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딱히 재미는 없다...)



0429~0501

넥센 vs 두산 (잠실구장)

5:2 승 / 1:7 패 / 2:1 승

1차전 나이트 / 볼스테드

2차전 하영민 / 홍상삼

3차전 문성현 / 노경은


1차전 : 나이트는 이 날 4.1이닝 동안 6안타 6사사구를 내주며 매우 부진한 투구를 보였다. 두산이 만루 찬스를 2번이나 잡고도 두 점 내는 데 그쳐서 다행이지 만약 싹쓸이라도 얻어맞았다면 경기가 완전히 넘어갔을 것이다. 나이트는 올 시즌에도 공이 계속 높고, 25이닝 동안 20볼넷 14탈삼진이라는 경악스러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FIP는 6.80이나 되는데 (KBreport 기록) 이는 박성훈 (4.69) 문성현 (4.68) 송신영 (5.69) 하영민 (5.12) 보다 높다. 나이트보다 FIP가 높은 선수는 강윤구 (8.89..) 오재영 (....8.74) 이정훈 (......12.58) 셋밖에 없다. 선발이 이렇게 던져서야 불펜이 퍼지는 건 금방이다. 그 동안 함께 한 정이 있지만 나이트와 재계약을 하지 않길 바랐는데, 이제는 여름에 반등하길 바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참고로 나이트의 작년 4월 성적은 5경기 4승 1.13 (32이닝 21피안타 11볼넷 23K 피안타율 .194)


저번 글에서 유한준 대신 문우람을 선발 라인업에 올리는 건 어떨까라는 의견을 조심스레 피력했는데, 문우람은 8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했고 과연 안타를 쳐 로티노의 적시타 때 선취득점을 올리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2차전 : 하영민 같은 신인투수가 올라왔을 때는 아무래도 선취점을 뽑아 중압감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민병헌에게 선제 스리을 얻어맞으며 분위기가 두산으로 넘어가버렸다.


두 팀의 운명이 확정지어진 것이 5회-7회인데, 일단 5회초에 넥센은 한 점을 뽑아 추격하긴 했지만 김민성이 2사 1,3루에서 3루수 땅볼 아웃을 당하며 더 이상의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이닝을 끝마쳤다. 그리고 7회말에 김민성의 실책이 나와 실점이 나왔으며, 6회초부터 9회초까지 두산에게 연속 3자범퇴를 당하며 경기가 끝났다. 5회에 안타 한두 개만 더 나왔더라면 흐름이 바뀌면서 경기의 향방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었을 것이다. 홍상삼이 5안타 5볼넷으로 밥상을 차려주다시피 했는데, 안 먹은 것은 결국 타자들이니...


7회말 오재영이 오재원-김현수에게 허용한 연속 안타는 정말 할 말이 없는 장면이었다. 선발도 못하고 불펜도 못하면 대체 어떻게 하려고... (답답)


3차전 : 좋은 수비, 그리고 오심으로 이긴 경기였다. 서건창의 수비 시프트를 활용한 좋은 수비, 유한준의 주자 진루 저지 송구 등등 괜찮은 장면이 나왔다만, 문우람이 민병헌을 잡은 3회말 수비는 아무래도 세잎인 듯 하고, 7회말 양의지가 1사 1루에서 5-4-3 병살타로 아웃되는 장면은 확실한 오심이다. 만일 이러한 장면에서 민병헌이 2루에서 살고 요새 타격감이 좋은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서거나, 1사 1,2루가 되고 8회말 대타로 나왔던 홍성흔이 7회말에 대타로 나왔거나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두산에게 경기를 내줬을 것이다. 양의지 타석 같은 장면이 아웃 판정이 난 것은 심판의 기본적인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양팀 선발이 모두 좋은 피칭을 했는데, 특히 전 경기에 11실점 (..) 을 한 문성현이 다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팬들을 희망고문에 빠뜨렸다. 노경은도 공략하기 어려운 상대였는데, 다행히 6회 박병호의 투런이 나와 경기를 유리한 입장에서 끌고 갈 수 있었다. 서건창의 3루 도루 실패 아웃은 아쉽지만, 벤치에서 호투하고 있는 상대선발을 흔들기 위한 긍정적인 시도로 받아들여본다. (물론 노경은의 투구폼은 간결하고, 양의지는 도루저지율 4할 포수고, 윤석민 다음 타석은 박병호였다는 점도 잊지는 말아야겠다...)



