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0630~0702
삼성 vs 넥센 (목동)
우천취소 / 13:10 패 / 0:2 승
1차전 김기태 / 피어밴드
2차전 클로이드 / 금민철
3차전 피가로 / 피어밴드
삼성전 감상
(1) 1차전에 기억나는 것부터 차차 써보자. 금민철은 4.1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2실점. 1회 30개 이상의 공을 던지긴 했지만, 기대한 것보다는 제법 잘 던졌다. 잡았던 아웃카운트 13개는 땅볼 9개-뜬공 3개-삼진 1개. 땅볼 유도가 잘 됐고, 삼성 타자들이 커터 공략을 어려워하는 모습이었다. 단 이승엽은 몸쪽으로 들어오는 걸 잡아당겨서 바로 넘겨버리던데, 역시 국민타자의 클래스는 다르다...
(2) 1차전 김영민은 처음에 공이 높았다. 슬라이더가 높게 들어갔다가 최형우에게 바로 투런을 맞으며 응징당했다. 이후 나바로를 상대할 때는 다시 안정감있게 낮은 공을 던졌지만, 그런다고 이미 내준 점수가 돌아오지는 않는다... 김대우도 나쁘지는 않았다. 박한이에게 바깥쪽 공을 연이어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를 잡아주지 않았고, 결국 거르는 심정으로 바깥쪽을 한번 더 유도했는데 그게 몰리면서 적시타로 연결됐다.
(3) 2차전 피어밴드가 7이닝 무실점으로 큰 활약을 했다. 유선정이 경기에서 이탈한 이후 교체된 포수 김재현과의 호흡이 좋았다. 체인지업을 중심으로 한 변화구 위주의 공략이 먹혀들었는데, 삼성 타자들이 부진했던 것은 김영민-조상우-손승락 등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상대하다가 바뀐 스타일의 투수와 맞붙었기 때문일까? 거의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는 않았다. 조상우-손승락이 연투를 하긴 했지만 이 정도면 불펜 소모는 최소화했다고 평해도 좋을 것이다.
(4) 조상우... 의문스러운 피칭이었다. 1차전은 슬라이더 위주의 공략을 하다가 집중타를 맞고 무릎을 꿇었고, 2차전에도 8회를 무실점으로 막긴 했지만 안타 2개를 맞으며 위기를 자초했다.
1차전에서 슬라이더 위주로 던진 것은 패스트볼 구위에 문제가 있어서였을까, 박동원의 볼배합이 문제였을까. 아마도 후자 쪽인 듯 하다. 김영민의 투구를 보면 박동원이 작정하고 슬라이더 위주로 배합을 짰다가 망한 거 같다.
모자 벗겨지는 투구폼으로 156km까지 나온 걸 보면 구속에는 그다지 문제가 없었는데, 직구가 좋지 않다고 느꼈을까? 최형우를 빠른 볼만 던져서 삼진을 잡아낸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을 텐데. 2차전은 반대로 패스트볼 위주로 공략을 했는데, 이게 또 맞아나갔다. 2차전에서의 피안타는 연투의 후유증으로 파악하는 편이 합리적일 거 같다.
손승락은 1차전에는 3실점을 했고, 2차전에도 안타 2개를 맞으며 극장을 열다가 세이브를 했다. 삼성 타자들이 1차전엔 직구를 대놓고 노려치던데... 체인지업 장착 언제 하실지...? 아니면 슬라이더라도 좀더 던져야 하는 거 아닐지...?
(5) 서건창은 아직까지 수비는 좀 아쉬워보였다. 단 타격은 이제 어느 정도 감을 찾은 모습. 당분간은 서건창-고종욱의 1-2번 체제를 쭉 밀고 나가도 좋을 듯 하다. 고종욱은 다시 공을 띄우기 시작했다. 클로이드를 상대로 친 투런, 아주 좋았다. 6회말 밀어치기 내야안타로 1루에서 사는 걸 보고 느꼈는데 발은 정말 빠르다. 김상수가 송구를 제대로 못해서 공을 뒤로 빠뜨리긴 했는데, 제대로 했어도 아마 1루에서 살았을 것이다.
(6) 스나이더는 간만에 호수비를 선보였다. 단 타격은 아직까지 좀 아쉬운데... 더 많은 장타를 생산해내야 한다. 호수비 해서 생각났는데, 두 팀 다 수비가 전반적으로 개판이었다. 특히 아무리 바람이 불었다지만 고종욱이 히드랍더볼 시전해서 2아웃에 1루 주자가 홈인하는 추가점을 주는 건 정말... 목불인견의 수비였다.
(7) 박병호는 1차전엔 전혀 빠른 공에 대처가 안 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2차전에는 피가로의 148km 공을 받아쳐 우측 방면으로 2루타. 1차전에 그렇게 많은 찬스가 왔는데 왜 해결을 못해줬는지 참.
(8) 유한준-김민성-윤석민이 화끈한 불방망이를 선보였다. 아마 이틀 쉰 것이 효과가 있었으리라고 본다. 1차전에서의 유한준은 홈런과 2루타가 포함된 3안타 경기. 모두 타구질이 좋았다. 윤석민... 뭐 말할 것도 없다. 2루수 옆으로 빠지는 안타 2개에 임창용을 상대로 9회말 동점 투런을 뽑아냈고, 2차전에서도 피가로의 153km 직구를 밀어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타격은 정말 괜찮았다. 김민성 역시 1차전에서 임창용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 서건창이 풀타임 2루수로 뛰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타격은 더 좋아질 것이다.
(9) 1차전에서 가장 공략하기 어려웠던 상대가 안지만의 슬라이더였다. 바깥쪽으로 뚝 떨어지는 공에 넥센 타자들은 여지없이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그걸 유일하게 공략해낸 타자가 김하성. 코스에 따라서 배트를 가볍게 맞히면서 우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역시 배트 컨트롤이 보통이 아닌 타자다.
(10) 유선정이 피치아웃을 하고도 2루 주자를 못 잡아내는 걸 보고 착잡해졌다. 그냥 젊은 놈 데려다 키우는 수밖에 없겠다. 김재현 마침 어제 피어밴드랑 합이 잘 맞았으니,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11) '승부수를 던지겠다' 는 염경엽 감독의 공언이 있고 나서 첫 경기가 바로 7월 1일 경기였는데, 김영민 투입 / 조상우 투입 / 박동원 대타 박헌도... 내는 작전마다 족족 망해서 참 할 말이 없었다. 박헌도는 희생플라이라도 쳤으니까 그나마 괜찮았는데 (게다가 윤석민이 바보같이 3루에서 죽은 건 감독 탓이 아니니) 대수비로 들어간 유선정이 2루를 연이어 줘서 박헌도의 희플이 결국 의미가 없게 되어버렸다. 물론 필승조가 쭉쭉 무너지는 경기에 감독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1패의 책임을 지는 사람은 감독이니까... 양팀 모두 불만이 가득할 경기 내용. 미친 듯이 부는 바람과 깽판을 치는 필승조와... 삼성이 이기긴 했지만 유격수 실책, 폭투, 몸에 맞는 공, 중견수 저글링... 저쪽도 세부적 경기 내용은 넥센 못지 않게 눈 뜨고 보기 힘든 수준이었다. 이렇게 경기해놓고 2일(2차전)은 어떻게 또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간 게 신기하다. 오늘 두산 경기는 뭔가 다르리라 기대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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