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0~0502
키움 vs NC (창원)
4:3 승 / 13:9 승 / 0:5 패
1차전 최원태 / 강동연
2차전 김정인 / 파슨스
3차전 요키시 / 박정수



(1) 타선

1차전에는 딱 필요한 점수를 뽑았고, 2차전에는 대량득점하면서 시원한 야구를 펼쳤다. 파슨스는 아무래도 투구동작에서 어느 구종을 던지는지 노출이 됐던 거 같다. 2회초 허정협이 슬라이더 두 개에 헛스윙하기 전까지 타자들이 변화구에 거의 손을 안 댔고, 4회에는 이정후 타석 초구 슬라이더 때 이용규와 김혜성의 더블스틸이 나온 걸로 봐서 키움 타선에서 파슨스의 투구습관을 간파한 모양. 허정협의 헛스윙 두 번도 그냥 타이밍을 못 맞춘 게 아니라 타이밍 알고 욕심을 내는 듯한 동작이었다.

 

3차전에서는 의외로 박정수에게 막혀 무득점. 박정수가 체인지업(39.6%) 슬라이더(27.5%) 두 구종을 주로 던지면서 직구(22%) 커브(8.8%)는 보조로 사용했는데, 볼넷이 많긴 했지만 큰 걸 허용하진 않으면서 키움 타자들을 꽁꽁 묶어놓았다. 양의지와의 호흡도 좋았고, 제구도 보더라인 근처로 대부분 들어갔기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3연전에서 주요 타자들의 성적을 보면 김혜성과 이정후가 4안타 4볼넷, 이용규가 4안타 2볼넷, 서건창이 2안타 4볼넷, 허정협이 2안타 3볼넷, 송우현이 3안타 1볼넷(+5타점), 박동원이 3안타 2볼넷(+1홈런) 등으로 안타와 볼넷을 잔뜩 엮어서 출루했다. 2016년 이후 히어로즈 타선의 색깔에 참 잘 맞는 야구를 했고, 이정후와 허정협의 강한 타구 생산 그리고 송우현의 클러치 능력이 보기 즐거웠다.

 

(2) 이정후

 

일간스포츠의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발사각 11.4도…이정후의 타구가 '홈런 비행'을 멈췄다> 기사를 보면, (링크) 이정후의 데뷔 시즌 이후 타구속도와 발사각을 알 수 있다.

 

기사에 첨부된 내용인데, 이걸 보면 올해 이정후는 발사각이 낮은 게 문제지 타구속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광용의 옐로우카드> 에서 장성호는 이정후가 장타 생산에 욕심이 생기면서 부진하다는 썰을 밀던데, 오히려 공을 충분히 띄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부진하다는 쪽이 맞지 않을까. 지난 시즌 하반기의 부진과 올 시즌의 부진도 결이 약간 다르다. 올해는 26 대 36으로 뜬땅비 비율이 0.72지만, 작년 9월부터 시즌 종료까지의 뜬공/땅볼 비율을 보면 거의 1.8에서 2가 나온다. 두 부진의 원인이 다르다는 뜻이다.

 

내 추측은 지난 시즌 겪었던 잔부상으로 올해 의도치 않게 히팅포인트가 이동하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이정후의 직구 컨택률을 보면 97.3%지만 타율은 .196에 불과한데,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와서 때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타율이 낮은 게 아닐까. 따라서 이정후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공을 계속 세게 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 밖에 없다.

 

 

(3) 프레이타스

 

허정협이 2군을 다녀온 이후로 타석에서 참을성도 괜찮아지고, (모두 안타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용규나 송우현의 자리가 확고한 외야 자리를 주긴 어렵고, 그렇다면 남는 자리는 DH뿐인데...

 

프레이타스, 올해 확실히 못 치고 있다. 타자 용병이 .261 .289 .370이면 짐 싸라고 해도 할 말이 없지 않나. <이광용의 옐로우카드>에서는 프레이타스의 부진 또한 장타 욕심으로 보고 있던데, 이 점은 공감이 간다. 몸쪽 공이 오면 자꾸 들어올려서 멀리 보내려는 게 보이는데, 프레이타스의 타격 메커니즘이 장타 생산과는 거리가 머니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무게중심도 뒤에 가 있고 허리회전은 거의 안 하고 중심이동을 크게 하는 편도 아니고... 바깥쪽 공 오면 걍 툭툭 밀어서 단타 생산하면 좋을 텐데, 무리하게 건드리다가 우익수 이지 플라이로 물러나는 경우가 잦다.

 

찾아보니 페르난데스가 2019시즌 3-4월에 142타석에서 홈런 7개를 적립하면서 시작했던데, 프레이타스는 아직까지 홈런이 하나뿐이다. 홈런을 기대하면서 데려온 용병은 아니지만, 이 정도 생산성을 기대한 것은 아니니 참 곤란하다. 대만리그에 쓸 만한 외국인 타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마이너리그가 5월 개막이고 브리검이 5월 말에서 6월 초에는 실전에 투입될 테니, 6월 초쯤이 프레이타스를 교체하느냐 마느냐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일 듯 하다. 그때쯤에도 5강 언저리에서 버틸 만 하면 바꿔야하고, 못 갈 거 같으면 그냥 쭉 밀고 나가야.

