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게재되어있는 사진은 전부 넥센 히어로즈 구단 사이트가 출처임을 밝힌다.)
0427~0429
SK vs 넥센 (고척)
8:3 패 / 6:4 패 / 5:8 승
1차전 김광현 / 한현희
2차전 박종훈 / 로저스
3차전 문승원 / 김성민
0501~0503
넥센 vs NC (마산)
예상 로테이션
1차전 브리검 / 베렛
2차전 신재영 / 김건태
3차전 한현희 / 이재학
시리즈 감상
(1) 금요일 경기가 시작하기 전, 김광현을 '5이닝 100구' 이상 투구시킬 수 있다면 이길 수 있다고 적었다. 1차전 김광현은 5이닝 동안 딱 98구를 던졌다. 3회 무사 만루를 만들고도 희생플라이로 한 점밖에 못 쁩았으니 이길 수가 없었다. 한현희가 많은 점수를 주면서도 6이닝을 소화한 게 그나마 긍정적이었다. 이왕 대량실점한 건 어쩔 수 없고, 이닝이라도 먹어서 불펜 투입 최소화해야지 어쩌겠나. 신재영이었다면 3회 강판이었을 것이다.
(2) 2차전은 제일 끔찍했는데, 박정음을 말소하고 김규민을 등록시킨 데 이어 5번 좌익수 고종욱이라는 최악의 라인업이 나왔다. 고종욱은 안타 하나를 치긴 했지만, 경기 내내 동네야구 어린애들만도 못한 수비를 보여주며 이를 갈리게 했다. 좌타자에게 피안타율 1할대, 우타자에게 피안타율 3할대 피장타율 6할대인 박종훈을 상대로, 우타자 파워히터인 초이스를 빼고 최근 죽을 쑤고 있는 고종욱을 중심타선에 넣다니 무슨 생각일까. 무능함의 자랑인가?
(3) 김규민은 지난 2년간 화성에서 한번도 선발 1루수로 출전한 적이 없던 선수다. (작년 중견수 32경기, 코너 외야수 9경기 선발출장) 작년의 경우 1군으로 한정짓는다면 2번 선발 1루수로 나오긴 했다. 2차전에서 1루수 미트를 안 끼고 있는 걸 보고 경악한 사람이 많았는데, 미트를 끼고 자시고 간에 전문 1루수가 아닌 선수를 1루에 넣는 게 올바른 방향인지는 모르겠다. 가뜩이나 수비가 개판 나서 점수를 까먹는 판에... 2차전 로저스의 견제구 역시 전문 1루수였다면 잡아줄 수도 있는 공이었다.
(4) 로저스는 7이닝 3실점(비자책)의 명품투. 고종욱과 김하성 두 역적이 멘탈에 잇따라 테러를 가했음에도, 3회부터 7회까지 단 57구 투구라는 케인스도 감탄할 경제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저번보다 더욱 가혹한 시련에도 무너지지 않은 것은, 전 소속팀에서의 경험 때문인가 아니면 이 팀이 원래 이런 놈들이라는 걸 파악했기 때문인가? 어느 쪽이든 다시는 실망시켜드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예 수 밀 지 저 스 님)
(5) 타격의 첨병이 되어주어야 할 이정후가 이번 주 내내 다소 부진하다. 물론 타율 .312인 2년차 타자가 겨우 일주일 정도 못 쳤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부당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공격의 첨병 서건창과 중심 박병호가 빠져 타선이 답답한 지금, 6경기에서 22타수 3안타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성적표. 내야플라이가 많고 타구질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 다음 주에는 반등을 기대해본다.
(6) 조상우가 2차전 패배에 이어서 3차전에도 3볼넷을 주며 1실점. 개중에는 심판이 스트라이크존에 짜게 군 탓에 볼넷으로 연결된 공도 있었다만, 마무리라면 승리를 위해서 극복해주어야 한다. 무난한 성적만 내도 충분히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는 인재다. 더 성숙한 투구를 바란다. 4점차에도 팬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7) 김성민은 2이닝 61구 강판. 적당히 이것저것 구종을 던지는데, 구위가 좋은 것도 아니고 제구가 정교한 것도 아니라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어려운 투수다. 역할은 당분간 계투로 한정짓고, 땜빵선발이 필요하면 다른 선수를 알아보는 게 좋겠다. 문성현이라든가, 문성현이라든가...
