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팀타율 .271 (10위) -> .281 (7위)

팀출루율 .341 (8위) -> .356 (3위)

팀장타율 .465 (2위) -> .473 (2위)

팀홈런 234 (1위) -> 233 (1위)

팀도루 53 (10위) -> 108 (3위)

팀득점 761 (5위) -> 829 (3위)


팀ERA 5.03 (6위) -> 4.69 (1위)

선발ERA 4.67 (5위) -> 4.17 (1위)

구원ERA 5.63 (7위) -> 5.49 (7위)

선발QS 57 (6위) -> 60 (4위)

승계주자실점률 36.4% (6위) -> 31.4% (1위)

수비효율DER .652 (6위) -> .658 (2위)

실책 108 (공동 8위) -> 116 (9위)



'홈런 군단' 으로만 유명했던 SK지만 올해는 실속도 잡았다. 홈런과 장타율을 유지하면서도 108개의 도루로 기동력을 겸비했고, 작년 .273에 불과했던 득점권 타율도 올해는 .288까지 올렸다. (리그 평균 득점권 타율 2017시즌 .292 / 2018시즌 .291) 작년 10도루 이상 했던 선수는 노수광(15) 조용호(11) 김강민(10) 3명이었지만 올해는 노수광(25) 김동엽 정진기 (11) 로맥 김강민(10) 등 5명으로 늘었고, 그간 도루가 크게 줄었던 최정도 9번이나 도루를 성공시켰다.


최정이 공갈포화되며 크게 성적을 깎아먹었지만 (.316 .427 .684 46홈런 113타점 -> .244 .368 .547 35홈런 74타점) 2년차 로맥(.316 .404 .597 43홈런 107타점)이 타율까지 끌어올리며 홈런왕 경쟁을 했고, 작년 부상으로 아쉽게 29홈런에 그쳤던 한동민은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284 .367 .601 41홈런 115타점) 아직까지 보수적인 경향이 있는 한국야구에서, 2번 타순은 주로 작전수행능력이 있다고 포장되는 무능한 똑딱이들이 아웃카운트를 낭비하기 위해 배치되는 곳이다. 2번 타자 한동민의 성공은 이런 리그의 나태함에 경종을 울리는 새로운 현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밖에 이재원(.329 .405 .514 17홈런 57타점)이 FA로이드를 받으며 반등했고 표본은 반 시즌(267타석)에 불과하지만 김강민(.298 .370 .536 14홈런 46타점)이 관뚜껑을 걷어차고 부활했다. 6월 중순 콜업된 김강민이 타선 한 자리와 중견수 한 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주면서 SK는 센터라인에 대한 부담을 꽤나 덜었다. 시즌 중반 문광은으로 트레이드해온 강승호(이적 후 103타석 .322 .390 .456)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아직 속단하긴 이를지 모르지만, 공격에 아쉬움이 있는 김성현(.277 .336 .357 4홈런 55타점)과 수비에 아쉬움이 있는 최항(.293 .384 .450 7홈런 35타점)보다 2루수로서의 가치도 더 높다.


소소한 부침이 있었으나 켈리-박종훈-문승원이 건재한 가운데, 윤희상(2017 WAR 0.22)과 다이아몬드(2017 WAR 2.64)가 각각 산체스(2018 WAR 1.90)와 김광현(2018 WAR 5.28)로 바뀌면서 선발진은 그야말로 안정 그 자체였다. 3-4월 6경기에서 2.13으로 충격적인 시즌 데뷔를 했던 산체스는 시즌 중 무려 8kg가 빠지며 후반기 배팅머신으로 전락했다. (전반기 3.42 / 피안타율 .237 / 피OPS .666, 후반기 8.78 / 피안타율 .365 / 피OPS 1.050) 그러나 전반기 다소 부진했던 켈리가 후반기에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으며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전반기 5.17 / 피안타율 .268 / 피OPS .780, 후반기 2.78 / 피안타율 .226 / 피OPS .618)


올해 복귀 첫 시즌인 김광현(11승 5패 2.98)을 무리하지 않고 관리해준 인내심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김광현은 올해 4일 휴식 후 등판이 한 번도 없었고, 25회의 선발등판에서 단 6회만 100구 이상 던졌다. (그것도 7월 말이 되어서야 처음이었다) 2016시즌 144.9km/h였던 직구 평균구속은 올해 147.3km/h로 가파르게 뛰어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154, 155의 구속은 내년 태풍 상륙의 예고편.


불펜은 냉정하게 평하자면 지난 해와 다를 바가 별로 없었다. 그나마 믿고 볼 수 있던 필승조였던 박정배(49경기 44.2이닝 5.84)는 급격한 피장타 상승으로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왔고 (2017시즌 피안타율 .240 / 피장타율 .417, 2018시즌 피안타율 .282 / 피장타율 .514) 서진용(48경기 50이닝 6.12) 또한 작년 후반기는 희망고문이었나 싶은 모습이었다. 윤희상(46경기 51이닝 5.12)과 정영일(51경기 44이닝 5.32)은 잘할 때도 물론 있었으나, 불펜으로 한 시즌을 버텨나가기에 아직은 성에 차지 않았다.


그나마 5월 말부터 마무리를 맡은 신재웅(54경기 52이닝 2.77)이 안정적이었다. 5월 마지막 두 경기에서 비자책 7실점을 내주며 터진 것을 빼면 시즌 후반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김태훈(61경기 94이닝 3.83)은 올해 SK 최고의 수확. 시즌 초반엔 선발에 이어서 두 번째로 던지는 투수 역할을 하며 5회와 6회를 안정적으로 막았고, 시즌 중반부터 필승조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리그 최고의 좌완으로 올라섰다. 올해 피안타율 .158, 헛스윙률 45%를 기록한 슬라이더는 그야말로 악마의 무기. 필승조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빛을 덜 발했으나, 박희수(35경기 33이닝 3.27)는 예전같지 않은 구위와 구속에도 추격조 역할을 견실하게 소화했다.


14.5경기차 업셋 우승은 리그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장면이다. 플레이오프 5차전 연장까지 가는 혈투에도 불구하고 공수 모두 한 수 이상 앞선 경기력을 보여주며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제압했고, 잊지 못할 가을을 만들었다. 정규시즌 허약했던 불펜은 김태훈이 시즌과 다름없이 좋은 활약을 펼친 가운데 김택형-정영일이 통곡의 벽으로 변신하고 산체스가 가세하며 환골탈태했다.


김광현-한동민의 기용 외에도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로 야수들의 능력을 120% 끌어내며 끈끈한 수비를 펼친 점도 SK의 성공 요소 중 하나다. 그렇기에 염경엽 감독 선임 이후 삼각트레이드로 김동엽을 내주고 고종욱을 받아오며 '고종욱 2번, 한동민 5번' 을 천명한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 혹사와 무리 없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성공한 팀이 정확히 이와 반대되는 야구를 하는 인사를 감독으로 앉힌 것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최정과 이재원, 두 거물 FA를 6년과 4년 계약으로 묶으며 별다른 전력 이탈 없이 스토브리그를 마무리했다. 불펜과 센터 내야 두 지점이 약점이긴 하지만, 그간 모았던 이원준-조성훈-정동윤 등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가 팜에 잔뜩 쌓여있고 센터 내야 또한 김창평을 필두로 시험해볼 재목이 꽤 있다. 다익손이 리그에 적응만 잘 한다면, 왕좌를 지켜내는 것도 결코 무리한 꿈은 아니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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