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0516~0518

한화 vs 넥센 (목동구장)

1:3 승 / 9:7 패 / 16:3 패

1차전 송창현 / 하영민

2차전 이태양 / 김대우

3차전 클레이 / 밴헤켄



1차전 : 요새 그나마 넥센 선발진에서 사람같이 던지고 있는 하영민과 송창현의 대결이었다. 2회 박병호의 솔로홈런으로 일단 기선제압에는 성공. 하영민은 굉장히 잘 던졌다. 1회 선두타자인 이용규를 내보내고도 견제사로 잡아냈으며, 뒤이어 정근우를 병살타로 처리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 김태균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더 이상의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실점하지 않았고, 3회부터 5회까지는 송광민의 솔로홈런 1개를 제외하고 9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였다.


이 경기의 가장 극적인 장면은 4회말에 나왔는데, 김민성과 유한준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3루 찬스에서 박헌도가 좌익수 플라이를 쳤다. 3루 주자는 발이 느린 김민성이었으며 한화의 중계 플레이가 잘 이루어져 홈에서 태그가 이루어진 상황. 하지만 이영재 주심이 세이프를 선언했다. (영상)  '내가 봤어' 라고 말하는 주심을 볼 수 있다. 보긴 뭘 봐 결국 0:1에 2사 1루가 됐어야 할 상황이 0:2에 1사 1루가 되어버렸고, 뒷맛이 개운치 않은 승리를 수확할 수밖에 없었다.


6회초 하영민이 1사 1,3루를 만들면서 흔들리자 염경엽 감독은 셋업맨인 한현희를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다. 조상우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6-7회 위기상황이 오면 자연스레 한현희가 빠르게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여름이 되면 퍼지지 않을지, 7회에 누구를 넣어야 할지 좀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는 마정길을 넣는 것이 가장 무난할 듯 싶다. 어차피 선발에서 탈락한 선수들이 대거 패전처리조로 가는 마당이니...


6회말에는 상당히 어이없는 플레이가 나왔는데 무사 1루에서 서건창의 번트가 라인선상에 멈춰버렸고, 이때 2루로 가던 허도환이 오버런을 했다가 아웃당했다. (영상) 이어서 서건창 역시 견제사로 잡히면서 무사 1,2루가 되었어야 할 상황이 2사 주자없음으로 변모하였다. 그대로 무사 1,2루였으면 충분히 클린업에게 연결될 수 있고, 추가 득점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인데 이는 선수들의 집중력 문제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1차전은 승리하였지만 박헌도의 희생플라이 하나 (그것도 오심)를 제외하고는 득점권이거나 주자가 있는 상황마다 적절한 병살과 플라이로 제대로 점수를 뽑지 못하는 한심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는데, 올해 득점권 타율 꼴찌를 마크하고 있는 넥센의 타선다운 경기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2차전과 3차전이었으니...


2차전 : 선발로 김대우가 올라왔다. 김대우는 이 경기가 프로 첫 선발 등판이었는데, 4.1이닝 동안 8안타 2볼넷 3실점으로 성에 차지 않는 피칭을 했다. 물론 1회와 2회를 병살타로 끝내고 3회 삼자범퇴를 하기도 했지만, 그냥 볼질을 안했다뿐이지 썩 좋은 공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 가능성은 보여준' 정도로 평가를 끝내자. 그 다음 투수로는 강윤구가 올라왔는데 볼넷 폭투 보크 등등 투수가 할 수 있는 온갖 플레이를 다 하면서도 자책점은 내주지 않았다. 역시 포츈융구


이 날도 결국 오심논란이 터지고야 말았는데, 첫번째는 6회말 4:2 1사 2루에서 윤석민의 적시 2루타가 터졌는데 이 타구가 페어냐 파울이냐를 가지고 논쟁이 있었다. (영상) 두번째는 9회초 한화 선두타자로 나온 고동진이 1루수 땅볼을 쳤는데, 박병호의 송구를 마정길이 잡아 아웃시키면서 발이 떨어졌느냐 아니냐 하는 논쟁이었다. (영상) 일단 두번째는 확실히 발이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첫번째는 아무리 돌려봐도 페어인지 파울인지 잘 모르겠다. 카메라 각도상 잘 보이지도 않으므로, 이건 3루심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타구였다.


