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 전에, 페이스북에 예전에 간단하게 끄적끄적거렸던 WBC 예비 엔트리를 보고 난 후 대표팀 선발에 대한 의견을 링크해본다. (링크) 대강 정리해보자면
1. 포수는 강민호와 양의지
2. 지명타자는 나지완
3. 외야에 손아섭 민병헌 김강민 나성범까지는 확실할 것
4. 내야에 박병호 서건창 강정호 박석민까지는 확실할 것
5. 내야 백업으로는 오재원 / 김상수 / 모창민이 적절하다고 생각함
6. 투수는 잘 모르겠지만 불펜에 박희수 김승회는 확실히 들어갈 것
그렇다면 2차 엔트리가 나온 지금, 이에 대한 의견을 다시 적어보도록 하겠다. 물론 최종 엔트리가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 이건 예비 엔트리만 보고 쓴 글이다.
1. 포수
-강민호, 양의지다. 포수는 중요하니까 다시 한번 얘기한다. 강민호, 양의지다. 이재원이 5할을 친다면 모르겠는데, 저 수비로는 택도 없다. 이재원을 데려가느니 김태군을 데려가는 게 더 낫다.
2. 외야
-외야수에 김강민이 빠지고 김주찬이 들어갔는데, 상당히 의아하다. 물론 김주찬은 타격 성적만 보면 좋은 선택이긴 하다. (55경기 .389 .438 .581 7홈런 32타점) 하지만 부상으로 6월 말부터 계속 지명타자로 나오고 있다. 사실상 외야 수비를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혹시 나지완 대신 지명타자로 넣을 생각이라면, 선발에 동의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굳이 미필인 장타자가 버티고 있는 마당에 30대 중반의 똑딱이를 지명타자에 넣을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김강민이 빠진 것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다른 후보들에 비해 타율이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현재까지의 성적을 보면 올 시즌 김강민은 커리어하이를 찍을 것이 확실해보인다. (.308 .386 .502 11홈런 23도루) 수비? 한국 야구판에서 김강민보다 중견수비를 잘 하는 선수가 어디 있단 말인가? 나성범이 올해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나, 수비 면에서는 김강민에 비해 아무래도 아쉽다.
3. 내야
-현재 제일 논란이 많은 부분인데, 아마 (1) 안치홍 (2) 김상수 두 선수의 선발 문제에 대해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내 입장을 대강 정리해보겠다.
-1 : 안치홍을 뽑아야 하는가?
*답 : 최종 엔트리에서라면, 기술위원회에서 얘기하는 '경험' 과 '멀티포지션' 에 대한 부분이 걸릴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대표팀 2루는 서건창과 오재원이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주전 2루수가 서건창이라는 건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자동으로 오재원-정근우-안치홍이 백업으로 남는데, 오재원은 2루와 1루를 볼 수 있고 (3루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_-;;) 정근우는 그간 수많은 국제경기에 나온 경험이 있다. 둘 다 기본적으로 발이 빠르고 수비를 잘한다. 안치홍 역시 발이 빠르고 수비가 좋은 2루수지만 이 둘에 비해서는 한 끗이 아쉽다.
하지만 2차 엔트리에서라면 얘기가 다르다. .341 .392 .585 13홈런 13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를 그깟 '예비' 엔트리에 넣지 못할 이유가 뭔가. 한 끗씩 아쉽다고 했지만 뒤집어 말하자면 딱히 크게 뒤지는 부분도 없는 셈이다. 그 동안 이제 한국 야구의 주축이 되었던 82년생 '에드먼턴 세대' 와 작별할 때도 되지 않았나. 일단 넣고, 최종 엔트리 때 다시 생각했어야 했다. 2차 엔트리를 37명 뽑든 38명 뽑든 누가 그걸 신경 쓰나?
-2 : 김상수를 뽑아야 하는가?
