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0616~0618
롯데 vs 넥센 (고척)
1:2 승 / 2:8 승 / 3:14 승
1차전 노경은 / 브리검
2차전 박시영 / 밴헤켄
3차전 레일리 / 금민철
롯데전 감상
(1) 선발진이 전체적으로 잘 버텨주었다. 1차전 브리검은 8이닝 1실점이라는 굉장한 투구를 해냈는데, 앞으로 계속 이 정도 피칭을 해준다면 1선발로서 정말 좋겠다. 잔루율 86.6%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조금 걸리긴 하나, Z-Contact(존 안에 들어온 공 컨택 비율) 96.3%로 땅볼유도를 잘 해내고 있다. 브리검은 슬라이더(32.9%)-직구(27.8%)-싱커(26.4%)를 주로 던지면서 커브(8.9%)를 간간이 던지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특히 좌타자에 강하다. (우타자 상대 .291 / .344 / .372, 좌타자 상대 .228 / .279 / .316)
제1구종인 슬라이더가 정말 강한데 (피안타율/피장타율 .163 / .163, Contact% 70.4) 이 슬라이더가 다른 팀 전력분석으로 파악되기 전에, 직구가 어느 정도 개선되느냐에 따라 남은 시즌 얼마나 더 활약할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될 듯 하다. (직구 피안타율/피장타율 .317 / .512, Contact% 91.0 // 싱커 .333 / .436, 87.7)
밴헤켄 역시 2차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주었다. 1회 최준석에게 홈런을 맞긴 했지만 우타자 안쪽으로 패스트볼로 윽박지르는 투구가 잘 먹혀들었고, 2회 다시 전략을 바꾸어 바깥쪽 변화구와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잡아가며 땅볼을 유도하는 패턴이 롯데 타선을 제대로 묶었다. KIA전에서 포크볼을 남발하다 자멸한 걸 생각하면 배터리의 볼배합이 좋았다. 2년 전 141.9km/h까지 나왔던 평균 구속이 현재 137.4km/h로 떨어져있는 상황인데, 140km/h 이상의 공을 꾸준히 던졌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145까지야 바라지는 않지만, 올 시즌이 아마 마지막이 될 거 같으니 유종의 미를 잘 거두기를 바라본다. 이제 남은 것은 대니돈 퇴출뿐이다!
(출처 : 넥센 히어로즈)
3차전 선발 금민철도 5이닝 6K 1실점으로 성공이었다. 투구수가 다소 많긴 했지만, 좋은 제구도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위도 없는 투수가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보여준 교과서적인 피칭이라 할 수 있겠다. 커터로 몸쪽과 낮은 쪽을 파고들면서 가끔씩 커브를 배합했는데, 역시 강민호에게 제대로 걸린 것 하나 빼고는 결과가 훌륭했다. 3연전 내내 롯데 타선이 죽어있던 형편이라, 본인이 원하는 대로 선발 로테이션에 꾸준히 들기 위해서는 다음 등판이 될 LG전에서 다시 괜찮은 성과를 내는 것이 과제다.
2차전에서 박승주가 3이닝 동안 58구를 던지며 프로 첫 등판에서 세이브를 수확했다. 슬라이더 2구를 빼면 모두 패스트볼이었는데, 최고 144, 138~142 내외를 꾸준히 찍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7회와 8회는 그럭저럭 잘 막았는데, 9회에 힘이 빠지면서 타자 머리 쪽으로 향하는 위험한 공이 나왔다. 퓨처스리그에서도 1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는 투수인 만큼 3이닝 투구는 좀 무리지 않았을까. 물론 불펜을 최대한 아끼고자 하는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구속으로 꾸준히, 낮게 던질 수 있는 투수지만 현재는 1군 엔트리 끝자락을 차지하는 것 외에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듯 하다. 퓨처스에서 23이닝 동안 18피안타/14사사구/26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이닝당 하나가 넘는 탈삼진을 잡은 비결이 궁금할 따름이다. 1군에서 아직 보여주지 않은 괜찮은 변화구가 있는 것일까? 다음 등판을 기다려보는 수밖에.
(2) 1차전은 노경은한테 꽁꽁 묶였으니 뭐 말할 거리가 없다. (사실 밖에 있느라 경기를 못 봐서 더 말할 게 없다...)
김하성이 2차전 만루홈런 하나로 경기 흐름을 순식간에 가져왔다. 이번 주 성적은 23타수 7안타인데, 2루타 3개를 적립했고 타점도 6개를 얻어내면서 삼진은 3번밖에 당하지 않았다. 여름이 되면 더 올라오지 않을까 한다. 올 시즌 김하성을 보면 삼진이 줄어들면서 루킹스트라이크 비율이 늘었고, 동시에 컨택트 비율 역시 굉장히 늘었다. 더 많은 공을 인플레이타구로 만들겠다는 타석에서의 접근인 듯 한데, 이런 방법을 택하면서 싱커와 스플리터 계열에 약점을 보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등가교환이다.
