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7~0529

SK vs 넥센 (목동구장)

5:10 승 / 5:7 승 / 9:4 패

1차전 레이예스 / 밴헤켄

2차전 울프 / 금민철

3차전 백인식 / 소사


1차전 : 5선발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에이스 밴헤켄을 결국 4일 휴식 후 등판시켰다. 밴헤켄의 4일 휴식 후 ERA는 지난 2년 동안 4.60대로 그럭저럭 하는 정도. 로테이션이 이번 주 모두 4일 휴식 후 등판하게 되는 것이라, 상당한 승부수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번 주만 놓고 보면 꽤나 괜찮은 수였다. 밴헤켄은 일단 6.1이닝 2실점으로 임무 완료. 단 7회초에 더 무리하게 올릴 필요가 있었나 싶다. 6이닝 100구로 끊었으면 딱 적절했을 것이다.


8회초 강윤구는 등판해서 두 타자를 잘 잡고 이재원에게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었는데, 이것이 결국 한 점을 내주게 되는 빌미로 작용하여 아쉬웠다. 또한 이정훈이 9회초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하고 두 점을 내준 것도 걸린다. 크게 이기는 경기에서 한두 점 주는 것쯤이야 승부에 영향이 없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한두 점을 내주는 투수는 접전 상황에서는 두세 점, 혹은 넉 점 이상을 내주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지 않는가.


이 경기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홈런과 도루가 모두 나왔다는 점이다. 특히 3회 선취점을 뽑을 때 박헌도의 도루가 큰 역할을 했고, 5회에도 서건창이 이택근의 초구에 3루를 훔치면서 결국 점수를 뽑는 원동력이 되었다. 홈런을 뻥뻥 치면 점수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만, 홈런이 안 나올 때는 도루 등을 통해 한 베이스를 더 가면 그냥 플라이나 땅볼로 끝날 것이 희생플라이 등으로 둔갑할 수 있다. 박병호의 연타석 홈런과 강정호의 뒤를 이은 홈런도 선발 레이예스를 무너뜨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2차전 : 뜻밖에도 지난 경기 호투를 이어오던 선발 금민철이 3.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이 날 금민철은 매 경기 주자를 득점권에 보내며 굉장히 안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수비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만회하긴 했지만 그것도 한계. 결국 4회에 마정길로 교체되고 말았다. 불펜 투수들이 어인 일로 나머지 6.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준 것이 결과적으로 승리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특히 김영민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다음 선발 등판에 대해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선발로 나와서 성적은 별로였다만...)


공격에서 아쉬운 점은 일단 3회 선두타자 박헌도가 나갔지만 후속타자 허도환이 번트병살타를 만든 것.  하지만 6회 추격의 스리런을 날린 이택근과 8회 역전 만루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강정호의 홈런이 좋았다. 적재적소에 딱 터진 홈런이었다.


9회초에는 손승락이 또 포수 서동욱과 호흡을 맞췄고, 이번에는 25구까지 가면서 하마터면 위기가 있을 뻔 했으나... 1사 1,2루에서 한동민의 빠른 파울 타구를 1루수 박병호가 바로 잡고 1루를 밟으면서 경기를 무사히 끝내주었다. '오늘의 세이브' 로 칭할 만하다.


3차전 : 소사가 1회에 크게 무너지며 초반부터 끌려가는 경기를 만들었다. 2회부터 5회까지는 그럭저럭 잘 막았지만 만약에 1회에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면 충분히 스윕도 노려볼 수 있었다. 2회말 안태영의 도루에 이어 득점권에서 좋은 적시타와 희생플라이가 나와 두 점을 얻었고, 다시 4회말 이택근-서건창의 이중도루에 이어 유한준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한 점을 더 추격했다. 하지만 강정호 타석에 유한준이 왜 뛰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작전이 걸려있었던 게 아닐까 싶은데, 유한준같이 발 느린 선수에게 2사 이후 도루를 지시하는 게 좋은 결과를 낳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현희를 6회초에 내 경기를 잡겠다는 의지는 보여주었으나 그 이후 추격을 하지 못했고, 결국 8회말 박희수가 박병호를 잡고 9회초 강윤구가 만루홈런을 얻어맞으며 경기에서 패배하였다. 8회부터 SK 타자들이 패스트볼을 걸러내고 변화구를 치기 시작했는데, 이는 볼 배합이 간파당했다는 얘기고 그렇다면 9회에 당연히 다른 식으로 타자들을 공략해야 했다. 하지만 결국 변화구 위주의 볼 배합으로 만루홈런을 자초하고 말았다. 사족이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강윤구의 이상향은 빠른 패스트볼을 70% 이상 꽂아넣는 10승 좌완 선발이다. 그래서 요즘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하고 있는 강윤구는 아무래도 아쉽다.