김준희 3루심은 이를 페어로 선언했고, 한화 김응용 감독은 이에 반발해 선수단을 철수시킨 이후 경기가 재개됐을 때 퇴장을 당했다. 경기가 중단된 과정에서 심판들의 일부 언행이 물의를 빚기도 하였다. (영상) (오심과 관련된 것은 다른 글에서 후술하도록 하겠다.)


경기가 재개된 이후 7회말 넥센이 동점을 만들었으나, 9회초 1사에서 정범모에게 마정길이 솔로 홈런을 맞으며 다시 한화가 리드를 잡았고, 이어서 송신영이 안타 - 안타 - 볼넷을 내준 이후 김태균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며 점수가 9:4까지 벌어졌다.


문제가 되는 투수운용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마정길은 7회와 8회 이미 27구의 공을 던졌으며, 전날에도 16구를 던졌으니 연투 중인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4:4 동점이 된 상황에서 9회를 맞았으니 과감히 승리조인 한현희나 손승락을 투입해야 한다. 9회말이 1번 타자 서건창부터 시작하는데, 서건창은 현재 넥센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다. 점수를 내서 끝낼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실제로 점수를 3점이나 냈다. 하지만 염 감독은 마정길을 계속 끌고 가다 홈런을 맞은 후에야 바꿨으며, 불펜 B조인 송신영을 투입했다가 만루홈런을 맞고 경기를 날려먹는 걸 지켜만 보고 있었다. 아니 올라오자마자 안타-안타-볼넷을 주는데 왜 끊어놓거나 바꿀 생각을 안하는가?


어쨌든 경기는 9:4로 한화에게 이미 넘어간 상태에서 9회말에 돌입했으며, 이후 연속 출루/안타로 점수를 냈으나 9:6 무사 만루에서 김민성이 6-4-3 병살타를 치고 이어서 이성열이 삼진을 당하며 경기가 끝났다.


3차전 : 언급하기도 싫다. 생략. 이걸 야구라고 하고 앉았냐 장시환(0.1이닝 4실점) - 문성현(1이닝 5실점 4자책) - 오재영(1.2이닝 1실점) - 송신영(1이닝 - 1실점) 네 명의 투구를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나는 경기였다. 5회 1:0 1사 만루에서 강정호의 2타점 적시 실책이 나오면서 밴헤켄은 비자책점만 4점을 떠안고 패전투수가 되었다. 그리고 또 오심이 나왔고 한상훈만 억울하게 실책 하나를 떠안았다. (영상) 이 경기 1루심은 전날 3루심이었던 김준희 심판이었다.


강지광이 처음 콜업되어 나왔지만 부상으로 교체된 경기라는 것 정도만 더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아무 의욕도 없이 무기력하게 패배한 경기를 더 서술하는 것도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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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0525

넥센 vs 삼성 (대구구장)

1차전 금민철 / 장원삼

2차전 소사 / 윤성환 (예상)

3차전 하영민 / 밴덴헐크 (예상)



한화와의 3연전에서 완전히 분위기를 내준 최악의 상황에서 1위 삼성과 맞붙게 되었다. 삼성은 현재 8연승 중. 자칫 무기력하게 11연승을 헌납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첫 경기 선발인 장원삼은 4월 27일 넥센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가져갔지만, 지난 2경기에서 3이닝 5실점, 6이닝 5실점으로 그다지 좋지 못한 투구를 보였다. 특히 3~4회 피안타율이 각각 .389 / .375로 좋지 않기 때문에, 첫 타석 이후로는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금민철이 4월 26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6.1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적이 있는 것도 그나마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한참 물이 오른 삼성의 타선은 지금 분위기에선 너무 부담스럽다. 당장 박석민 하나만 해도 (.343 .434 .628 10홈런 22타점, 지난 5경기 21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 이 정도의 성적이다. 또한 불펜진이 튼튼한 삼성을 상대로 역전할 희망은 거의 없다. 따라서 선취점을 얻어낼 수 있는지, 선발이 긴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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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0516~0518

