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키움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게재되어있는 사진은 별도의 표기가 없는 한 전부 키움 히어로즈 구단 사이트가 출처임을 밝힌다.)



0611~0613

키움 vs NC (창원)

9:8 승 / 5:4 승 / 1:3 패

1차전 최원태 / 이재학

2차전 이승호 / 버틀러

3차전 브리검 / 루친스키



시리즈 감상


(1) 어려운 원정길이었으나 화려한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마무리가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조가 상대를 꼭꼭 묶어 이틀 연속 연장에서 승리를 따냈다. 올해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을 시리즈 두 경기에서 보았다는 게 상당히 기분좋은 포인트.


(2) 브리검이 올 시즌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하며 희망을 보였다. 1회 제구가 잘 안 되긴 했지만 이닝이 지나면서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고, 특히 커브의 움직임이 좋으니 빠른 직구의 위력이 배가되어 타자들의 공략을 어렵게 만들었다. 신재영 역시 3안타를 맞긴 했지만 이전보다 체인지업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했다. 과연 투수진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줄 수 있을지 일요일 경기를 지켜봐야겠다.


(3) 오주원이 클로저라는 얘기를 들을 때 감독이 미친 게 아닐까 했지만... 멍청한 것은 저였습니다. 앙가너님...


오주원은 좌우 보더라인을 잘 활용하는 투수다. 평균 구속 140km/h가 안 되는 공을 던지지만 존의 특정 방향으로 공을 꽂아넣어 상대의 범타와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구속에만 환장한 일부 투수들이 단연 보고 배워야 할 덕목이다.


(4) 2,3차전은 내내 침묵하긴 했지만 1차전 김하성의 3안타(2루타 2개, 홈런 1개) 3볼넷 활약은 매우 놀라웠다. 1명의 타자가 어떻게 경기를 혼자 이끌 수 있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장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성적은 .323 .405 .525, WAR 3.71로 MVP 컨텐더급이다.


김규민도 점차 타구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 지난 두산전부터 시리즈마다 2루타가 꾸준히 하나씩 나오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장타력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였는지 지난 시즌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타석에 임하다가 (당겨치는 빈도도 늘었다) 헛스윙이 많아지며 안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이런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이 계속된다면 성적은 당연히 따라오게 될 것이다.


(5) 이번 3연전은 전반적으로 수비가 좋았다. 와! 8분짜리 호수비모음도 있다! (링크) 김혜성과 서건창의 수비가 계속 괜찮아지고 있다. 굉장히 좋은 신호다. 센터라인이 안정되어있어야 좋은 팀이 되는 법이다. 물론 1차전 박동원의 외야송구 포구나 3차전의 임병욱 수비는 맘에 안 들었다. 그러나 그런 건 보지 못했다고 행복회로를 돌리자.



(5) 3차전 더블스틸을 보고 놀랐다. 오... 이런 작전도 낼 줄 아는 감독이었단 말인가? 그것도 양의지를 상대로? 게임트랙이나, 조상우 1.1이닝 쓴 게 문제같다는 유체이탈화법만 하는 줄 알았더니 대단하다. 장정석은 이런 팀에 필요한 감독은 아니다. 커리어가 부족한 선수단과 초보 감독이라는 조합은 대재앙을 불러오기 쉽다. 감독도 육성한다는 심정으로 인내하고 있었으나 이제 그럴 시간이 없다. 3년차에 걸맞는 운영과 성적이 따라와야 한다. 못하면 잘리는 거다. 나는 장재영이 평생 히어로즈를 싫어하든 말든 신경 안 쓴다.


(6) 3차전에 윤정현을 보고 싶었는데 경기가 점수가 별로 안 나는 접전 양상으로 흐르고, 브리검도 이닝을 많이 먹으면서 결국 볼 일이 없게 되었다. 8회말에 김성민을 올린 건 2점차 - 9회초 중심타선이라는 배경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 양현-양기현-김성민-윤정현만 불펜에 있던 경기가 잘 지는 경기 (열은 받았지만) 로 끝난 게 어딘가.


(7) 3차전 임병욱은 변화구 2개에 헛스윙 후 3구째에 루킹 삼진, 1사 2-3루 좌익수 희생플라이에서 3루로 늦게 뛰었다가 선 채로 태그아웃, 이어진 수비이닝에 공 더듬기 등 혼자 경기를 터뜨리는 또 하나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이번 3연전에서 한 명의 타자/야수가 경기를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의 좋은 교본이 김하성이었다면, 나쁜 교본은 임병욱이었다. (NC 쪽에선 그런 타자가 베탄코트였는데, 3연전 내내 선발로 낸 이동욱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초구 파울플라이, 선행주자 땅볼로 살해 후 바로 뛰어서 도루자 등등 그야말로 스파이의 정석이었는데 심지어 오늘도 선발로 기용한다고 한다.)


작년에 그나마 보여준 빠른 타격 이후 내야안타 만들기라는 장점 하나도 팔아먹은 현재의 임병욱에게 남은 길은 김준완의 자리를 이어 상무 피닉스에 입대하는 것밖에 없다. 물론 NC 김성욱과의 대결에서 이겨야 가능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임병욱의 커리어가 더 나으므로 상무 입대, 충분히 가능하다.