0530~0601

LG vs 넥센 (목동구장)

5:11 승 / 9:5 패 / 4:8 승

1차전 임정우 / 하영민

2차전 티포드 / 김영민

3차전 우규민 / 밴헤켄


1차전 : 서건창-이택근-유한준-박병호 연속 안타. 두 점을 선취점으로 뽑으며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2회초 하영민이 1사 2,3루에 몰려 위기를 맞았다. 곧이어 최경철의 적시타가 터졌지만 좌익수 문우람이 2루 주자 조쉬 벨을 홈에서 잡아내며 동점은 면했다. 그리고 그 후 동점이 되는 일은 없었다. 이래서 주자 하나를 잡는 수비가 중요한 것.


넥센 선수는 아니지만, 2회말 임정우를 바로 내린 LG 벤치의 선택은 조금 의아했다. 공이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안태영의 선두타자 2루타가 매우 기분나쁘게 먹혀서 떨어졌기 때문에 향후 피칭에 영향이 있을까 싶어 바꾼 듯 하다. 하지만 경기 초반에 어설프게 B조 불펜들을 쓰면 오히려 점수가 더 벌어지는 일도 많다. 아니나다를까 4회말 정현욱은 이택근-유한준-박병호에게 연속 적시타로 4점을 헌납하였다. 정현욱-최동환으로 5이닝을 먹었기에 불펜은 어느 정도 아꼈다만, 만약 경기를 조금이라도 잡을 생각이 있었다면 정현욱이 루상에 주자를 채우고 있었을 때 바꿨어야 했다.


선발 하영민은 6이닝을 3안타 3볼넷 5K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되었다. 하영민은 원래 80구 정도에서 항상 교체되었는데 이 날은 106구를 던졌다. 계속 던지다 보면 앞으로 한 단계 더 높은 선발투수가 될 자질이 충분한 선수이니, 많은 기대를 해봐야겠다. (일단 제구가 되잖아!)


2차전 :  이 경기 공연 보느라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못 봐서 할 말이 없다. 일단 박성훈 2.1이닝 무실점과 윤석민 3안타가 매우 놀라웠다는 언급만 하겠다. 뻥치지마


3차전&총평 : 밴헤켄은 시작부터 3루타를 맞았으나 결국 6이닝 1실점으로 버텼다. 시즌 5승. 그리고 2회말 바로 박병호의 동점 솔로홈런과 강정호의 역전 솔로홈런이 터지며 역전. 3회초 박경수(!)가 홈런을 치며 추격해왔으나 결국 5회말 오지환의 실책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넥센 쪽으로 넘어가버렸다.


5회말 윤석민은 1사 만루 상황에서 투수 우규민의 초구를 타격했고 유격수 오지환은 잘 잡았으나... 3루 쪽을 향한 송구가 한참 높아 빠지면서 결국 2타점 적시 실책이 되고 말았다. 침착하게만 던졌으면 포스아웃이 됐을 것인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기록원이 윤석민한테 왜 내야안타를 줬는지도 모르겠다 우규민은 결국 강판. (첨언이지만 우규민이 글러브를 집어던지는 행위는 별로 좋게 보이지 않았다. 강한 승부욕의 표출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투수가 카메라에 잡히는 위치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딱히 크게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넥센 선수들은 안 그랬으면 한다.)


8회초 이상민은 1사 1루에서 마정길 다음에 등판했으나, 김용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선행 주자를 들여보냈다. 아쉬웠지만, 크게 경기가 뒤집어지지 않는 선이라면 이런 신예급 선수들을 자주 기용해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선수들의 레벨업을 노릴 필요가 있다. 어제 1이닝을 잘 막았고 (다음 이닝 선두타자 볼넷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오늘은 오지환과 김용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는데, 어떤 식으로든 경험이 됐을 것이다.




SK-LG를 상대한 홈 6연전에는 타선이 기존의 서건창-???-이택근-박병호-강정호-김민성-유한준-???-허도환에서 서건창-이택근-유한준-박병호-강정호-???로 조정되었는데 바꾼 타선은 꽤나 성공이었다. 이택근과 유한준이 2-3번으로 오면서 '3번에서도 번트를 댈 수 있다' 라는 인식과 '2번에서도 홈런을 칠 수 있다' 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준 것이 좋았다. 득점권 타율이 높은 유한준이 3번으로 오면서 상위타선이 좀더 촘촘해지기도 했고.


