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0903~0904

넥센 vs 한화 (대전)

12:7 승 / 6:5 승

1차전 문성현 / 송은범

2차전 오재영 / 탈보트



한화전 감상


(1) 1차전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점은 전날 마무리였던 김대우를 5회 선발투수 문성현이 흔들리자 바로 투입한 것이었다. 세상에 어느 감독이 불펜진을 그렇게 써놓고도 무사히 넘어가기를 기대한단 말인가. 결과는 두 타자 연속 적시타를 포함해 넉 점을 내주면서 5회에만 총 다섯 점을 실점.


(2) 이어 김택형-조상우의 호투와 박동원의 파울플라이 포구 후 2루 송구 아웃 등이 겹치며 한화의 공격을 잘 막아냈고, 10회 연장에서 김하성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송창식의 공을 깔끔하게 받아친 임병욱이나 시즌 9호 홈런을 기록한 고종욱의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이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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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권혁이 사실 뭔 포인트를 잡고 김하성한테 성질을 부렸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는데, 만약 세간에서 들리는 것처럼 고의4구 하는데 2루에서 떨어져서 리드한 걸 가지고 그런 식으로 군 것이라면 프로의 기본 자세도 안 되어있는 작자다. 연장에 결승 적시타를 쳐서 좋아한 것으로 그런 거면 사소한 생트집쟁이에 불과하고. 그걸 가지고 정수성 코치에게 험악하게 군 권용관은 더 이해 못할 족속이다. 그냥 상종을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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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렇게이렇게 좋아하면 안된다는 말이지, 응?


(4) ...까지야 직접적으로 선수를 안 건드릴 때 얘기다. 2차전 8회에서 배영수가 김하성에게 던진 초구는 딱 봐도 1차전 경기의 보복성 느낌이 강했다. 저번 KIA전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자 한현희가 바로 보복구를 던져서 갚았는데, 농담 아니라 진지하게 다음 한화전권용관이 타석에 들어서면 몸에 맞는 공 하나 던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영수 몸쪽 위협구 던지는 거야 한두 시즌 있던 일도 아니다만, 무슨 야구 불문율을 어긴 것도 아니고 (그 불문율이라는 것들도 대부분 우습다만) 저쪽에서 저질스럽게 덤벼오는데 굳이 고고한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나.


(5) 9회 6점차도 깔끔하게 못 막는 김동준은 걱정이지만 경험치를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넘어가보자.


(6) 2차전에서는 한화의 결정적인 주루사 2개가 흐름을 이 쪽으로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송주호는 그래도 돌려볼 만하지 않았나 생각하는데 (다음 타자가 3안타 경기 한 정현석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이용규는 단타성 타구에 1루에서 홈까지 뛰다니 너무 욕심을 부렸다.


(7) 양훈의 3.2이닝 1실점 피칭으로 2차전을 승리할 수 있었다. 조상우-김대우가 연투를 한 상황이라 계투진을 무리하게 운용하긴 어려웠는데 양훈의 롱릴리프 기용이 결과적으로 들어맞았다. 시즌 초반에 비하면 구속도 어느 정도 올라와서 내년을 기대할 만한 듯 하다. 물론 아직까지 표본이 적어서 양훈의 올해 성적이 본 실력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8) 오재영은 역시 계투로 쓰는 편이 좋을 듯 하다. 선발로는 최대 5이닝인 투수를 계속 로테이션에 넣을 이유가 없다. 리빌딩하는 걸 감안하면 내년부터는 한현희 같이 구위로 억누르면서 7이닝 이상을 먹을 수 있는 투수들을 선발로 보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LG의 봉중근 선발 전환도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넥센처럼 토종선발투수가 거의 전멸한 상황이라면 봉중근의 선발행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지만, 우규민-류제국이 이미 건재한데 5선발을 봉중근이 차지해버리면 젊은 투수들 동기부여에도 팀 성적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


(9) 우여곡절 끝에 어쨌든 7연승이다. 승차가 이미 많이 벌어져 남은 경기 반타작만 해도 5위 팀은 잔여경기 8할을 찍어야 따라올까 말까 한 수준. 이제는 당연히 3위 두산을 노릴 때다. 4-5위 싸움에서 외국인 에이스를 소모할 수는 없다. 3위로 올라가 투수진을 최대한 아껴야 그나마 NC와의 승부에서 뭐라도 좀 해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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