서건창은 항상 잘 하니까 언급할 게 없다. 3차전 4회말의 번트안타가 좀 의아했다 정도? 물론 번트를 잘 대긴 잘 대는데, 어차피 타격을 잘하는 선수니까 굳이 번트를 댈 필요가 있나 싶었다. 본인 판단이든 벤치 작전이든, 뒤의 김하성이 믿음을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다. 김민성 역시 2루타 2개로 5타점을 뽑으며 승리의 쐐기를 박았는데, 현재 해주는 성적이 딱 예년만큼이니 많은 걸 바라지는 않으련다.
(출처 :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가 시리즈 내내 5안타, 3볼넷으로 끈질기게 살아나갔는데, 이순철은 '직구를 잘 친다' 고 말했지만 실제로 이정후는 직구뿐만 아니라 슬라이더를 제외한 전 구종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적어도 현재 타율만 놓고 보자면) 컨택 87.4% / Z-Contact% 96%에 달할 정도로 컨택이 좋기도 하고... 이러면서도 BB% 9.1% / K% 11.4%로 안정된 스탯을 유지하는 게 신기하다. 확실히 일반 고졸 신인 타자의 범주는 넘어선 선수 같다.
허정협은 장타 생산을 포기하고 일단은 출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모양이다. 크게 휘두르는 장면이 없고, 5월 콜업 이후 밀어치기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선수가 가지고 있는 장타력이 아쉽지만 1군에서 본인이 살아남기 위해 택한 전략이니 끝까지 1군에 붙어있길 바란다. 다행히 우익수 수비는 시즌 초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박윤은 자신의 스트라이크존 설정이 없이 그저 마구잡이로 모든 공을 휘두르는 모습이었는데, 이번에는 어찌 우연히 멀티히트를 쳤지만 다음에도 또 그런 요행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지금 어떠한 실적이라도 나야 팀에서 중용받든 2차 드래프트로 새 둥지를 찾든 할 테니 그렇게 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만.
(3) 3차전 롯데 이대호와 김대륙의 안일한 수비가 결국 더블플레이로 끝날 이닝을 빅이닝으로 만들어버렸는데, 우리 선수들도 수비의 소중함을 알고 한 이닝 한 이닝 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4) 2차전 롯데 선발이었던 박시영은 몸쪽 패스트볼 제구도, 바깥쪽 변화구 제구도 안 되어서 결국 만루홈런을 맞았는데, 맞고 난 후 마음이 많이 평안해졌는지 그제서야 변화구 제구가 되기 시작했다. 이런 것을 보면 투수란 참 오묘한 생물이구나... 싶다.
(5) 3차전 레일리는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4회에 무너졌는데, 이순철이 지적한 대로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브레이킹볼 구사 비율을 높인다면 좀더 긴 이닝을 가져갈 수 있지 않았을까. 굳이 왜 패스트볼-체인지업 위주로 공을 던졌을까. 배터리만 알고 있는 문제가 있는 건지, 볼배합의 실패인지?
(6) 다음 시리즈는 대전 원정인데, 로사리오가 kt와의 3연전에서 8홈런을 치며 기세가 바짝 올라있다. 상대 선발은 윤규진-김재영-배영수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는 원래로 따지면 한현희-최원태-신재영 순이어야 하지만, 한현희는 말소됐고 딱히 다른 임시선발이 올라올 것 같지도 않으니, 최원태-신재영-브리검이 출격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렇게 출격해도 선발진 모두가 5일 휴식을 하고 등판하니 크게 무리는 없을 테고.
윤규진은 저번 등판에서 6이닝 동안 4실점을 하면서도 탈삼진 9개를 잡아냈다. 선발전환 후 결과가 좋지 않긴 하지만, 조기강판은 여섯 번 중 한 번뿐이니 최소 5회는 던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윤규진의 주무기가 포크볼이고 넥센 타자들이 딱히 포크볼에 강한 선수가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역대급 선발 경기를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 눈야구로 차근차근 걸러야 할 것이다.
김재영은 작년 지명된 사이드암 투수로 138~142 정도의 패스트볼과 120 중반대의 포크볼을 주로 구사하는 선수다. 사실상 투피치로 봐도 무방하다. 5월 13일 LG전에서는 6.2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바로 며칠 전인 15일 SK전에서는 최정에게 홈런 2방을 얻어맞으며 4실점했다. 같은 포크볼이긴 하지만 윤규진과 딜리버리가 달라 연이틀 포크를 상대한다는 이점이 조금 사라질 것이다. 신인급인 만큼 최대한 압박하며 공략하는 것이 좋겠다.
배영수는 최근 성적을 보면 퐁당퐁당 중인데, 순서상 이번은 '퐁' 이긴 하지만... 구위로 봤을 때 넥센 타선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투수라고 생략해서, 더 이상의 언급은 않겠다.
3위 두산과의 경기차가 불과 2경기차다. 이번 주 시리즈만 잘 버티면 충분히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이니, 롯데전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경기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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