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Baseball]은 한 주간의 키움 야구 이야기를 해보고, 간단하게 다른 팀의 경기나 한국프로야구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을 언급하는 코너다. 닉네임과 [Weekly Baseball]을 활용하여 지어본 이름이다. (게재되어있는 사진은 별도의 표기가 없는 한 전부 키움 히어로즈 구단 사이트가 출처임을 밝힌다.)



0712~0714

키움 vs SK (문학)

6:2 승 / 2:4 패 / 3:4 패

1차전 브리검 / 김광현

2차전 최원태 / 산체스

3차전 요키시 / 소사



시리즈 감상


(1) 첫 경기를 잡으며 장정석 감독의 통산 200승을 달성, 그러나 이후 두 경기를 패배하면서 루징시리즈로 마감했다. 1-2-3선발을 전부 내놓고도 다소 아쉬운 결과다. 특히 두 경기 모두 일방적으로 넘어가지 않을 기회도 있었고, 최정과 로맥의 타격감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걸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전반기 가장 중요했던 7월 두산전과 SK전은 이렇게 루징시리즈로 결정되었다.


(2) 전체적으로 비슷한 전력이었지만 플레이 하나하나에 승부가 갈렸다. 1차전은 김성현의 실책으로 우리에게 기회가 왔고, 2차전은 김혜성의 실책이 도화선이 되어 최원태가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무너졌으며, 3차전은 김재현에게 더블스틸을 내주면서 결과가 일찌감치 확정되고 말았다. 1위팀은 왜 1위요, 3위팀은 왜 3위인지 알 수 있었던 경기들.


(3) 2차전의 주요 장면 중 하나는 8회초 박민호를 상대로 만든 1사 1,2루의 찬스에서 좌타 김규민을 상대로 원포인트 박희수의 등판. 김규민이 제법 버텼지만 그래도 6구째 떨어지는 공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는데.. 과감하게 우타 대타를 썼어야 하지 않을까. 좌투 상대 .196 / .496인 김규민보다는 컨디션이 안 좋더라도 .250 / .743의 장영석이 훨씬 희망을 걸어볼 만 하지 않았는지.


6회말 김혜성의 실책은 세금이라 치며 넘어가더라도, 그 후의 이닝 전체가 하나하나 아쉽다. 1사 1,3루에 한 점은 내줄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로맥에게 좀 더 몸쪽으로 던질 수 있지 않았을까. 1차전 3안타를 친 고종욱과 항상 어려운 상대였던 김강민, 1차전 무안타로 막히기 전까지 몇 경기 동안 연속안타를 기록한 이재원이 줄줄이 뒤에 대기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 타격감이 확실히 죽은 게 보였던 로맥과 어렵게 바깥쪽 위주의 승부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감독은 최원태의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며 아쉬움을 표했지만... 공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고종욱에게 맞은 체인지업은 타자가 잘 쳤으니 어쩔 수 없고, 김강민과 이재원에게까지 내내 바깥쪽으로 공을 던지다가 얻어맞은 배터리의 게임 콜링이 문제의 본질에 가깝다. 상대 선수들이 바보도 아니고.


(4) 3차전은 상대에게 작전으로 완벽하게 패배했다. 7회말 로맥의 도루가 결정적인 한 방이었는데, 로맥이 비록 파워히터의 이미지가 강하나 작년 10도루를 한 만큼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될 주자다. 이 도루는 허를 찔린 것이니 그렇다 치고...


8회말 무사 1루에서 김성현의 희생번트 때 샌즈가 공을 2루로 던진 것도 해볼 만한 시도였다. 김하성의 1루 송구가 아쉽단 얘기도 있었으나 1루에 제대로 던졌어도 김성현을 잡기는 어려워보였다.


오히려 아쉬운 점은 김강민을 삼진으로 잡고도 투수교체를 하지 않은 벤치의 판단이다. 어차피 일요일인데 김성민-한현희-김상수 같은 투수를 동원할 수 있지 않았는지? 무리하지 않는 벤치의 특성이야 좋다만, 정규시즌 상위팀과의 경기에서 한두 번은 과감한 수를 둘 필요도 있다.


