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학회 추계 학술대회의 내용을 정리하는 글이다. 앞서 글은 여기. (링크) 본 게시물은 한국야구학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수정, 비공개, 삭제될 수 있다.
강연 내용은 검은색, 개인적 코멘트는 파란색으로 정리했다. 따라서 검은색 내용이나 파란색 내용 모두 작성자의 주관이 들어가있으며, 잘못된 사실이 있을 수 있다.
<대학야구의 현황과 과제> -김호근 (고려대학교 야구부 감독)
-허구연 위원장이 얘기한 아마추어 야구지도자들의 자질 문제 통감하고 있다. 이 자리에 모인 분들께 대신 사과드린다.
-우리나라에는 고교야구선수가 드래프트/신고로 쏠린다. 이래서 대학야구에 고교야구 유망주가 안 온다. 그럼 대학야구의 수준이 떨어지고 다시 고교야구로 프로지명이 편중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게다가 이번에 투수만 80% 뽑았다. 이렇게 되면 누가 야수를 시키겠나?
-고교야구보다 대학야구에 대한 관심이 뒤떨어지고, 인지도도 낮다. 둘 다 주말리그를 하니까 한 구단에 서너 명 있는 스카우터들도 고교야구로 몰린다. 보여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다.
-김응룡 감독의 발언 인용 ("일주일에 최소 5경기는 해야 한다" "주말리그로는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주말에만 경기하는데 게다가 떨어지면 1-2달은 쉬어야 한다")
-김성근 감독의 발언 인용 ("요새 대학야구 수준이 많이 떨어졌더라" "대학 가도 지명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제2의 정근우가 나온다" "2차에서 대졸 3명 이상을 지명해야 한다는 규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특혜라고 뭐가 많이 없어졌는데, 야구특기생으로 대학에 들어온 거다. 특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부해야하는 거 맞다. 그러나 주말리그를 해야 하는 대상은 대학야구가 아니다. 초등학교, 중학교다.
-KBA에서 대학야구에 무관심하고 재정지원이 안된다. (유니폼 지원 안해준다는 얘기 함. 국대였나)
-전용구장이 없어서 지방에서 경기한다. 훈련시간이 부족해서 주말에 야구를 하고 나면 휴식할 시간도 없다. 보은, 횡성, 기장까지 내려가서 야구한다. 그러고나서 새벽에 오면 월요일에 또 수업 들으러 가야 한다. 학습권을 보장하라고 해서 그렇게 됐다. 하지만 학부모한테 학습권 보장하란 얘기 감독하면서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 ('현실을 포용하기에 사회가 너무 작은 게 아닌가...' 그런 투로 말함)
-야구장 대여순서가 고교야구 주말리그, 지자체 생활체육, 대학야구 주말리그다. 이런 데서 스포츠총장협의회의 역량이 드러나는 거 아닌지.
-대안이 셋 있다. (1) 주말리그 폐지, (2) 지자체 도움, (3) 대학야구 전용구장이다. 횡성야구장 가면 1야구장 파울타구가 2야구장 그라운드에 떨어진다. 기술이 떨어지는 건 맞지만, 가뜩이나 보여줄 기회도 얼마 없는데 집중마저 안된다.
-고교선수 드래프트 상한선, 대학선수 드래프트 하한선이 필요하다. 드래프트를 왜 8-9월에 하는지 모르겠다. 수시 원서 제출 이후인 11월 초로 날짜를 바꿔야 한다.
- (연봉제 25% 상한 시절 해외에서 연봉 깎는 거만 배워오는 구단 관계자들 얘기를 함. 근데 졸아서 못 들음.)
(단국대 전용배 교수) 김호근 감독을 반박하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기이한 구조로 엘리트체육하는 나라가 없다. 우리도 이번에 병률이 하나 지명받았다. (kt 6라운드 투수 신병률) 그럼 이제 남은 8명은 어떡하냐? 야구특기생 제도는 이제 불가하다. (그건 우리나라에나 있는 제도다.)
(여자농구, 여자배구 얘기도 함. 김연경 하나만 보고 여자배구가 굴러갈 수 없듯이...)
대한야구협회(KBA) 저도 안 좋아한다. 하지만 거기 진짜 돈이 없는 조직이다. 10명이 1000경기 운영한다. 유니폼 지원 안해주고 부실한 거 돈이 없어서다.
