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구라에서 올린 기사 [기록으로 환산한 최고연봉타자는 강정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7&oid=405&aid=0000000063 를 읽어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해당 글은 WAR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WARWins Above Replacement의 약자로, 대체 선수에 비해 팀에 얼마나 많은 승수를 올리게 해주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이며, 때로는 절대적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물론 통계는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걸 안다. 여기서 말하는 '절대적' 이라는 건, 대충 이걸 갖고 누가 더 낫다고 우겨도 어느 정도는 들어맞는 스탯들 중에서 그 '어느 정도' 의 수준이 제일 높단 얘기다.)


하지만 야구라에서 기사에서도 인정했고 트위터에서도 인정했듯이, 저 WAR은 무언가 결여되어있다. 제대로 된 스탯 제공을 하지 않는 KBO 환경상 저렇게 WAR을 딱딱 구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분명히 야구라에서 구했을 WAR에는 본인들도 '이건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고민과, 따라주지 않는 환경에 대한 원망과 피눈물과, 그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수많은 생략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특히 수비에 관한 부분이 제일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wOBA와 wRAA를 통한 타격 기여나, 구장 보정을 통한 Park Adjust 같은 건 나는 못하지만, 야구라에선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루에 관한 것도, 팬그래프에서조차 도루/도루 실패 정도를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부적으로 들어가지 않았을 때 그리 계산하기 어려운 건 아니다. 하지만 수비는 다르다. 하지만 심증이긴 하지만 나는 저 기사에 포함된 계산방식은 공격WAR에 한정되는 것이라는 데 이번 주 내가 사먹은 석식 값을 걸 용의도 있다. (그렇다고 탓하는 건 아니다. 아, 내가 이번 주에 사먹은 석식 값 총합이 3,300원밖에 안된다는 건 잠시 무시하도록 하자.)


MLB에서는 TZ(Total Zone) UZR(Ultimate Zone Rating) +/- 같은 다양한 수비스탯을 제공하지만, KBO에서 볼 수 있는 수비 스탯은 고작해야 필딩율 내지는 레인지팩터에 불과하다. 필딩율은 잡기 어려운 공을 안 잡으면 실책 0으로 1.000을 띄울 수 있는 허당 스탯이며, 레인지팩터는 수비범위를 계산하는 데 적정한 스탯이 아니다. 가령 1선발부터 5선발까지 200탈삼진을 기록하는 파워피쳐로 선발진을 꾸린 팀과, 한 해 100탈삼진 잡을까 말까 하는 그라운드볼러로 선발진을 꾸린 팀에서는 당연히 후자의 야수들이 더 높은 레인지팩터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요컨대, 인플레이되는 타구 갯수가 비슷할 때나 의미를 갖는 스탯이라는 것이다.


스포츠투아이에서 제공하는 투구추적시스템을 본다면 분명히 한국형 UZR 계산도 가능할 것이다. 아니 가능하다. 150km로 날아가는 공 초속/종속 재고 회전수/궤적 따지는 양반들이 방망이에 맞아서 날아간 공이 수십 조각으로 나뉜 구장 어느 위치에 떨어지는지, 그걸 수비수가 잡고 못 잡고가 1년에 얼마나 반복되는지 합산 못할 리가 없다. 이런 거 하나 제공 안해주면서, 개인스탯 사이트 물먹이는 이유는 뭐고 '기록' 에 관한 저작권을 주장하는 이유는 또 뭐란 말인가? 이종도가 1982년 개막전에 친 만루홈런이나, 최동원이 1984년 한 시즌에 기록한 223탈삼진은 결코 소유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것이 아니다. 혹시 스포츠투아이에서 만들어낸 스탯들이 있다면 그에 관해서는 소유권을 인정하겠지만, 앞에서 말한 정도의 노력도 안하는 업체에서 일반 야구팬의 알 권리를 막는 행태는 심히 우습다. 그리고, 막말로 니들은 빌 제임스한테 로열티 내냐?




사족: 저번 글에서 나는 4위권 팀 중에서 LG 롯데 두산 순으로 4강 확률이 높을 거라고 예측했다. 미안하다. 내가 DTD를 너무 무시했다. 좀 다른 얘기긴 하지만, '안될거야 아마' 가 이미 체득된 팀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 네이버 뉴스 댓글에서 '지금 LG에 필요한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다' 라는 얘기를 보았는데, 만약 이루어진다면 괜찮은 인선이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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