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넥센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게재되어있는 사진은 전부 넥센 히어로즈 구단 사이트가 출처임을 밝힌다.)
0501~0503
넥센 vs NC (마산)
13:4 승 / 8:13 패 / 13:9 승
1차전 브리검 / 베렛
2차전 신재영 / 김건태
3차전 한현희 / 이재학
0504~0506
넥센 vs KT (수원)
예상 로테이션
1차전 로저스 / 주권
2차전 최원태 / 니퍼트
3차전 브리검 / 피어밴드 박세진?
시리즈 감상
(1) 이번 3연전에 가장 뛰어났던 선수는 누구일까. 김규민? (14타수 6안타 2루타1 홈런1 5타점, 1볼넷) 아니면 김혜성? (10타수 3안타 홈런1 4타점, 3볼넷 1도루) 박동원이나 임병욱, 이택근의 이름도 아른거린다.
물론 이 선수들이 모두 잘했지만, '가장 뛰어났던' 은 아니라도 위닝시리즈에 큰 힘이 된 선수를 하나 꼽고 싶다. 그는 바로 김동준이다. 김동준은 1차전 6회 1사에 올라와 1.2이닝을 1볼넷 3K로 무실점하며 막았고, 2차전에도 8-11로 지고 있는 7회 등판해 2실점했을지언정 2이닝을 소화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화요일은 이보근-조상우에게 휴식을 주겠다고 감독이 공언한 날이었고, 수요일은 더 이상의 불펜을 등판시켰다간 다음 날 경기진행도 어려워지는 날이었다. 김동준의 등판이 승리조를 아끼고 목요일 경기를 잡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연이틀 등판하여 수고한 김동준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첫날 볼질이 좀 많긴 했으나 2이닝 무실점한 조덕길에게도 역시...)
(2) 위에 적은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김규민과 김혜성이 하위타선에서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둘이 합계 8타수 1안타로 침묵했던 2차전은 8점을 냈지만, 번갈아가며 홈런을 쳤던 1-3차전엔 13점을 뽑으며 NC 투수진을 압도할 수 있었다.
특히 김혜성의 데뷔 첫 홈런은 3차전 등판 전까지 평균자책점 3.03으로 호투하던 이재학을 상대로 쳐낸 것이라 의미가 깊다. 최근 10경기에서 김혜성은 30타수 10안타, 딱 타율 .333을 기록하고 있는데, 앞으로 수싸움 능력도 길러 헛스윙과 삼진 역시 줄여나가면서 완전체로 성장해나간다면 좋겠다.
고종욱이 3차전 도중 빠지며 1루에 김태완, 좌익에 김규민이 들어갔는데 고종욱의 부진이 계속되는 지금 당분간 이 라인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3루에 김민성, 1루에 장영석을 넣는 것이 제일 베스트라인업이겠으나, 김민성의 통증이 언제까지 갈지 그리고 고종욱의 타격부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나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말소해야 하는 것은 박정음이 아니라 고종욱이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추가 - 고종욱은 어제 경기에서의 충돌로 결국 말소가 되었고, 관절와순 파열로 4주간 출장하지 못한다고 한다. 부진했던 선수지만 부상이라니 우리 팀에는 굉장한 악재다.)
(3) 3차전 7회초 7-8 1사 1,2루 김태완 타석. 투수 유원상이 초구를 던지기도 전에 스타트를 끊은 2루 주자 임병욱은 서서 3루에 들어갔다. (영상 링크) 이게 2년 전 누의공과나 당하던 그 선수가 맞단 말인가? 실로 놀라운 주루센스다. 이어서 김태완이 우측 가장 깊은 곳으로 타구를 날려보내며 3루 주자 홈인. 동점. 도루 후 희생플라이 득점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점수를 뽑아냈다. 이런 장면이 앞으로도 많아지길 기대한다. (애초에 공 한 개를 버리고 가려는 NC 배터리의 코스선택 탓도 있었지만, 파워히터인 김태완이 억지로 잡아당기는 스윙 대신 툭 밀어서 깊은 플라이를 만든 것은 훌륭했다.)
(4) 이어서 장영석의 우중간 2루타 때 이택근이 1루에서 홈까지 뛰는 열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며 역전에 성공했다. (영상 링크) 여기서도 좋았던 점은 두 가지다. 첫째- 스트라이크존의 경계에 들어가는 슬라이더를 가볍게 밀어치며 손쉬운 2루타를 만든 장영석. 둘째- 비록 전성기에 비해 발은 많이 느려졌지만 끝까지 뛰는 파이팅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이택근. 그래 사람이 사인 미리 좀 해놓을 수도 있지.
(5) 브리검 4실점, 신재영 5실점, 한현희 8실점. 3연전에서 선발 3명은 14이닝 동안 17실점을 합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힘으로 2승을 만들어냈다. 왜 이렇게 엇박자가 나는지 안타까울 따름.
우선 신재영은 계속 선발진에 끌고 갈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중간에 2경기 잘 던진 경기도 있다만, 개막 이후 현재까지 도합 7경기 30.2이닝 동안 9.39라는 끔찍한 성적이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더 좋지 않다. 홈런을 9개나 맞았으며, 피장타율은 .654에 달한다.
