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게재되어있는 사진은 전부 넥센 히어로즈 구단 사이트가 출처임을 밝힌다.)



0731, 0801

넥센 vs LG (고척)

5:3 승 / 2:6 패

1차전 최원태 / 소사

2차전 브리검 / 허프



LG전 감상


(1) 1차전은 소사에게 무난하게 잘 지는 경기였다. 우타자 몸쪽을 넓게 잡아준 경향은 있었다만, 타선이 전혀 힘을 못 쓰고 7이닝 1실점을 상납했다. 양상문 감독이 번번이 번트를 대면서 후속 득점에 실패하고, 이동현을 방치해놓는 삽질을 하는 바람에 막판에 고종욱의 만루홈런으로 넥센에게 기회가 돌아오긴 했지만...


(2) 전체적으로 수비조직력이 참 엉망이었다. 포수는 받을 수 있는 공을 놓치고, 2루수는 송구를 잘못 해서 잡을 수 있는 3루 주자를 못 잡고... 2차전에서 보여준 이런 모습은 사실 시즌 내내 보여주던 것이었는데, 딱히 개선된 느낌이 없다.


(3) 박동원이 이틀 연속 지명타자로 출장했는데, 주효상을 어떻게든 밀어주고 싶어서 안달난 모습이 보인다. 1차 지명자니 구단주의 안목을 찬양하기 위해서라도 어서 빨리 주효상이 터지길 바라겠다만, 리그 3위 포수를 거르고 리그 뒤에서 3위쯤 될 법한 포수를 주전으로 앉히니 팬들의 정신건강에 심히 해롭다. 덕분에 유강남에게 같은 코스에서 이틀 동안 3개의 홈런을 헌납하지 않았는가? 박동원 팔아먹을 시기도 지났는데 적당히 했으면 하는 바람.


(4) 다행히 장영석은 페이스가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있다. 좌우 스플릿에 거의 차이가 없고 (우투수 상대 .314 / 좌투수 상대 .321 - 언더 상태로 .250으로 좀 약하긴 하다) 사구 후유증을 겪고는 있지만 오늘 허프의 몸쪽 커터를 받아쳐 넘기는 등 꾸준하다. 남은 9월 동안 5~6번 중심타순에서 잘 적응한다면, 내년에 클린업으로서 활약을 기대해볼 법도 하다.


(5) 9월 1일, 확장 엔트리가 적용되는 시기가 되었건만 김건태-김민준-김혜성-홍성갑 네 명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일단 투수를 한 명 더 올려놓고 나중에 이보근이나 조상우 등이 필요하다면 말소를 해도 되련만, 다섯 명 쓸 수 있는 자리에 네 명 올리고 무슨 숨겨놓은 묘안이 있는 것마냥 구는 것이 어이가 없다. 구단에서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6) '승부수를 던진다' 며 브리검을 4일 연속 던지게 하는 등판을 3번 했다. 그래서 그 결과는 어떤가?


22일 삼성전 - 5이닝 10피안타(1홈런) 2탈삼진 4실점

27일 롯데전 - 6이닝 12피안타(4홈런) 5탈삼진 7실점

1일 LG전 - 5이닝 7피안타(1홈런) 2사사구 2탈삼진 6실점(5자책)


3경기 동안 16이닝 동안 무려 29안타를 맞았고, 15점(14자책)을 내주었다. 조기강판당한 상황은 없다만, 투구수와 구위를 봐서는 그렇게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쪽이었다. 한마디로 완벽한 실패. 오늘 LG전에서도, 우타자 몸쪽으로 가는 투심은 타자들이 깨끗하게 안타로 연결했으니 확실히 구위가 떨어지긴 한 모양.


7월 19일 KIA전부터 8월 17일 롯데전까지 여섯 경기 동안 브리검은 대부분 5일 이상의 휴식을 부여받고, 7이닝 가까이를 던졌다. (6경기에서 40.2이닝 투구) 4일 쉬고 던진 건 7월 30일 삼성전 한번 뿐이다. 과연 이래도 4일 휴식 후 투구라는 무리수를 계속 던질 것인가? 젊은 브리검은 그렇다 치고, 내년이면 벌써 마흔인 밴헤켄에게도 이런 혹사를 계속 감당하게 할 것인가?


멀리 다른 구단의 예를 들 것도 없이 최원태를 보라. 8월 6경기 동안 13일 한화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5일 휴식을 받고 던졌고, 그 결과 8월 3승 3.06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나마 잘하고 있는 선발투수들이 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 잘하니까 갈아서 순위를 올려보겠다는 마인드가 아니다.


'5위가 아니라 더 위를 보겠다' 는 장정석의 발언, 제정신일까? 현실감각을 잠실구장 지붕에 두고 왔는가? 후반기 중심타선 폭발과 압도적인 불펜의 철벽방어로 역사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를, 클린업에 20홈런 쳐줄 타자 하나 없고 불펜이 녹아서 없어진 넥센이 무슨 수로 따라잡겠나? 도박에서 적당히 돈을 잃었으면 손절매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집안살림 패물 다 들고 나가 탕진하는 도박중독자의 마인드와 다를 것이 무엇인지? 넥센은 승부수를 던질 때가 아니다. 모두가 그걸 알고 있는데, 감독만이 모르고 있다. 혹은 알면서도 판을 뒤흔들고 망치고 있거나.




(여담) 심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기사를 보았고, 그런 적 없는 척 깨끗한 척 하더니 결국 이런 식으로 드러났다는 게 어이가 없다. 야구판에 드는 감정 정말 환멸뿐이지만, 선수들에겐 무슨 죄가 있겠는가. 열심히 뛰는 선수들만 바라보고 있으니, 횡령이니 매수니 하는 부정을 저지르면서 발목 잡지나 말길 바란다.


(여담2) 구단들도 문제지만, 심판들도 이 참에 전수조사를 하든가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관행적으로 구단에서 티켓이나 기타 편의를 챙기고, 특권의식에 젖어 모든 비판을 다 한 귀로 흘리던 심판위원들 또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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