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3~0525

넥센 vs 삼성 (대구구장)

3:6 패 / 4:5 패 / 2:18 패

1차전 금민철 / 장원삼

2차전 소사 / 윤성환

3차전 하영민 / 밴덴헐크



1차전 : 5회까지는 양팀 선발투수인 금민철과 장원삼의 치열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결국 금민철은 6회말 선두타자 대타인 김태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다음 타자인 이지영에게 공 2개를 볼로 던지고 교체되었다. 한 타자와 승부하는 도중에 투수를 바꾼 것은 좀 의아한 대목이다. 삼성이 8연승 중이었고 워낙 타격과 불펜이 좋으니 이번에 못 막으면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인가 싶지만, 다음 불펜투수에게 2볼을 안고 시작하라는 것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다. 등판한 마정길은 이지영에게 안타를 맞고, 김상수에게 번트안타를 내주었다. 만약 1루수 박병호가 3루에 조금 신경을 덜 썼더라면 희생번트에서 끝났겠지만, 역시 한 점도 안 내줄 생각을 하고 경기를 하려고 하니 발빠른 타자주자를 놓칠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마정길은 폭투로 한 점을 내주고 나바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교체되었으며, 그 다음 올라온 박성훈은 2루타 - 좌익수 희생플라이 - 홈런 - 홈런으로 마정길의 남은 주자를 싸그리 들여보내고 자신도 3실점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배팅볼을 던지는 투수를 좌타자들 상대하겠다고 올렸으니 결과가 이리 비참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마정길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154이다. 이왕 쓸 거였으면 6회말 끝날 때까지 기용했다면 박성훈만큼 점수를 내주진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7회초 윤석민의 2타점 적시타와 9회초 유한준의 솔로 홈런이 터졌지만 이미 경기를 뒤집긴 역부족이었다. 이 날 주자 3루 상황을 두 번이나 만들었는데도 장원삼을 공략하지 못한 것은 실로 천추의 한이다. 7회말에는 이정훈이 등판했는데 박해민이 무사 2루 희생번트에서 홈을 노리다가 아웃되어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박해민의 적극적 주루플레이는 굉장히 인상깊은 대목이었다. 발이 빠른 선수를 보유하고 있으면 이렇게도 한 점을 뽑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넥센 라인업에서 이 정도로 뛸 수 있는 선수는 서건창 정도다. 2년 전 최고의 발야구를 펼치던 팀이 넥센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의 넥센 타선은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다...


2차전 : 돌아온 소사의 한국무대 복귀전. 소사는 1회와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았고 6이닝 3실점으로 괜찮게 던졌다. 아쉬운 것은 3회말 서건창의 베이스커버가 늦어 이지영에게 도루를 허용했고 그 다음 나바로에게 바로 투런을 맞은 것. 6회초 박병호의 투런 홈런이 터졌는데 윤성환의 커브가 실투로 딱 치기 좋은 코스에 들어간 것을 정확히 밀어친 것이었다. 워낙 잘 맞아서 장외로 넘어가버릴 정도였으니 확실히 노린 모양이다. 7회초에 서건창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3루타를 치며 4:3으로 역전에 성공했으나, 8회말 한현희가 1사 2루에서 최형우에게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경기를 그대로 내주고 말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도 탓할 수가 없다. 8회말에 강윤구를 올리는 게 낫지 않았냐는 얘기가 있었지만, 강윤구는 올 시즌 좌타자 피안타율이 3할 4푼대인 데다가 애초에 1점 리드 상황에서 쓸 수 있을만큼 믿음직한 불펜 투수도 아니다. 넥센은 손승락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려보았으나, 임창용에게 9회초 김민성 - 이성열 - 김하성이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그대로 경기 끝. 4연패를 당하면서 삼성에게 10연승을 조공하고 말았다.


3차전 :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최악이었다.


선발 하영민은 1회 2점을 내주며 시작했다. 루키인 데다가 삼성 강타선을 상대하고 있으니 뭐 그 정도야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 이 경기의 백미는 3회말이었는데, 무려 11점을 내주었다. 무사 1,2루에서 김태완의 번트안타를 하영민이 악송구하면서 (2루수 서건창이 1루 베이스커버를 다 못 들어왔는데 집어던져버렸다) 순식간에 0:3 무사 2,3루. 하영민은 이어진 타석에서 이승엽에게 3볼로 몰려놓고도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정형식을 3루수 김민성의 라인드라이브 캐치로 잡아냈으나 결국 이지영에게 펜스를 때리는 큰 타구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5실점.


문제는 여기서부터인데, 하영민이 이지영 다음 김상수 - 나바로 - 박한이 - 채태인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4실점을 더 하는 동안 누구도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았다. 아니 95년생 신인 투수가 먼지나게 두들겨 맞고 있는데 왜 아무도 중간에 템포를 끊어주지 않는 것인가? 대체 무슨 생각? 하영민은 결국 2.2이닝 1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0실점(9자책)으로 강판.


하영민의 뒤를 이어 올라온 오재영은 최형우 - 김태완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이승엽에게 큼지막한 장외 스리런을 맞고, 다음 이닝에도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물러났다. 0.2이닝 동안 21구를 던지며 6안타 6실점. 이제는 패전처리로도 쓸 수가 없는 믿을 수 없는 모습. 이어서 장시환 - 이정훈 - 박성훈 - 강윤구로 이닝 종료. 화요일 선발이 없는 상태라서 이때 강윤구가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 경기에 등판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어차피 경기가 이미 결론이 나 있었으니 불펜피칭 개념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번 선발로 기용해볼 만한 시점이 되기도 했고. 강윤구는 4월 5개의 피홈런을 맞으며 11.2이닝 동안 11실점(9자책)했지만, 5월에는 10.1이닝 동안 2실점(1자책)뿐이다.


밴덴헐크의 공은 매우 좋았고, 5안타 11K 2실점으로 완투했다. 투수들도 못 던지는데 타자들도 꽁꽁 묶여있으니 이길래야 이길 수가 없다. 9회초 박헌도의 투런홈런이 터지며 완봉을 저지한 것이 그나마 유일한 위안이었다. 삼성은 이렇게 11연승. 넥센은 5연패.


2회말 수비 때 유한준이 서동욱으로 교체됐는데, 2회초 파울타구에 맞은 것 때문이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있거나 하지는 않은 듯.


한화와의 3연전, 그리고 이어진 삼성 3연전에서 제일 신경쓰였던 것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기운이 죽어있다는 것이었다. 독기도 없고 '아아 하기 싫다...' 는 표정, 의욕이 없어보이는 표정 등등 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라앉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으니 수비에서도 잔실수가 반복되었고, 한 베이스 더 내주고 평소같았으면 잡았을 공이 안타가 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이 많이 나왔다. 물론 대구 낮 경기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날씨 문제는 아닌 듯 싶다. 빨리 연패를 끊고 승리를 따내 다시 달려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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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0529

SK vs 넥센 (목동구장)

상대전적 : 1승 1패

1차전 레이예스 / 강윤구 (예상)

2차전 울프 / 밴헤켄 (예상)

3차전 고효준 / 금민철 (예상)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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