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코너 이름은 [Emily Baseball]이었는데, 올해는 주마다(weekly) 글 쓰게 될 일은 별로 없을 거 같고 명칭도 너무 개인적인 거라 한번 바꿔봤다.



0602~0604

키움 vs 한화 (대전)

15:3 승 / 6:2 승 / 7:3 승

1차전 한현희 / 김이환

2차전 조영건 / 서폴드

3차전 요키시 / 김민우


0605~0607

LG vs 키움 (고척)

3:6 승 / 4:5 승 / 8:1 패

1차전 임찬규 / 최원태

2차전 윌슨 / 이승호

3차전 차우찬 / 한현희



시리즈 감상


(1) 조영건의 완성도가 많이 올라왔다. 작년과 다르게 직구 커맨드가 잡히지 않아도 슬라이더를 우타자 바깥쪽으로 존 비슷하게 꾸준히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고, 결국 위기를 탈출했다. 아직 1군 풀타임을 돌 그릇은 아니지만, 2-3경기 써먹기엔 나쁘지 않은 자원.


(2) 이승호가 1-2회 너무 부진하고 있다. (1회 피안타율/OPS .400 1.220, 2회 .517 1.393) 이승호가 등판하면 1회와 2회 나오는 모든 타자들이 라모스나 강진성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 신기한 것은 그러다가도 3회부터는 정신을 차린다는 점이다. (3회 .167 .619, 4회 .143 .343, 5회 .077 .154)


우타자들이 조심해야 할 공은 체인지업밖에 없고, 직구는 먹기 좋게 흩날리며 커브는 한가운데 몰린다. 구위가 엄청나게 좋은 투수도 아니니 사실상 배팅볼이 존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이번 주말 전력분석원 리뷰에 따르면 이승호의 공이 작년에는 타겟 좌측으로 들어갔는데 올해는 수직으로 올라가는 움직임을 보인다는데, 이게 우타자들이 어퍼스윙하는 궤도에 딱 맞고 있는 게 아닌지.


김태훈이나 김재웅이 선발로 한번 들어갔으면 좋을 텐데, 둘 다 이제 불펜에서 확고한 입지를 차지하게 된 터라 그런 임시방편을 쓰기도 참 애매해졌다. 신재영이 2군에서 선발로 나오고 있던데 아주 좋은 조치. 조영건과 브리검이 자리를 맞바꾸는 순간 이승호와 신재영 또한 바꿔주거나, 혹은 조영건을 그대로 남겨두고 이승호를 내리는 방안도 고려할 만 하다. (남은 선택지는 정대현 아니면 윤정현인데, 둘 다 별로 보고 싶지 않다...) 김선기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3) 새 용병은 무조건 (이왕이면 중견수 가능한) 외야수여야 한다. 알테어가 정말 이 팀과 찰떡이었을 거고, 하다못해 페게로라도 왔다면... 박정음 16타석 .133 .321, 박준태 78타석 .200 .550, 김규민 52타석 .184 .435... 임병욱이 빠진 현재 이 팀 외야의 주소다.


(4) 조덕길은 직구 구속이 4km/h 가량 떨어져서 (143 -> 139) 1군에서 먹힐까 싶었는데 가비지이닝 소화할 정도는 그럭저럭 되는 듯 하다. 임규빈도 140km/h 간신히 찍는 직구인지라 존에 들어가면 여지없이 장타를 허용하지만, 대신 커브와 스플리터가 괜찮은 편이라 지금까진 잘 버텨주고 있다. 김상수-오주원-윤영삼이 1군 올라올 때까지 이 정도로 버텨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일.



김재웅은 커맨드도 좋지만, 138km/h밖에 안 되는 직구로도 타자들이 까다로워하는 걸 보니 실제 타석에 들어서면 보이는 무브먼트도 장난아닌 모양. 유강남을 3구 연속 바깥쪽 아래에 체인지업을 떨어뜨려 헛스윙삼진으로 잡았는데, 현재 이 체인지업의 헛스윙 비율은... 놀라지 마시라. 무려 63.2%다. 탄착군도 이 이상 좋을 수가 없다. 올해의 스타는 이미 탄생했다.


(5) 김주형이 드디어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다. 정규시즌에 들어와서 장점이던 장타력이나 수비력에서 별달리 인상깊은 모습을 남기진 못했는데... 1군에 어떻게든 붙어있을 날이 늘었으니 그걸로 되었다. 2군에도 유격수가 없고, 김웅빈 부상으로 내야 백업이 모자란 팀 사정상 홈런 못 쳤어도 1군에서 더 기회 받았겠지만.


(6) 전병우의 타격 성향이 확실해졌는데, 타석에 들어설 때 구종 하나를 정해놓은 다음 주로 밀어서 안타를 만드려는 쪽. LG전 끝내기 안타도 직구를 노리고 들어와서 변화구를 커트하다가 마침내 성공했고, 또 LG 마무리인 이상규가 바깥쪽 위주의 투구를 하는 투수라 상성이 잘 맞기도 했다. 다음 주 원태인-백정현-김대우와도 괜찮은 궁합을 기대할 수 있을 듯.


전병우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허정협도 이번 시즌 우측으로 변화구를 간결하게 밀어서 안타를 만드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2017시즌부터 작년까지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던 접근법이라 반갑다. 괜찮은 공이 들어와도 헛스윙을 하든가 멀뚱하고 카운트를 먹든가 하다가 당겨서 3-유간을 뚫는 단타로 간신히 1군에서의 생명을 연장하는 게 그 동안의 허정협이었는데, 올해는 좀 달라질 거라고 기대해도 좋을지? 하위타선에서 앞으로도 꾸준히 기회를 받을 텐데, 가운데-몸쪽으로 들어오는 빠른 직구에 대처할 수 있을지가 다음 과제가 되겠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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