(5) 3차전, 공교롭게도 김하성이 흐름을 끊을 때마다 다음 이닝 바로 점수가 났다. 7회초 1사 1루에 2루 도루해놓고 바로 3루를 훔치려다가 아웃. 8회초 2사 1,2루에는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종료. 8회야 서진용이 잘 던졌지만, 7회는 보면서 좋은 소리가 안 나왔다. 제발 쓸데없는 타이밍에 탐욕을 안 부려도 된다.


(6) 그나마의 소득은 하재훈도 공략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는 점. 4아웃 세이브 여파가 남아있는지 제구가 잘 안 되는 상태였고 구속도 가장 좋았던 5월 말-6월 초보다는 확연히 떨어졌다. 투수로서 1군 무대에서 풀타임 경험을 하는 건 처음이니, 당연히 한 시즌을 치르는 요령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강지광이 겪는 애로사항을 이제서야 겪는 것이다.


송성문이나 임병욱까지 클래스가 떨어지는 타자들도 커브를 쉽게 골라냈는데, 타격 전략의 성공이든 하재훈 커브의 무브먼트가 떨어져있든 분명히 우리에겐 긍정적인 신호다. 한 번 공략해봤으면 다음에도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현재의 선수 평가 및 소소한 전망들


(1) 타구판단이 괜찮다는 나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임병욱은 올해 자신이 동물적인 감각과 빠른 발 위주로 수비를 하는 선수임을 증명하고 있다. 라이너 타구를 흘리는 경우도 늘었고, 올해 초 몇 차례의 경기에서 입증됐듯이 홈에서 무리하게 주자를 잡으려다가 타자에게 공짜로 2루를 헌납해주는 모습도 있었다. 타석에서도 정줄을 잡고 있는지 간혹 의심스럽다. 가끔 가다 좋은 타구를 만들긴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방전된 배터리에 어쩌다 불이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다.


작년 임병욱의 장점은 애매하게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올해는 좌투수들이 대놓고 도망다니는데도 이를 따라가서 전부 헛스윙하다보니 성적이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다. 존 바깥과 안의 구분이 안 되니 스트라이크존 안에 확실히 들어오는 슬라이더마저 치지를 못한다.


덕 래타 방식이 안 맞으면 개막하기 전에 포기를 했어야 했고, 안 맞는 거 같아도 한번 해볼 마음이 있었다면 개막 후 100타석 정도는 진득하게 타격폼을 유지하는 도전정신이라도 있어야 했다. 임병욱은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일관성! 임병욱에게 무척 아쉬운 덕목이다. 지금도 공격에서 기여도가 0인데 그놈의 빠른 발과 수비 때문에 주전 중견수의 자리를 주고 있지 않은가. 센터에 이정후를 놓고 김규민이든 박정음이든 좌익수 한 자리 내어준다면 .220대에 OPS .590대를 치는 끔찍한 중견수를 안 봐도 된다. 김규민-박정음 입장에서는 왕후장상 영유종호 같은 말이 나올 법하다. 팀의 입지에서 자기가 갖고 있는 장점이 있다면 이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대담함도 필요하다. 어린 나이와 툴이 벼슬인 선수니 어차피 팀에서는 한 달쯤 조져도 다 기다려줬을 텐데 뭣하러 줏대없이 구느냐 이 말이다.


(2) 2차전의 게임 콜링, 3차전 8회말 홈에서 김성현을 잡지 못하고 공을 떨군 어설픈 플레이... 시리즈 패배에서 박동원의 영향도 결코 작지는 않다. 사실 그것보다도 큰 문제는 올해 바꾼 스윙으로 포수들의 머리를 열심히 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장성우, 2018년 정범모의 예도 있었지만 한 해에 한두 번 볼까 말까 한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전반기에만 벌써 서너 명을 후렸고, 박동원이 팔로스루하면 포수가 머리를 숙이면서 포구를 하는 경우도 생겼다.


기사 (링크) 에 따르면 올 시즌 박동원의 타격 전략 변화는 '밀어서 안타 치기' 와 '홈플레이트에 가깝게 붙기' 로 요약할 수 있다. 물론 죽어라 풀히팅을 하는 박동원이 갑자기 스프레이히팅을 능숙하게 하는 훌륭한 타자로 변모한 건 아니다. 홈플레이트에 붙으면서 어중간한 바깥쪽 공은 강하게 당겨서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만들고, 예전같았으면 폭풍 헛스윙했을 바깥쪽 떨공도 1-2간을 뚫는 강한 타구나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타구로 만들 수 있게 된 쪽에 가깝다.


