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코너 이름은 [Emily Baseball]이었는데, 올해는 주마다(weekly) 글 쓰게 될 일은 별로 없을 거 같고 명칭도 너무 개인적인 거라 한번 바꿔봤다.
0612~0614
키움 vs NC (창원)
3:2 승 / 18:5 승 / 5:9 패
1차전 이승호 / 구창모
2차전 한현희 / 이재학
3차전 조영건 / 김진호
시리즈 감상
(1) 이전 삼성전 루징은 뒷맛이 영 껄끄러워 걍 패스. 오승환이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구사하기 시작하면서 더 까다로워졌다는 정도만 언급하고 넘어간다. 1년을 쉰 탓인지 직구가 좋아보이진 않았다. 146~147의 평균 구속은 미국 마지막 해와 비슷한 수준. 여기서 더 올라갈 거 같지는 않다. 아마 예전처럼 언터처블한 마무리로 남지는 않겠지만, 잔여시즌이나 내년 통산 300세이브 도전을 위해 다시 마무리로 돌아갈 가능성은 있다.
(2) 1차전 조상우 2이닝으로 경기를 잡았는데, 공이 날리는 게 보였다. 수술에서 돌아온 경력이 있고, 가을마다 워크로드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선수인 만큼 2이닝 투구는 자제시켜야 한다.
(3) 1차전 7회초 페이크번트앤슬래시 작전으로 논란이 많았다. 구창모의 공이 여전히 힘이 있었던 만큼 하위타선에서 충분히 낼 수 있는 작전이었다. 설령 그 공이 스트라잌이라도 전병우가 컨택을 했을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이승호 역시 7회까지 올렸다고 잘했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선발이 80구 이하로 투구했다면 한 이닝을 더 올릴 수 있지만, 80구 이상 + 어린 선수라는 조건이 더해진다면 그때부터는 고민을 해봐야 한다. 양현종 같은 선수야 85~90구까지 가더라도 고민없이 한 이닝 더 올릴 수 있지만, 이승호같이 어리고 올해 결과가 나빴던 등판도 많았던 선수는 6이닝 88구로 끊어주는 게 좋다.
(4) 10회초 서건창 타석에서 폭투가 나와 공이 옆으로 빠졌지만 전병우는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첫 발 스타트를 끊고도 멈칫했는데 첫 득점을 올린 김혜성의 발빠른 주루와 대조되는 부분. 세밀한 플레이가 좀 아쉬운데 앞으로 개선되길 빈다.
(5) 김하성은 O-Swing%가 줄었다거나 (27.2 -> 17.8) 홈런 및 볼넷 비율이 개선되었다거나 (HR% 3.04 -> 4.32, BB% 11.2 -> 14.8) 하는 식으로 개인 성적은 좋아졌지만 중요한 상황에서의 타격이 아쉽다. 우선 주자가 없을 때 79타석에서 .328 .430 .612, 주자가 있을 때 83타석 .221 .361 .382로 차이가 크다. CL&Late에서도 15타석 9타수 1안타에 불과하고 High LEV(>=1.6)에서의 타격도 35타석 .143이다. 분명히 시즌 성적은 평균 이상인데 타석 하나하나를 보면 이상하게 못했던 느낌이 더 많이 드는 게 괜한 기분이 아니다. 그렇다고 김하성이 예년에도 중요 상황에서 약했던 타자는 아니다. 평소와 비슷하거나 더 잘했던 편이었으며, 특히 작년 High LEV(>=1.6)에서는 117타석 .347 .964, CL&Late에서는 70타석 .382 1.125, 득점권에서는 201타석 .364 1.055으로 접전의 악마였다. 올해 유난히 체감이 안 좋은 이유는 작년에 워낙 좋은 성적을 냈던 반면 올해는 저 상황에 유독 약하기 때문일지도.
그럼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는 직구에 약하기 때문. 김하성이 파울플라이나 내야플라이를 만드는 공은 거의 다 직구다. 직구 컨택은 수준급이지만 (91%) 타율은 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투 .231 / 좌투 .263) 그 동안 김하성이 특별히 직구에 강점이 있는 타자는 아니었고, 오히려 투심이나 오프스피드 피치 상대로 성적이 좋은 편이어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KBO 수준의 직구도 치지 못하면 상대 에이스나 필승조를 잡을 수 없고 MLB 진출 역시 담보할 수 없다. 강정호의 MLB 성공도 인코스 직구에 강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6) 최원태는 구속이 3km/h (140.6 -> 143.5) 늘었지만 예전과 큰 차이가 없다. 볼넷이 적어 빠른 승부를 하고 있지만, 1경기 3홈런을 맞으면서 홈런허용은 크게 늘었다. 원인을 찾아보자면 올해 슬라이더 구사를 크게 줄이면서 사실상 투피치로 변신했는데, 작년에는 아랫쪽으로 제구되던 체인지업이 날리고 있다는 것에 있겠다.