또한 김민성을 마지막 2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윤석민을 대신 넣은 것은 제법 괜찮았다. 김민성은 5월 들어 타격감이 안 좋았고, 전 경기 출장 중이었기 때문에 조금 쉴 필요가 있었다. 4월 김민성은 22경기에서 .333 3홈런 12타점을 기록했지만, 5월에는 23경기에서 .185 0홈런 5타점, 장타도 15개 중 2루타 1개에 불과했다.


이택근은 2번 타순에서 21타수 8안타에 9타점을 쓸어담았고,  유한준은 6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쳐내며 26타수 11안타 7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각각 4개와 5개의 홈런포. 서건창은 25타수 12안타 4볼넷. 16번 출루해서 13번 홈을 밟았고, 도루 5개를 성공시켰다. 실패는 딱 1번. 상위 타선이 일주일 내내 완벽하게 돌아간 것이다. 팀 득점권 타율도 .242까지 상승.


공격 면에서는 나무랄 게 없는 한 주였지만 투수진은 그러지 못했다. 이번 주 팀 ERA는 6.17이었다. 선발진은 5.58 / 불펜진은 6.94. 타선이 잘 터져서 다행히 4승 2패로 수확을 거두었지만 투수진 불안은 여전하다. 특히 밴헤켄과 하영민은 18.1이닝 동안 5실점을 합작했지만, 나머지 3명이 던진 경기는 12.1이닝 동안 14실점. 갈 길이 멀다. 한현희는 드디어 명품가방과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박성훈이나 강윤구도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화성에서 11탈삼진을 잡은 김대우의 활약을 기대할 수밖에.



>Next

0603~0605

넥센 vs NC (목동구장)

상대전적 2승 4패 열세

1차전 금민철 / 에릭

2차전 소사 / 찰리

3차전 하영민 / 이재학

Posted by 김에밀
,

0523~0525

넥센 vs 삼성 (대구구장)

3:6 패 / 4:5 패 / 2:18 패

1차전 금민철 / 장원삼

2차전 소사 / 윤성환

3차전 하영민 / 밴덴헐크



1차전 : 5회까지는 양팀 선발투수인 금민철과 장원삼의 치열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결국 금민철은 6회말 선두타자 대타인 김태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다음 타자인 이지영에게 공 2개를 볼로 던지고 교체되었다. 한 타자와 승부하는 도중에 투수를 바꾼 것은 좀 의아한 대목이다. 삼성이 8연승 중이었고 워낙 타격과 불펜이 좋으니 이번에 못 막으면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인가 싶지만, 다음 불펜투수에게 2볼을 안고 시작하라는 것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다. 등판한 마정길은 이지영에게 안타를 맞고, 김상수에게 번트안타를 내주었다. 만약 1루수 박병호가 3루에 조금 신경을 덜 썼더라면 희생번트에서 끝났겠지만, 역시 한 점도 안 내줄 생각을 하고 경기를 하려고 하니 발빠른 타자주자를 놓칠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마정길은 폭투로 한 점을 내주고 나바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교체되었으며, 그 다음 올라온 박성훈은 2루타 - 좌익수 희생플라이 - 홈런 - 홈런으로 마정길의 남은 주자를 싸그리 들여보내고 자신도 3실점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배팅볼을 던지는 투수를 좌타자들 상대하겠다고 올렸으니 결과가 이리 비참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마정길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154이다. 이왕 쓸 거였으면 6회말 끝날 때까지 기용했다면 박성훈만큼 점수를 내주진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7회초 윤석민의 2타점 적시타와 9회초 유한준의 솔로 홈런이 터졌지만 이미 경기를 뒤집긴 역부족이었다. 이 날 주자 3루 상황을 두 번이나 만들었는데도 장원삼을 공략하지 못한 것은 실로 천추의 한이다. 7회말에는 이정훈이 등판했는데 박해민이 무사 2루 희생번트에서 홈을 노리다가 아웃되어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박해민의 적극적 주루플레이는 굉장히 인상깊은 대목이었다. 발이 빠른 선수를 보유하고 있으면 이렇게도 한 점을 뽑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넥센 라인업에서 이 정도로 뛸 수 있는 선수는 서건창 정도다. 2년 전 최고의 발야구를 펼치던 팀이 넥센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넥센 타선은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다...