<2013년 한국프로야구 스트라이크 판정 타당도와 일치도 분석>
-황승식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신동윤 (애슬릿미디어 이사)
강연의 자세한 내용은 비공개라고 해서 간단한 요약만 씀.
-'공이 어디를 통과하는지?' 는 이제 거의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거만 가지고 S존을 알 수는 없다. S존은 규칙상의 가상 공간이 아니라 실제 경기에서 나타난 평균적 판정성향이 되어야 한다.
-MLB 2008년에서 2017년까지 10년 간의 결과를 보면 존이 크게 늘어났다. 가로세로가 좁아지고 낮은 존에 후해졌다. 한국의 스트라이크존은 현재 2008년 MLB의 존과 비슷하지만 약간 높다.
-S존을 파악함으로써 1) 판정의 질 향상 (모서리판정 개선, 좌타자 바깥쪽만 넓은 비대칭존 문제 해소) 2) 기술 향상 (낮은 존에 후해진 판정을 보고 아래쪽에 낮은 투심을, 높은 쪽에 고회전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빈도 늘었음) 3) 정책변화 방향 (MLB에서 높은 존을 잡아주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
-S존은 측정할 수 있다. 측정할 수 있으면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다. 분석과 평가가 가능하면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스트라이크존은 좌우가 넓다. 그래서 싱커보다는 슬라이더/체인지업을 구사하는 선수가 잘 통한다.
-'좋은 스트라이크존' 은 분명히 존재한다. 생태계와 비슷하다. 위아래가 넓으면 종구질, 좌우가 넓으면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투수가 유리하다. (밸런스) 크기가 좁으면 구위형 투수만 살아남는다. 반대로 너무 넓으면 구위형 투수의 장점이 사라진다. (크기) 모서리판정이 정교하면 거기 제구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장점을 가질 수 있다. (모서리판정)
<야구규약, 프로야구의 헌법 : 성립과 변천 과정으로 살펴 본 KBO 규약의 특징>
-최민규 (한국야구학회 이사)
-해외선수 신인지명 거쳐서 입단, 전학생/유급생 1차 지명 금지 등의 사례를 다룸.
-KBO 규약이 내/외적으로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등을 언급. 91년에 다승왕/승률왕 출신의 타이틀홀더 두 명이 히로뽕으로 구속되고, 노태우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 을 선언하면서 이에 발맞춰 92년 마약류 범죄는 영구실격으로 규약 개정.
-MLB의 보류조항과 FA 제도 신설 과정을 소개.
-KBO리그에서 총재가 가장 최근 리그 운영에 개입한 예는 장원삼 트레이드를 무효로 한 거라고. (황재균 트레이드 관련 코멘트 있었음)
-리그의 규약 개정 권한을 KBO 이사회가 갖고 있는데, 구단-선수협 간 단체협약이 필요함.
Q&A
Q: 특A급 FA만 돈을 많이 받는 현실이다. 선수들은 보상제도 개정에 대해 생각이 있는지?
A: 이적이 자유로워지면 대체로 몸값이 뛰는 경향이 있다. 구단들은 자신들이 불리하다면 규약을 개정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KBO 관계자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선수들도 아마 긍정적으로 본다는 뉘앙스로 기억)
<17년 만의 시행, 프로야구 에이전트 제도>
-김선웅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
-김유겸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조경환 (몬티스스포츠 본부장)
-염경엽 (SK 와이번스 단장)
-이예랑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대표)
>>김선웅
-190명 정도가 대리인 신청했다.
-1명의 대리인 (한 에이전시에 소속된 복수의 대리인은 1명으로 취급) 이 구단별 3명, 리그 15명으로 선수보유제한이 되었다. 선수협에선 어불성설이라고 보지만, KBO와 구단 측에선 구단 경영이나 마케팅에 간섭할 여지가 있고, 선수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재정신청(특정 제재받았을 때 다시 판결? 해주길 요청하는) 은 선수 개인이나 선수협이 하는 걸로 결론났다. 대리인의 업무범위는 계약과 연봉조정이다.
-2017년 KBO 선수들 총연봉규모가 750억이다. 수수료가 최대 5%이므로 대리인들 몫은 37.5억이 되는 셈.
-대리인들이 숙지해야 하는 것은 KBO 정관, 규약, 반도핑규정과 계약법, 국민체육진흥법 등등이라고.