위 기사에 언급이 따로 되진 않았지만, 더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박동원은 예전보다 몸을 꼬는 장전동작을 크게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팔로스루 또한 덩달아 커지는데 그놈의 밀어치기 때문인지 박동원은 오른손에서 배트를 빨리 놓는 편이고, 결국 포수의 머리를 위협하는 스윙이 더 자주 나오는 것이다.


아직 심각하게 공론화가 되진 않았지만, 빨리 개선이 필요하겠다. 비슷하게 한 손을 놓는 스윙을 해도 포수 머리 갈긴 일은 없는 박병호를 참고하거나, 양손으로 끝까지 배트를 잡거나, 팔로스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트를 놓는 연습을 하거나, 장전동작을 줄이면서 스윙을 컴팩트하게 바꾸거나... 시즌 중에 잘 하고 있는 타자에게 타격폼 바꾸라고 하는 거 무척 난감하고 어렵다. 하지만 남의 머리 깨가면서 야구하면 3할을 치든 20홈런을 치든 골든글러브를 받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계속 이렇게 플레이하다간 언젠가 보복구나 보복헛스윙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



(3) 샌즈를 1루수로 쓰면서 장영석의 활용도가 더욱더 줄었다. 7월 성적은 27타수 2안타로 이제 더 내려갈 곳도 없다. 그렇다고 3루 수비를 잘하는 것도 아니니, 출전시킬 일고의 가치도 없다. 실제로 최근 6경기에서 우리가 쓴 3루수는 김하성-김혜성-김하성(3)-송성문이었다. 김혜성이든 송성문이든 진득하게 한 명에게 3루 자리를 주고, 우타 대타로는 다시 한번 속아본다는 마음으로 허정협을 콜업해볼 때다. 허정협은 2군에서 6월 15일부터 7월 13일까지 15경기 연속 안타를 쳤으며, 최근 10경기 타율은 4할, 40타수 동안 2루타 3개와 홈런 4개를 뽑아냈다. 적어도 우리가 알던 예전의 2군 허정협 수준은 된다.


물론 시즌 초반 단타 위주의 타격으로 일관했으며, 말소 전까지 근 3주 동안 무안타였던 허정협을 어떻게 믿느냐 성토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그러나 장영석이 현재 3루 수비도 오른손 대타 역할도 할 수 없다면, 차라리 2군에서 몸을 좀 추스르고 스트라이크존에 짜증을 내지 않을 인내심을 기를 시간을 주고 그때까지만이라도 최근 감이 좋은 허정협을 써보는 게 낫다.


(4) 조상우가 마침내 돌아오면서 불펜이 한층 강력해지게 되었다. 물론 복귀 후에도 제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는 7회용 투수, 2셋업 이하로 활용도를 제한하는 게 낫다. 조상우가 말소 직전 보여줬던 구속에만 집착하는 제정신 아닌 피칭도 피칭이거니와, 오주원이 잘하고 있는데 무리하게 판을 흔들 필요가 없다.


이제 김동준만 돌아온다면 불펜은 100% 그 위용을 갖추게 된다. 현재의 불펜은 분명히 양과 질에서 모두 리그 수위권이다. 다른 선수에 대해선 많이 말했으니 양현과 이영준에 대해 잠깐 짚고 넘어가려 한다.


우선 양현은 6월 11일 콜업 후 9경기에서 무자책이다. 중간에 1실점이 한번 있긴 했으나 실책이 끼어있었고... 올해 1군에서 피장타가 없다는 것도 높이 칠 만한 대목이다. 올해 가장 큰 변화라면 작년 2를 넘었던 땅뜬비가 오히려 역전되어 0.9 정도로 뜬공이 훨씬 많아졌다는 건데, 작년보다 미묘하게 공을 던지는 코스가 높아졌으며 타자들이 이를 잘 맞히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리고 우타자는 여전히 양현의 공을 때리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는데 (2018시즌 .316 / .831 -> 2019시즌 .333 / .762) 좌타자는 바깥쪽 아래로 꺾이는 싱커를 공략하는 게 힘든지 성적이 안 좋다는 것도 눈여겨볼 점. (2018시즌 .152 / .548 -> 2019시즌 .174 / .348)


