이 연봉 2.2억, 정은원이 연봉 2.18억, 배제성 엄상백 박찬호 강승호가 연봉 2억인 세상이다. 돈을 아껴야겠다면서 그런 선수들한테 연봉 바리바리 퍼주는 건 또 말이 되나.

 

김준완은 통산 1052타석, 김태진은 통산 1457타석 들어섰다. 이 친구들 타격에도 주루에도 전혀 장점 없는 걸로 검증 완료됐다. 펀치력 있는 애들은 2천 타석 지나서도 여전히 터질 희망이 있다. 근데 500~1000타석 더 먹인다고 이 둘이 갑자기 박해민이나 정근우가 되지는 않는다. 그나마 믿을 만 했던 게 김준완은 수비, 김태진은 멀티포지션이었는데 현실은 김준완은 NC에 있던 그 녀석은 동명이인이었는지 의심스러운, 박주홍이나 변상권보다도 못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고 김태진은 어느 포지션에 넣어놔도 한결같이 아쉽다. 자기가 풀타임으로 뛰던 포지션에서도 실책이 쫙쫙 터지면 어쩌란 말인가? 이러면 이제 다음주나 다다음주부터 김태진이 맹타를 치기 시작할 건데, 그럼 거봐 김태진이 김휘집보다도 낫다 그랬지? 하고 누군가들은 또 기세등등할 수도 있다. 그러고나서 시즌 끝나면 김태진 OPS는 잘해봐야 0.650 정도에 있을 거고, 시즌에서 그 포지션이 망한 것은 대체 유망주 발굴이라는 근본적인 수술을 안 하고 쌍김이라는 모르핀을 잔뜩 맞은 것이 원인이지만 이게 다 대체자를 못 키운 홍원기 탓이다! (맞긴 하다) 아니면 열받아서 손등 박살낸 송성문 탓이다! (역시 맞다 이놈은 진짜 다친 경위를 보면 이가 갈린다) 하면서 시즌이 끝날 거다. 

 

이런 한심한 패턴을 깨야 한다. 어떤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하나? 이왕이면 어린 선수, 검증된 선수, 툴이 있는 선수,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는 선수, 뭔가 하나라도 잘하는 선수, 상위지명자에게 우선 기회가 가야 하는 것이다. 위 이미지를 다시 보고 오자. 오영수, 2000년생에 '18 2차 2라운드 드랲이다. 상무 진작에 다녀왔고 첫 해부터 퓨처스 259타석에서 .374 쳤다. 오장한, 2002년생에 '21 2차 3라운드 드랲이다. 첫 해는 별 거 없었지만 2년차부터 퓨처스에서 제대로 터져서 313타석에서 17홈런 날렸다. NC가 이렇게 두 번째 사이클의 (첫 번째는 당연히 창단 1세대들이다) 야수들 키워낼 동안 우리는 뭐 했나? 응 니들은 김하성 이정후 없지~ 이러고 있었나 혹시? 그건 팬들이나 할 소리고 프런트는 왜 이 팀에 김주원도 없고 오영수도 없고 권희동도 없고 김성욱도 서호철도 없는지를 머리 빡빡 굴려가면서 고민했어야 하지 않을까? 우승하는 팀은 S급 스타 한 둘이 아니라 전체적인 뎁스가 강해야 한다. 그런데 이 팀은 A급 이상만 있으면 해외로 팔아먹거나 다른 구단 보내서 빠르게 보상픽 먹을 머리나 굴리고 있었고, 중요한 뎁스 강화를 소홀히 한 탓에 팀이 개박살나게 생겼다. 이거 모양새가 데이비스가 장기집권해서 이용규 살 때까지 내내 대체자 찾기에 골몰했던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한화 외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이영우가 2004년 병역비리 사건으로 같이 날아갔던 거까지 생각하면 한화 같은 경우에는 근 15년간 외야수 육성에 실패한 것이다... 지금 이 팀 1루수랑 코너 외야에서 그 짝이 나게 생겼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아무튼 간에... 그래서 김준완보다는 당연히 임병욱, 박주홍, 예진원, 박찬혁, 주성원에게 그리고 김태진보다는 임지열, 김웅빈, 김수환, 이주형(그런데 얘는 상무 갈 거니까... 화이팅!)에게 먼저 기회가 가야 하는 것이다. 한 달 50타석씩 찔끔찔끔 먹여놓고 아 ㅠㅠ 얘가 도저히 1군에 적응을 못해서 안되겠네 하고 내리고, 또 2군에서 올라온 애 일주일에 4경기쯤 대타로 1타석씩 세워놓고 삼진 3개 땅볼 1개 먹으면 아 ㅠㅠ 얘가 도저히 1군에 적응을 못해서 안되겠네 하고 내리는 그런 정신나간 짓도 그만둬야 하고. (이건 특히 박주홍 얘기다 원기야 제발)

 

