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팀타율 .281 (7위) -> .293 (3위)

팀출루율 .348 (7위) -> .353 (7위)

팀장타율 .400 (10위) -> .445 (7위)

팀홈런 110 (10위) -> 148 (8위)

팀도루 77 (5위) -> 71 (9위)

팀득점 699 (9위) -> 757 (8위)


팀ERA 4.32 (1위) -> 5.37 (7위)

선발ERA 4.11 (1위) -> 5.51 (7위)

구원ERA 4.71 (4위) -> 5.14 (6위)

선발QS 62 (3위) -> 59 (5위)

승계주자실점률 32.9% (3위) -> 37.4% (8위)

수비효율DER .668 (1위) -> .649 (5위)

실책 103 (7위) -> 100 (6위)



8위. 상위권 진입이 가능해보였던 LG가 올 시즌이 끝나고 받아든 성적표다. 4년 통합 우승의 명장도 LG 앞에서는 별 수 없었나. 아니다. 오히려 LG의 몰락을 부추긴 건 감독 류중일의 수준 이하의 팀 운용이었다. 6월 마감까지 승패마진 +9로 버티던 LG는 7월부터 차츰 패가 승보다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8월엔 3승 10패, 9월과 10월에는 11승 16패로 이후 -16을 적립하며 무너져내렸다. 소사(9승 9패 3.52)와 윌슨(9승 4패 3.07)의 용병 원투펀치가 타고투저를 거스르는 역대급 성적을 찍었지만 LG의 추락을 막진 못했다. 두산에게 한 시즌 전패를 당할 뻔 했다가 간신히 차우찬(12승 10패 6.09)의 역투로 치욕을 면한 마지막 경기는 이 시즌 LG의 고질병을 하나로 압축하는 1년의 요약본이었다. (충원 없이 약해진 불펜, 잘하지만 오래 굴러야 하는 선발, 기본기와 집중력 부족, 감독의 이해 불가능한 고집 등...)


우선 시즌 시작을 1루수 김용의로 했다는 것부터 문제. 윤대영, 서상우, 하다못해 김재율이라도 썼다면 김용의보다 더 나은 생산성을 보였을 텐데 류중일은 빠른 것 외에 아무 장점도 없는 노장을 1루로 쓰느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 여기에 1년 내내 지명타자 박용택을 중심타선 고정으로 박고 돌리면서 김현수를 1루로 60경기나 선발로 내보내는 의문의 운용을 펼쳤다. (김현수는 올 시즌 좌익수 선발로 56경기에 나왔다. 즉 1루수로 볼 일이 더 많았단 얘기다!) 결국 팀내 젊은 자원들은 퍼지고, 레전드 선수는 중심타선+지명타자로 계속 나온다는 이유로 팬들에게 진득하게 욕을 얻어먹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개막부터 얼마간은 철벽불펜이었던 김지용(48경기 47이닝 5.36)은 등판 간격이 잦아지면서 난타당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9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는다는 소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큰 점수차에도 진해수(66경기 43.2이닝 7.21)와 신정락(49경기 50.2이닝 5.86)은 꼬박꼬박 출석체크를 했고, 마무리 정찬헌(66경기 65이닝 4.85)도 지고 있는 8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2년차 고우석(56경기 57이닝 5.91)도 시즌 말엔 어느 상황이나 꾸준히 얼굴도장을 찍으며 의문을 자아내게 했다.


프런트 또한 감독의 실책을 덮을 역량을 보여주기는커녕 팀 부진을 가속화하는 결정만 반복했다. 부상으로 4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3개월, 다시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도합 4개월 이상을 실종된 가르시아를 끝까지 끌고 간 건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었다. 시즌 중반 문광은과 강승호를 바꾸는 의문의 트레이드싹수가 보이는 군필 내야수를 없애 2루와 3루에 동시에 구멍을 뚫은 책임도 몹시 크다.


그나마 괜찮았던 점을 들라면 외야가 김현수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것이다. 채은성(.331 .379 .548)이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성장했는데, 올 시즌 적립한 4.73의 WAR은 리그 12위이며 시즌 119타점은 LG 프랜차이즈 1위 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1위 2010년 조인성 107타점) 이형종(.316 .377 .467)과 이천웅(.340 .407 .435) 또한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했다. 투수진에서는 김영준(14경기 20.2이닝 4.35)과 배재준(16경기 38.2이닝 4.42)이 내년 불펜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잠재력을 선보였다.


임정우-김지용의 이탈과 양석환의 군입대 등으로 LG는 불펜과 내야를 동시에 새로 짜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았다. 그나마 정상급 유망주가 많은 투수진은 그렇다 쳐도, 그 동안 봐왔던 얼굴 내지는 비슷비슷한 똑딱이들만 잔뜩 있는 내야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견적이 나오질 않는다. 오지환이 군대에 가지 않는 게 천만다행. 분명한 점은 감독과 프런트가 그 동안의 아집을 버리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차우찬-김현수라는 투타 에이스를 갖고도 LG의 가을야구는 요원할 거란 것이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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