0503

넥센 vs KIA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NEW등구장

3:2 승

선발 금민철 / 홀튼

0504 밴헤켄 / 임준섭

0505(예상) 나이트 / 한승혁


1차전 : 저번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금민철이 선발로 올라왔지만,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면서 불안불안한 모습이었다. 4회까지는 한 점을 내준 걸 생각해도 (이성열의 홈런은 평소에 계산에 넣는 게 아니다) 홀튼이 더 잘 막았다. 3회말 로티노의 김주찬 저격은 Defense of the Match 정도를 수여해도 손색이 없었다.


5회초 유한준의 적시 2루타는 잘 맞은 타구였으나, 나지완이 아닌 다른 좌익수였으면 잡을 수도 있었다고 본다. 혹은 잡지는 못했어도 이성열을 2루나 3루에서 묶어둘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서건창의 적시타 때 유한준을 홈으로 돌린 것은 좀 무리한 주루가 아니었나 싶다. 차일목이 공을 놓쳐서 결과적으로 세이프가 되었지만, 외야수의 송구도 내야수의 중계플레이도 모두 괜찮았다. 저번에도 유한준을 3루에서 돌렸다가 아웃시킨 적이 있는데, '적극적인' 주루야 좋지만 '무모한' 주루는 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넥센 타선은 타율 2위 (.284) 출루율 1위 (.371) 장타율 1위 (.461) 절대장타율ISO 1위 (.177) 타선이다. 설령 한 루 덜 가서 다음 타자에게 적시타를 빌어야 하는 상황이라도 충분히 점수를 뽑아낼 수 있다.


6회말 조상우가 김민우에게 적시 2루타를 맞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바깥쪽으로 제법 잘 뺐는데 상대가 잘 받아쳐버리면 뭐... 별로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다음 경기에서도 자기 투구를 하기를 바란다. 바로 김민우 전 타석에서 브렛 필의 방망이를 끌어낸 154km 패스트볼의 움직임은 굉장했다. (이거 처음에 필이라 썼다가 맞나 싶어서 나지완으로 썼는데, 필이 맞답니다 죄송...) 홀튼 선발 경기에 브렛 필을 내보냈다는 것은 KIA로서도 꽤나 과감한 승부수였다. 어센시오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KIA는 경기 후반 불펜 싸움에서 밀릴 가능성이 큰데, 이런 큰 승부수에서 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역전 없이 실점을 막아낸 점은 대단히 높이 평가해야겠다.


오늘 경기는 반 박자에서 한 박자 정도 빠른 투수 교체가 연이어 나왔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모두 맞아들어가면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7회말 2사 만루에서 백용환을 삼구삼진으로 잡아낸 한현희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이제 겨우 3년차 투수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셋업맨으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는 느낌이다. 손승락 팔아도 걱정은 없겠다 승락극장 문 좀 닫아주세요


다음 경기는 밴헤켄과 임준섭의 대결인데, 4월 10일 KIA 경기에 밴헤켄이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며 승리를 거둔 것과 4월 8일 경기에서 임준섭이 4.1이닝 6실점이라는 좋지 못한 성적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근데 그 경기 오재영+이정훈이 합작 12실점 해서 졌다 살짝 승리를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임준섭이 27일 LG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이라는 호투를 펼치긴 했지만... 타선에서는 '나지완과 필 앞에 김주찬을 내보내지 말라' 정도로 상대 전략을 요약해볼 수 있겠다.




-기타


1. SK가 1일 KIA와의 경기에서 KBO 최다 실책 기록인 실책 8개를 저지르며 2:20으로 자멸했다. 이 경기를 보고 든 생각은 앞으로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체크하는 무언가가 야구계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나갔던 신인 투수 릭 엔키엘의 멘탈 붕괴 투구, 9회 1이닝 마무리를 쓰는 것은 효율적으로 낭비니 경기 후반 가장 중요한 상황에 가장 좋은 불펜투수를 내보내라는 주장,  1일 SK의 8실책... (그것도 키스톤에서 7개가 나왔다) 전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더 많은 점수를 내고 점수를 덜 주기 위해서는 어떤 스탯을 봐야 하는가' 로 시작된 출루율-머니볼 열풍이 1단계, 토미존 서저리Tommy John Surgery 가 점차 흔해지면서 팔꿈치 수술과 투수의 육체적 단련 내지는 보호 (롱토스 논쟁이나 재활하고 돌아온 투수 혹은 신인 투수의 이닝 제한 등) 등이 2단계라면, 야구의 마지막 종착지는 기록-의학을 넘어서 심리학이 될 것 같다. 잘 던지던 투수가 갑자기 우르르 무너지고 스트라이크를 꽂을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은 기록으로도 의학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2.  3일 경기가 끝나며 현재 대략적인 프로야구 순위는 넥센-NC / 롯데-두산-SK-삼성 / KIA-한화 / LG 정도의 느낌으로 그룹이 형성되어있다.