어쩌라는 건가?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외야/1루에서는 임병욱과 임지열에게 최대한 타석을 몰아줘야 한다. 이미 임병욱에 대한 기대를 많은 사람들이 포기했겠지만, 망한 1차 지명자 대신에 김준완을 (마침 말소됐다. 고맙다!) 외야에서 치울 유일한 희망, 이정후 없어지면 내년에 차기 중견수! 라는 시선으로 바꿔서 바라보라. 선녀같을 것이다. (이정후가 리그 지표를 왜곡시킨 탓에 착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원래 중견수는 wRC+ 90만 쳐도 밥값은 하는 포지션이다) 그럼 임지열은? 걔가 어느 커뮤니티를 가나 인기가 없는 건 아는데 (김하성 앞에 뽑힌 주제에 아직도 노망주여서일 수도, 못생겨서일 수도, 음주운전을 해서일 수도, 혹은 셋 다일수도 있다) 당장 작년에 한국시리즈에서 폰트한테 홈런 치고, 시즌 말로 갈수록 수싸움이나 배트 휘두르는 거나 다 발전하던 거 생각해보자. 외야 수비도 예전엔 정말 못했는데 작년에는 그래도 눈이 약간 상하는 수준으로까지는 올라왔다. (이제 1루수 되면 외야 볼 일도 없겠지만... 근데 내야 출신이라 1루에 대한 감각이 나쁘지 않다)

 

(2) 김준완은 1군에 올라오면 안 되고, 김태진은 철저히 백업으로 내보내야 한다- 위에서 입아프게 설명했다. 수비 못하는 김준완은 박준태보다도 필요없다. (모든 면에서 상위호환임이 이제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지난 2년 동안 홍원기 체제에서 박준태는 철저히 탄압받았다) 김태진은 김혜성이나 김휘집 휴식이 필요하면 그때 나오면 된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한 가장 쓸데없는 짓 중 하나가 김태진 유격수 세운 일이다. 진짜 다들 단체로 돌아버렸나... 아무리 답이 없어보여도 그 자리는 김휘집이나 신준우 같은 유격수 유망주들 긁어서 당이냐 낙이냐 결정해야 하는 자리지 무슨 균열 간 벽 땜질하듯이 김태진을 세울 자리가 아니다.

 

(3) 김수환은 최대한 빨리 군대, 박주홍은 1군에서 긁기- 너무 당연한 일인데, 김수환은 작년에도 올해 시범경기에도 별달리 성장했다고 할 만한 구석을 찾지 못했다. 우리가 고만고만한 빠따 유망주가 너무 많기 때문에 김수환은 빨리 군대부터 다녀오는 게 낫다. 박주홍은 반면에 그나마 질롱에서 좀 성장했다고 볼 수도 있는 성적을 냈다. 그러므로 매년 1군에서 되도 않는 50타석 먹이기 간잽이질을 그만하고, 넉넉하게 타석을 줘보는 편이 낫다.

 

 

2. 경기의 무력함

그나마 이지영의 실책이나 김동헌의 포일이야 세월의 무상함 혹은 경험의 일천함을 원인으로 삼아 한숨쉬면 족할 일이겠으나, 송성문이나 김혜성이나 이정후 같은 선수들이 정줄을 놓고 플레이하는 걸 보고 있자면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것이다. 특히 이정후... 중계플레이도 설렁설렁하고 앞에 굴러오는 공도 글러브 제대로 안 대서 놓치고 걍 진짜 총체적 난국이다... 지금 수비는 진짜 임병욱이 왼쪽으로 꺼지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안 그래도 땅볼러들을 잔뜩 채워놔서 빈약한 공격력은 이정후까지 땅볼 굴리고 이형종이 헛스윙하기 시작하니까 주간 9득점이라는 경악할 수준의 수치로 떨어져버리고, 후라도는 갑자기 시범경기에서의 제구는 잊고 심판이 잡아주는 좌우 존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불펜은 안 그래도 개박살났는데 감독이란 자가 무슨 변시원을 8회 1점차 열세 박빙승부에 올리지 않나... 우승도전이 어쩌고 한 팀에서 볼 만한 게 김동헌이 붕붕 스윙해서 안타 만드는 거랑 도루저지하는 거밖에 없다는 게 말이 되나? 말이 되냐는 말을 이 글에서만 지금 세 번째 썼다.

 

타격은 꼴찌 수비도 최다실책이라 꼴찌 그렇다고 투수진이 강하지도 않아... 안우진의 2경기 연속 12K와 (이쪽은 이제 노히트노런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별달리 감흥도 없다) 최원태의 첫 경기 6이닝 1실점을 제외하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었던 선발진도 까보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요키시는 첫 경기에서 심각할 정도로 우타자 상대 피안타 억제가 안 되는 모습이었는데, 작년에도 약간 조짐을 보이긴 했으나 한 해는 더 믿어볼 수 있을 듯 하여 재계약을 외친 건데 과연...? 우승 도전 외치는 시즌에서 요키시가 혹시 페넌트레이스 중도탈락급 피칭을 계속 펼치더라도 이 팀이 과감하게 외국인 투수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지...? 시즌 들어서 시작부터 제 몫 하는 용병은 러셀뿐이라는 기가 막힌 현실 속에서... 시간이 지나다 보면 올라올 놈들은 올라오겠지만 디테일에서 하나도 나아지지 않은 홍원기의 야구... 3년차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Posted by 김에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