2차전 : 돌아온 소사의 한국무대 복귀전. 소사는 1회와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았고 6이닝 3실점으로 괜찮게 던졌다. 아쉬운 것은 3회말 서건창의 베이스커버가 늦어 이지영에게 도루를 허용했고 그 다음 나바로에게 바로 투런을 맞은 것. 6회초 박병호의 투런 홈런이 터졌는데 윤성환의 커브가 실투로 딱 치기 좋은 코스에 들어간 것을 정확히 밀어친 것이었다. 워낙 잘 맞아서 장외로 넘어가버릴 정도였으니 확실히 노린 모양이다. 7회초에 서건창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3루타를 치며 4:3으로 역전에 성공했으나, 8회말 한현희가 1사 2루에서 최형우에게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경기를 그대로 내주고 말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도 탓할 수가 없다. 8회말에 강윤구를 올리는 게 낫지 않았냐는 얘기가 있었지만, 강윤구는 올 시즌 좌타자 피안타율이 3할 4푼대인 데다가 애초에 1점 리드 상황에서 쓸 수 있을만큼 믿음직한 불펜 투수도 아니다. 넥센은 손승락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려보았으나, 임창용에게 9회초 김민성 - 이성열 - 김하성이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그대로 경기 끝. 4연패를 당하면서 삼성에게 10연승을 조공하고 말았다.


3차전 :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최악이었다.


선발 하영민은 1회 2점을 내주며 시작했다. 루키인 데다가 삼성 강타선을 상대하고 있으니 뭐 그 정도야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 이 경기의 백미는 3회말이었는데, 무려 11점을 내주었다. 무사 1,2루에서 김태완의 번트안타를 하영민이 악송구하면서 (2루수 서건창이 1루 베이스커버를 다 못 들어왔는데 집어던져버렸다) 순식간에 0:3 무사 2,3루. 하영민은 이어진 타석에서 이승엽에게 3볼로 몰려놓고도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정형식을 3루수 김민성의 라인드라이브 캐치로 잡아냈으나 결국 이지영에게 펜스를 때리는 큰 타구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5실점.


문제는 여기서부터인데, 하영민이 이지영 다음 김상수 - 나바로 - 박한이 - 채태인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4실점을 더 하는 동안 누구도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았다. 아니 95년생 신인 투수가 먼지나게 두들겨 맞고 있는데 왜 아무도 중간에 템포를 끊어주지 않는 것인가? 대체 무슨 생각? 하영민은 결국 2.2이닝 1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0실점(9자책)으로 강판.


하영민의 뒤를 이어 올라온 오재영은 최형우 - 김태완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이승엽에게 큼지막한 장외 스리런을 맞고, 다음 이닝에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물러났다. 0.2이닝 동안 21구를 던지며 6안타 6실점. 이제는 패전처리로도 쓸 수가 없는 믿을 수 없는 모습. 이어서 장시환 - 이정훈 - 박성훈 - 강윤구로 이닝 종료. 화요일 선발이 없는 상태라서 이때 강윤구가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경기에 등판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어차피 경기가 이미 결론이 나 있었으니 불펜피칭 개념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번 선발로 기용해볼 만한 시점이 되기도 했고. 강윤구는 4월 5개의 피홈런을 맞으며 11.2이닝 동안 11실점(9자책)했지만, 5월에는 10.1이닝 동안 2실점(1자책)뿐이다.


밴덴헐크의 공은 매우 좋았고, 5안타 11K 2실점으로 완투했다. 투수들도 못 던지는데 타자들도 꽁꽁 묶여있으니 이길래야 이길 수가 없다. 9회초 박헌도의 투런홈런이 터지며 완봉을 저지한 것이 그나마 유일한 위안이었다. 삼성은 이렇게 11연승. 넥센은 5연패.


2회말 수비 때 유한준이 서동욱으로 교체됐는데, 2회초 파울타구에 맞은 것 때문이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있거나 하지는 않은 듯.


한화와의 3연전, 그리고 이어진 삼성 3연전에서 제일 신경쓰였던 것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기운이 죽어있다는 것이었다. 독기도 없고 '아아 하기 싫다...' 는 표정, 의욕이 없어보이는 표정 등등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라앉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으니 수비에서도 잔실수가 반복되었고, 한 베이스 더 내주고 평소같았으면 잡았을 공이 안타가 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이 많이 나왔다. 물론 대구 낮 경기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날씨 문제는 아닌 듯 싶다. 빨리 연패를 끊고 승리를 따내 다시 달려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빈다.