장정석은 '구속' 을 문제로 들었지만 (기사 링크) 신인왕을 차지했던 2016년에도 신재영은 구속이 빠른 투수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때에 비하면 지금 더 빠른 공을 던진다. (2016년 직구 평균 구속 134.6 / 2018년 135.7) 문제는 신재영의 무기였던 '생소함' 을 잃었다는 데 있다. 리그 타자들은 이제 신재영의 바깥쪽 슬라이더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 이재학의 경우, 올해 팔 각도를 내리면서 직구 구위 회복에 힘쓰자 체인지업도 덩달아 위력을 찾았다. 한현희는 기본적인 직구가 받쳐주니 실컷 두들겨맞아도 꾸역꾸역 이닝을 소화한다. 그러나 직구가 수준 이하인 신재영은 어떤가? 3년차에 접어들면서 다른 팀의 타자들이 신재영의 공에 익숙해진 지금, 배팅머신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작년 후반기처럼 불펜으로 전향하는 것이 오히려 답일 수 있다. 어쨌든 신재영은 지난 2년간 우타자 상대 OPS가 .700 아래일 정도로 우타자에겐 강한 투수였고, 작년 후반기 선발진에서 탈락하면서 옮겨갔던 불펜에서 추격조로 꾸준히 활약해주었다.
다른 답은 체인지업이나 싱커 같은 서드 피치의 완성이나 구속 상승인데, 서른 살 투수에게 후자를 기대하긴 무리다. 체인지업을 완성해 선발로 다시 정착하는 게 본인-팀-팬에게 모두 제일 좋은 시나리오겠지만, 세 번째 구종의 완성이 그리 쉬웠다면 2년 동안 고생할 일도 없었다.
한현희는 신재영보단 사정이 낫다. 두 경기 연속 7실점 이상 하긴 했으나, 6이닝을 소화했다. 올해 올라온 7경기에서 전부 6회까지는 어떻게든 갔으니, 불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계속 선발진에 들어가는 게 맞을 것이다.
(6) 3차전 마무리를 보자면 조상우는 흠잡을 데가 없다. 리그 최고급의 눈야구를 하는 타자 최준석을 상대로 슬라이더-커브-슬라이더로 1-2 카운트를 만든 후 직구 3개로 끝내 삼진을 잡아내는 과정은 감격적일 정도.
김상수는 미스터 제로를 14경기째 이어갔다. 홈런으로 기세가 올라가있을 스크럭스에게 0-2에서 바로 몸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는 것을 보니 아주 좋은 컨디션. 최근 폼만 보면 이보근의 FA로이드를 대신 빨아먹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스럽다. 14경기 10홀드는 최소 경기 10홀드 기록 타이다. (종전 삼성 안지만 2015년 4월 30일 LG전)
이보근도 2차전의 배팅볼 투구가 아쉽다만 3차전에는 김성민의 뒤를 깔끔하게 막아주었다. (억울한 볼 판정이 두 개 정도 있었기에, 1안타 2볼넷 부분은 조용히 넘어간다) 하위권 팀에게는 과분할 정도의 승리조인데, 이제 빨리 선발도 궤도에 다시 오르기를 바랄 뿐이다.
(7) 2일 노게임 선언으로 고영표가 로테이션을 지킬지 아니면 로테이션이 파괴될지 모르겠다. 원래대로라면 피어밴드 다음이라 넥센 3연전에 등판하지 않는다. 여기선 로테이션을 지키리란 가정을 하고 예상 선발을 써보았다.
선발 매치업으로는 위닝, 나아가 스윕까지도 노려야 하는 상대다. 주권은 아직 1군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신예고, 니퍼트는 이제 하락세인데다가 전통적으로 넥센에게 약했던 투수다. (단 약했다는 말은 2015시즌까지의 얘기고, 재작년과 작년을 보면 오히려 넥센 타선이 착실하게 QS를 떠다 바쳤다.) 피어밴드도 최근 2경기 10안타-9안타를 내주며 4실점하는 등 기세가 좋지 않다. 반드시 잡아야만 한다. (*수정 - 피어밴드는 5월 2일 말소되었으므로, 다른 선수가 땜빵선발로 등판하거나 로테이션이 고영표로 당겨질 수 있다. 우리가 저번에 4.1이닝 9실점으로 탈탈 털었던 류희운은 아닐 것이고, 퓨처스에서 1일 선발등판한 박세진의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타자 중에 제일 무시무시한 선수는 누가 뭐라해도 유한준. 타격 1위-출루율 2위-장타율 2위 타자다. (.429 .475 .714) 똑딱이도 갭히터도 아닌 것이, 홈런도 9개다. 물론 시즌 말까지 이 기세는 아니겠다만 단순 계산한다면 42홈런 페이스. 그냥 동전던지기 해서 출루할지 아닐지 협의하자고 김진욱 감독과 상의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10경기 연속 안타 중인 황재균 (.331 .389 .538, 최근 10경기 .462 - 18안타 중 2루타 6개 홈런 1개) 도 부담스러운 상대다. 그나마 박경수 (최근 10경기 .179) 로하스 (최근 10경기 .225) 강백호 (최근 10경기 .194)의 페이스가 떨어진 것이 불행 중 다행. KT는 두산과 맞붙은 주중 2경기에선 5득점에 그쳤는데, 7안타 1볼넷-8안타 10볼넷을 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점을 뽑지 못한 타선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로저스와 최원태, 브리검 모두 연속타를 맞지 않을 정도의 무기와 멘탈을 갖춘 선수인 만큼, 이 점을 잘 이용해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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