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넥센 vs SK (문학구장)
1:2 패 / 10:6 승 / 10:8 승
1차전 오재영 / 김광현
2차전 밴헤켄 / 고효준
3차전 강윤구 / 김대유
1차전: 가장 극적인 장면은, 4회 무사 만루 위기를 삼진-삼진-2루수 땅볼로 벗어나는 김광현의 모습이었다. 무사 만루에서 2년 연속 MVP를 수상한 최고의 홈런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그 다음 강정호를 바깥쪽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모습은 에이스다웠다. 나는 원래 올해 김광현이 해외진출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 오재영이 4.2이닝을 2실점(1자책)으로 막아낸 것은 다행이었다만, 상대가 김광현이었다는 것이 나빴다. 결국 유한준의 솔로홈런 외에는 별 점수를 뽑지 못하고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토요일 노게임이 아쉬워지는 한 판이었다.
2차전: 경기를 제대로 보지 않아 언급할 것이 없다. 밴헤켄 시즌 14승! 만세!
3차전: 쓸 게 많으니, 차례차례 정리해보겠다.
-(1) 강윤구 : 올해 강윤구는 6차례 선발로 나왔고, 그 6번의 경기에서 다음과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4이닝 3실점(2자책)
*5이닝 6실점
*2이닝 2실점(비자책)
*3.2이닝 3실점
*2.1이닝 4실점
*0이닝 3실점
17이닝 동안 24피안타(10피홈런) 16볼넷 17탈삼진
지금 강윤구가 1군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패전처리밖에 없다. 차라리 김대우를 선발로 올리는 것이 더 현명한 길이다. 나는 염경엽 감독이 왜 강윤구를 월요일 선발로 예고했는지 굉장히 의아하다.
-(2) 불펜 : 김대우는 몸도 못 풀고 나와서 1회 4점을 더 주긴 했지만, 아무튼 3회까지 버텼다. 그리고 김영민(1.2)-조상우(3.1)가 합작 5이닝을 소화한 덕분에 한현희가 사흘 연속 투구하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조상우는 좋은 선수로 자라날 가능성이 충분해보인다. 7회 박정권에게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나주환을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나주환을 처리한 124km 브레이킹볼은 조상우가 작년과는 한 단계 다른 선수로 레벨업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였다. 공 53개를 던지면서도 패스트볼 구위가 괜찮았다는 것도 좋았다.
-(3) 타선 : 경기 초반 7점을 뒤지면서 허문회 코치가 선수들을 불러모아 뭐라뭐라 얘기하는 장면이 있었다. 아마 이닝이 많이 남았고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했을 것이다. 과연 그것이 그대로 들어맞아 역전에 성공했다. 선수들이 약한 SK의 불펜진을 침착하게 잘 공략했다. 강정호와 유한준의 3점 홈런을 보라. 홈런만큼 좋은 공격 방법은 없다.
-(4) 아쉬웠던 점 : 하위타선의 로티노와 박동원이 별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특히 로티노에 밀려 문우람이 선발 출전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외국인 선수를 기껏 데려왔으면 쓰긴 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오래 쓸 쪽은 문우람이니까. 좌투수에게 약한 것도 결국 많이 상대해봐야 경험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3회 윤석민 대타로 이성열을 낸 것도 의아했다. 윤석민이 7월 들어 부진하긴 하지만 한 타석은 줘보고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성열이 대타 타석에서 삼진당하고 그 다음 타석에서 선두타자 2루타를 쳐서 결과적으로 점수가 나긴 했다만, 조금 의문스런 교체였다. 이만수 감독이 1회부터 한동민을 대타로 낸 것을 보고 좀 뭔가 바람이 든 게 아닌가 싶다...
-(5) 수비 : 이 경기에서 '지겠다' 라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다. 2회초 3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은 김성현의 수비다. (링크) 하지만 어쨌거나 역전을 했고, 리드를 잡았을 때 이런 좋은 수비 (링크) 가 나오며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투수나 타격이나 어느 한 쪽이 약해도 4강 안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수비가 약하다면 그 안에 들어가기 힘들다. 수비는 강팀의 기본 조건이다. 지고 있는 상황이라 묻히긴 했지만, 1회 이명기의 도루를 저지한 박동원의 송구도 기가 막혔다. 투수가 언더핸드 김대우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 대단한 것이다.
SK는 위에서 언급한 김성현의 수비 말고도 서건창을 3루에서 잡아내는 김강민의 송구 등도 좋았지만, 로티노 타석 때 이성열을 3루에 보내준 것이나 서건창 동점타 상황에 짧은 타구인데도 2루를 허용하는 등 코너 외야 수비는 영 시원찮았다. 이명기와 임훈이 분발해야 할 듯 하다.
마무리 - 후반기를 맞으며: 창단 처음으로 전반기를 2위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현재 1위 삼성과 6경기차, 3위 NC와 2경기차, 4위 롯데와 9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과의 맞대결 5번을 생각해보면 선두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리라는 법도 없다만, 중요한 것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후반기 토종선발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문성현-오재영이 작년 후반기 수준의 역량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2위를 확정할 수 있다.
더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NC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전반기 넥센은 다른 팀에게는 우세, 삼성에게는 다소 열세(4승 6패 1무) 정도였지만, NC와의 상대전적에서는 3승 9패로 압도적 열세에 처해있다. 만약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NC를 어떻게든 만날 확률이 크고, NC의 감독은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김경문이다. 후반기 4경기에서 NC를 잡아내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우고, 포스트시즌을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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