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0714~0716
넥센 vs 삼성 (포항)
10:6 승 / 4:7 패 / 13:17 패
1차전 피어밴드 / 차우찬
2차전 밴헤켄 / 피가로
3차전 김택형 / 클로이드
삼성전 감상
(1) 스윕이 될 수도 있었던 3연전을 1승 2패로 마감하게 되었다. 누구의 탓이냐? 감독 탓이다.
(2) 야수들 얘기부터 짚고 넘어가보자.
박병호 - 이번 3연전의 최대 공신이다. 3경기 모두 2루타와 홈런을 하나씩 꼬박꼬박 적립했다. 영양가도 하나같이 알찬 홈런이었다. 엉망인 내야수비에서 그나마 홀로 투수들의 버팀목이 됐다.
유한준, 김민성 - 각각 7안타와 5안타. 타격감을 크게 회복했다. 특히 유한준은 최근 9경기 연속안타로 완전히 살아났다. 5번에서 6번으로 내려가면서 부담이 한결 덜했을 것이고, 타자 개인도 루틴을 만들면서 정확한 타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나이더 - 꾸준히 안타를 뽑아내고 있으며, 이제 웬만한 떨어지는 공에도 잘 속지 않는 눈야구를 하는 중. 홈런만 좀 더 나온다면 좋겠다. 7월 타율은 .306이지만 홈런이 없다.
박동원 - 1차전에서 만루홈런을 만들었고 경기를 홀로 끌고 나가다시피했다. 단 3차전에서의 볼 배합은... 뒤에 쓰겠다.
김하성 - 3차전 안지만을 상대로 적시타를 쳤다. 올해 안지만 상대로 4타수 4안타. 전반기는 결국 2할 8푼대로 마감. 기대 이상의 성적이지만 역시 7월 들어 헛스윙 비율이 늘어나는 모습은 좀 안타까웠다. 스나이더와 마찬가지로 7월 들어 홈런이 없다. 자신의 약점인 바깥쪽에 대해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3) 누가 3연전을 말아먹었는가... 차근차근 뜯어보자.
-염경엽 : 더 말할 필요가 있나. 이번 3연전 제일의 역적이다. 이런 경기를 보고도 쉴드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기가 막히다.
*1차전 7회말 6:5 상황에 등판해 30구를 던진 조상우를 8회초 두 점이 났는데도 계속 끌고 갔다. 43구 던지고 교체. 25구까지는 어쩌고저쩌고... 다 그냥 허울좋은 개소리였다.
*조상우가 어제 43구를 던지니까 2차전 접전 상황에 올릴 투수가 없다. 8회말 4:3인데 이미 7이닝 103구를 던진 밴헤켄을 계속 끌고 간다! 당연하지 김영민 김대우는 못 믿겠으니까. 그리고 밴헤켄은 동점을 허용하며 주자 둘을 깔고 내려갔고, 손승락이 깔끔하게 경기를 패전 확정시키며 종료. 엠팍 보니까 혹자는 밴헤켄 올릴 만 했다는 미친 소리를 하던데, 밴헤켄이 작년만큼 구위가 압도적인 것도 아닌데 79년생 투수한테 타순 세 바퀴 돌리고 네 바퀴째를 상대하라고?
*3차전 7회말 10:6에 또 조상우를 올렸다. 석 점차에도 조상우고, 넉 점차에도 조상우다. 하... 그러나 43구 던지고 하루 쉰 조상우가 말짱할 리가 없다. 제구가 흔들리니까 공이 들어가질 않는다. 억지로 우겨넣으면 맞는다. 결국 4점을 실점하고 나서야 이닝이 끝났다.
*그런데 8회말 13:10에 또 조상우를 올렸다! 뭐? 좌타자라서 하나만 더 상대하게 하려고 했나? 그러나 이미 전 이닝에 4점을 내준 조상우가 한 타자를 막아주길 기대하는 건 도둑놈 심보다. 아니나다를까 최형우에게 공짜 볼넷 헌납 이후 강판.
*8회초 1사 만루에 대주자 유재신! 3루 주자인데 유재신! 이건 이견이 있을 수 있겠다. 근데 어차피 안타 하나 터지면 뒤집어지는 상황인데 왜 3루 주자에 유재신인가. 쓸 거면 1루 주자 윤석민이랑 바꾸는 것이 병살 플레이도 막는 더 합리적인 선택이다. (진정한 결과론이지만 만약 그렇게 했으면, 3루 김민성-2루 김지수의 구도가 되면서 윤석민이 홈에다가 악송구를 저지르는 광경을 보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투수 휘몰아쳐서 계속 점수 나고 있는 1사 1,3루에 박헌도에게 번트 지시... 그리고 박헌도는 번트 못 대서 더블 아웃. 최악이다. 장타와 볼카운트 싸움에서 장점이 있는 타자에게 번트를 대게 해서 공격 흐름을 다 끊어먹었다. 소위 '명장병' 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잘 발현된 장면.
