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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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LG와 SK가 신재웅(투수)-신동훈(투수)-정의윤(외야수)과 진해수(투수)-여건욱(투수)-임훈(외야수)을 맞바꾸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OSEN 기사 링크대충 커뮤니티들을 둘러보니 LG가 손해라는 반응이 대다수인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트레이드 카드들을 조목조목 짚어보자.


1) 86년생 정의윤을 주고 85년생 임훈을 받아왔다. 1군에서 제4외야수 자리를 차지하는 선수끼리의 트레이드라고 보면 될 것이다. 둘 다 통산 타율은 2할 6푼대고, 통산 장타율 역시 .360 / .330대로 별 차이가 없다. (정의윤 .261 .316 .362, 임훈 .260 .339 .332) 물론 정의윤은 잠실, 임훈은 문학을 홈으로 쓴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정의윤의 장타력이 더 좋긴 하다. 하지만 정의윤은 풀타임으로 뛰어봐야 10홈런을 넘길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선수다. 트레이드될 때 스물여섯, 통산 250여 경기 출전이었던 박병호에 비해 정의윤은 현재 서른이고 박병호의 3배인 통산 730여 경기에 출전했다. 즉 긁을 만큼 긁어본 카드라는 얘기다. LG가 부메랑을 맞을 일은 거의 없다. '절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LG에서 수비에 비해 공격이 괜찮은 우타 외야수... 더 젊은 88년생 나성용, 90년생 채은성이 있다. 둘다 정의윤이 10년 동안 보여줬던 통산 OPS .678은 충분히 기록하고도 남는다. 아쉬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 정의윤과 임훈의 수비력을 비교해보면 더 명확해진다. 주전 외야수들이 나이가 많고, 젊은 선수들은 수비가 아쉬운 LG 외야진에서 외야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임훈은 충분히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2) 82년생 신재웅과 86년생 진해수... 이 트레이드에서 가장 비판이 많은 부분이다. 통산 6점대 투수인 진해수를 뭐하러 영입했냐는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자.


신재웅은 82년생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현재 LG 불펜진에서 가장 가치가 떨어지는 선수가 신재웅이다. 신재웅이 불펜으로 검증된 것은 작년 한 해뿐이다. 작년 불펜에서의 대활약은 구속 상승에 기인한 것이고, 올해 전반기에 헤맨 것도 구속이 안 올라온 탓이 크다. 그러나 구속은 나이를 먹으면서 떨어지기 쉽고, 구속이 떨어지는 순간 신재웅은 불펜 요원으로서의 가치를 크게 상실할 것이다. 어차피 신재웅이 다시 5선발 경쟁을 하거나 승리조 셋업으로 활약하리라는 예상은 하기 힘들다. 기껏해야 좌완 불펜이 그의 한계일 것이다. 140km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이라면 더 젊은 쪽이 당연히 이득이다.


진해수는 13-14년 기록적인 출장으로 올해 완전히 망가져있는 상태다. 올 시즌은 그냥 없다고 생각하고 내년부터 양상문 감독의 손에 맡긴다면 충분히 그 구위로 1군 좌완 불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신재웅이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점은 윤지웅이나 기타 불펜들의 성장으로 커버할 수 있다.


현재 가치를 따져 보면 신재웅과 진해수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신재웅의 35살 이후 시즌은 진해수의 31살 이후 시즌으로 충분히 메꿀 수 있다. 혹 진해수가 신재웅보다 더 못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더라도, 좌완 파이어볼러를 4년 이상 더 쓸 수 있다는 점에서 LG는 손해 볼 것이 없다.



3) 신동훈과 여건욱... 신동훈은 나이가 너무 어려서 평가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LG 5선발로 자주 나왔던 임정우는 올해 스물다섯이다. 언젠가 입대해서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만약 올 시즌이 끝나고 입대한다고 치면, LG는 신정락이 돌아올 2017시즌까지 5선발 자리 하나를 해결해야 한다. 여건욱 정도면 하위순위 선발에서는 장진용과 함께 충분히 경쟁력을 지닌 선수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에 든다거나 하는 것은 기대하지 않는다. 잠시 간극을 메워주는 선이라도 족하다.



4) 5위 한화와 현재 7경기차인 LG의 상황으로 보면, 후반기에 기록적인 레이스를 하지 않는 이상 가을야구에 진출하기 힘들다. 작년과 같은 기적이 두 번 일어나리라는 건 지나친 희망사항이다. 차라리 후반기에 젊은 선수들의 출장 비중을 늘려가면서 내년을 준비하는 것이 더 맞다. 그래서 '올해보다 내년을 본 트레이드' 라는 양상문 감독의 판단은 옳다고 본다. 다만, 5강 진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SK를 상대로 한 트레이드라면 좀 더 판을 키웠다면 굉장한 전력을 집어먹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임훈-진해수-여건욱으로 만족하기엔 조금 아쉽다.



5) 세간에서는 SK 압승 트레이드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는 듯하다. 물론 정우람 앞에서 좌타자를 막을 불펜 투수와, 그 동안 부족했던 우타 외야수를 구한 SK는 트레이드로 충분히 득을 얻었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는 LG쪽 이득이 살짝 큰 Win-Win 트레이드로 평하는 쪽이 더 맞을 것이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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