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새 외국인 타자는 데이빗 프레이타스(David Freitas)다. 연봉 55만 달러, 옵션 5만 달러 해서 총액 6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한다. 1989년생 우타자로 포수와 1루수를 볼 수 있는 선수인데, 한국에서 포수를 볼 일은 거의 없을 테고 (게다가 이 친구, 도루저지나 블로킹이 취약하다고) 결국 주전 지명타자 및 백업 1루수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통산기록은 2017~2019 3년 동안 59경기 143타석에 들어서 .200 .268 .288을 기록한 게 전부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0시즌 동안 802경기에 출전하면서 3217타석에서 .289 .374 .438 (73홈런, 351볼넷 502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3시즌간 성적은 다음과 같다.
2017시즌(IL) - 72경기 269타석 .263 .338 .356 / 62안타 13 2루타 3홈런, 25볼넷 35삼진
2018시즌(PCL) - 39경기 166타석 .349 .428 .527 / 51안타 12 2루타 1 3루타 4홈런, 17볼넷 27삼진
2019시즌(PCL) - 85경기 357타석 .387 .459 .571 / 120안타 21 2루타 12홈런, 42볼넷 49삼진
1. 왜 왔나?
프레이타스가 소속되어있던 밀워키는 40인 로스터에 포수만 6명(!)으로, 이번 시즌에 반드시 정리가 필요했다. 2루수 콜튼 웡의 영입으로 돌글러브인 케스턴 히우라가 1루로 이동하고, 이에 따라 1루수 자리도 히우라/보겔백의 플래툰으로 운영된다면 올해도 프레이타스는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가망이 없다. 게다가 마이너 옵션도 다 소진한 선수고...
밀워키는 이런 프레이타스를 KBO에 팔아서 이적료를 받기로 했을 것이고... 대체로 이 수준의 선수는 30~40만 달러 선에서 이적료가 정해진다는 정보대로라면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 100만 달러 상한선을 꽉 채워서 외국인 타자를 데려온 것이다.
물론 외야수가 왔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하지만 KT와 삼성이 AAA급 외야수를 미국에서 직수입해온 게 아니라 일본에서 망했던 알몬테와 피렐라를 선택했고, 한화는 힐리를 고르면서 새로 한국 땅을 밟게 된 미국산 외야수는 이번 시즌에 없다. KBO에서 영입할 만한 레벨의 외야수들이 한국팀과 계약하기 어려웠던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원소속구단에서 무리한 이적료를 요구했거나, 올해 마이너리그가 재개될테니 메이저리그 승격을 위해 마지막 의욕을 불태운다든가... 그렇다면 프레이타스가 온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프레이타스의 방망이도 KBO에 올 만한 40인급 외야수들과 비교한다면 전혀 뒤지지 않는다. (링크)
2. 무엇이 장점인가?
2019시즌 프라이타스는 .381로 PCL 타율 1위를 차지하고 올스타에도 선정되었다. 물론 탱탱볼의 영향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더 하위리그일 때도 어느 정도의 갭히팅은 보여준 바 있다. 시즌마다 꼬박꼬박 10% 이상의 볼넷을 찍고 있고,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기록을 보면 컨택이 떨어진다거나 특별히 공격적인 성향인 거 같지도 않다. 라인드라이브+당겨치기 위주의 스타일이고, 1시즌을 풀타임으로 뛴다면 30개의 2루타와 15개 정도의 홈런은 쳐줄 수 있는 선수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두산의 페르난데스를 연상시킨다. 수비 안 되면서 선구안 좋은 갭히터... 다만 페르난데스보다는 좀더 인내심이 있는 성향인 듯 하다. 타격 영상을 보니 히팅포인트를 꽤 뒤에 두고 치던데 이 정도 선수가 KBO레벨 직구에 적응 못할 리도 없으니,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거나 코치에게 개긴다거나 하는 야구 외적인 문제가 없다면 성공하지 않을까. 이 팀이 작년 빼고는 외국인 농사가 크게 망한 적도 없지 않았는가. (로티노나 스나이더 등의 이름을 거론하는 분들은, 그 전에 그들에게 주어졌던 기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되돌아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3. 무엇이 단점인가?
작년 마이너리그가 없었기 때문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실전감각이 떨어져있을 것이다. 팀 내에서 단체훈련과 연습경기를 병행했을테니 러셀 수준으로 답이 없진 않을 테지만, 어쨌든 계약을 늦게 했기 때문에 비자가 나오는 2주, 자가격리 2주 하면 3월 연습경기에 나와서 상태를 점검하기도 빠듯하다.
프레이타스의 영입으로 로스터 유동성에 상당히 제한을 받게 된다는 점도 포인트다. 김웅빈과 허정협처럼 수비가 안 되는 선수들에겐 그야말로 재앙이고, 고만고만한 내야백업 친구들도 2루에서 출전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덜하게 될 텐데...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프레이타스가 불빠따를 휘둘러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방망이만 잘 쳐준다면야 사소한 문제지만 발은 포수 출신답게 느리다. 병살타 20개는 각오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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