 

 

(4) 김웅빈

 

4번 타자로 기용한 지 겨우 10경기째긴 한데, 타석에서 투구수 빼는 빈도도 줄어들고 시원한 장타가 나오고 있지도 않다. 처음 겪는 4번 타순 자리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의문스럽다. 더 큰 문제는 수비인데, 방망이가 안정되어있을 때는 안 나오던 실책들이 NC 3연전에는 폭발했다. 김웅빈도 아직 어린 선수고 공수 양면에서 스킬보다는 집중력과 멘탈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선수임을 알 수 있었던 장면. 팀에서는 전병우를 1루로 써가면서 김웅빈을 3루에서 긁어볼 속셈인 듯 한데, 걱정스럽긴 하나 지금은 지켜볼 수밖에 없겠다.

 

 

(5) 신예투수들

 

김성진의 콜업은 다소 이르지 않았나 했다. 던질 때 보니 148, 149까지 구속 나오고 시원시원하긴 한데, 백투백 맞으니까 그 시원시원함이 다 가고 무슨 초여름 장마철 같은 피칭 하면서 구속도 142까지 훅 떨어지더라. 적어도 박관진보다는 현 시점에서 앞서있는 듯 한데, 이쪽도 아직은 가비지이닝 소화까지가 깜냥인 듯. 노진혁한테 맞은 거야 코스는 좋았는데 상대 타자가 워낙 잘 쳤으니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

 

이종민은 2군 갈 만한 피칭 했고 그래서 2군 갔다. 직구를 거의 90% 가까이 던져가면서 버티려했는데 존에 제대로 들어가는 공이 없었다. 퓨처스리그에서 다시 준비해야 하고, 전반기 내 콜업은 무리라고 보인다. 갖고 있는 무기를 보면 2군에서 안 먹힐 투수가 아닌데 이상하게 볼질이 많더라. 애초에 바깥쪽을 선호해서 그런 건지, 직구에 자신이 없어서 몸쪽을 못 던지는 건지?

 

 

(6) 홈런 정산

 

3연전에서 홈런 1개 치고 10개 얻어맞았으니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린다. 야구는 물론 홈런 갯수가 아니라 홈에 들어온 주자 머릿수로 하는 스포츠라 이겼지만, 팀의 심각한 장타력 부재는 염려되는 대목이다. 박병호가 빨리 페이스를 찾아서 올라와줘야 하지만, 빨리 복귀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클래스를 찾는 게 문제니까. 제대로 폼만 찾는다면야 2주 아니라 한 달 혹은 두 달 걸리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7) 선발투수진

 

최원태는 5이닝 1실점 하면서 마감했는데, 5이닝 6안타 1볼넷을 보고 괜찮다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 아무튼 괜찮다고 치자. 이렇게 해서 4월 첫 5경기를 25이닝 ERA 4.32로 마감했다. 피안타율은 무려 .337이다. 구창모, 이영하, 원태인 같은 투수들 스텝업하는 속도 보다가 최원태가 6이닝 3실점 하고 있는 거 보면 참 돌 거 같지만, 로테이션이라도 돌아주는 게 어딘가.

 

김정인은 5월 1일 경기에서 5이닝 3안타 3볼넷 2실점(1자책)으로 버티면서 커리어 첫 승. 어쨌든 개막 이후 5경기에서 3이닝 한 경기를 빼고는 전부 5이닝을 소화했고, 피안타율도 .227로 괜찮다. 5선발치고는 좋은 스타트. 이제 이러다가 퀄리티스타트하는 게임도 나오고 하는 거니까, 이승호 복귀 전까지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켜보자.

 

요키시는 지난 경기에서도 홈런을 4방이나 맞으며 부진했는데... 작년과 한번 비교해보겠다.

 

피안타율(구사율)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투심
2020 .299 (11.9%) .155 (21.8%) .180 (21.3%) .287 (41.2%)
2020 - 우타자 .212 (10.0%) .156 (20.8%) .183 (30.2%) .310 (35.8%)
2020 - 좌타자 .344 (15.9%) .133 (24.4%) .167 (4.9%) .254 (50.2%)
2021 .500 (9.3%) .214 (22.3%) .256 (21.6%) .292 (46.8%)
2021 - 우타자 .500 (4.0%) .267 (20.9%) .257 (32.5%) .297 (42.7%)
2021 - 좌타자 .500 (18.1%) .154 (24.5%) .250 (3.7%) .286 (53.7%)

투심의 평균 구속이 143km/h에서 142km/h로 떨어지긴 했지만, 컨택률이나 기타 등등으로 봤을 때 특별히 투심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구종의 조합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없다.

 

2020년 요키시의 슬라이더/체인지업 구사 코스(左)와 2021년 요키시의 슬라이더/체인지업 구사 코스(右)
2021년 요키시의 슬라이더/체인지업 코스별 타율

문제가 있다면 변화구 구사 코스다. 요키시는 현재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크게 올랐는데, 우타자 상대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가운데에 몰리는 경우가 잦아졌다. 좌타자를 상대할 때 쓰는 슬라이더는 보더라인에서 확실하게 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공들이 공략당하고 있다. 이 점을 해결한다면 부진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텐데, 이미 2년간 검증된 투수니 해결하기 그렇게 어렵지는 않으리라 본다. 시즌이 지나갈수록 점차 나아질 것이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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