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삼성 라이온즈)



 많은 야구팬들이 아시다시피, 2017년 올해는 '국민타자' '라이언킹' 삼성의 이승엽이 은퇴를 선언한 해다. 즉 올해만 지나면 야구장에서 현역 선수로 뛰는 이승엽의 모습을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KBO에서는 사상 최초로 원정구장 은퇴 투어까지 진행하고, 이를 이슈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다사다난한 올해 야구를 보는 입장에서는, 심판진 계좌나 좀 털어보라고 냉소하고 싶다.)


 그런데 은퇴 마지막 시즌 이승엽에 대한 유독 아쉬운 말들이 많다. 그 동안 없었던 것도 아닌데, 올해 더 부각되는 느낌이다. 그것은 바로 '팬서비스' 논란이다. '내 사인이 중고거래가 되는 게 싫어서 사인을 안해준다.' 한번쯤 들어보셨을 법한 이야기다. 이승엽만 사인을 안해주는가 하면 물론 아니다. 사인 안해주기로 유명한 선수들이 몇 있고 (구자욱-이대호-류현진 등) 특히 삼성 라이온즈는 구단 선수 대부분이 전반적인 팬서비스가 별로라고 한다. 복수의 커뮤니티에서 사인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홈구장에서도 사인받기가 어렵고 원정에서는 호응해주는 팬들을 쓱 무시하고 지나간다고 하니 참으로 탄식할 일이다.


 프로스포츠의 기반은 바로 팬이다. 팬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사업이 프로스포츠다. 지금 야구선수들이 100억 규모에 달하는 대형 FA 계약을 따낼 수 있는 것도, 가장 많은 팬들이 그들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관중이 700만, 800만이 아니라 7만, 8만이라고 해보자. 그래도 삼성이 이승엽에게 연봉 10억을 주겠는가? 아니 줄 수 있겠는가? 그 정도로 많은 팬들이 와서 수입이 있고 홍보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야구장으로 관중들을 이끄는 힘을 가진 선수에게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야구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 아까도 말했듯이 야구선수가 그 정도로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이렇게 큰 사업이 굴러갈 수 있는 것도 다 팬들 덕분이다. 조금 거칠게 말해서, 자신의 돈줄이 되어주는 팬에게 잘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 아닐까?



(이벤트 : 당신이 만난 이승엽을 들려주세요! [링크] 라는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에 달린 베스트 덧글이다. KBO를 대표하는 레전드 이승엽의 마지막 가는 길에 이런 덧글이 달리는 것, 결국 본인이 자초하게 된 일 아닐지.)



 "프로야구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사업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말이다. 프로야구선수로서 '야구를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야 할 것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업을 만들어준 팬들에 대한 예의다. 그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팬서비스로 그들을 대해야 한다. 어릴 때 야구장을 찾고, 그 어린이가 커서 성인이 되어 자신의 가족과 함께 또 야구장을 찾고... 이런 경험을 가진 팬들이 상당수일 것이다. 팬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면 그 팬이 다시 야구장을 찾을 리도 없고, 돈을 쓸 리도 없으니 결론적으로 프로야구가 잘 되어 선수 자신이 연봉을 많이 받을 수도 없게 되는 것이다.


"아무도 안 사게 내가 다 사인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 LG 박용택이 한 말이라고 한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데뷔 이래 LG의 프랜차이즈로서 꾸준히 사랑받는 선수로서 그 품격을 드러내는 말이라고 하겠다. 기억하라. 팬 없이는 프로스포츠도 없다. "팬의 함성소리가 소통에 방해가 되어 경기에 집중을 못했다." 라는 국가대표 축구 주장의 발언을 생각하며, 늘 경계하자.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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