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최진행
24일 밤 뽐뿌에 '최근 잘 나가는 팀의 국대급 야수가 도핑테스트에서 약물복용 사실이 적발되었으며, 내일 중 발표될 예정' 이라는 지피셜이 올라왔다. 글을 쓴 사람이 이종욱의 FA 행선지를 정확히 예견한 사람임을 들어 두산 선수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고, '잘 나가는 서울팀' 에서 넥센을 예상한 의견도 있었으며, 삼성이나 한화의 선수를 언급하는 글도 있었다. 결론은 최진행이었다.
최진행의 올해 성적은 69경기에서 .301 .425 .526 13홈런 42타점. 3할도, 30홈런도 기록한 적이 있던 선수라서 올해 드디어 각성한 것인가 했으나... 약이었다. 그것도 스타노조롤. 서울 올림픽에서 100m 금메달리스트 벤 존슨이 걸려서 메달을 박탈당했으며, 올 시즌 어빈 산타나와 헨리 메히아가 걸려서 80경기 출장정지를 당한 바로 그것이다. 이용찬처럼 치료에 쓰이는 용도도 아니고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이니 빼도박도 못한다. 본인 변명은 지인 선물이라 대충 자기가 괜찮겠지 하고 넘기다가 걸렸다고 하는데, 아-예 세상에 어느 약쟁이가 자기가 약 했다고 순순히 인정하더이까.
KBO의 조치는 30경기 출장 정지와 한화 구단에 제재금 2000만원. 그리고 한화의 자체 징계는 벌금 2000만원. 리그 전체 경기 수가 144경기니까 30경기면 약 1/5를 빠지는 셈인데, 다른 종목과 비교해보면 정말로 기가 찰 정도로 낮은 징계 수위다. 그것도 올해 개정해서 이 정도다!
K리그 강수일은 리그 15경기 출장정지를 당했다. 그리고 KFA에서 추가로 징계받을 예정이다. 사유? 발모제 발랐다. 축구에서 15+?경기면 사실상 시즌 절반은 날리는 셈이다. 여자프로배구 곽유화 역시 6경기 출장정지를 당했다. 사유? 본인은 한약 먹었다고 하지만 그건 뻥인 것이 유력하고, 검출된 성분으로 보아 다이어트약을 먹었다는 것이 준 정설로 취급받고 있다. 이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되는 성분을 섭취한 것도 아닌데 징계 수위가 이 정도면, 최진행의 징계는 이보다 더 세야 하는 것 아닌가? MLB의 경우 현재 1차로 걸리면 80경기 출장정지, 2차로 걸리면 162경기 출장정지, 3차로 걸리면 영구제명이다. KBO는 30경기-50경기-영구제명이다. 너무 유하다. 게다가 저번 이동걸 빈볼 사건 즈음 해서 1군 엔트리에 선수를 넣지 않아도 징계 조건을 충족하게 룰이 개정되면서, 최진행이 당장 당하는 불이익은 기껏해야 2군 한달 처박혀있는 것밖에 없다.
검사 결과를 일주일 전부터 통보받았는데도 최진행을 계속 경기에 내보낸 한화 구단에게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의제기 중이었으니까 그건 넘어가도 좋을 듯 하다. 사실 구단이나 김성근 감독이 최진행을 경기에 내보낸 것 자체보다는, '최진행은 모르고 먹었다더라' 식으로 인터뷰하는 태도에 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팀 선수를 극딜하는 감독이 어디 있냐는 반론이 들어올지도 모르겠는데, 프로스포츠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행위를 저지른 선수를 감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 옛날에는 도핑테스트 전수조사하자고 그렇게 앞장서시던 분이면, 지금 최진행에 대해서도 따끔한 일침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중요한 건 최진행이 겨울에 훈련을 열심히 했다거나 평소에 성실한 선수였다거나 그런 것들이 아니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서 징계를 당했다는 사실이다.
여담1) 더 이상 이런 일로 지피셜 터뜨리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관심종자라서 사람들의 주목을 많이 받아야 살 거 같고 그런 기분은 알겠는데, 직장에 대한 윤리가 있어라 좀.
여담2) 유한준 김하성 얘기하던 분탕종자들 빨리 고소해서 합의금으로 유한준 FA 보너스 얹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넥센팬으로서 넥센 선수들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일단 지금은 그렇다는 얘기다.) 팬으로서 믿음 하나 못 가지냐는 얘기 많이 봤는데, MLB에서도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던 슈퍼스타들이 약물 하나로 몰락하는 과정을 너무 많이 목격해서 '이 선수는 절대 아니다' 라는 확신에 찬 얘기는 못하겠다. 나에게 믿음이 부족하다고 손가락질해도 할 수 없다.
임태훈
임태훈이 어제 두산에서 공식적으로 임의탈퇴처리되었다. 사실상 은퇴가 확정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그는 갔다. 한때는 '아기곰' 이라고 불린 두산 베어스의 핵심 계투진. 2007년, 마지막 순수 신인왕. 고창성-이재우-이용찬과 형성했던 KILL라인. 모두 2011년 5월을 기점으로 먼지처럼 흩어진 과거의 영광이 되었다. 임태훈이라는 이름은 한국시리즈 진출팀의 셋업맨에서 홈런공장장의 상징으로, 끝내 그보다 더 불명예스러운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남게 되었다.
자신의 일에 애정이 있었고 대단한 식견을 가졌던 그녀를 기억한다. 그러한 모습이 지나쳐 때로는 분란을 만들었을지언정,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었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임태훈이 싫다. 자기 할 일 하면서 열심히 살고, 대신 다시는 야구판에서 안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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