넥센 vs 롯데 (사직구장)

3:4 패 / 14:2 승 / 6:11 패

1차전 밴헤켄 / 김사율

2차전 금민철 / 유먼

3차전 오재영 / 옥스프링



1차전 : 선발투수 밴 헤켄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수비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개인적으로는 5회말 3:1에서 무사 만루가 되는 순간 경기가 확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는데, 주자 1명을 중간에 잡아내면서 어떻게 어떻게 잘 넘어갔다.


6회말 마정길의 수비는 매우 아쉽다. 저번 송신영도 그렇고 베테랑 투수들이 이런 실책을 저지르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무사 2루에서 1사 3루가 되었다면 이 날 무안타였던 전준우와 상대적으로 만만한 용덕한을 상대해서 이닝을 쉽게 끝낼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좀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긴 하다.)


8회초 1사 1,2루에서 로티노의 병살, 그리고 9회초 무사 1,2루에서 강정호의 병살 2개 역시 아쉬웠다. 로티노는 일단 타격감이 안 좋았지만 선구안은 괜찮았으니, 자기가 칠 생각을 하지 말고 공을 최대한 걸러내야 했다. 강정호가 적극적인 공략을 시도한 것은 좋았지만, 김승회의 제구가 너무 좋았다. 어이가 없는 공에 방망이가 따라나오다가 병살타를 친 것이라면 깔 거리가 많겠지만, 김승회의 초구와 2구는 모두 공략해볼 만한 공이었다. 딱히 강정호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2차전 : 금민철이 6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고 시즌 3승을 따냈다. 금민철은 1회를 제외하고는 2회부터 6회까지 2명 이상 출루시키지 않으며 괜찮은 피칭을 선보였다. 타선에서도 대량 득점을 뽑아주었는데, 사실 이 날은 넥센 타자들이 잘한 것보다도 롯데 야수들이 수비를 너무 못했다. 2회초 황재균은 2번 연속 실책을 저질렀고, 이어서 윤석민 타석에서 2루수 실책이 나왔으며,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바로 다음 허도환의 적시타에 좌익수 김문호가 공을 더듬었고, 그 다음 서건창의 안타 때도 중견수 전준우가 공을 더듬었다. 원래대로였다면 윤석민이 2루수 땅볼을 치는 시점에서 병살타로 이닝이 끝나야 맞다. 한 이닝 내내 연속으로 실책이 계속되는 영상은 굉장히 오랜만에 본 것 같다... 황재균은 무슨 창던지기 하는 줄 알았다. 유먼의 공도 별로 좋지 않은데 수비실책까지 계속되니 롯데가 이길래야 이길 수가 없다.


7회와 8회, 9회는 송신영-김대우-장시환으로 막았다. 송신영이 신본기에게 홈런을 맞은 것은 조금 어이가 없었고, 김대우는 1이닝이라서 딱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나름 괜찮은 투구를 보여주었다. 장시환은 147km 정도의 공을 던졌는데, 제구가 들쑥날쑥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제구가 되는 모습이었다. 물론 몇 경기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3차전 : 로티노가 간만에 멀티히트를 쳤는데 부상을 당했다. 1군에서 말소된 것으로 보아 생각보다 오래 못 나올지도 모르겠다. 시범경기 때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는데, 큰 부상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발 오재영은 1회부터 실컷 얻어터졌고, 2회를 잘 막아서 뒤는 그럭저럭 잘 넘어가나 싶었지만 결국 3회 황재균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았다. 4회에는 직접 실책을 저지르며 결국 문성현으로 교체되었다. 오재영에게 기대하는 건 '많은 이닝' 이 아니라 '적은 실점' 인데, 앞에서 무려 9실점을 내줘버리면 아무리 팀 타선이 잘해줘도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최종스코어가 6:11로 끝난 것을 감안한다면 오재영이 두세 점만 덜 줬어도 경기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몰랐을 일. 투수 피안타율이 .337이 뭡니까 .337이...