(8) 오랜만에 '총력전' 에 어울리는 경기가 나왔다. 일요일이 아니었으면 이보근을 4회 2사에 투입하긴 좀 어려웠을 것이다. 이보근이 워낙 잘 던져줘서 6회 종료까지 쓸 수 있었고, 노수광의 도루자라는 운도 따랐다. 4월 한 달 동안 12경기 2.13, 12.2이닝 동안 12피안타 무볼넷 7탈삼진이면 훌륭한 성적. 조상우만 제대로 정착해준다면 정말 경기 후반엔 걱정 안해도 되겠다.
(9) 박동원이 오늘은 다소 불안했다. 2회 첫 실점은 2사 1,3루 상황에서 1루 주자 이성우의 도루 도중 3루에 송구를 했다 이게 빠지면서 벌어진 일인데, 3루 주자 박성한이 확실히 홈을 노리는지 보고 던졌어도 안 늦었을 것이다. 6회에는 같은 1,3루에서 1루 주자 노수광을 잡지 않았나. 김선기와 호흡을 맞출 때의 블로킹도 아쉬웠다. 막을 수 있는 폭투 2개를 못 막아줘서 공짜로 2개 루를 줬으니. (김선기도 제구가 그다지 좋진 않았지만) 파울타구를 맞고 교체되었는데, 큰 부상은 아니길. 내려간 지도 얼마 안 되었는데 주효상을 또 1군에서 보고 싶지는 않다.
(10) 타자들의 적극적인 주루가 돋보이는 경기였다. 4회말 임병욱의 3루타, 5회말 김하성과 장영석의 2루타는 모두 공격적인 진루로 루 하나씩을 벌었던 훌륭한 플레이다. 그간 장영석의 부진이 심했는데, 오늘 2루타 2개는 간만에 평소 좋았던 때의 모습이 나왔다. 김혜성 역시 높은 공을 놓치지 않고 적시타로 만들었고, 김규민도 쏠쏠하게 기회를 만든 타자였다. (생각보다 발이 빠르다는 점이 놀라웠다.) 아직 외야수비하는 걸 못 봤는데, 조만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11) NC는 아직 타격 부진을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했고, (타선 구성을 보면 김성욱-나성범 외에 무서운 타자가 거의 없다) 베렛은 마침 저번 만남에서 3.2이닝 5실점으로 완벽하게 공략했던 선수다. 주말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전원안타라는 값진 기록을 남기며 승리했으니, 이 기세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김건태에 대해서는 트위터로 몇 번 언급한 바가 있다. 넥센 시절에는 수준 이하의 포심-투심과 그나마 그럭저럭인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NC에서 레퍼토리를 완전히 투심으로 바꿨고, 서드 피치로 포크볼을 장착했다. 비유하자면 가위와 바위만 낼 줄 알던 사람이 가위 날을 갈면서 보까지 내기 시작한 격인데, 시즌 초이니 아직 적응하는 단계에 가까울 것이다. 올 시즌 출발이 좋아 자칫 말려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투심 던지는 우투수' 에 상성상 우위인 좌타자들이 다시 한번 좋은 타격을 펼쳐주었으면 한다.
이재학은 팔 각도를 내리더니 (레전드닷컴 PTS로 보면 직구는 14cm, 체인지업은 18cm 가량 릴리즈포인트가 낮아졌다) 갑자기 6경기 3.03으로 수준급 시즌 초를 보내고 있다. 구속이 바뀐 것도 아니고, 피칭 전략이 바뀐 것도 아닌데 타자들의 O-Contact%가 대거 늘어난 걸 보면 직구 구위가 크게 회복되어 체인지업도 도로 위력을 발휘하는 모양이다. (직구 회전수 역시 증가하긴 했다. 37.70회에서 41.38회로...) 이번 매치업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다.
