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7~0429
두산 vs 키움 (고척)
4:5 승 / 4:5 승 / 15:4 패
1차전 유희관 / 요키시
2차전 로켓 / 한현희
3차전 최원준 / 장재영
(1) 투수진
올해 요키시를 보면 슬라이더는 덜 떨어지고, 체인지업은 가운데 몰리거나 날리는 공이 많다. 작년에는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엘리트급 구종이었던 커브도 올해는 우타자 상대로는 날리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불안하긴 한데, 그렇다고 4월 한 달 성적을 보면 5경기 29.2이닝 소화하면서 ERA 2.73으로 마감했으니 그렇게 나쁘지도 않다. 예년보다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고생하고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1차전에서 요키시를 6회 시작과 동시에 못 바꾼 거는 이해할 수 있는데, 김재호한테 무사 2루 주고도 안 바꾸고, 투아웃에 박계범 나와서 땅볼 치고 들어가는데 주자없는 상황임에도 안 바꾸는 건 이해가 안됐다. 한 타자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이었겠지만, 투구수가 95구였고 또 장승현이 그렇게 무게감이 있는 타자는 아니니 김재웅-김동혁급 선수에게 아웃카운트를 하나 맡기거나, 김성민 혹은 양현이 1.1이닝 투구를 하는 방안도 좋아보였다. 원래대로라면 허경민의 2루타가 페어가 되어 1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가면서 동점이 되는 상황이 가능했는데, 진짜 야구는 한 끗의 차이.
김성민은 금요일 경기에서 우타자 상대로도 몸쪽에 떨어지는 슬라이더 넣는 게 과감해서 좋았다. 토요일이야 좀 털리긴 했지만 공 자체의 위력이 떨어진 건 아닌 거 같고, 박건우는 바깥쪽 체인지업 잘 밀었고 김재환한테 몸쪽 / 양석환한테 가운데 들어가는 공 던져서 안 맞는 게 이상했다. ERA 0은 깨졌지만 여전히 안정감 있다. 한현희는 딱 기본만 해줬고, 이어서 올라온 오주원-김동혁-김재웅-김태훈-김성민-양현-조상우가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면서 잘 끝냈다. 2차전은 굉장히 어려운 경기였는데 이를 막았다는 데 의의를 두자.
(2) 이용규
1차전 승리의 일등공신. 타석에서는 3루타 한 개와 볼넷 두 개로 100% 출루에 성공했고, 수비에서는 1회 2사 2,3루에서 김인태의 공을 그리고 6회 2사 만루에서 박건우의 타구를 잡았다. 기사를 보니 “박건우의 타구는 처음에 조명에 가려 움찔하며 뒤로 갔다가 다시 공이 보여 달려들었고 (+그래서 본인 생각에 좋은 수비는 아니었다고), 김인태는 투스트라이크에 몰려 컨택 위주 스윙을 할 거라고 예상하고 앞으로 세 발 나왔다”고. (기사 링크) 확실히 스마트한 수비 하는 선수고, 이렇게 이어가면서 .260 .720 정도만 해줘도 1억이 전혀 아깝지 않을 거 같다. 초반에는 타구질 아쉽다고 핍박했는데 그 정도 빠따 치면서 허정협 / 변상권 / 김은성의 수비를 보지 않아도 된다면 괜찮은 비용이다.
(3) 조상우
아무리 심판 콜이 맘에 안 들어도 성질은 안 부렸으면 하는 바람. 경기 내내, 장승현 맞히고, 끝날 때, 하이파이브할 때까지 내내 짜증내던데 정말 보기 안 좋다. 장승현 힛바이피치는 화풀이하는 느낌마저 들던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2점차 만루에서 밀어내기+다음 타자 허경민인데 굳이 몸에 맞는 공 던질 이유가 없는 게 맞긴 하다. 하지만 조상우의 자의식에 상식의 영역을 꼭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 장승현 맞고 나서 표정이 미묘하던데, 만약 부상이라도 나왔다면 주전포수 이미 공 맞아서 빠진 팀에서 굉장히 험악하게 나왔으리라는 건 안 보고도 알 수 있는 일. 고참급이었다면 고의성 있는지 없는지 안 따지고 바로 나와서 벤클 걸어도 할 말 없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경기 터뜨리는 방향으로 흘렀을 수도 있는데 코로나 매뉴얼이 있어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까놓고 말하면 오재원 허리에다가 꽂았으면 박수라도 쳐줬을 텐데, 또 그런 건 아니잖는가... 정신차리자.