문성현이나 김대우도 이 날 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물론 김대우가 마운드에 있었을 때는 실책이 두 번 나오긴 했지만, 역시 긴 이닝을 맡길 만한 투수는 아니다. 문성현은 21일 선발로 예상했는데 이 날 나온 것이, 아무래도 선발등판 전의 불펜피칭 개념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타선은 야금야금 잘 따라갔고, 7회초에는 임태준-김하성-문우람-이택근이 볼넷-2루타-내야안타-2루타로 결국 이명우를 끌어내리는 데 성공하였다. 5:10에 무사 2,3루면 충분히 두 점 정도 더 낼 수 있었지만 김성배에게 박병호-강정호-김민성이 삼진-1루수 땅볼-삼진으로 물러나며 한 점을 추가하는 데 그쳐야 했다. 아예 아무 것도 못하고 진 것보다야 어느 정도 따라가면서 저력을 보여준 경기가 훨씬 낫다. 루키인 김하성이 2루타와 3루타를 쳐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준 것도 위안을 삼을 만 했다. 만약 나에게 현재 가장 HOT한 선수를 꼽으라면 공수 양면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유한준을 꼽겠다. 롯데와의 3연전에서 주자를 2명이나 잡아냈으며, 5월 타율 (.395)이 매우 좋고 장타도 쏠쏠하다. (17안타 중 2루타 5개 홈런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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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0522

한화 vs 넥센 (목동구장)

1차전 송창현 / 하영민

2차전 이태양 / 문성현 (예상)

3차전 클레이 / 밴헤켄 (예상)


사실 그 동안 넥센은 근 2주 동안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경기 이기면 1경기 지는 식으로 좋은 흐름을 타도 이것이 반복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최근 10경기에서 5승 5패로, 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한 삼성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1위와의 승차는 한 경기고 4위 두산과의 승차도 반 경기라서 앞서나가려면 페이스를 더욱 끌어올려야 할 시점이다. 다음 시리즈가 삼성과의 대구 원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래서 하위팀을 홈구장에서 상대하는 이번 시리즈가 더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1차전 선발인 송창현은 피안타율도 높고 볼넷도 많은 투수다. 물론 잘할 때는 잘하는, 가능성이 괜찮은 투수지만 겨우 2년차 투수인 만큼 타선의 힘으로 충분히 압도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다만 저번 넥센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는 점이 변수라면 변수겠다.


하영민은 이와 반대로 정교한 제구가 장점인 투수인데 신인 투수에게는 확실히 한화의 정근우-이용규와 같은 무시무시한 테이블세터가 좀 부담될 것이다. 하지만 저번 등판에서 한화를 상대해 통산 첫 승을 따낸 좋은 기억이 있으니,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아, 정근우는 절대 출루시켜선 안된다. 그 날 정근우는 3번 볼넷을 얻어 2번 홈으로 들어왔으며, SK와의 16~18일 3연전에서는 4안타 1볼넷으로 걸어나가 3득점을 올렸다. 정근우의 빠른 발을 봉쇄하여 중심타선이 대량득점할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 김태균은 지난 3연전에서 12타수 7안타 3볼넷, 피에는 4경기 연속 멀티히트 중이다. 한 번 삐끗했다가는 대량실점할 위험이 매우 높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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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0506~0508

NC vs 넥센 (목동구장)

6:3 패 / 24:5 패 / 3:4 승

1차전 찰리 / 나이트

2차전 웨버 / 문성현

3차전 에릭 / 하영민



1차전 : 저번 글에 언급. 생략.