*1차전 조상우에게 1이닝을 맡겼다면 2차전에 조상우가 못 올라오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3차전 7회말 4점차에 김영민이나 김대우를 썼더라면 설령 한두 점 내주더라도 조상우를 뒤에 쓸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걸 읽으면서 그거 다 결과론이라고 할 사람 있는 것 아는데 그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을 때' 쓰는 말이고, 감독 투수교체로 3승 0패를 1승 2패로 말아먹었는데 무슨 변명이 필요하고 무슨 쉴드가 필요한가?
*김영민-김대우는 못 믿겠으니까...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거 시즌 초부터 박정진-권혁-윤규진 올라올 때마다 한화 팬들이 똑같이 하던 소리다. 그나마 김성근은 셋으로 나눠서 굴리지 염경엽은 조상우 하나 죽어라 굴리고 있는데 아직도 그런 소리 하고 싶은가?
*팬들이 설령 이런 소리 하더라도 감독은 투수들 올려서 접전 상황에 써먹을 수 있는 선수로 키워야 할 것 아닌가? 시즌 초에 김영민 승리조로 키운다고 해놓고 3연전 내내 처박아놓으면서 마스터카드로 조상우만 찾아대니 김영민이 클 리가 있나? 조상우라는 가장 믿을 만한 보험용 카드를 갖고 있으면 6-7회 담당할 2셋업을 어떻게든 키워내는 게 감독 능력 아닌가?
* '조상우 역시 선발은 무리인가요' 같은 소리 하는 사람도 봤는데, 시즌 내내 전력투구하고 당일 경기도 불펜에서 내내 던지고 나와서 또 던지는 선수인데 말이 되는 소리인가. 감독 얘기에 놀아나지 말고 정신을 차리길 바란다. 한현희처럼 시즌 전에 선발 준비했으면 조상우도 선발 못할 이유 없다. (오히려 서드 피치도 없이 선발로 간 한현희보다, 슬라이더-스플리터라는 확실한 변화구 조합 갖고 있는 조상우 쪽이 더 선발에 유리하다.)
-수비 : 어려운 플레이 실패한 것도 아니고, 기본이 안 되어있었다.
*고종욱 : 2차전 2회말 1사 만루 김하성이 알까기로 빠뜨린 타구를 또 더듬어서 결국 주자 올 세잎이라는 희대의 비극을 만들었다. 3차전 2회말에는 이지영의 2루타 타구를 산책수비로 3루타로 만들어줬다. 어려운 타구 잡고 이런 걸 바라는 게 아니라 기본만 해주기를 바라는 건데, 미치겠다 아주.
*윤석민 : 3차전 8회말 1사 1,3루 자신의 앞으로 잘 땅볼유도된 타구를 잡아서 홈으로 악송구를 했다. 결국 동점 허용... 한 템포 쉬고 던져도, 아니면 잡자마자 3루 주자를 향해 달려도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는 공이었는데 왜 그랬는지 알 수가 없다.
*김민성 : '실책' 기록만 안 됐지 실책성 타구 여럿... 사실 이제 사이즈가 불어서 2루 보면 안 되는데 억지로 2루에 들어가있는 것이라, 무턱대고 비판하긴 어렵다.
*박동원의 볼배합 : 야수 수비랑은 관련없지만 따로 분리하기도 뭣해서 그냥 넣었다. 밀어치기 잘 하는 타자인 이지영을 상대로 김대우에게 계속 바깥쪽 공 요구... 결과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깔끔하게 중전안타. 제발 생각을 하고 리드를 했으면 좋겠다.
-손승락 : 뒤에 쓰겠다.
(4) 전반기 결산
크게 바라는 것 없는 시즌이었는데 화력이 그대로 보존된 것은 다소 의외였다. 강정호의 공백을 김하성이 잘 메워주었고 고종욱이 1번 타자로 등장했으며, 윤석민-김민성-유한준이 한층 업그레이드되면서 서건창과 이택근이 차례로 빠지는 악재 속에서도 타격은 괜찮았다.
