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입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입니다.
(게재되어있는 사진은 전부 넥센 히어로즈 구단 사이트가 출처임을 밝힙니다.)
0905~0910
vs kt (수원) 1:5 패 / 4:5 패
vs LG (고척) 1:1 무 / 10:9 패
vs SK (문학) 1:2 패 / 8:17 패
김성민/박세진 - 최원태/로치
허프/브리검 - 류제국/김정인
밴헤켄/다이아몬드 - 김성민/켈리
9월 2주차 감상
(1) 1무 5패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글을 읽어오신 분이라면 어딘가 이상한 점을 눈치채셨을 텐데... 네, 경어체를 쓰고 있습니다. 그냥 평이한 투로 썼다가는 너무 열받을 듯 하니 수위조절을 하려구요. 1무 5패를 마지막으로 당한 건 대체 언제일까요...? 굳이 일일이 세어볼 필요는 없을 테니 관두겠습니다. 아, 시즌 초반에 6연패를 한 적은 있네요!
(2) 우리가 버린 윤석민에게 결승 홈런을 맞으며 시작한 kt전입니다. 윤석민을 손절매해야 한다고는 생각했는데, 이렇게 그 후폭풍이 클 줄은 몰랐습니다. 대가라도 좋으면 모르겠는데, 윤석민을 팔고 나니 손에 남은 건 등판기록 없는 2군 좌완 하나, 올해 입대가 예정된 SK전 1툴의 똥볼러, 그리고 구단주에게 돌아갔을 약간의 현금...? 열받죠. 그렇다고 정대현을 잘 써먹고 있지도 않고요. 대가와 보상을 모두 잃는 트레이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3) 한현희가 이번 주 아주 인상적인 장면에 여러 번 등장했지요. 6일 kt전, 6회말 무사 만루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낸 후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한현희라고 맨날 그렇게 막을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지요. 9일 SK전, 끝내기홈런을 맞은 데 이어 10일에는 6회말에 땅볼-2루타-안타-안타-삼진-몸에맞는공-만루홈런으로 완전히 푹 녹아서 내려갔습니다. 수술을 받고 온 선수고, 8월에는 12경기 3.86 / 피안타율 .163으로 나쁘지 않았으니 정상을 참작할 여지는 있어요. 그러나 9월 5경기에서 4.2이닝 동안 10실점. 총력전을 선언한 직후인데, 얻어터지는 시점이 매우 좋지 않네요. 그렇다고 이 팀 코칭스태프들이 재조정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어보이지도 않고.
이보근도 이번 주 세 번을 나와서 3경기에서 3이닝 10실점을 했습니다. 사실 한현희보다도 이 쪽이 더 심각하죠. 6일 kt전에서 2:3을 순식간에 홈런 두 방으로 2:5로 만들어줬고, 8일 LG전에서는 살얼음같은 리드를 하고 있던 경기에서 5회초 병살 마무리 후 6회초 안타 세 개로 깔끔하게 석 점을 내주고 아웃. 10일 SK전에서는 4회말 4:4 무사 2,3루에 올라와 희생플라이-안타-안타-안타-볼넷-희생플라이-2루타. 완벽하게 경기를 터뜨려주셨습니다.
한 시즌 지나가다 보면 이렇게 얻어맞는 일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팀 감독이 '총력전' 을 선언한 시점에, 한 시즌 내내 컨디션 관련 이슈가 있던 선수 둘이 딱 난타당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두 선수에게 원망이 갔지만, 결국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에게 눈이 가게 되지요. 한 시즌 내내 믿을 만한 불펜을 키웠는가? 아니면 괜찮은 불펜 투수를 영입했는가? 아니면 관리라도 잘 해주었는가? 어떤 것도 해당사항이 없네요. 대체 뭘 했을까요? 게다가 조상우는 올라오지도 못했고, 그대로 시즌아웃될 낌새인데 이건 이거대로 심각한 문제구요.
(4) LG전이야말로 이 쓰레기 같은 한 주의 절정을 찍는 경기였습니다.
1차전을 보시죠. 3회말, 1사 1,3루를 만들었지만 김민성-주효상-이정후에서 유격수 라이너-삼진-3땅으로 무득점. 8회말, 초이스가 고척돔 천장을 맞히는 행운의 3루타를 만들었지만 채태인-대타 이택근-김재현이 나란히 땅볼-삼진-파울플라이로 무득점. 10회말 2사 1,3루에서 서건창이 친 공이 투수 땅볼. 다시 12회말 8번 대타 김웅빈이 안타를 치고 나갔는데 1사 1루에서 홍성갑의 6-4-3 병살타로 그대로 경기 종료.
