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월요일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시즌 마지막 대결. LG 선발로 나온 신정락은 2볼넷 9탈삼진의 훌륭한 투구를 보이며 노히트노런을 해내지... 못했다. 8회 1사 이호준을 상대하다 중지 손톱이 크게 들리면서 결국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비록 중간에 멈췄지만 신정락의 투구는 훌륭했다. 타자들의 방망이는 투스트라이크 이후 신정락의 120km/h 커브에 춤을 추었고, 전광판 'H' 아래 찍힌 0이라는 숫자는 바뀔 줄을 몰랐다. 아쉬운 것은 NC 선발 테드 웨버도 7이닝 6안타 6K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승리조차 따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상)
신정락은 내려갔지만 후속 투수인 유원상과 신재웅이 합작해 8-9회를 잘 막았고, 결국 9회말 이진영의 끝내기 적시타로 (영상)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팀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6월 24일 찰리 쉬렉에게 당했던, 프로야구 역사상 14년 만에 다시 만들어진 노히트노런을 되갚아 준 쾌거였다.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신정락은 '아쉽지 않다' 라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 역시 그랬다. 아마 반쯤은 거짓말일 거라고 생각한다. 정규시즌 노히트노런은 단 11번만이 나왔고, 현대 정명원이 1996년 한국시리즈에서 해태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한 것까지 치더라도 12번이다. 역사의 13번째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였는데 하나도 아쉽지 않을 리가 있겠나. 투수 한 개인이 차지할 수 있는 최대의 영광이 퍼펙트게임이라면, 그 다음이 바로 노히트노런이다. 투수 출신인 양상문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양 감독도 '속은 그렇지 않을 텐데... 고맙다' 라는 말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 표현한 것 아닐까.
LG는 이 경기를 이기며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계속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얻었고, 7일 경기에서 삼성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벌이며 또 승리를 이어갔다. 초반 9위까지 내려갔던 팀이 이제 5할 승률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실로 무서운 저력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아쉽게도 신정락은 개인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사상 첫 번째 팀 합작 노히터' 를 얘기할 때, 그의 이름을 언제나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이만 하면 '아쉽지 않다' 는 그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나.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향해 동료들과 함께 만든 승리와 그 날의 경기에 항상 첫 번째로 회자될 영광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언젠가, 신정락이 또 다시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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