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키움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게재되어있는 사진은 별도의 표기가 없는 한 전부 키움 히어로즈 구단 사이트가 출처임을 밝힌다.)



0614~0616

한화 vs 키움 (고척)

7:8 승 / 3:8 승 / 6:9 승

1차전 장민재 / 안우진

2차전 채드벨 / 요키시

3차전 김범수 / 신재영



시리즈 감상


(1) 사흘 동안 평균 8점 이상을 뽑는 호쾌한 야구로 시리즈를 가져왔다. 시리즈 프리뷰처럼 '4점만 내면' 큰일날 뻔 했다. 한화는 사흘 동안 16점을 뽑고도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는데, 안 풀리는 시리즈였다.


박병호 말소 이후 8승 2패, 경기당 평균 5.6점을 뽑고 있다. 감독은 '열흘이 지나면 바로 올릴 수 있다' 고 하면서도 박병호가 이번 주에 올라오지 않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는데... 애초에 박병호 정도의 간판타자면 말소 때 면담했으면 등록 시기에 관해서도 면담했을 것이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2군행이 너무 길어지지 않는 선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을 때 올라와주면 된다. 김규민과 장영석이 다시 컨디션이 좋아졌으니, 이번 주까지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싶다.


(2) 임병욱이 첫 경기부터 얼빠진 송구 두 개를 하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잘 뺐다. 정신 좀 차려야 한다. 당분간은 박정음을 많이 보는 편이 낫다. 1군은 생각하는 플레이가 나와야 하는 곳이다. 안타는 투수가 맞았는데 왜 니가 조급해하나.


(3) 요키시 11K. 이 정도 되면 75구 논쟁은 접어두어도 될까?


(4) 선발이 무너졌음에도 그 두 경기를 모두 이겼다. 1차전에서는 샌즈-김규민-장영석의 4-5-6번이 잘 터져주면서 박동원의 결정적 스리런이 나왔고, 2차전은 김하성-샌즈-장영석이 홈런포로 불을 뿜었다. 3차전은 1회 5점 이후 적시에 추가점을 뽑아주면서 혼전이 될 뻔한 경기를 승리할 수 있었다.


반면 한화는 지나친 이닝쪼개기가 오히려 패인이 되었다. 1차전 7회 박주홍 등판은 정말 무리수였다. 현재 박주홍의 폼은 도저히 승리조가 아니다. 이닝쪼개기도 잘 쓰면 평균 이하의 투수로 상대 타선을 잡아내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한용덕의 문제는 1이닝을 충분히 맡을 수 있는 선수들로도 이닝쪼개기를 한다는 데 있다.



(5) 윤정현이 데뷔했다. 2군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1군에서 안 먹힐 투수라는 평이 있었는데 보니 이유를 알겠다. 퓨처스리그의 호성적은 디셉션과 템포 때문일까. 갈 길이 멀어보인다.



(6) 양현은 3차전에서 좌타자 아웃코스 쪽 공을 예리하게 찔러넣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구위의 한계는 있겠지만 1군에 두면 밥값은 할 투수임이 분명하다.


(7) 신재영 선발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좌타자 상대로 몸쪽 직구를 과감하게 던져 아웃카운트를 만들었으나 투구수가 너무 많았고, 타순이 한 바퀴 돌자 한화 타자들이 공을 걷어내기 시작했다. 체인지업 역시 예전보다는 발전한 모습이었으나, 선발로 시즌을 준비하지 않아서인지 3회부터 영점이 풀리는 게 눈에 띄었다.


