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0506~0508
NC vs 넥센 (목동구장)
6:3 패 / 24:5 패 / 3:4 승
1차전 찰리 / 나이트
2차전 웨버 / 문성현
3차전 에릭 / 하영민
1차전 : 저번 글에 언급. 생략.
2차전 : 쓸 것도 없다. 선발 문성현과 2번째 투수 윤영삼은 2이닝 12실점 / 4이닝 12실점으로 최악의 피칭을 보여줬다. 처음 데뷔한 투수를 12실점할 때까지 계속 마운드에 올려놓은 염경엽 감독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으나, 냉정히 말하면 윤영삼은 지는 경기를 매조지기 위해 로스터에 등록된 투수였다. 당연히 많은 피칭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또, 김대우가 맨 처음 1군에 데뷔했을 때 2경기에서 2.2이닝 7K로 주목을 받았던 것을 보라.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도 실력이다. 자신이 만들어놓은 상황도 아닌데 이렇게 무너지는 것을 보면, 윤영삼은 아직 1군에서 던질 레벨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강우콜드로 끝나지 않았더라면 윤영삼 다음 3이닝은 송신영과 다른 투수 하나로 마무리했을 것이다. 윤영삼이 어떻게 맞았든 간에 4이닝을 끌어준 것은 넥센으로서는 고마운 일.
3차전 : 고졸신인 하영민이 6이닝 무사사구 8K 무실점이라는 훌륭한 피칭을 보여주었다. 전날 NC 타선이 폭발한 관계로 (1) 오늘도 터지면 (2) 오늘은 좀 시들하겠지 라는 두 가지의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2) 쪽이었다. 하영민은 1,2회는 삼자범퇴로 막았고, 3회와 4회는 2아웃 이후 주자를 내보내긴 했으나 모두 바로 막았다. 이호준과 손시헌에게 깔끔하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공은 커브였는데, 아무래도 조금 더 다듬을 필요가 있겠다. 빠르진 않지만 깔끔하게 꽂히는 패스트볼은 일품이었다. 6회초 15도루/0도실로 아직까지 도루자가 없던 박민우의 도루시도를 허도환이 저지하는 등 수비의 도움도 있었다. 박병호는 시즌 12호 솔로 홈런.
여기까진 다 좋았지만 7회 조상우가 올라오고 순식간에 3점을 내주며 블론세이브, 하영민의 2승을 날려버렸다. 이 날 경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1) 6회말 0:3 2사 만루 상황에서 허도환 타석에서 대타를 쓸 것이냐 말 것이냐 (2) 7회 하영민을 계속 쓸 것이냐 조상우를 올릴 것이냐 이렇게 2가지였다.
(1)에서는 아마도 문우람이나 윤석민을 내서 교체하는 편이 옳았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실패했을 경우에는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을 백업포수 임태준으로 막아야 하는 부담감이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선수를 써봐야 또 한 단계 레벨업을 할 수 것이다. 좀 불안하다 싶으면 로티노도 있고.
(2)에서는 조상우를 낸 것은 철저히 정석적인 투수운용이라 딱히 할 말이 없지만, 하영민을 조금 더 써봐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계를 80구로 묶어버리면 딱 80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로밖에 크지 않는다. 시즌이 좀 지나고 하영민이 좀 더 적응한다면 염경엽 감독도 차차 한계투구수를 늘려나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여담으로 7회초 2사 1,2루에 김태군 타석에 모창민이 대타로 들어올 때, 투수를 한현희로 바꾸는 게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한 타자만 잡으면 아웃이긴 하지만, 상대가 포수를 교체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걸었으면 이 쪽도 그에 대응해주는 것이 좋다.