야구를 좀더 뻔뻔하게 해야 한다. 신명철은 예전에 끝내기 실책을 하고 그런 말을 했다. "나 때문에 이긴 경기도 있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 라고. 지금 임병욱은 타석에선 생각이 많고 수비할 때는 정줄을 놓았다. 그러니 변화구에 배트가 따라나가다가 직구는 정작 못 치고, 어려운 타구는 곧장 잘 잡다가도 쉬운 타구에서 공을 더듬는 어이없는 플레이가 나온다. 차라리 거꾸로 해줬으면 싶다. 타석에선 아무 생각 없이 변화구 들어오면 삼진 먹을테니 직구 하나만 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수비할 때는 아무리 쉬운 타구라도 최선을 다해 잡겠다는 유한준의 마음으로 공을 지켜봐야 한다.


(8) 작년 가을야구 당시 여행 얘기 나올 때도 쉴드 쳤고, 아시안게임 이후 로테이션에서 이탈했을 때도 욕 안 했다. 병원에서는 통증의 이유를 모르겠다는 기사가 나올 때도 1년 넘게 원인 모를 통증으로 재활에 어려움을 겪은 SK 박희수의 전례를 들며 욕 안 했다.


올해 잘 던질 때조차도 제구가 안 됐는데 요행수로 넘어간 경기가 있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 한두 개 차이 가지고 판정에 짜증이고, 야수가 수비를 못하면 대놓고 불쾌한 기색을 낸다. 급기야는 NC 1차전에서 내내 빠른 카운트에 처맞다가 강판됐다. 그리고 이제 열흘 상쾌한 휴식을 취하러 간다.


야구하기 참 편하다.



(다음 시리즈)

0614~0616

한화 vs 키움 (고척)

예상 로테이션

1차전 장민재 (6-3 4.06) / 안우진 (5-4 4.71)

2차전 채드벨 (5-5 3.38) / 요키시 (5-3 3.41)

3차전 김범수 (2-4 3.91) / 신재영 (0-0 4.91)


불펜

정우람 28G 29IP 2.17

안영명 31G 31.1IP 1.15

박상원 28G 26.2IP 3.04

이태양 24G 33.2IP 6.15

송은범 22G 18.2IP 6.27

임준섭 11G 7.2IP 7.04

문동욱 7G 7.2IP 9.39

박주홍 20G 26IP 6.58


1. 정은원2B .288 .348 .404 wRC+ 109

2. 강경학SS 15타석 .333 / .800

3. 호잉CF .258 .330 .409 wRC+ 102

4. 김태균DH .323 .432 .425 wRC+ 148

5. 이성열RF .241 .327 .455 wRC+ 115

6. 김인환1B 40타석 .222 / .500

7. 장진혁LF .221 .286 .338 wRC+ 72

8. 노시환3B .214 .264 .308 wRC+ 57

9. 김종민C


최재훈C .302 .422 .379 wRC+ 136

변우혁1B

최윤석SS

김민하LF .185 .260 .262 wRC+ 46

유장혁OF


6월 타율 .208, OPS .583의 팀이다. 그나마 ERA 3.28의 짠물야구로 아직 6위지만 이제 삼성, KIA, KT가 턱밑까지 따라온 현실은 냉혹하다. 5월 넷째 주 -3으로 시작했던 승패마진은 -9까지 내려왔다. 6월에는 저득점-저실점 구도로 간신히 5승 6패로 버티고 있다. 즉 4점 내면 무조건 이긴다. 그리고 우리는 창원에서 15점을 냈다. 못할 게 없다. 게다가 홈이다. 물론 한 가지 걱정은 있다. 올해 한화는 키움에 상대전적 4승 2패로 우위다.


장민재는 올해 우리와 두 차례 만나 5.1이닝 2실점, 5.2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QS를 기록할 정도로 기세가 좋은 투수지만, 생각보다 안타를 많이 맞았다. 볼넷을 줄 일은 거의 없는 투수니까 기다리지 말고 공략해야 한다.


채드벨은 첫 만남이다. 스태미너 때문에 가장 먼저 퇴출될 용병투수로 지목했었는데 야알못이 또 1패를 적립했다. 14경기에서 88이닝을 소화하며 아직까지는 거뜬하다. 단 .280에 달하는 피안타율은 상위선발로는 낙제점이다. 34볼넷이나 내줬으니 볼넷이 적은 편도 아니다. 톰슨을 무너뜨린 적도 있으니 채드벨을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김범수는 아직 선발 적응 과정이다. 145km/h에 달하는 직구를 던지는 좌완이라는 강점이 있지만 볼넷이 많다. 하위타선은 직구 하나만 초점을 두고 들어가는 게 낫겠다.


최재훈이 파울타구 통증으로 1차전부터 선발로 빠진다. 회복 추이에 따라 2차전부터는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있겠지만 가장 컨디션이 좋은 타자가 라인업에 없다는 건 한화에게는 악재, 우리에게는 호재다. 호잉은 회복할 기미가 없고 정은원은 휴식 없는 강행군으로 페이스가 부쩍 떨어졌다. 김태균이 분전하고 있지만 야구는 혼자서 할 수 없는 스포츠다. 4-5번을 조심하도록 하자.


안우진은 지난 한화전 9실점을 하며 무너졌고, 신재영은 시즌 첫 등판이다. 차라리 이승호나 브리검이 끼어있었다면 3승을 부르짖었겠으나, 우리도 상수가 요키시밖에 없는 시리즈는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2승이 목표다. 남은 6월 일정은 KT-롯데-KIA-한화로, 상위권 팀을 만날 일도 없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하위권 15연전을 최대한 활용해 LG를 추격하고 현재의 구도를 흔들도록 하자.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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