위부터 2019년 체인지업 - 2020년 체인지업 - 2019년 슬라이더 - 2020년 슬라이더.
당초에는 슬라이더 구사 비율을 높이는 걸 해결책으로 생각했는데, 좌타 상대 성적이 안 좋은 편이라서 (우타 .207 .263 .293 / 좌타 .310 .322 .517) 이건 적절한 방법이 아닐 듯. 커브 비율을 좀 더 높이고 이지영과 합을 맞춰보면 어떨까?
(7) 박동원의 출전시간 배분이 요구된다. 6월 12경기에서 포수로 10번 선발로 나왔는데 (심지어 DH로도 1회 선발출전) 현재까지 도루허용 13개를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저지 1개) 도루허용은 투수의 몫이 70%라지만, 박동원의 2루 송구도 특별히 도루저지를 할 수 있을 만큼 좋지는 못했다. 타격에서도 서서히 싸이클이 떨어지고 있어, 지난 주에는 18타수 4안타 (.222)에 그쳤다.
이 팀이 다른 팀에 비해 가진 비교우위는 주전급 백업포수인 이지영을 쓸 수 있다는 건데, 그러한 장점을 스스로 포기할 필요는 없다. 전담포수제에 얽매이지 말고 가능하다면 투수들의 파트너를 바꿔서 이지영의 기용 비중을 늘려야 한다. 박동원 없으면 야구 못하는 거 아니잖나.
(8) 박병호를 왜 하위타선으로 보내지 않냐는 의견이 많았는데, 하위타선에 보내야 한다면 박병호는 1군에서 필요가 없다. 그냥 며칠 2번에서 지켜보고, 안되겠으면 깔끔하게 2군 보내버리는 게 낫다. 박병호 2번은 사실상 최후통첩이라고 본다.
2군에서 1루수를 봤던 허정협-김수환-임지열이 모두 1군으로 올라왔고, 이들은 타격에도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박병호가 김규민의 1루수 억제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컨디션을 찾아줘야 한다. 다행히 NC 3연전에는 2차전에서 홈런을 날렸고, 3차전에서도 2루타 하나 - 희생플라이 하나 - 서건창이 사망한 좌익수 뒤 땅볼로 타구질 자체는 괜찮아보였다. 이번 달 안에는 폼을 되찾길 바란다.
(9) 드디어 로스터에서 아무 쓸모가 없던 이택근을 말소하고 임지열을 올렸다. 다음 고양 경기가 19일이라 주중 롯데전까지는 현재의 야수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허정협이 예년과 다른 전략을 가져가는데도 불운이 겹쳐 잘 안 풀리고 있는데, 오른손 대타로 김수환이나 임지열이 정착해준다면 1군에 큰 도움이 된다. 2군에서는 평균 이상의 타격을 보여주는 타자들이니 임지열은 코너외야, 김수환은 1루 혹은 3루에서 기본 수비가 된다는 것만 증명하면 1군에는 꾸준히 붙어있을 수 있다.
(10) 최근 김혜성의 타격 기세가 놀랍다. 장타율 .505?? 4경기 3홈런?? 2018시즌에는 월 1홈런, 2019시즌에는 시즌 내내 0홈런이었던 그 타자가 맞단 말인가? 맨날 어퍼스윙을 욕했는데 드디어 그 스윙으로도 타격하는 요령이 생긴 모양. 작년과 바뀐 점이라면 우선 체인지업 상대 타율 (.148 -> .500)과 좌투수 상대 직구 타율 (.262 -> .429)이 눈에 띈다.
우투수의 체인지업에 속지 않으면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좌투수가 던지는 슬라이더에 약해도 좌투수의 몸쪽 직구에 대응을 잘할 수 있다면 꾸준히 안타는 뽑아낼 수 있다.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김혜성이 장타력까지 장착한다면 팀의 운용 폭도 넓어진다. 한 달의 플루크가 아니길 바란다.
'야구와 놀기 > 2020 KB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웅본색] 0717~0719 총체적 난국 (2) | 2020.07.21 |
---|---|
[영웅본색] 0616~0621 고척 롯데전 / 고척 SK전 (0) | 2020.06.23 |
[영웅본색] 0602~0607 대전 한화전 / 고척 LG전 (1) | 2020.06.08 |
두산-KIA 1:1 트레이드 (0) | 2020.06.08 |
SK-두산 2:2 트레이드 (0) | 2020.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