0509~0511
LG vs 넥센 (목동구장)
5:6 승 / 4:2 패 / 1:8 승
1차전 류제국 / 금민철
2차전 우규민 / 밴헤켄
3차전 리오단 / 오재영
1차전 : 류제국은 잘 던진 반면 금민철은 영 시원찮았다. 3회초에는 김민성의 주루방해 판정까지 나오면서 정성훈에게 주지 않아도 될 희생플라이를 주었다. 그러나 일단 마정길이 3이닝을 먹어주면서 더 이상의 점수를 내주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강윤구는 6회초 2사 1,2루에서 나오자마자 폭투-볼넷으로 불안감을 안겨주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손주인을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심장 떨려서 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변화구는 괜찮았지만 패스트볼은 모두 볼이었는데, 만약 좋은 타자인 이진영이 안타라도 친다면 2점을 더 내주며 추격의 여지없이 경기를 내줬을 것이다. 7회초 정의윤의 큼지막한 타구도 펜스를 맞아 홈런에서 2루타로 바뀌는 등 전반적으로 행운이 따랐다. 역시 포츈융구
8회말은 유원상에게 시작부터 이택근 안타 - 박병호 투런 - 강정호 2루타로 마구 안타를 뽑아냈다. LG는 유원상이 2루타를 맞고 나서야 정현욱으로 투수를 교체했는데 강정호 타석에서 바로 바꿨어야 했다. 2점차 리드 상황에서, 홈런을 맞을 수도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주자 2루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것과 그냥 주자 없이 타자를 상대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이후 이성열이 욕심내지 않고 힘없는 패스트볼을 잘 받아쳐 동점 적시타를 만들었고, 이어서 문우람의 안타와 서건창의 몸에 맞는 볼로 이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윤석민이 역전 희생플라이를 쳤다. 그리 멀리 가지 않은 타구라서 3루 주자 이성열이 들어올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송구가 좀만 더 좋았더라면 분명히 홈에서 잡혔을 것이다. 어쨌든 간에 필사적으로, 슬라이딩하고 뒹굴면서 홈에 들어오는 투혼(?)을 보여준 것은 개인적으로 보기 좋았다. FA로이드인가
9회초에는 8회말 임태준 타석에 대타로 윤석민을 써버리면서 포수로 서동욱이 들어오게 되었다. 이성열을 다시 포수로 쓰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저번에 올라왔을 때 영 불안해서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기껏 조쉬 벨이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쳤는데, 정의윤이 초구를 쳐서 4-6-3 병살타를 만드는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대주자로 발빠른 김용의가 들어왔고, 포수가 서동욱이니 사실상 손승락은 변화구를 던지기 힘들다. 그러면 LG벤치에서 작전이 나올 수도 있고, 당연히 초구에 손이 나가면 안된다. 저번 이성열을 포수로 기용한 경기도 상대는 LG였고 결정적으로 경기에 찬물을 끼얹은 타자가 정의윤이었다. 다른 팀 선수의 플레이에 너무 첨언이 길지만, 생각을 좀 하면서 야구하시길... (물론 상대 선수가 못하면 넥센에 도움은 된다만)
2차전 : 1회 2점을 먼저 뽑으며 경기를 다소 쉽게 가져가나 싶었지만, 3회 2점을 허용했고 다시 4회 1점, 5회 1점을 허용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나버렸다. 4회와 5회에서처럼 결과적으로 점수를 줘버리는 실책이 나오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다. 7회초와 8회초 조상우와 한현희가 올라온 것은 잡아야 할 경기라는 신호였지만, LG에서 정찬헌-봉중근을 발빠르게 교체하면서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8회말 선두타자 박병호가 치고 나갔는데도 정찬헌을 상대로 추가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 날 정찬헌의 공이 제법 괜찮았기에 어쩔 수 없었지만.
3차전 : 2회 강정호의 만루홈런이 터지면서 일찌감치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장악했다. 게다가 투수 오재영이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2회를 제외하고 1회부터 6회까지 5이닝 동안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에 출루시킨 1명도 병살타로 잡아내 실질적으로는 6회까지 거의 퍼펙트급 피칭을 보여주었다. 7회 등판했을 때의 투구수는 69구로 완봉도 가능한 페이스였으나, 백창수 - 이병규 - (조쉬벨 아웃) - 정의윤에게 3안타를 맞으며 결국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지난 3경기의 선발 등판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더 의미있는 피칭이었다.