자그마치 세 번의 기회에서 9번이 걸렸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알 수는 없지만, 주전포수가 엄연히 있는데 안 쓰고 9번에서 2군에서 한창 굴러도 모자라는 97년생짜리를 선발로 내보내니까 오는 기회마다 족족 끊어먹었고, 수비도 별로 안정적이지 않았죠. 9이닝당 폭투+포일 수치만 봐도 차이가 확 납니다. 브리검이 11K를 잡은 걸로 볼배합을 찬양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보통 두자릿수 삼진을 잡는 투수가 나오면 투수를 칭찬하지, 포수를 칭찬하지 않습니다. 포수들 인터뷰 보면 '투수가 던지고 싶은 거 던지게 한다' 라고 하는데, 딱히 주효상을 칭찬해줄 이유가 없죠.
박동원을 안 쓰겠다는 아집은 2차전에서도 드러났죠. 2차전 10회말 선두타자 대타로 김민준을 낼 때는 기가 막혔습니다. 김민준, 나이 좀 어린 것 빼고는 스피드 1툴밖에 없는 유재신 하위호환급인 선수죠. 근데 한 점차로 지고 있는 접전에 김민성, 채태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멀쩡하게 잘 있는 박동원을 안 낸다는 건... 치질이라도 있나요? 그러면 차라리 다행이겠네요.
구단 공홈에 올라왔던 박동원-조상우 트레이드 설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당장 박동원을 이렇게 홀대하는 걸 보면 개연성이 아주 없진 않아보입니다. 트레이드 예정이라면 의문의 벤치행이 설명이 되긴 하죠. 내년에 어차피 빌 자리니까 주효상에게 더 기회를 주고, 혹시 잘 되면 주효상을 띄워주면 그만이고 못 하면 그냥 2018년에 신인지명 높은 라운드 먹는 거고.
박동원-주효상 얘기만 하느라 넘어갔는데, 1차전에도 9회초 2사 2루에 양석환을 거르고 이형종을 상대했다가 동점 적시타를 얻어맞았죠. 양석환 8월부터 내내 1할 5~6푼대 치고 있었는데, 1사도 아니고 2사에 이런 선수를 거른다는 건 코칭스태프가 생각을 안한다고 인정하는 꼴이죠.
(5) 이제 1경기차 7위입니다. 그리고 최원태가 염증으로 이탈했습니다. 문성현이 제대해서 완봉승을 세 개쯤 따내지 않는 한, 사실상 가을야구는 물건너갔다고 봐야겠죠. 남은 경기 신재영을 선발로 돌린다 하니 밴헤켄-브리검 원투펀치를 어떻게 굴리면 대충 각이 나올 수도 있겠다만, 그마저도 타선의 빈타 내지는 불펜의 방화로 날려먹을 가능성이 더 많을 거구요. 차라리 잘된 일입니다. 장정석 감독이 본인의 한계를 좀 깨닫고 내년엔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인데, "버두치 효과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겠더라." 같은 태평한 소리나 하고 있으니 별로 기대는 안됩니다. 혹 감독이 달라지더라도, 구단주가 이장석이면 답이 없죠. 선수 팔아먹을 생각이나 계속 할 텐데.
(6)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허정협의 시즌 8호와 장영석의 두자릿수 홈런 도달이네요. 내년 주전 내야수/외야수로, 그리고 미래의 중심타선으로 활약을 해줘야 할 선수들입니다. 부디 2018시즌엔 더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여담
(1) 휘문고 안우진의 학교폭력 뉴스 때문에 시끌시끌합니다. 학교폭력이라는 중대한 이슈를 두고도 '피해자랑 합의하지 않았냐, 뭐가 문제냐' 부터 '보상 지명권을 달라' 까지 헛소리를 하는 팬들이 참 많던데, 다행히 주변엔 없어서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MLB 진출할 급의 신인이 온다니까 다들 눈이 뒤집혀서 뇌가 투명하게 보이는 소릴 줄줄이 하고 계시죠. 그렇게 따지면 넥센도 승부조작범 김성현을 LG로 트레이드했으니까, 1픽을 보상으로 주든 선수를 하나 내놓든 뭔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카디널스도 다른 구단 해킹하고 지명권을 보상으로 토해내던데요.
안우진은 징계를 제대로 받고 사과를 하고, 넥센은 이런 선수를 뽑았으니 설령 한동안 안우진을 못 쓰게 되더라도 그 대가를 치르고, 학원야구 학교폭력을 사회적으로 문제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요렇게 정리되는 모양이 제일 좋겠습니다만.
(2) 오늘은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이 있는 날이었는데, 1픽으로 김선기를 지명했습니다. 원래는 성동현을 뽑으려 하지 않았을까? 했는데, 크게 나쁜 지명은 아닌 것 같습니다. 2군 풀타임 4점대가 대단치 않은 기록이긴 하지만, 군필에 젊은 선수니까 몇 년 써먹어볼 만 하지요. 저는 경기고 박신지가 왠지 끌리던데, 제구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라는 평가를 본 기억이 납니다. 문성현과 김동준의 제대로 우완 투수가 많이 보충될 예정이니, 하영민은 이만 군대로 갔으면 좋겠군요. 지난 4년 동안 계획성도 없이 이리저리 굴려지느라 너무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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