2차전 : 쓸 것도 없다. 선발 문성현과 2번째 투수 윤영삼은 2이닝 12실점 / 4이닝 12실점으로 최악의 피칭을 보여줬다. 처음 데뷔한 투수를 12실점할 때까지 계속 마운드에 올려놓은 염경엽 감독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으나, 냉정히 말하면 윤영삼은 지는 경기를 매조지기 위해 로스터에 등록된 투수였다. 당연히 많은 피칭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또, 김대우가 맨 처음 1군에 데뷔했을 때 2경기에서 2.2이닝 7K로 주목을 받았던 것을 보라.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도 실력이다. 자신이 만들어놓은 상황도 아닌데 이렇게 무너지는 것을 보면, 윤영삼은 아직 1군에서 던질 레벨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강우콜드로 끝나지 않았더라면 윤영삼 다음 3이닝은 송신영과 다른 투수 하나로 마무리했을 것이다. 윤영삼이 어떻게 맞았든 간에 4이닝을 끌어준 것은 넥센으로서는 고마운 일.


3차전 : 고졸신인 하영민이 6이닝 무사사구 8K 무실점이라는 훌륭한 피칭을 보여주었다. 전날 NC 타선이 폭발한 관계로 (1) 오늘도 터지면 (2) 오늘은 좀 시들하겠지 라는 두 가지의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2) 쪽이었다. 하영민은 1,2회는 삼자범퇴로 막았고, 3회와 4회는 2아웃 이후 주자를 내보내긴 했으나 모두 바로 막았다. 이호준과 손시헌에게 깔끔하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공은 커브였는데, 아무래도 조금 더 다듬을 필요가 있겠다. 빠르진 않지만 깔끔하게 꽂히는 패스트볼은 일품이었다. 6회초 15도루/0도실로 아직까지 도루자가 없던 박민우의 도루시도를 허도환이 저지하는 등 수비의 도움도 있었다. 박병호는 시즌 12호 솔로 홈런.

 여기까진 다 좋았지만 7회 조상우가 올라오고 순식간에 3점을 내주며 블론세이브, 하영민의 2승을 날려버렸다. 이 날 경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1) 6회말 0:3 2사 만루 상황에서 허도환 타석에서 대타를 쓸 것이냐 말 것이냐 (2) 7회 하영민을 계속 쓸 것이냐 조상우를 올릴 것이냐 이렇게 2가지였다.

 (1)에서는 아마도 문우람이나 윤석민을 내서 교체하는 편이 옳았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실패했을 경우에는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을 백업포수 임태준으로 막아야 하는 부담감이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선수를 써봐야 또 한 단계 레벨업을 할 수 것이다. 좀 불안하다 싶으면 로티노도 있고.

 (2)에서는 조상우를 낸 것은 철저히 정석적인 투수운용이라 딱히 할 말이 없지만, 하영민을 조금 더 써봐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계를 80구로 묶어버리면 딱 80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로밖에 크지 않는다. 시즌이 좀 지나고 하영민이 좀 더 적응한다면 염경엽 감독도 차차 한계투구수를 늘려나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여담으로 7회초 2사 1,2루에 김태군 타석에 모창민이 대타로 들어올 때, 투수를 한현희로 바꾸는 게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한 타자만 잡으면 아웃이긴 하지만, 상대가 포수를 교체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걸었으면 이 쪽도 그에 대응해주는 것이 좋다.