오재영의 뒤에는 조상우가 올라왔는데, 조상우가 이 주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밸런스를 찾게 해주려는 감독의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 짐작되지만, 7회 1사부터 9회 마무리까지를 모두 조상우에게 맡겼어야 했는지는 약간 의문이 든다. 1군에 김대우나 배힘찬이 올라왔는데 왜 써보지 않고? 9회초 점수는 1:8이었는데, 7점차 리드 정도면 둘을 충분히 올려볼 만 하다. 이 부분은 약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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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0518
넥센 vs 롯데 (사직구장)
상대전적 2승 1패 넥센 우세
1차전 밴헤켄 / 김사율 (예상)
2차전 오재영 / 유먼 (예상)
3차전 문성현 / 옥스프링 (예상)
0520~0522
한화 vs 넥센 (목동구장)
상대전적 3승 0패 넥센 우세
-기타
1. 브랜든 나이트가 마침내 웨이버공시 처리되었다. 나이와 성적을 볼 때 사실상 방출이나 다름없는 수순이다. 재계약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 말이 많았지만 기왕 잡은 거 한 시즌 함께 잘 했으면 좋았을 것인데, 결국 선수 입장에서도 팬들 입장에서도 쓸쓸한 이별을 하게 되었다.
브랜든 나이트는 2009년과 201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동했고 2011년부터 넥센에서 뛰었으며, 넥센에서 거둔 성적은 96경기 36승 31패 3.70이다. 4년 동안 593이닝을 던졌으며 2012 시즌엔 16승 4패 2.20으로 208.2이닝 동안 30경기 중 2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수확하는 압도적인 성적을 내기도 했다. 나이트는 한국에서 통산 48승을 거뒀는데, 이는 다니엘 리오스의 90승-맷 랜들의 49승에 이어 외국인 투수 역대 다승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 넥센 히어로즈의 7회를 맡고 있던 조상우가 무릎인대 부분파열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복귀에 3~4개월이 소요된다니 전반기는 볼 수 없고, 후반기도 절반 이상은 아웃. 김지수 역시 1군에서 함께 말소되었으며, 아마도 1군의 빈 자리는 장시환 (..) 과 김하성이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3. LG 트윈스의 새로운 감독으로 양상문이 선임되었다. 나는 롯데 투수코치 시절을 보았기 때문에 그다지 그를 신뢰하지 않지만, 롯데 암흑기의 8888'57'7 중 '57'을 맡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대호/장원준/강민호의 꾸준한 기용을 가지고 좋게 평가하는 팬들도 있는 듯.
양상문 감독은 2017 시즌까지 LG를 책임진다고 한다. 이번엔 계약기간을 잘 지키는 감독이 되었으면 좋겠다만, 그건 나나 LG 팬들 맘대로가 아니라 LG 프런트 맘대로라서 어쩔 수가 없다. 일단 선임된 후의 인터뷰를 보면, 사람은 참 괜찮아 보이는데 왜 롯데 투수코치 시절엔 그리 잡음이 많았는지 의문이다. 어쨌든 LG는 양상문 감독 선임 이후 2연승을 거뒀으며, 단 2경기로 평가하긴 어렵겠지만 양 감독의 노림수가 꽤나 잘 맞아들어갔다.
첨언하자면, LG는 코치진도 대량 이동이 있었는데, 김무관, 김정민, 손인호 코치가 1군으로 올라오고, 조계현, 장광호, 신경식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갔다. 조계현은 2군 감독, 김무관은 1군 타격코치를 맡는다고.
4. 오늘 마산구장에서는 연이어서 오심이 나왔다. 1경기에 무려 서너 번의 오심이 나온 데다가, 전부 특정팀에게 불리하게 나왔으니 이것은 무슨 일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심판들이 단체 태업이라도 하는 것인지, 경기 조작이라도 하고 싶은 건지.
