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엠스플뉴스)
3월 4일, FA 김민성이 사인&트레이드 형식으로 LG 트윈스로 이적하게 되었다. FA 계약 조건은 3년 동안 계약금 3억, 연봉 4억, 옵션 1억이며, 김민성을 LG로 트레이드하는 대가로 키움이 받게 되는 금액은 5억이다.
김민성의 대가가 고작 5억이라는 데 아쉬움을 표하는 팬이 많지만, 통산 .278 / .764, wRC+ 97.9를 기록한 타자를 모두가 만족할 만하게 팔아먹는 것은 이장석이 아니라 이장석 할애비가 와도 어렵다. 현 시점에서 LG를 빼고도 KIA, 롯데 등 3루가 아쉬운 팀은 많지만, 다들 그 자리를 굳이 김민성으로 채우고 싶어하진 않는다. 김치현 단장이 특별히 장사를 못한 게 아니라, 현재 키움이 처해있는 상황과 김민성의 성적을 볼 때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딜이었다.
키움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다음과 같았다.
1) 김민성을 잡아서 쓴다.
2) 김민성을 잡아서 지금 팔아먹는다. (사인&트레이드)
3) 김민성을 잡아서 시즌 중에 팔아먹는다.
4) 김민성을 잡지 않고 미아가 되게 놔둔다.
5) 김민성을 잡지 않고 이적하길 기다린다.
5-1) 김민성을 잡지 않고 보상선수를 받는다. (베스트 시나리오)
5-2) 김민성을 잡지 않고 보상금을 받겠다고 한다.
하나하나 검토해보자.
1) 키움과 LG의 조건이 동일했다고 가정해보자 (물론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연봉 4억은 팀내 2위에 해당한다. 3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도 키움엔 몇 없다. (서건창 3.5억, 김하성-한현희 3.2억) 그런데 가장 경쟁 자원이 많고 백업이 풍부한 포지션에 타격이 평균 수준인 선수를 4억 주고 3년 이상 박아놓는다? 엄청난 자원의 낭비다.
4) 노경은과 달리 김민성은 어느 정도 실적이 있고 한번 더 FA를 해도 될 정도로 젊은 선수다. 이리 했다간 구단이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을 것이다.
5) 추측해보건대, 키움 구단 측에서는 어느 팀이든 김민성을 잡아가긴 잡아갈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3루가 아예 텅 빈 LG, 내야가 온통 물음표인 롯데, 이범호의 노쇠화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3루수가 없는 KIA, 여기에 FA 계약 전까지 송광민과 갈등을 빚던 한화까지. 그러나 이들은 다들 보상선수 유출을 염려했고, 결국 김민성과 계약하지 않았다. '보상금만 받겠다!' 고 공언하면 한 팀 정도는 노리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런 말이 없었으니, 구단에선 김민성 이적으로 들어오는 보상선수를 노렸을 거라 본다.
3) 애초에 키움은 김민성을 잡을 의지가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보근 계약이 단장 2번 교체라는 풍파를 겪고도 마무리되었고, 노골적으로 '다른 구단 제안도 들어보라' 라는 반응을 보인 걸로 미루어볼 때 '이적하면 좋고, 싸게 쓰면 그냥 그렇고' 의 마인드였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성을 굳이 잡았다가 시즌 중 판매를 노린다? 팀도 선수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적은데 LG 혹은 다른 구단의 3루 자리와 그 팀 팬들의 인내심이 터지길 기다리면서? 만일 선수에 대한 예우를 따진다면, 오히려 그게 더 선수에게 못할 짓이다. 그렇게 팽하느니 시즌 전에 깔끔하게 보내주는 게 더 맞다. 그러니 남는 게 2) 밖에 더 있나. 물론 그런 거 안 따진다면, 3)이나 4)가 맞다. 단 3)을 골랐더라도 키움이 21인급의 보상선수를 얻어올 수 있을지는 굉장히 의문이다만.
번외로, 두 가지만 따져보자.
1. LG는 어떤 효과를 얻는가? - LG는 김민성 영입으로 내야 구멍 2곳 중에 하나는 확실히 메웠으며, 서상우/윤대영 등이 준비하던 1루에 2년 후 복귀할 양석환을 두어 조금 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두 선수의 3루 수비 차이를 감안한다면, 양석환이 돌아와도 김민성은 계속 3루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1루와 3루는 장기적으로 또 발굴해야겠지만, 적어도 세대교체를 위해 기다릴 시간은 생겼다.또한, 이번 영입을 포함한 오프시즌 움직임을 봤을 때 LG 단장인 차명석은 본인만의 목표가 있고 이를 확실히 실현하고 있다. 류중일이 또 정신나간 야수/불펜 운용만 하지 않는다면 작년에 못 간 5강, 올해 갈 수도 있다.
2. 김민성은 가서 잘할까? - '잘한다' 의 범주가 어디까지인가? 지금 정도 성적을 유지할 가능성은 높다. (.280에 15홈런 내외) 커리어하이였던 2013시즌(WAR 3.72, wRC+ 118.5 / .282 .801 15홈런 72타점)이나 2016시즌(WAR 3.37, wRC+ 111.6 / .306 .869 17홈런 90타점)의 모습을 찾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참고로 김민성의 통산 타율과 장타율은 다음과 같다.
통산 - .278 / .416, 3802타수 99홈런 528타점
목동 - .280 / .430, 1014타수 30홈런 146타점
고척 - .323 / .501, 705타수 21홈런 121타점
잠실 - .255 / .369, 499타수 8홈런 61타점
2014년부터 찾아온 타고투저 시기의 흐름에도 김민성은 자신의 성적을 굳건히(?) 유지했다. 잠실에서 18경기가 아닌 72경기를 뛰어야 하는 김민성이 예전의 wRC+ 110대의 성적, 나아가 그 이상을 기록하리란 관측은 지나치게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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