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전 리뷰
4:2
연장 13회라는 대혈투 끝에 SK가 6차전을 따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14.5경기차를 뒤집고 우승한 것은 사상 최초의 기록. 종전은 2001년 두산이 뒤집은 13.5경기차가 최대였다.
SK는 1회 이용찬의 볼질에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로맥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내는 데 그쳤다. 이용찬은 2회 선두타자 정의윤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바로 이영하로 교체되었다. 4회 강승호의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3:0 리드를 잡았고 경기는 순조롭게 SK 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6회 구위가 떨어진 켈리가 허경민-정수빈에게 사구-볼넷을 내주고, 이어서 최주환과 양의지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서 두산이 순식간에 3:3 동점을 만들었다.
SK 김태훈이 6-7회를 틀어막고, 두산도 마무리 함덕주를 7회 1사에 내는 초강수를 두며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8회초 김성현의 안타 때 2루 주자 김재현이 홈으로 들어오며 SK가 다시 달아나는 듯 싶었으나 정수빈의 송구를 받은 양의지가 다리를 태그하며 귀중한 한 점을 지켰다.
8회말 두산은 양의지가 1사 1,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뽑았다. 그러나 대주자 조수행이 도루실패로 아웃되며 추가점을 뽑는 데는 실패했다. 9회초 두산은 린드블럼을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두었으나, 린드블럼이 김강민과 한동민을 삼진으로 잡고도 마지막에 최정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맞으며 승부는 연장으로 가게 되었다.
10회말 김택형이 2사 1,2루에서 앞서 최주환 대신 교체되었던 조수행을 9구 승부 끝에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잡아냈다. (헛스윙삼진) 11회초 SK 역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로맥이 볼카운트 3-1에서 2루수 플라이를 치며 아웃. 11회말 두산은 바뀐 투수 문승원을 두들겨 2사 1,3루 찬스를 만들었으나 다시 류지혁의 2루수 땅볼로 끝내기는 무산되었다.
13회초, 유희관이 김성현과 김강민을 범타처리했으나 한동민에게 극적인 역전 솔로홈런을 맞으며 경기가 5:4로 뒤집혔고, 이어서 13회말 경기를 마무리하러 올라온 김광현이 백민기-양의지-박건우를 2루수 라이너-삼진-삼진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우승의 마지막 디딤돌을 놓았다.
SK는 큰 경기에서도 자신들의 야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었다. 정규시즌 내내 수비력과 불펜의 문제를 지적받은 팀이었으나, 이를 홈런, 주루, 선발야구라는 장점으로 덮었듯 포스트시즌에서도 SK 특유의 야구를 펼쳤다.
SK는 결정적인 타이밍마다 홈런을 치며 승리를 따냈으며, 김태훈과 정영일은 포스트시즌 철벽의 듀오를 결성하며 뒷문을 틀어막았다. 강승호는 이적 후 처음 출전한 포스트시즌에서 대활약을 펼치며 미래를 기대하게 했고, 한동민과 최정은 부침을 겪으면서도 극적인 순간마다 홈런을 때려내 그 이름값을 증명해냈다. 마지막 경기 154의 구속으로 대미를 장식한 김광현은 내년의 전망을 밝게 했다. 힐만은 외인으로서는 최초로, 또 한국-일본에서 모두 타이틀을 들어올린 최초의 감독이 되며 아름답게 SK와의 이별을 마무리했다.
반면 두산은 정규시즌과는 사뭇 달랐던 답답한 타격과 수준 이하의 수비로 정규시즌 챔피언의 위명을 무색하게 했다. 김강률과 김재환이 빠졌다는 점이나 이강철 수석코치의 KT 감독 선임이 발표된 것을 변으로 삼을 수도 있겠으나, 그걸 감안하더라도 두산은 시리즈 내내 나사빠진 모습이었다.
양의지(.450)와 최주환(.478) 두 쌍포가 무시무시한 불을 뿜었으나, 오재일-김재호-박건우의 부진은 두산의 득점포 가동을 번번히 멈췄다. 특히 시리즈 6경기 동안 24타수 1안타로 최악의 모습을 보였던 박건우는 보기 안쓰러울 정도. 야수진 구성도 아쉬웠는데, 김동엽-최항-나주환 등 강타자와 베테랑을 줄줄이 대기시킬 수 있었던 SK와 달리 두산은 찬스 때 한방을 믿고 맡길 선수가 없었다. 이병휘-황경태 대신 김인태-김민혁이 대기하고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극적인 뒤집기는 없었어도 최소한 시도는 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8년의 야구도 이렇게 종료되었다. 챔피언 SK에게는 축하를,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한 두산에게는 위로를 보낸다.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굴 재미있는 소식을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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