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 개못해

 

1. 총평

이자식들은 그냥 야구를 못한다

 

 

2. 5회까지

켈리가 훌륭한 투수긴 하지만 어제는 6이닝 동안 탈삼진 0이었고, 키움 타선에서 더 점수를 냈어도 이상하지 않은 투구였다. 존에 어중간하게 들어오는 체인지업도 많았고, 키움 타자들이 4번의 이닝에서 출루했으니... 그러나 1회에는 김태진의 의문의 주루사, 2회에는 박준태-김휘집의 연속 중견수 플라이로 이닝이 끝났고, 3회에는 김혜성의 낮은 타구를 문보경이 한번에 포구 못했다가 떨어뜨리진 않으며 마무리되고 말았다.(나중에 인터뷰를 보니 조명에 들어가서 안 보였다고 하더라) 선취점을 뽑거나 점수를 내줘도 바로 따라갈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그걸 모조리 놓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LG가 먼저 점수를 내면서 다소 편안하게 던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고, 켈리가 이를 잘 이용해서 6이닝을 틀어막고 내려갔다.

 

먼저 점수가 난 건 김혜성의 실책 때문인데... 김휘집의 베이스커버가 늦었다는 견해도 봤는데 일단 우타자 상대 시프트 걸려있어서 김휘집의 수비 위치가 깊었고, 타구 맞자마자 반응해서 2루 갔고, 토스만 했어도 1루 주자 문성주를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물론 더블플레이가 안됐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실책해서 안 줘도 될 점수를 줬으니 김혜성의 순수 100% 잘못.

 

이어지는 3,4점째는 김휘집의 실책과 이정후의 실책이 겹쳤다. 외야 깊은 타구를 왜 내야수가 역동작으로 따라가서 잡으려고 했는지도 모르겠고, 정규시즌 내내 결코 많지 않았던 이정후의 송구실책(어따 꽂냐...)이 나온 것도 아쉬운 부분.

 

4회와 5회는 양현-김성진이 나와서 막았는데 벤치가 4점째에 이미 경기가 넘어갔다고 보고 애플러를 4차전 선발로 쓰려고 내린 게 아닌가 싶다. 애플러의 공이 나쁜 건 아니었으나 3회 김현수-채은성의 연속 안타를 포함해 도합 6개의 안타를 허용했으니 투수를 교체한 게 잘못된 선택도 아니다. 정규시즌 막판의 투구 때문에 김성진을 신뢰하지 않았으나 상대 2-3-4번을 상대로 추가점 없이 이닝을 잘 막아낸 건 포스트시즌에서 제 몫을 다 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3. 6회 이후

푸이그의 추격의 투런으로 2:4까지 따라갔다. 여기까진 괜찮았고, 윤정현의 볼넷 이후 이지영의 포일이 나오자마자 투수를 교체한 것도 발빠른 대응이었다. 포스트시즌과 맞대결에서 모두 강했던 문보경이 희생번트를 댔으니 7-8-9번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아 이닝을 끝낼 수 있는 시점이었는데... 여기서 김태진의 (실책에 가까운) 야수선택으로 1점 실점이 추가되었고, 이어서 서건창에게 6점째가 되는 적시타를 맞아 패배가 확정되었다.

 

7회초 박준태의 대타로 이용규를 내보낸 건 그럴 수 있었으나 좌우 스플릿을 보고 김휘집 대신 김웅빈을 택한 벤치의 기용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김휘집이 이날 무안타긴 했지만 2회 첫 타석에서 켈리를 상대로 감이 결코 나쁘지 않았고, 무작정 헛스윙을 하는 게 아니라 상대 공에 대처가 되는 상태였는데 딱히 최고의 대타 요원이라고 할 수도 없는 김웅빈을 대타로 선택해서 의아했다. 이어서 7회말은 이지영의 번트 수비 실책으로 시작해서 (사실 이것도 짧은 1루수 김태진의 영향이 크지만) 박해민에게 도루 2개를 내주고도 실점 없이 끝났다.

 

8회초에는 이정후가 2루타를 쳤지만 1루 주자 김준완이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우익수가 우중간에 치우친 수비를 하고 있고 이정후가 선상에 가깝게 공을 잡아당겨서 무조건 들어올 줄 알았는데, 김준완이 참 느리긴 느리더라... 과연 김준완을 계속 테이블세터로 쓰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드는 장면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후에는 최소 2점짜리 적시타가 나왔어야 하는데 중견수 플라이-유격수 땅볼로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고 끝났다.

 

9회 고우석은 이지영과 이용규에겐 직구를, 임지열에게는 초구 커브에 이은 커터-커터-슬라이더-커터를 던져서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문자중계에는 마지막 두 개가 슬라이더로 찍혔던데, 현장에서 본 마지막 공 구속이 149였던 걸로 기억한다.) 3점차 지는 경기라도 이렇게 쉽게 삼자범퇴를 만들어줘서야 곤란하다. 이지영의 초구 파울이 페어가 됐다면 분위기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고, 남은 시리즈에서도 고우석에게 일말의 찜찜함을 안기면서 시작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4. 진짜 총평

1차전의 문제는 감독도 투수도 아니다. 센터라인 플러스 김태진의 멸망에 가까운 수비가 명확한 패배원인이다. 뻔한 말이지만 일단 수비에서 욕심을 부려선 안 되고, 실수가 벌어졌어도 다음 실수까지 이어지지 않게 끊는 플레이가 중요하다. 김휘집은 전자가 안 됐고, 이정후는 후자가 안 됐고, 김혜성은 둘 다 안됐다.

 

김태진은 1루수에서 추방해야 한다. 장타-볼넷-주루-수비 어느 곳에서도 장점이 없는 선수를 계속 선발로 세울 이유가 전혀 없다. 그 동안 터지지 않는 김웅빈과 1루 대수비 요원이라는 로스터에서 가장 쓸모없는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전병우에게 계속 뭐라고 했었는데 (정확히는 그들을 쓰는 감독에게 더...) 둘 중에 누구를 쓰든 김태진 기용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다.

 

상대팀에서 짚어보자면 문보경의 역할이 그 누구보다도 컸다. 안타, 희생플라이, 희생번트 등등 타석에서 매번 원하는 대로 결과를 이끌어갔고, 수비에서도 3회 김혜성의 타구를 잡아내고 5회에 장타가 될 수 있었던 김준완의 타구를 잘 잡아서 처리했다. 경쟁팀에서 가을야구에 이렇게 쫄지 않고 1인분 충실하게 해내는 타자가 나온 것은 앞으로 두고두고 위협이 될 것이다.

 

정말 지겹고 입아프게 올 시즌 내내 하는 말이지만 4번 김혜성은 그 동안 나왔던 쓰레기 라인업 중에서도 최악의 엉터리다. 이정후와 푸이그 사이에 똑딱이를 집어넣어서 흐름을 끊는 이 따위 야구는 대체 누구의 발상으로 나온 걸까. 1준완 4혜성을 계속 고수하고도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건 운빨이며, 곧 플레이오프에서 LG에게 처절하게 스윕당하면 운빨로는 결코 실력을 넘어설 수 없다는 걸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모두가 똑똑히 깨닫게 되리라.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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