5. 오심이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의심쩍은 판정이 나와도 아무도 제대로 궁금증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가령 11일 있었던 롯데와 NC의 경기에서는 이인복이 보크 판정을 받았는데 규정집을 아무리 찾아봐도 이에 해당하는 조항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최원호 해설위원은 처음엔 모르겠다고 했다가 다시 보고 '셋포지션으로 던졌다가 와인드업으로 던졌다가 하면 타자에게 혼동을 주기 때문에 보크' 라고 설명했는데, 그거 보크 아니다. 나는 롯데 경기에서 이용훈이 1구 셋포지션, 2구 셋포지션, 3구 와인드업, 4구 셋포지션, 5구 와인드업, 6구 와인드업... 이런 식으로 던지는 것도 본 적이 있다. 애초에 규정집에도 아무 때나 쓰고 싶은 대로 쓸 수 있다고 명시되어있다.
이 날 경기에는 박준서의 수비방해 판정도 논란이 있었지만 (그리고 나는 아무리 봐도 이게 수비방해는 아닌 거 같지만) 심판이나 해설, 뒤이어 나온 기사에서도 어떤 규정을 근거로 이 판정이 내려졌는지 속시원히 설명해주지 못했다. 물론 규정집을 읽어보면 박준서의 플레이를 수비방해로 판정할 만한 근거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 조항을 놔두고 엉뚱한 조항만 들먹이면 어쩌란 말인지.
6. 이 주간에 가장 재밌었던 경기는 9일 KIA와 한화의 대결이었는데, '동네야구' 운운하던 언론들이 무색하게 양팀 선발투수가 빛나는 호투를 펼쳤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10K 1실점, 이태양은 7.1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6K 무실점. 나지완의 역전 투런과 한상훈의 동점 적시타로 결국 승리는 누구에게도 돌아가지 못했지만, 간만에 명품 투수전을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7. 현재 가장 부러운 타자를 꼽아보라면, 작년과 마찬가지로 나는 한 외야수를 서슴없이 지목할 것이다. 바로 두산 민병헌이다. 민병헌은 오늘 경기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1번 타자인데도 타점 1위(34)로 올라섰다. 현재 성적은 36경기에서 .383 .426 .624로, 득점권 타율 역시 .484에 달한다. 거기에 득점 2위, 최다안타 3위, 장타율 4위, 타율 2위... 온갖 지표에서 상위권을 마크하고 있어 일일이 거론하는 것조차 어렵다. 올해는 4도루(2실패)로 도루 갯수가 조금 적긴 하지만, 작년 27도루, 커리어 최다 30도루를 했던 선수니 발도 무시할 수 없다. 두산을 상대하는 상대팀으로서는 굉장한 고민거리를 안게 된 것이다.
8. 다시 넥센 얘기로 돌아오자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적기는 당분간 올해가 마지막이다. 내년 고척돔 이전이 확정되었으니 환경 변화 없이 경기할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며, 선수단 내적으로 보면 강정호의 해외진출 / 김민성의 군입대(혹은 아시안게임) / 미필투수 군대 보낼 시점(강윤구, 문성현 등) / 노장 투수들이 잘 던져줄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시점(마정길, 이정훈, 송신영) 등등... 걸려있는 것이 너무도 많다. 일이 잘 안 풀린다면 내년 시즌 넥센 라인업에는 3루 윤석민과 유격수 김하성 (혹은 임병욱), 그리고 선발로테이션 김영민-장시환-김대우 등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현 시점에서는 고척돔 이전보다는 목동구장에 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왕 가야 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목동구장에서의 마지막 해를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이 중간에 퇴출된 나이트, 올해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칠 송지만 등에게 가장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작년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흘렀던 눈물을, 올해는 한국시리즈를 마무리하며 기쁘게 흘릴 수 있기를 내심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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