신재영은 이 정도만 해줘도 만족이다. 문제는 코칭스태프에게 있다. 풀타임 경험이 한번도 없는 국내 선발투수 3명으로 시즌을 시작하면서 김동준-김선기 이외의 예비선발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되는 발상이었다. 시즌 전 선발보직을 준비하지 않았던 이우찬을 로테이션에 넣어 돌리는 LG를 보라. 같은 임시방편처럼 보이지만 적어도 이쪽은 장원삼이나 심수창 같은 3-4이닝을 먹을 수 있는 선수를 영입했다. 장원삼과 심수창이 무너져도 임찬규와 김대현을 긁어볼 수라도 있다. 하지만 이 팀은 어떠한가. 시즌이 시작하면서 최소 김성민이나 신재영 중 하나는 2군 로테이션을 돌고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신재영은 2군에서 내내 선발 3이닝만을 투구했다. (선발 7경기, 구원 1경기 모두 3이닝)


1군에 당장 써먹을 수도 없는 손동욱-김재웅-노윤상-이찬석-조영건 같은 투수들이 2군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실정이다. '열흘 휴식' 을 공언한 팀이 예비자원을 대비해두지 않은 건 대단히 큰 실책이다. 키움 히어로즈라는 조직의 의미가 무엇인가? 최원태 안우진 이승호 프로생활 잘 하고 어깨 안 나가라고 관리해주는 게 제1의 목표인가? 제1의 목표는 우승승리고, 선발투수진의 관리는 이를 위한 부차적인 단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8) '열흘 휴식' 이 과연 유효한 전략인지도 의문이 든다. 오히려 이승호와 안우진은 열흘 휴식을 마치고 올라온 경기부터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차라리 주2회 선발등판해야 하는 주에는 한 경기쯤 5이닝 / 80구 내외로 끊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이들의 휴식을 보장해주기 위해 예비선발이 자꾸 동원되어야 하는데 김선기와 김동준이 모두 이탈한 지금, 히어로즈에는 예비선발이 없다! 이번엔 신재영으로 막았지만 다음엔 누구로 막을까?


(9) 이번 시리즈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장영석이었다. 시즌 전부터 있었던 발목 통증이 심해져 요새는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하는데, 본인은 '몸 상태를 회복' 했다고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나을 리 없다. 아마 시즌 끝까지 통증을 안고 갈 것이다.


부상없이 뛰는 선수는 거의 없다. 중요한 건 어느 정도의 잔부상을 겪으면서도 클래스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그런 의미에서 한화전의 6안타(1홈런) 5타점은 매우 반갑다. 몸쪽 유인구를 버리고 바깥쪽 공략에 포인트를 맞췄다고 하는데, 좋은 변화다. 별일이 없다면 장영석은 앞으로도 최소 이 수준의 생산력은 유지할 것이다. 조직에 도움이 되는 것도 좋지만, 개인의 영달과 잘먹고잘사니즘을 위해서라도 클래스 있는 선수가 되어줬으면 한다.


(10) 김은성과 임지열은 첫 안타. 하지만 수비에선 갈 길이 멀어보인다. 임지열은 2군에서도 실책왕이었으니 말해야 입이 아프다. 혹시 수비범위가 넓어서 잡히는 실책이 아닐까 기대했으나 자기 앞으로 오는 타구도 못 잡는 친구에게 의문의 3루 오지환을 기대하는 일은 사치였다.


김은성의 실책 장면은 생각보다 빠른 타구에 당황하는 듯 보였다. 인조잔디 관리가 안 되어 타구속도가 평소보다 빨라지면서, 올해 히어로즈 내야진의 많은 실책을 유발하고 있지 않은지 추측해본다.


임지열은 A급 유망주를 하나 골라서 빠르게 러쉬시키는 이 구단의 육성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자원이다. 2군에서 오랫동안 경험치를 쌓은 선수를 이 연차쯤 로스터에 넣고 다니는 건 차라리 두산에 어울리는 행보인데... 그런 식으로 성공한 두산 박건우가 지명 8년차가 되어서야 주전을 차지한 걸 보면 2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음 시리즈)

0618~0620

KT vs 키움 (고척)

예상 로테이션

1차전 전유수 (2-0 5.06) / 이승호 (4-2 4.92)

2차전 김민 (4-6 4.30) / 브리검 (3-3 3.31)

3차전 배제성 (1-5 4.85) / 안우진 (5-4 4.93)


불펜

정성곤 30G 32IP 5.34

주권 31G 33IP 4.91

엄상백 16G 17.1IP 11.42

김민수 10G 13.1IP 2.03

이상동 5G 6.1IP 8.53

김대유 8G 11IP 3.27

조현우 4G 4.1IP 6.23

이대은 10G 48.1IP 5.03


1. 김민혁LF .305 .368 .336 wRC+ 98

2. 황재균3B .260 .329 .431 wRC+ 109

3. 강백호RF .336 .412 .489 wRC+ 151

4. 유한준DH .296 .346 .386 wRC+ 104

5. 박경수2B .236 .330 .373 wRC+ 92

6. 로하스CF .318 .392 .498 wRC+ 145?