다만 수비는 염감 취임 이래로 최하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투수력 또한 엉망이다. 리그 제1의 셋업맨이 평범한 5이닝 3실점 선발투수로 바뀐 가운데, 감독의 백정식 투수운용이 더해지며 김대우와 조상우가 차례로 퍼졌다. 조상우... 전반기 이제 끝났는데 62.1이닝 던졌다. 마지막 3경기에는 3.1이닝 동안 6안타 8볼넷(1HBP) 4K 11실점으로 몰락. 나올 때마다 빠른 공 제구가 여기저기 흩어지는 걸 슬라이더 던져가면서 간신히 타자를 잡아내고 있다. 김대우... 6월에 기록적으로 굴러서 공이 아~주 깨끗해졌다.
FA로이드를 전혀 못 받고 있는 손승락 역시 문제다. 작년 한국시리즈 보고 '3년은 더 해먹겠군' 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판이었다. 이제 빠른 공 구속이 제자리를 찾았는데도 여전히 타자들이 공을 모두 쳐내고 있다. 잘 해봐야 내야땅볼로 막아내는 수준. 구위 하락이 심각하다. 그렇다고 그 동안 시도했던 스플리터-체인지업 장착이 잘 되었느냐... 그렇지도 않다. 결국 속구-커터 투피치로 먹고 사는 투수인데, 빠른 공이 안 통하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2년 전 4이닝씩 던졌던 과거는 이제 과거로 묻어둬야 할 것 같다. 8승락... 현 상황에서는 무리다.
현 상황에서 화성에서 끌어올 수 있는 전력은 투수 이정훈-이상민, (하영민은 빼겠다) 야수 임병욱-허정협-송성문 정도로 보인다. 야수 셋은 신인이고, 투수 둘은 나이 마흔 낡은이와 왼손 원포인트다. 오재영? 올해 안에 못 나온다. 양훈? 1군에서 130 높은 공 던졌다. 배힘찬? 나이 서른 셋 먹고도 공을 가운데로 못 던진다. 반등할 요소가 전혀 없다. 오히려 조상우 퍼지면 내려갈 일만 남았다.
그놈의 승부수 야구 덕분에 김동준-김정훈 1군에 등록되어있어도 얼굴 보기가 힘들고, 김영민-김대우는 패전 상황 따라갈 때나 나오고 있다. 사실 정상적인 야구를 하려면 김동준-김정훈이 더 자주 나오고, 김영민-김대우가 조상우 앞을 막아줘야 맞다. 현실은 승리조 상황에서는 조상우 하나 신나게 굴리고 끝이다. 사실 조상우 9월은 되어야 퍼질 줄 알았는데 전반기와 동시에 이렇게 망할 줄 몰랐다. 비참하다 진짜.
한현희를 불펜으로 돌려서 잡을 경기나 잡자는 얘기를 자주 봤는데, 그건 염경엽 감독한테 또 맘대로 쓸 수 있는 체크카드 하나 더 쥐어주자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매번 하는 얘기지만 두산 베어스를 봐라. 마무리가 이현승인데도 선발이 앞에서 이닝을 다 치워주니까 순항하고 있다. 넥센도 그러한 선수를 키우려고 지금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한현희-김택형을 앞에다 놓고 있는 것 아닌가? 당장 성적에 눈이 멀어서 불펜야구하자는 거, 결국 3년 동안 선발투수 하나 제대로 못 키운 (제 스스로도 인정한) 무능한 감독 면죄부 주자는 얘기밖에 더 되나?
김경문의 두산 KILL라인... 문자 그대로 KILL당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 두산 잘 나가는 건 다 유희관-노경은 선발로 만들어놓은 김진욱의 공이다. 김성근의 SK왕조... 더 말할 것도 없다. 지향이 아니라 지양해야 할 시스템이고 애초에 감독 3년차밖에 안된 애송이 감독이 따라할 게 아니다. 작년 삼성만 해도 김건한-박근홍-신용운 2차 드래프트로 주워서 1군 불펜진 구축했다. 야구에서 불펜은 무조건 우선순위 제일 뒤다. 소모품이니까.
올해 4위와 5위가 와일드카드 대전을 한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최소 3위 안에는 들어야 그나마 가을야구에서 희망이 있다. 물론 반등할 요소가 없다는 걸 감안하면 지금은 4위 유지하기도 아슬아슬하다. SK가 후반기 어느 정도 반등할 것으로 보이는데, 부디 염경엽 감독이 후반기엔 정신을 차려서 제발 4위 수성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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