언더핸드임에도 좌타에게 강점을 보이는 양현 반대로 이영준은 좌투수임에도 좌타에게 약한 투수다. 표본이 적어서 단언하긴 어렵지만 작년에도 우타자에게는 5타수 1안타였지만 좌타자에게는 7타수 5안타, 그 중 2루타 3개로 무참히 두들겨맞은 적이 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아 우타자 상대로 49타석에서 .277 / .647이지만 좌타자 상대로는 41타석에서 .308 / .777이다.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가 잘 떨어지지 않고 받아먹기 좋게 들어가는 탓이 큰데, 어찌 보면 김성민이 겪고 있는 문제와 유사하다. 그나마 체인지업은 우타 상대로 어느 정도 먹히지만 현재로서는 보조 구종 이상의 큰 의미가 없다. 작년 대비 구속이 5km/h나 올라 (138.3 -> 143.7) 생존에는 유리해졌지만 아직 1군 한 자리를 차지하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다. 향후 불펜에서 꾸준히 제 몫을 하려면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


(5) 장정석은 6월 말 KIA와의 시리즈에서 '한 시리즈씩 불펜에게 휴식을 주겠다' 고 공언했는데, 가능할까 불신하던 얘기였지만 결과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보근이 6/28부터 7/2까지(5일) 윤영삼이 6/28부터 7/3까지(6일) 김상수가 7/3부터 7/5까지(3일) 김성민이 7/8부터 7/11까지(4일) 한현희가 7/12부터 7/15까지(4일) 등판을 하지 않았다. 물론 중간에 휴식일이 껴 있고 칼같이 시리즈 단위로 쉰 게 아니라 주중시리즈 이틀 주말시리즈 하루 이런 식으로 쉰 날도 있지만, 비슷하게나마 성공했으니 대단한 일이다.


개인 등판 경기와 소화 이닝에서 10위권 안쪽이 한 명도 없으며, 팀 단위로 봐도 키움(308.1이닝)보다 적은 불펜이닝을 소화한 팀은 두산(300이닝)뿐이다. 풀타임 선발 소화가 가능한지 의문이었던 토종선발 셋을 끌고 이런 성과를 이룩한 점은 분명 감독과 팀의 역량이라 할 수 있겠다.


선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받고, 후반기와 가을야구 '승부수' 의 토대를 마련했다. 가을에서의 수확을 기대해본다.



(다음 시리즈)

0716~0718

삼성 vs 키움 (고척)

예상 로테이션

1차전 맥과이어 (3-6 4.14) / 김선기 (기록없음)

2차전 헤일리 (5-7 5.36) / 신재영 (1-0 3.04)

3차전 원태인 (3-4 2.85) / 브리검 (7-3 3.09)


불펜

장필준 38G 43.2IP 3.71

우규민 34G 36.2IP 2.45

최지광 39G 47IP 3.06

임현준 45G 26.2IP 3.04

최채흥 19G 60IP 5.25

김승현 6G 4.2IP 11.57

권오준 28G 30IP 3.90

최충연 24G 27IP 8.67

김윤수 2G 1.2IP 0


1. 김상수2B .286 .362 .384 wRC+ 106

2. 박해민CF .254 .330 .337 wRC+ 82

3. 이원석3B .256 .348 .446 wRC+ 115

4. 러프DH .289 .401 .521 wRC+ 146

5. 이학주SS .270 .341 .388 wRC+ 100

6. 김동엽LF .230 .273 .361 wRC+ 68

7. 강민호C .223 .310 .414 wRC+ 92

8. 백승민1B

9. 박찬도RF


김도환C

김호재SS

김성훈2B .194 .242 .274 wRC+ 28

이성곤OF

송준석OF .250 .292 .386 wRC+ 81


전반기 마지막이다. 기분좋은 시리즈로 마감하자. 최근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맥과이어보다는 헤일리가 오히려 쉬운 상대일 수 있다. 타선은 콜업 후 14경기 연속안타를 이어가고 있는 김동엽 외에는 집단으로 침묵 중이다. 김선기를 실험해볼 괜찮은 기회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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