기타 이슈들
(1) 두산 장원준과 유희관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8.28과 7.39의 처참한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몇 년 동안 꾸준하던 두 좌완이 나란히 시즌 초반을 말아먹고 있는 건 아마도 그 동안 많이 던져왔던 여파인 듯 하다. 2017시즌 유희관은 5월 20일 122구-5월 26일 128구 투구 이후 6월 36.1이닝 30자책으로 부진했는데, 이런 식의 피로가 몇 년 동안 쌓인 게 터진 게 아닐까 싶다.
2010년대에 많이 던지고 다음 시즌 부진했던 대표적인 투수라면 2010시즌 김광현일 것이다. 김광현은 그 시즌 경기당 103.3구를 던졌고, 110구 이상 던진 적도 11번이나 있었다. 이는 작년 경기당 103.6구를 던졌고, 역시 110구 이상 투구가 11번 있었던 장원준과 거의 일치한다. 장원준은 작년 평균 141.6km의 직구를 던졌으나 올해는 139.9까지 구속이 하락했다. Zone% 역시 엄청 하락했는데, 직구 구속 및 구위 하락 여파로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가 얻어맞을 수밖에 없게 된 것으로 추측한다.
유희관의 경우 직구 평균 구속은 비슷하다. 작년 싱커 구속이 올해 120.6에서 117.9로 하락하긴 했으나 커리어하이인 2015년에도 구속은 118km 정도로 비슷했다. 그러나 Zone%가 하락한 걸 봐서, 구위 하락으로 장원준이 겪고 있는 문제를 비슷하게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태형은 전날 2이닝 36구 투구를 했던 함덕주를 다음날 또 올려서 패배의 원인을 제공해놓고 '함덕주는 두산의 기준으로 관리한다' (기사 링크) 같은 어이없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이렇게 승리를 쌓아놓으면 나중에 함덕주를 더 관리해줄 수 있다' 등의 발언도 흡사 김성근을 연상케 하니, 비록 그는 한국을 떠났어도 여전히 김성근의 망령은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
(2) SK는 올해 출루율 1위(.369) 도루 1위(25) 팀이다. 홈런(57) 장타율(.511) 1위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고작 시즌 개막 1달인 시점이긴 하나, 작년 wRC+ 1위(117.9)였던 두산보다도 생산력이 좋은 타선이 현재의 SK다. (123.7) 지난 2년간 홈런이 최고의 옵션이었던 공갈포 타선을 마침내 탈출한 셈이다.
올해 1번을 치고 있는 노수광은 마침내 출루율 4할에 올라섰으며 (.323 .400 .495) 로맥 (.380 .469 .731 11홈런 32타점)과 최정(.265 .385 .673 13홈런 30타점)의 중심타선도 건재하다. 수비 실책 1위(28)긴 한데, (스탯티즈 출처) 포지션조정 후 평균대비 수비기여도를 보면 리그 6위(-0.054)다. 그렇게 심각한 편은 아닌 셈이다. (1위 팀은 0.645의 두산, 10위 팀은 -0.587의 롯데다.)
작년 KIA와 전력이 대체로 비슷하기에 행보도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KIA가 7월 김세현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처럼, SK도 그러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SK의 불펜 ERA는 4.86으로, 놀랍게도 리그 3위에 해당하며 평균(4.93)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로 필요없을지도 모르는 선택이다.
(3) 현재 리그 1위 타자는 유한준 (WAR 2.30)이며, 놀랍게도 그의 슬래시라인은 .447 / .491 / .757이다. 누적은 9홈런 29타점인데 각각 리그 4위와 3위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유한준의 커리어하이였던 2015시즌, 4월의 그는 .400 / .466 / .831 7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최종성적 .362 / .431 / .579 23홈런 116타점, WAR 5.87) 나이 서른여덟에 새로운 커리어하이를 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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