0509~0511

LG vs 넥센 (목동구장)

5:6 승 / 4:2 패 / 1:8 승

1차전 류제국 / 금민철

2차전 우규민 / 밴헤켄

3차전 리오단 / 오재영



1차전 : 류제국은 잘 던진 반면 금민철은 영 시원찮았다. 3회초에는 김민성의 주루방해 판정까지 나오면서 정성훈에게 주지 않아도 될 희생플라이를 주었다. 그러나 일단 마정길이 3이닝을 먹어주면서 더 이상의 점수를 내주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강윤구는 6회초 2사 1,2루에서 나오자마자 폭투-볼넷으로 불안감을 안겨주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손주인을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심장 떨려서 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변화구는 괜찮았지만 패스트볼은 모두 볼이었는데, 만약 좋은 타자인 이진영이 안타라도 친다면 2점을 더 내주며 추격의 여지없이 경기를 내줬을 것이다. 7회초 정의윤의 큼지막한 타구도 펜스를 맞아 홈런에서 2루타로 바뀌는 등 전반적으로 행운이 따랐다. 역시 포츈융구

 8회말은 유원상에게 시작부터 이택근 안타 - 박병호 투런 - 강정호 2루타로 마구 안타를 뽑아냈다. LG는 유원상이 2루타를 맞고 나서야 정현욱으로 투수를 교체했는데 강정호 타석에서 바로 바꿨어야 했다. 2점차 리드 상황에서, 홈런을 맞을 수도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주자 2루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것과 그냥 주자 없이 타자를 상대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이후 이성열이 욕심내지 않고 힘없는 패스트볼을 잘 받아쳐 동점 적시타를 만들었고, 이어서 문우람의 안타와 서건창의 몸에 맞는 볼로 이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윤석민이 역전 희생플라이를 쳤다. 그리 멀리 가지 않은 타구라서 3루 주자 이성열이 들어올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송구가 좀만 더 좋았더라면 분명히 홈에서 잡혔을 것이다. 어쨌든 간에 필사적으로, 슬라이딩하고 뒹굴면서 홈에 들어오는 투혼(?)을 보여준 것은 개인적으로 보기 좋았다. FA로이드인가

9회초에는 8회말 임태준 타석에 대타로 윤석민을 써버리면서 포수로 서동욱이 들어오게 되었다. 이성열을 다시 포수로 쓰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저번에 올라왔을 때 영 불안해서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기껏 조쉬 벨이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쳤는데, 정의윤이 초구를 쳐서 4-6-3 병살타를 만드는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대주자로 발빠른 김용의가 들어왔고, 포수가 서동욱이니 사실상 손승락은 변화구를 던지기 힘들다. 그러면 LG벤치에서 작전이 나올 수도 있고, 당연히 초구에 손이 나가면 안된다. 저번 이성열을 포수로 기용한 경기도 상대는 LG였고 결정적으로 경기에 찬물을 끼얹은 타자가 정의윤이었다. 다른 팀 선수의 플레이에 너무 첨언이 길지만, 생각을 좀 하면서 야구하시길... (물론 상대 선수가 못하면 넥센에 도움은 된다만)


2차전 : 1회 2점을 먼저 뽑으며 경기를 다소 쉽게 가져가나 싶었지만, 3회 2점을 허용했고 다시 4회 1점, 5회 1점을 허용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나버렸다. 4회와 5회에서처럼 결과적으로 점수를 줘버리는 실책이 나오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다. 7회초와 8회초 조상우와 한현희가 올라온 것은 잡아야 할 경기라는 신호였지만, LG에서 정찬헌-봉중근을 발빠르게 교체하면서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8회말 선두타자 박병호가 치고 나갔는데도 정찬헌을 상대로 추가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 날 정찬헌의 공이 제법 괜찮았기에 어쩔 수 없었지만.


3차전 : 2회 강정호의 만루홈런이 터지면서 일찌감치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장악했다. 게다가 투수 오재영이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2회를 제외하고 1회부터 6회까지 5이닝 동안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에 출루시킨 1명도 병살타로 잡아내 실질적으로는 6회까지 거의 퍼펙트급 피칭을 보여주었다. 7회 등판했을 때의 투구수는 69구로 완봉도 가능한 페이스였으나, 백창수 - 이병규 - (조쉬벨 아웃) - 정의윤에게 3안타를 맞으며 결국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지난 3경기의 선발 등판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더 의미있는 피칭이었다.