-계약기간은 1년 이하고, 자동갱신과 연장이 불허된다. 그리고 반드시 선수로부터 보수를 받아야.
-1년마다 선수협에 본인 활동에 대해 보고할 의무가 있고, 선수나 특수관계인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규약을 위반하는 등의 행위는 할 수 없다. 선수와 대리인 간의 분쟁은 선수협에서 분쟁중재위원회를 마련해 중재하지만, 확정판결 효력은 없다. 다만 선수협에서 대리인의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김유겸
-에이전트 수를 제한하는 것보다는 시장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발언
-선수와 대리인이 서로 어떻게 최적의 파트너를 찾을지?
-(이쯤에서 많이 졸아서 별로 못 들었다. 경영 쪽은 관심이 덜하기도 하고... 죄송...)
>>조경환
-예전에는 연차 안 되면 5분 만에 연봉협상 끝났다. 3년차, 1.5군 이상 정도 되어야 선수들이 막연하게 '얼마만 더 받으면 안돼요?' 하면서 협상 임하는 수준.
-에이전트에게 기대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연봉협상 자료 2) 법률적 자문 3) 비활동기간에 운동할 장소를 알아봐주는 것 4) 마케팅, 스폰서, 광고, 용품 등
2)는 특히 선수들이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계약이나 기타 (사회적으로 본인이 처리해야 하는 무언가들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맡기는 경향이 있다.
3) 돈이 있으면 간혹 네다섯 명 모여서 해외에 가는 경우도 있지만 비활동기간 (12월, 1월)에 어디서 운동할지 고민하는 선수들이 많다.
-나이가 있는 선수들 중에는 에이전트 없이도 잘해왔는데 뭐 필요하겠냐... 라는 반응도 있더라.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한다.
>>염경엽
-에이전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선수는 10% 정도라고 생각한다.
-각 구단의 모기업에서 점차 구단들이 자생하기를 원한다. SK의 경우 460억 정도가 (운영비? 예산?) 들었고, 60억 흑자가 났다. 국내 구단들 재정 자립도가 40~50% 정도다. 한정되어있는 시장이고, 지금이 FA 금액 절정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에이전트 하는 걸 말리고 싶다. 일본의 대리인 제도도 별로 잘된 것 같지 않다. (이에 동감한다. '에이전트' 하나만 노리고 미래를 생각하는 건 장래성이 별로 없단 느낌을 많이 받았음.)
-마케팅에서 구단과 협력해서 서로 윈윈이 된다면 좋긴 할 것이다.
-만일 에이전트를 하실 분이 있더라면 선수와 가족이 된다는 맘으로 시작한다면 좋겠다.
Q&A
Q: FA 거품에 에이전트제가 기여하게 되지 않을지, WAR이나 wRC+... 세이버메트릭스... (이런 스탯들을 가치평가에 얼마나 쓰고 있냐는 얘기였던 것으로 기억)
A: 거품이라 하지만 각 구단이 만든 거품이다. 선수들이 와서 얼마나 전력 상승이 될지 재보지 않고, 이름값과 겉모습을 보고 계약해서 거품이 발생한 거다. 에이전트제를 구단들은 나쁘지 않게 본다. (대리인제도 없이는) 같이 뛸지도 모르는 선수와 1:1로 부딪쳐서 감정상하게 될 우려가 있다.
세이버메트릭스와 WinShare 등의 지표를 참고하는 구단들이 있고, 분석전문가를 통해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계약뿐만 아니라 경기에도 접목하고 있다. SK도 그렇게 하고 있다.
Q: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 제도 도입에 16년이나 걸린 게 구단이 대리인제도를 원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해를 풀어주셨으면 한다.
A: 에이전트 한 명이 두세 명의 선수를 잡고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초창기에 있긴 했다. 아직도 부정적으로 보는 구단도 있긴 하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식이 많이 바뀐 편이다.
>>이예랑
-선수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성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고 구단에도, 리그의 질 향상에도 이득이 될 것이다
-김현수는 원래 마이너리그 가려고 했는데 부당하다고 여겨지는 측면이 있어서 선수노조에 알리고 거부권을 행사하게 했다. 자세한 내용은 구단과 선수 사이의 정보라서 공개할 수 없음.
-올해 메이저리거(김현수, 박병호, 강정호) 들 관해서 마음고생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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