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팀타율 .287 (5위) -> .275 (8위)

팀출루율 .351 (6위) -> .341 (8위)

팀장타율 .435 (6위) -> .422 (9위)

팀홈런 150 (5위) -> 151 (7위)

팀도루 64 (9위) -> 118 (1위)

팀득점 737 (8위) -> 729 (9위)


팀ERA 5.30 (8위) -> 4.95 (2위)

선발ERA 5.40 (8위) -> 5.46 (5위)

구원ERA 5.15 (5위) -> 4.29 (1위)

선발QS 54 (7위) -> 45 (공동 8위)

승계주자실점률 35.0% (5위) -> 33.0% (3위)

수비효율DER .656 (5위) -> .649 (5위)

실책 91 (공동 3위) -> 99 (공동 4위)



시즌 전 한화가 올해 3위를 할 거라고 말했으면 모두의 비웃음을 샀을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화는 kt, 삼성과 함께 3약 혹은 유력한 꼴찌 후보로 꼽힐 정도의 전력이었다. 그러나 한용덕 감독을 필두로 이글스는 놀라운 반전을 이뤄내고야 말았다. 개막 이후 4월까지 5위, 14승 15패로 버텼고, 5월-6월에는 자그마치 +17의 승패마진을 벌어들이며 2위까지 뛰어올랐다. 비록 이후 페이스가 꺾이며 SK에게 추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7월부터 시즌 종료까지 29승 35패로 이전에 벌어놓은 승수를 까먹지 않으며 정규시즌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런 성과의 비결은 우선 리그 1위 성적의 구원진이었다. 송은범(68경기 79.1이닝 2.50)은 체인지업성의 투심을 장착한 후 무려 7,8년 만에 리그 수위급의 불펜으로 다시 부활했다. 무서운 점은 이 타고투저 시대에 2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송은범이 한화에선 마무리도 셋업도 아니었다는 것. 정우람(55경기 53이닝 3.40)이야 말하면 입이 아픈 수준이니 생략하고, 한때 혹사와 때이른 복귀로 부침을 겪었던 이태양(63경기 79.1이닝 2.84)은 구속을 회복하며 최강의 셋업맨으로 다시 부활했다. 여기에 대졸 2년차 박상원(69경기 60이닝 2.10)이 평균 146km/h의 돌직구를 던지며 허리를 받쳤고, 한때 시즌 초중반까지 ERA 0을 이어간 서균(56경기 37.1이닝)을 비롯해 장민재(34경기 59.2이닝 4.68) 김범수(55경기 48.1이닝 5.77) 안영명(53경기 66이닝 5.73) 등이 힘을 보탰다.


한용덕 감독의 철저한 관리도 이들의 기량 발휘에 도움이 되었다. 우선 3연투가 거의 없었고, 선발이 웬만하면 5이닝을 채워 불펜이 무리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를 최대한 줄였다. 마무리 정우람을 8회에 올리는 일도 거의 없었다. 정우람이 올해 1.1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겨우 55경기 중 7경기에 불과한데, 작년엔 56경기 중 21경기1.1이닝 이상 투구하였으니 실로 대조적이다.


선발은 크게 발전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크게 무너지지도 않았다. 샘슨(13승 8패 4.63)은 걸핏하면 5이닝 100구 투구를 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적어도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이기는 데는 분명히 도움을 주었고 (샘슨 등판 경기 20승 9패) 휠러(3승 9패 5.13)의 퇴출에 이어 대체용병으로 나타난 헤일(3승 4패 4.34)은 한 자리를 차고 앉아 선발진이 무너지지 않게 했다. 단 5월까진 4점대로 버티던 김재영(6승 4패 5.91)이 6월부터 제구 난조로 퍼지고, 윤규진(2승 6패 5.82) 김민우(5승 9패 6.46) 배영수(2승 3패 6.63) 등이 별 힘을 쓰지 못했다는 게 씁쓸한 부분. 그나마 김성훈(10경기 5선발 27.2이닝 3.58)이 선발-불펜 양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내년을 기대하게 했다.


한화의 진정한 문제는 바로 타선. 이 중에 그나마 빛을 발한 게 외국인 타자 호잉이다. 올해 한화의 복덩이였던 호잉(.306 .370 .573 30홈런 110타점 23도루)는 시즌 중 무려 10kg가 빠지며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지면서도 3할과 30홈런, 20-20을 모두 달성했다. 관리만 해준다면 내년에는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자원이 분명하다. 호잉(WAR 3.72)을 제외하면, 한화 타자들은 WAR 상위 50위권에 1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토종 타자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이성열(.295 .347 .553 34홈런 102타점)도 WAR 1.87로 51위에 그쳤다. 상위 20위 안에만 두산이 4명, KIA와 넥센이 3명을 올린 것과는 무척 대비되는 기록이다.


재작년과 작년 연속으로 2할 7푼과 10홈런 이상을 쳤던 하주석(.254 .300 .364 9홈런 52타점)은 올해 다시 급격하게 불어난 삼진과 무너지는 타율을 보이며 퇴보했다. 정근우(.304 .377 .461 11홈런 57타점)는 2루 수비에 한계를 보이며 1루로 자리를 옮겼고, 나이를 감안해도 이용규(.293 .379 .332 1홈런 36타점 30도루)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2015년과 2016년 WAR 4.96과 4.31을 기록하다 작년 57경기 출전에 그치며 FA 권리 행사를 포기하는 강수를 두었으나, 올해 명예회복에는 실패했다. (WAR 1.84) 김태균은 데뷔 이후 최소 경기 출전으로 정말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73경기 .315 .358 .476 10홈런 34타점) 최진행(.213 .305 .390 7홈런 13타점)은 올해 FA가 맞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성적이었다.


올해 한화 야수진은 내야에서는 정은원(97경기 .249 .324 .363)이 강경학(77경기 .278 .382 .392)과 함께 2루를, 최재훈(128경기 .262 .337 .329)과 지성준(99경기 .275 .320 .411 7홈런)이 포수를 양분하며 세대교체를 향한 첫 걸음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그러나 외야는 호잉-이용규 외에 딱히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김민하(.216 .274 .351, 외야수비 249.1이닝)와 백창수(.243 .314 .414, 외야수비 185.2이닝)가 외야에서 이 정도의 기회를 받아야 하는 자원일까? 차라리 겨우 50타석/119이닝, 48타석/117.2이닝을 소화한 이동훈과 장진혁이 더 많이 출전하는 게 리빌딩에도 바람직했다. 아니면 박준혁(퓨처스 166타석 .295 .367 .537 7홈런 30타점) 같은 카드도 있었고,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강상원(퓨처스 195타석 .228 .295 .281 15도루)을 활용해보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피타고라스 승률 7,8위권의 팀으로 3위를 이루어낸 한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저력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다만 내년에도 이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2년차를 맞는 한용덕 감독에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해서는 안된다. 프런트가 코칭스태프를 탄탄히 뒷받침해주는 외부 환경 단속의 그림이 우선 필요하겠다. 더불어 트레이드든 육성이든, 토종선발과 외야수 리빌딩이 확실하게 이루어져야만 2019시즌 가을야구에 도전할 수 있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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