 오재영의 뒤에는 조상우가 올라왔는데, 조상우가 이 주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밸런스를 찾게 해주려는 감독의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 짐작되지만, 7회 1사부터 9회 마무리까지를 모두 조상우에게 맡겼어야 했는지는 약간 의문이 든다. 1군에 김대우나 배힘찬이 올라왔는데 왜 써보지 않고? 9회초 점수는 1:8이었는데, 7점차 리드 정도면 둘을 충분히 올려볼 만 하다. 이 부분은 약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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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0518

넥센 vs 롯데 (사직구장)

상대전적 2승 1패 넥센 우세

1차전 밴헤켄 / 김사율 (예상)

2차전 오재영 / 유먼 (예상)

3차전 문성현 / 옥스프링 (예상)


0520~0522

한화 vs 넥센 (목동구장)

상대전적 3승 0패 넥센 우세




-기타


1. 브랜든 나이트가 마침내 웨이버공시 처리되었다. 나이와 성적을 볼 때 사실상 방출이나 다름없는 수순이다. 재계약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 말이 많았지만 기왕 잡은 거 한 시즌 함께 잘 했으면 좋았을 것인데, 결국 선수 입장에서도 팬들 입장에서도 쓸쓸한 이별을 하게 되었다.

 브랜든 나이트는 2009년과 201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동했고 2011년부터 넥센에서 뛰었으며, 넥센에서 거둔 성적은 96경기 36승 31패 3.70이다. 4년 동안 593이닝을 던졌으며 2012 시즌엔 16승 4패 2.20으로 208.2이닝 동안 30경기 중 2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수확하는 압도적인 성적을 내기도 했다. 나이트는 한국에서 통산 48승을 거뒀는데, 이는 다니엘 리오스의 90승-맷 랜들의 49승에 이어 외국인 투수 역대 다승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 넥센 히어로즈의 7회를 맡고 있던 조상우무릎인대 부분파열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복귀에 3~4개월이 소요된다니 전반기는 볼 수 없고, 후반기도 절반 이상은 아웃.  김지수 역시 1군에서 함께 말소되었으며, 아마도 1군의 빈 자리는 장시환 (..) 과 김하성이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3. LG 트윈스의 새로운 감독으로 양상문이 선임되었다. 나는 롯데 투수코치 시절을 보았기 때문에 그다지 그를 신뢰하지 않지만, 롯데 암흑기의 8888'57'7 중 '57'을 맡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대호/장원준/강민호의 꾸준한 기용을 가지고 좋게 평가하는 팬들도 있는 듯.

 양상문 감독은 2017 시즌까지 LG를 책임진다고 한다. 이번엔 계약기간을 잘 지키는 감독이 되었으면 좋겠다만, 그건 나나 LG 팬들 맘대로가 아니라 LG 프런트 맘대로라서 어쩔 수가 없다. 일단 선임된 후의 인터뷰를 보면, 사람은 참 괜찮아 보이는데 왜 롯데 투수코치 시절엔 그리 잡음이 많았는지 의문이다. 어쨌든 LG는 양상문 감독 선임 이후 2연승을 거뒀으며, 단 2경기로 평가하긴 어렵겠지만 양 감독의 노림수가 꽤나 잘 맞아들어갔다.

 첨언하자면, LG는 코치진도 대량 이동이 있었는데, 김무관, 김정민, 손인호 코치가 1군으로 올라오고, 조계현, 장광호, 신경식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갔다. 조계현은 2군 감독, 김무관은 1군 타격코치를 맡는다고.


4. 오늘 마산구장에서는 연이어서 오심이 나왔다. 1경기에 무려 서너 번의 오심이 나온 데다가, 전부 특정팀에게 불리하게 나왔으니 이것은 무슨 일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심판들이 단체 태업이라도 하는 것인지, 경기 조작이라도 하고 싶은 건지.