(4) 2차전의 재구성
이전의 히어로즈라면 이런 경기는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결국 승리를 낚아채는 데 성공했다. 수비의 중요성을 또 체감하게 해준 경기. 로켓이 두 번이나 실책을 하면서 흔들렸는데 그때 점수를 뽑지 못한 점은 아쉽다.
8회에는 허정협 대타 카드가 성공해 윤명준의 커브를 허정협이 받아쳐 동점을 만들어냈고 (링크) 9회에는 1사 3루에서 조수행을 런다운플레이로 잘 잡은 데 이어 이용규가 기가 막힌 번트안타를 선보였다. 김혜성한테 왜 번트 안 댔냐고 하는 사람들 있지만 번트 못 대는 애한테 대라고 해봐야... 아,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김혜성의 역동작 수비도 인상적이었다. (링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고영민 송구 이후로 제일 살떨리는 1초였다...
10회에는 1점을 실점하고도 무사 만루 위기에서 6-2-3 병살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고, 이어지는 말 공격에 김재호의 실책성 플레이로 프레이타스가 살아나가는 행운도 따랐다. 김수환의 우측 2루타 때 1루 주자 송우현이 홈에서 아웃되었는데, 돌린 건 나쁜 판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재원이 우익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해볼 만 했다. 아마 상대 우익수가 전문 외야수였다면 그냥 3루에서 멈추게 했을 것이다.
11회초에도 무사 만루 위기가 있었지만 삼진 - 유땅 - 조상우 등판 후 삼진으로 잘 막아냈다. 조상우의 연투는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김재환과의 상성이 더 크게 작용했다. 찾아보니 김재환이 이 경기 전까지 조상우에게 8타석 7타수 무안타 6삼진이더라... 11회말에는 연속 볼넷으로 무사 1,2루 찬스가 만들어진 데 이어 윤명준이 결정적인 보크를 범하고 고의4구로 김웅빈을 내보내며 무사 만루가 되었다. 박정음이 초구부터 친 건 유격수 땅볼이 되긴 했지만 괜찮았다. 어차피 시간 끌어봐야 잘 칠 수 있는 타자는 아니니... 송우현이 끝내기안타 쳤으니까 그걸로 됐다.
(5) 실패로 끝난 장재영 오프너
(*KBO리그에서 나오는 오프너라는 단어를 싫어하지만 그냥 쓴다) 퓨처스에서 선발 돌던 이종민이 있고, 롱릴리프로 자주 기용되던 김재웅과 김동혁이 있으니 셋 중에 하나가 땜빵선발을 맡지 않을까 했는데 장재영 선발이라는 홍대 힙스터스러운 결정이 나왔고, 완벽하게 실패했다.
편한 상황에서 올리겠다고 공언한 게 몇 번이나 어그러졌고 고교 3년 내내 얼마 던져보지도 않은 선수한테 너무 중책을 맡기고 있는데, 그냥 2군 내려서 많이 던지면서 스트라이크존에 꽂는 감부터 익히는 게 좋겠다. 큠튜브 보니까 저번 경기에서도 대량실점하고 운 거 같던데, 어린 애한테 계속 실패의 기억을 안겨줘서 좋을 게 뭔가.
박주성은 직구 구위가 깃털인 모양인데... 137~143으로 공마다 차이가 많이 나기도 했지만 2회 김인태 2땅 - 박계범 우비 - 안재석 우안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에서 타구속도를 보니 모조리 150km/h대 중반이 나오더라. 포크볼은 다 날리고 그나마 슬라이더가 쓸 만 해보이던데 완성도가 떨어지는지 얼마 던지지도 않고... 추가적인 구속 상승이나 구속 추가가 없다면 망픽 될 확률도 생각해봐야겠다. 일단 군대부터 다녀오자.
이종민은 그나마 상위픽 트리오 셋 중에 제일 나았는데, 최고 구속 144까지 나온다는 점이 좋았고 체인지업도 괜찮았다. 2이닝째 던지기 시작하니까 미트 비슷하게 가던 영점이 모조리 틀어져서 그렇지... 얘도 퓨처스에서 선발로 던지던 친구 아닌가-_-? 불펜이라 전력투구했을 거 고려하면 선발로 던지면 130대 후반이란 얘긴데... 작년 퓨처스리그 중계 경기처럼 132 찍히고 이런 건 아니니 희망이 있다만, 갈 길이 멀다.
김동혁이 4이닝을 던지면서 괜찮았는데 구종 구성을 보니 올해는 포심-투심-커브-체인지업을 좌우 타자 모두에게 던지고 있다. 작년에는 좌타자 상대로 포심과 체인지업만 던졌는데, 올해 4구종 체제를 완성하면서 한층 좋아진 느낌이다. 물론 볼넷이 삼진보다 많은 거 보니 운도 한가닥 따랐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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