NC는 수비만 안정된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현재 홍성용-원종현-손민한의 필승조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라는 느낌. 다만 선발은 이재학과 에릭을 제외하고는, 찰리와 웨버가 다소 들쭉날쭉한 투구를 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잘 던져도 승리를 못 따고, 비자책점으로 전멸하기도 하고)


롯데-두산-SK-삼성은 1경기차 내로 우르르르 붙어있는데, 아마 두세 시리즈 정도에서는 SK는 내려가는 판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SK가 윤희상이 빠졌고 3연패를 당해 다소 내려가는 흐름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이나 삼성은 선발 셋까지는 괜찮은데 넷과 다섯이 없고, 롯데는 불펜이 불안한 것이 아쉽다. 하지만 일단 김성배가 다른 보직에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걸 보면, 이 문제는 조만간 풀릴 것으로 예상한다. (김승회가 오늘 김상현에게 3:0에서 2점을 따라가는 투런 홈런을 얻어맞긴 했는데, 때로는 그렇게 승부가 뒤집어지지 않는 선에서 한 방 맞는 게 투수를 각성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일단 현재까지는 롯데와 두산의 타선이 세기 때문에 이 두 팀이 (역시 두세 시리즈, 그러니까 1주일에서 열흘이라는 조건 하에) 4강권에 붙어있을 거 같다.


LG는 못한다면 벨과 리오단이 부진해서 못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오늘 류제국이 6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다 7회 그게 깨지면서 진 게 아쉽다. 3루타 1개가 결국 7회 대량실점을 만드는 시작이 된 것을 보면, 야구의 흐름은 정말 모를 일이다.


KIA는 불펜 불안, 한화는 약한 타선과 느린 기동력이 고민이다. 일단 KIA는 마무리 어센시오와 셋업 김태영까지는 확실한 만큼, 한두 투수만 더 올라와준다면 고민을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심동섭이 제1의 후보고 (지난 3경기 성적은 별로지만...) 나머지는 더 찾아봐야 할 듯. 한화는 정근우-이용규-피에 말고도 하위타선에도 '뛸 수 있다' 라는 압박감을 심어주는 선수가 필요할 거 같다. 또한 휴식일이 너무 겹쳐서 4월 25일부터 5월 5일까지 11일 동안 9일을 쉬었는데, 6일 경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6~8일 상대는 LG, 9~11일 상대는 KIA로 하위팀들이며, 아마도 6일 LG와의 첫 경기에서 로테이션상 상대 선발은 임지섭일 확률이 높다)


3. 올해는 초반부터 연이어 계속 오심이 나오는데, 특히 25~27일 KIA-LG 3연전은 3일 연속으로 오심이 나와 그야말로 오심 축제의 장이라고 할 만 했다. 그 외에도 오심은 지금까지 숱하게 나오고 있다. 1루수가 1루에서 발이 떨어져서 공을 잡았는데 아웃, 타자주자가 1루를 더 빨리 밟아도 더블 플레이 아웃, 1루 주자가 2루 옆으로 비껴서 슬라이딩을 해서 2루 터치도 못했는데 도루 성공. 급기야는 광주에서는 박근영 1루심을 난입한 관중이 폭행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했다. 근데 미안 좀 웃겼어


이쯤 되면 비디오 판독을 고려해봐야 한다. 내년 도입도 늦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올해 하반기부터라도 도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심판원의 권위는 '믿음' 에서 나오는 것이다. 선수, 코칭스태프, 관중이 '이 심판이 판정한 것은 맞을 것이다' 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바로 권위가 서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판정을 번복할 수 있는 심판이, 오심을 했어도 고압적인 태도로 뻔뻔하게 나오는 심판보다 신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잘못했다면 되돌리면 되고, 보지 못했다면 비디오로 돌려서 보고 판정하면 된다. 너무 간단한 일 아닌가.


MLB에서는 올해 'Transfer' 라는 규정이 새로 생겼는데 (아니, 생겼'었'다) 요만 설명하면 외야수가 공을 포구하고 몇 걸음 옮기다가 공을 떨어뜨려도 세잎이라는 것이다. 포구 동작과 송구 동작을 구분해야 하는 야구에 이게 무슨 규정이냐며 엄청난 항의가 있었고, 규정 적용으로 인해 경기가 엉망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거센 성화에 MLB는 25일부터 다시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기사를 링크한다) KBO 같았으면 한참을 질질 끌었을 것이다.


야구팬들이 일부 심판들의 이름을 달달 외우고 있는 게 왜라고 생각하는가? Bill Klem은 "가장 최고의 경기는 팬들이 그 경기를 맡은 심판이 누군지도 모르는 경기(The best umpired game is the game in which the fans cannot recall the umpires who worked it)" 라고 말했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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