*답 : 그렇다. 왜냐고 물어본다면, 유격수가 내야 4자리 중에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류중일 감독이 '내야수 백업은 멀티포지션이 되는 선수를 뽑아야' 라고 말한 부분을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안치홍은 2루만 볼 수 있어서' 안 뽑을 거라면, 유격수만 볼 수 있는 김상수를 왜 뽑는가? 이 부분에 대해 팬들에게 해명이 필요할 것이다. (김상수가 2루수도 볼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 많이 봤는데, 그렇게 따지면 안치홍도 3루수로 데뷔했고, 정근우는 프로에서 한 시즌 동안 유격수 봤고 외야수로 수백 이닝 뛰었다. 왜 서동욱을 뽑아가지 그러나...)
저번 WBC를 생각해보자. 내야에 1루수 셋과 유격수 셋을 뽑는 바람에 2루수 정근우의 상태가 안 좋아도 백업을 들어가줄 선수가 없었고 결국 3루에 강정호, 유격에 김상수가 들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왜 주전 유격수로 나간 강정호가 백업의 백업 노릇을 해야 하는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류중일 감독은 인터뷰에서 '내야 6명/외야 6명' 혹은 '내야 7명/외야 5명' 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1루수 박병호-2루수 서건창의 백업은 오재원이 본다고 치면, 유격수 강정호-3루수 박석민의 백업은 1명 내지 2명이 보면 될 것이다. 만약 2명을 뽑는다면 김상수를 넣어도 좋다. 하지만 하나밖에 선택지가 없다면, 3루수와 유격수가 모두 가능한 황재균이나 김민성을 추천하는 바다.
류중일 감독이 유격수라는 포지션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다. 1 - 일단 그 자신이 현역 시절 유격수였으며 2 - 신인 드래프트시에도 유격수 이외의 다른 내야수를 거의 뽑지 않았고 3 - 유격수 대수비는 되도록 전문 유격수에게 맡기는 성향을 보여왔다. 만약 류 감독이 김상수를 데려간다면 1 - 이 점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고 2 - 필히 3루수 백업 역시 데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3루수나 2루수는 중요하지 않느냐?' 라고 말하면 할 말이 없지 않은가... (물론 유격수보다는 덜 중요하지만, 혹시라도 박석민이 안 좋기라도 하면 3루수로 강정호가 또 나오는 촌극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
길게 썼지만, 한 줄로 요약하면 '뽑아가야 하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해야' 였다. 안 뽑히진 않을 거 같다. 그건 확실하다. '유격수 수비는 강정호보다 김상수' 같은 기사도 나는 마당이니 뭐...
-3. 여담 : 1루수를 둘 이상 뽑는 건 낭비다. 하지만 김태균의 올 시즌 성적으로 봐서는 탈락하기도 뭐한 성적이다. 김태균이 뽑힌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예상할 수 있겠다. 1번 - 3루 백업이 없다. 2번 - 나지완이 군대에 간다.
4. 투수
이번 대표팀에서 제일 어려운 점 중 하나일 것이다. 일단 성적으로 봤을 때 김광현/양현종 두 좌완 선발은 뽑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번 글에서 얘기했는데, 김승회 역시 선발해야 한다고 본다. 1~2이닝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막아줄 우완 불펜 투수로 가장 적합하다. 차우찬 역시 좋은 선택지다.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좌완 투수다. 그렇다면 나머지 4~5명 중에는 누가 적절할까?
일단 오른손 선발이 필요한데, 윤성환/이재학/이태양/우규민 네 명이 있다. 제일 앞서는 건 젊고 성적 좋은 이재학이라고 본다. 하나를 더 뽑으라면 윤성환이나 이태양 중 하나일 것이다. 다만 이태양은 최근 성적이 안 좋은 것이 흠이다. (4경기 23이닝 17자책, ERA 3.57 -> 4.36)
불펜에서는 어떨까? 서너 명을 더 뽑아야 하는데, 일단 홀드 1위인 한현희를 빼놓을 수 없다고 본다. 경험과 마무리를 생각해본다면 임창용이나 봉중근도 가능성이 있어보이는데, 좌완이고 성적이 더 좋은 봉중근이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나머지 하나를 더 뽑는다면, 안지만. 나머지 우완 불펜인 유원상 / 윤명준 / 손승락은 올 시즌 성적이 심히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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