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아시안게임 엔트리 소환에 장문의 글을 써 이런저런 불만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 김재환-오지환-박민우-임기영-박건우 등의 선발이 이해할 수 없다는 논지의 이야기였는데, 어쨌든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9명의 병역면제 혜택을 남기며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선동열 감독을 시민단체 '한국청렴운동본부'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권익위에 신고하고, 이윽고 선동열 감독이 문체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병역을 아직 마치지 않은 선수를 뽑았다고 그게 꼭 병역 면탈을 위한 협잡으로 치부되어야 하는가? 오지환의 선수 선발 과정이 그 정도로 모두를 납득시키지 못할 만한 일이었으며, 모두의 돈과 시간과 관심을 쏟아가며 철저히 조사해야 할 부정부패인가? 그냥 오지환이 보기 싫고 얄미워서 그러는 게 아니라고 가슴에 손을 얹고 장담할 수 있나? 나의 경우에는 오지환이 대표팀의 백업내야수 1옵션이라 생각하진 않지만, 취향 차이로 여기고 충분히 넘어갈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해왔다. 그래서 이 선발이 이렇게 모두가 심혈을 기울여 신경쓰고 뿌리뽑아야 할 적폐로 취급받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선수를 욕하지 말고 나를 욕하라' 라는 이야기나, '이 선수는 왜 뽑지 않았다' 같은 해명 등을 최종엔트리 발표 직후가 아닌 이제서야 기자회견에서 하는 선동열을 편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선수들이 (사실 1명이) 언론과 팬의 집중포화를 맞아 걸레짝이 되도록 까이는데 이제서야 그런 말을 하면 무얼 하나? 참으로 비겁한 인물이다. 다만 이미 끝난 일에 대해 이렇게 열을 올릴 이유가 대체 무어란 말인가.
스포츠선수들에게 국위선양의 이유로 병역의무를 면제시켜주어도 되는가? 같은 문제는 오지환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지 않아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 이번 대표팀을 굳이 주제로 삼는다면 김재환 같은 약물복용전력이 있는 선수가 최종엔트리에 승선한 점이 더 문제 아닌가? 더군다나 지금 야구계엔 FA제도와 리그 수준 논의 등 산적한 문제가 많다. 소중한 시간을 쓸데없는 데 낭비하는 게 옳은 일일까?
국가대표 감독의 선수 선발이 꼭 대중의 입맛에 맞으리란 법도 없고, 맞을 필요도 없다. 그때마다 국정감사 자리에 감독을 불러 해명을 요구할 텐가? 그리고 오지환이 대표팀에 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럴 자격이 없는데 불법청탁을 해서 승선했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무가치한 이의제기로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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