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 제 팔자 제가 꼰다는 말이 있다. 3차전 해커의 실책을 보니 그 말이 생각나더라. 2회 1사 1,2루에서 더블플레이로 끝내겠다는 맘이 너무 커서 그런지 송구를 잘못해 주자를 모두 살려주었고, 그 이후 허경민의 안타와 민병헌의 만루홈런으로 리타이어. 거기서 침착하게만 잡았더라면...
(2) 해커는 1회와 3회에는 빠른 투심으로, 2회에는 체인지업 위주로 두산 타자들을 공략해보려 했는데, 둘 다 잘 안됐다. 투심은 높았고 체인지업은 좌타자 바깥쪽으로 퍼졌으니 속는 타자들이 없었다. 이렇게나 못 던질 줄 몰랐는데, 이렇게나 못 던졌다. 준플레이오프 때의 호투를 떠올리면 당황스러울 정도.
(3) 민병헌은 해커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기지 않고 (그럼 병살이다) 살짝 밀어서 넘기는 좋은 타격센스를 보여주었다. 3차전 하루만 6타점. 확실히 매력적인 타자다. 손아섭-김현수급으로 받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FA 시장에서 탐나는 자원인데 돈이 없는 팀의 팬이라 또 아쉬울 뿐...
(4) 보우덴도 딱히 잘 던지진 않았는데, 3회말 2사 만루 나성범의 삼진 그리고 4회말 박민우의 본헤드 플레이가 나오면서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과연 한국시리즈 때는 좀 괜찮아질런지?
(5) 함덕주가 플레이오프 전 경기를 개근했다. 정규시즌 5선발 그리고 포스트시즌 필승카드로 듬직한 모습.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시리즈에서도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전 경기 등판은 조금 염려되는 부분. 다행히도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않아 3일의 휴식을 얻었다.
(6) 4차전에서 장현식이 선발로 올라올 줄 알았는데, NC의 선택은 정수민이었다. 정수민이 작년-올해 두산 상대 성적이 괜찮다는 것을 반영한 결정인 듯. 그러나 3회 오재일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고, 결국 4회 강판. 뒤이어 등판한 장현식도 몸에 맞는 공 두 개를 내주며 좋지 않았다. 그냥 처음부터 선발로 썼으면 어땠을까?
(7) NC도 유희관을 끌어내리고 동점을 만들며 따라갈 기회가 있었다만, 오재일이 또 달아나는 홈런을 때리며 이를 저지시켰다. KIA 전력분석팀에서 주목했을지 모르겠다만, 오재일의 3차전 홈런과 4차전 1-3-4번째 홈런은 모두 초구를 때려낸 것이었다. 특히 3차전 홈런과 4차전 첫 번째 홈런은 어설프게 들어온 초구 변화구를 넘겼는데- 생각해볼 점.
(8) 뭐 다들 많이 말해서 또 말해봐야 사족이다만, NC는 후반기 불펜진이 퍼지면서 결국 주저앉았다. 김진성-원종현은 2년간 굉장히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내년에는 시즌 초반부터 퍼져도 이상하지 않다. 감독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데, 김경문과 불펜 관리라는 단어를 함께 두고 생각하려니 영 어색하다. 그래도 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년에도 대권도전은 어렵다. 올해 장현식과 구창모의 호투로 국내 선발 육성은 어느 정도 희망이 보인다. 이재학이나 정수민 중 한 명이 5선발로 정착해주면 더 바랄 게 없다. 이제는 있는 강점을 지킬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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