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뉴스원)
2020시즌의 두 번째 트레이드는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가 주인공이었다. 두산이 1994년생 내야수 류지혁을 보냈고, 그 대가로 KIA는 1992년생 우완 홍건희를 내주었다.
김태룡, 무엇을 위한 트레이드인가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고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두산에서 류지혁은 김재호 다음의 유격수 1순위로 기대되던 선수였다. 물론 류지혁의 약점은 명확하다. 통산 타율 .267, OPS .681, wRC+ 79에 불과할 정도로 방망이가 약하고, 송구가 불안해 풀타임 유격수로 아직 의문부호가 남는다. 또한 두산에는 서예일-권민석-박지훈-전민재 같은 유격수 자원들이 대기 중이다. 류지혁이 지금 고점이라 팔았다 쳐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김재호도 만 28세 시즌인 2013년에서야 리그 평균 이상의 방망이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이후 한 해 주춤한 뒤 2015-2019 5시즌 동안 계속 wRC+ 110 가량을 꾸준히 유지한 점을 고려하면 류지혁의 공격력 역시 wRC+ 80으로 끝날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이번 시즌을 끝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김재호(B등급) 최주환(A등급)의 이탈 또한 염두에 둬야 한다. 최악의 경우 둘 모두를 잡지 못하면 센터라인이 그대로 구멍이 나는데, 서예일-오재원으로 이를 메울 수는 없지 않나. 물론 현실적으로 두 선수의 이적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겠지만, 두산그룹에 관한 최근 뉴스를 보면 베어스 잔류를 마냥 긍정할 수만도 없다.
불펜이 취약해 반대급부로 류지혁을 먼저 트레이드카드로 제시하고 다녔다는 점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기사대로라면 두산은 이흥련과 류지혁을 모두 카드로 내밀고 다른 구단에 발품을 팔고 다녔다는 이야기인데, 이흥련이야 포수 자원 교통정리가 필요했으니 보내야 할 선수였지만 류지혁은 그냥 들고 있어도 아쉬울 게 없는데 의아하다.
KIA, 내야 강화
반면 KIA는 대어를 낚았다. 올해 리그 3루수의 평균 타율은 .242, OPS는 .667이다. KIA의 3루수 성적은 .198 .475로 리그 최하위다. (반면 두산은 .309 .819로 1위다.) 타격 성적을 깎아먹은 원흉은 황윤호-나주환-장영석인데 이들은 각각 120이닝, 81.2이닝, 58이닝을 소화했다. 나주환을 빼면 나머지 둘은 수비조차도 시원찮다. 류지혁이 통산 성적만큼만 해줘도 공격력에서 이득이고, 수비력은 당연히 말할 것도 없다.
KIA는 이번 트레이드로 내야에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다. 박찬호와 김선빈은 모두 멀티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며, 백업인 나주환은 그간의 관록이면 2-3루를 충분히 맡길 수 있는 선수다. 최근 박찬호가 굉장히 부진한데, 여차하면 박찬호를 빼고 류지혁이나 김선빈을 그 자리에 넣을 수도 있다. 당장 이번 시즌 5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을 뿐더러, 류지혁이 FA가 되는 2024시즌까지 여유를 두고 김규성-박민-홍종표 등 내야유망주를 키울 시간도 벌었다.
잠실에 간 홍건희는 과연?
홍건희는 그간 KIA 선발자원으로 큰 기대를 받았으나, 한번도 이에 제대로 부응한 적은 없다. 143~144km/h의 직구 구속은 매력적이지만 작대기구위와 세컨피치 부재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어 등판할 때마다 많은 홈런을 허용했고, 한두 경기 잘 던지다가도 다음 경기에서는 볼넷과 폭투를 남발하며 무너지기가 일상이었다. 때문에 최근 몇 년 홍건희의 팀내 역할은 롱릴리프였다.
이번 시즌의 성적 역시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홍건희에게 기대할 만한 점이 하나 남아있다. 그것은 바로 잠실의 성적. 19경기에서 38.1이닝을 던지며 ERA 3.76, 피안타율 .238을 기록했다. (35피안타 26볼넷 1사구 27K) 투수에게 유리한 잠실구장과 뜬공투수 홍건희의 조합은 혹시나 하는 반전을 바랄 수 있는 요소다. 불펜이 헐거울 뿐만 아니라 이용찬의 이탈로 선발에도 구멍이 뚫린 두산의 사정상, 홍건희가 한 달만 임시선발 혹은 롱릴리프 역할을 제대로 해줘도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요 몇 년 동안 KIA가 투수를 못 키우는 팀은 아니었지만 (당장 박준표-전상현-문경찬을 보라) 이상하게 홍건희는 성장이 더딘 축이었다. 실력보다 심리적인 요소가 컸을 가능성도 있으니, 이번 트레이드가 새로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리란 법도 없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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