>Next

0527~0529

SK vs 넥센 (목동구장)

상대전적 : 1승 1패

1차전 레이예스 / 강윤구 (예상)

2차전 울프 / 밴헤켄 (예상)

3차전 고효준 / 금민철 (예상)

Posted by 김에밀
,

지난 5월 20~22일 한화와 넥센의 3연전은 오심으로 얼룩진 경기였다. 오죽하면 한화가 '오심에게 스윕당했다' 는 우스개소리마저 나왔으랴.


1차전 (영상)

2차전 (영상) (영상)

3차전 (영상)


올해는 유독 심판들의 오심 문제가 많이 언급되는 해다. 한 시리즈를 할 때마다 오심이 최소 한 개씩은 튀어나오고, 심지어 한 경기에 한 팀에게만 불리한 오심이 네다섯개씩 나오는 등 문제가 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오늘 나온 기사인 노컷뉴스의 [임종률의 스포츠레터] "심판 고충? 감독 선수 팬들 아무도 몰라요" 에서는 과거 프로배구의 명심판이었던 김건태 위원의 인터뷰가 나온다. 그는 여기서 '심판들의 자질이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오심이 많이 나온다' 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 팬들은 그걸 모르는가? 아무 야구 커뮤니티, SNS. 어떤 것이든 좋다. 오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팬들이 심판의 자질을 문제 삼고 있는가?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하기 힘든 직업 콘테스트' 같은 것을 한다면 프로스포츠 심판도 당당히 이름을 내밀 수 있는 직업이다. 팬들도 그걸 안다. 심판은 보통 사람이라면 앞을 스쳐지나가기만 해도 눈을 질끈 감아버릴 140km 이상의 공이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왔는지 아닌지 판정해야 한다. 야수가 던진 공이 베이스를 밟고 있는 다른 야수의 글러브에 먼저 들어갔는지 아니면 주자가 먼저 베이스를 밟았는지도 판정해야 한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홈승부에서도 주자가 먼저 홈에 들어왔는지 포수가 주자를 그 전에 먼저 태그했는지 판정해야 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3시간 이상 한 곳에 서서 자리를 비울 수 없고, 덤으로 가끔 파울타구를 얻어맞기도 한다. 기타 경기 외적인 열악한 환경에 대해서는 더 언급하지 않겠다.


이런 일을 하고 있는데, 십수 년, 길면 20년 이상 해도 오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건 당연지사다. 팬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팬들이 분개하는 것은 오심을 저지르고도 사과를 하지 않는 심판들의 태도다. 자신들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 왜 언급하지 않는가? 왜 사과하지 않는가? 심판이란 경기 중의 정확한 판정을 위해 존재하는 자리가 아니던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판들은 고압적이기까지 하다. 위에 있는 한화-넥센 2차전 영상(1)을 보면 심판은 코치들에게도 서슴없이 반말을 퍼붓는다. 그라운드에서 서로 존중해야 할 동업자라는 의식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선수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이는 대부분의 심판들이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라는 KBO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심판-선수 사이가 우선시되어야하는데 '프로야구 선후배' 라는 생각을 먼저 하니 심판들이 선수나 코치에 대한 존중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영재의 경우 과거 로이스터 감독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하였으며, 올해는 1루에서 오심을 저질러놓고도 오재원이 항의하자 나중에 공수교대 상황에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불러내는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였다. 


심판의 권위가 어디에서 나오는가? 심판이 경기에 대한 공식 규칙을 적용하는 중립적인 판단 주체라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즉 경기를 하고 있는 구단은 경기를 관장하는 심판조의 판단에 따라 규칙을 적용받겠다는 것에 암묵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착각하지 마라. 선후배 사이라서, 그라운드에 오래 섰다고 해서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요새 심판 쉴드 기사에 나오는 '심판의 권위' 운운하는 말들이 우스운 까닭이다. 그들은 이미 권위를 충분히 세우고 있으며 그것을 악용해오고 있다.


야구팬들은 임채섭에게 불만을 품었다가 퇴장 명령을 받은 후 심판실을 찾아가 고개 숙여 사과한 카림 가르시아의 사진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심판도 잘못된 판정을 내린 후 고개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다.


KBO 공식 야구규칙에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명심하라! 최고의 필요조건은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의심스러운 바가 있으면 주저 없이 동료와 상의하라. 심판원의 권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확한 것'이다. (중략) 마지막으로, 심판원은 예의를 지키고 불편부당하고 엄격하게 처신하여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아야 한다." (124쪽)


그러면 이제 물어보자. 한국프로야구에서 권위보다도 판정을 우선시하는 심판은 어디 있으며, 예의를 지키는 심판은 어디 있으며, 존경받는 심판은 어디에 있는가? 




Posted by 김에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