5. 오심이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의심쩍은 판정이 나와도 아무도 제대로 궁금증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가령 11일 있었던 롯데와 NC의 경기에서는 이인복이 보크 판정을 받았는데 규정집을 아무리 찾아봐도 이에 해당하는 조항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최원호 해설위원은 처음엔 모르겠다고 했다가 다시 보고 '셋포지션으로 던졌다가 와인드업으로 던졌다가 하면 타자에게 혼동을 주기 때문에 보크' 라고 설명했는데, 그거 보크 아니다. 나는 롯데 경기에서 이용훈이 1구 셋포지션, 2구 셋포지션, 3구 와인드업, 4구 셋포지션, 5구 와인드업, 6구 와인드업... 이런 식으로 던지는 것도 본 적이 있다. 애초에 규정집에도 아무 때나 쓰고 싶은 대로 쓸 수 있다고 명시되어있다.

 이 날 경기에는 박준서의 수비방해 판정도 논란이 있었지만 (그리고 나는 아무리 봐도 이게 수비방해는 아닌 거 같지만) 심판이나 해설, 뒤이어 나온 기사에서도 어떤 규정을 근거로 이 판정이 내려졌는지 속시원히 설명해주지 못했다. 물론 규정집을 읽어보면 박준서의 플레이를 수비방해로 판정할 만한 근거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 조항을 놔두고 엉뚱한 조항만 들먹이면 어쩌란 말인지.


6. 이 주간에 가장 재밌었던 경기는 9일 KIA와 한화의 대결이었는데, '동네야구' 운운하던 언론들이 무색하게 양팀 선발투수가 빛나는 호투를 펼쳤다. 양현종7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10K 1실점, 이태양 7.1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6K 무실점. 나지완의 역전 투런과 한상훈의 동점 적시타로 결국 승리는 누구에게도 돌아가지 못했지만, 간만에 명품 투수전을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7. 현재 가장 부러운 타자를 꼽아보라면, 작년과 마찬가지로 나는 한 외야수를 서슴없이 지목할 것이다. 바로 두산 민병헌이다. 민병헌은 오늘 경기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1번 타자인데도 타점 1위(34)로 올라섰다. 현재 성적은 36경기에서 .383 .426 .624로, 득점권 타율 역시 .484에 달한다. 거기에 득점 2위, 최다안타 3위, 장타율 4위, 타율 2위... 온갖 지표에서 상위권을 마크하고 있어 일일이 거론하는 것조차 어렵다. 올해는 4도루(2실패)로 도루 갯수가 조금 적긴 하지만, 작년 27도루, 커리어 최다 30도루를 했던 선수니 발도 무시할 수 없다. 두산을 상대하는 상대팀으로서는 굉장한 고민거리를 안게 된 것이다.


8. 다시 넥센 얘기로 돌아오자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적기는 당분간 올해가 마지막이다. 내년 고척돔 이전이 확정되었으니 환경 변화 없이 경기할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며, 선수단 내적으로 보면 강정호의 해외진출 / 김민성의 군입대(혹은 아시안게임) / 미필투수 군대 보낼 시점(강윤구, 문성현 등) / 노장 투수들이 잘 던져줄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시점(마정길, 이정훈, 송신영) 등등... 걸려있는 것이 너무도 많다. 일이 잘 안 풀린다면 내년 시즌 넥센 라인업에는 3루 윤석민과 유격수 김하성 (혹은 임병욱), 그리고 선발로테이션 김영민-장시환-김대우 등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현 시점에서는 고척돔 이전보다는 목동구장에 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왕 가야 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목동구장에서의 마지막 해를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이 중간에 퇴출된 나이트, 올해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칠 송지만 등에게 가장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작년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흘렀던 눈물을, 올해는 한국시리즈를 마무리하며 기쁘게 흘릴 수 있기를 내심 바라본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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