7. 장성우C .252 .323 .317 wRC+ 75

8. 박승욱1B .188 .257 .297 wRC+ 50

9. 심우준SS .245 .301 .325 wRC+ 68


안승한C

오태곤1B/LF .220 .321 .289 wRC+ 70?

송민섭OF 28타석 .381 .519 .476

조용호OF 49타석 .319 .347 .383


6월 .263 / .717로 평균 수준까진 대충 맞춰놨는데, 하필 타선이 더 기세가 좋은 KT를 만나게 되었다. (KT 6월 타율 / OPS .286 / .741) 하위팀이라고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지금까지의 상대전적도 3승 3패로 팽팽하다.


기세도 좋다. KT는 올 6월 전적이 7승 7패다. 재작년과 작년 거둔 5승에 비하면 천지차이다. KT가 6위에 진입한 건 올 시즌 처음인데, 5위인 NC와 6경기나 게임차가 나기 때문에 한번에 뒤집긴 어렵다. 그러나 우리와의 대결을 잘 마치고 수원으로 돌아가면 바로 NC와 붙으니 여기서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


우리에게 유리한 점은 KT의 원정승률이다. 11승 27패 (.289)인데 이는 롯데 바로 위인 9위에 해당한다. 투수진도 좋지 않다. 6월 ERA는 5.09인데, 김민을 제외하고는 선발 전원이 널뛰기 피칭 중이다. 뒷문을 맡아줘야 하는 정성곤도 6월 4경기에 등판해 3경기에 실점했다.


1차전은 불펜데이일 듯. 이대은은 일요일에 48구나 던졌으니 화요일에 바로 불펜등판을 하진 않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그냥 시리즈 내내 등판없이 바로 일요일 선발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전유수 뒤에 붙을 투수로는 김대유와 이상동이 유력하다.


김민은 최근 6월 3경기에서 7이닝 3실점, 5.2이닝 1실점, 7.1이닝 무실점으로 기세가 좋다. 하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탈삼진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 김민의 직구 Contact%는 90%로, 빠르긴 해도 맞히기 어려운 공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상대로는 저번에 2이닝 6실점 경기가 한번 있다. 과감하게 두들긴다면 이길 수 있다.


배제성의 경우 우리와 3번 만났는데, 모두 불펜 등판이었다. 144km/h 내외의 직구와 슬라이더-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쓰는 투수인데, 선발 전환 이후 기세가 괜찮아 만약 접전이 벌어진다면 이 경기 아닐까.


경계대상 1위는 당연히 강백호. 우리 상대로 약하긴 했지만 스몰샘플사이즈에 크게 의미 둘 필요 없다. 최근 기세를 보자. 6월 4일 LG전부터 6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친 후, 한 경기 쉬고 다시 5경기 연속 안타다. 도루도 8개가 있다. 작년보다 장타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안심할 수준도 아니다. 혼자서 경기를 파괴할 능력이 있으므로 정말 주의해야 할 선수다.


저번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3안타 6타점을 뽑아내며 홀로 우리 투수진을 궤멸시킨 로하스도 껄끄럽다. 최근엔 기세가 좀 사그라들었지만, 앞에 주자를 내보내지 말아야한다.


강민국을 말소했으므로 한 명이 빈다. 박승욱을 센터 내야수로 돌린다면 윤석민, 그대로 1루수로 내보낸다면 고명성의 콜업이 예상된다. 전유수의 선발등판을 감안해 불펜투수를 한 명 올릴 수도 있겠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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