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의 결과는 이 게시물에 계속 업데이트하도록 하겠다.
준플레이오프 프리뷰
타자 (vs 키움 성적)
1. 이천웅CF 613타석 .308 .378 .374 2홈런 48타점 (72타석 .308 .375 .385)
2. 정주현2B 425타석 .231 .291 .309 2홈런 27타점 (40타석 .194 .237 .250)
3. 이형종LF 482타석 .286 .358 .442 13홈런 63타점 (49타석 .310 .408 .476)
4. 김현수1B 595타석 .304 .370 .437 11홈런 82타점 (68타석 .297 .338 .344)
5. 채은성RF 514타석 .315 .358 .434 12홈런 72타점 (67타석 .274 .313 .371)
6. 페게로DH 214타석 .286 .332 .472 9홈런 44타점 (28타석 .346 .393 .538)
7. 김민성3B 401타석 .260 .323 .371 8홈런 50타점 (60타석 .352 .386 .463)
8. 유강남C 468타석 .270 .334 .438 16홈런 49타점 (45타석 .350 .422 .500)
9. 구본혁SS 95타석 .176 .245 .224 1홈런 6타점
이성우C 74타석 .156 .239 .203
김재성C 7타석
김용의1B 210타석 .218 .316 .279 17타점
박지규2B 18타석
신민재2B 94타석 .235 .323 .272 5타점
오지환SS 547타석 .252 .339 .378 9홈런 53타점 (65타석 .127 .250 .182)
윤진호IF 62타석 .102 .117 .186 1홈런 5타점
전민수OF 106타석 .240 .305 .313 8타점
박용택DH 215타석 .282 .340 .344 1홈런 22타점 (20타석 .350 .350 .350)
투수
윌슨SP ERA 2.92 185이닝 171H 7HR 44BB 137K (4경기 24이닝 4.50)
켈리SP ERA 2.55 180.1이닝 164H 7HR 41BB 126K (1경기 6이닝 1.50)
차우찬SP ERA 4.12 168.1이닝 181H 16HR 59BB 124K (1경기 7이닝 5.14)
배재준SP ERA 5.23 62이닝 61H 3HR 33BB 44K (3경기 13.2이닝 5.93)
임찬규SP ERA 4.97 88.2이닝 84H 10HR 46BB 72K (1경기 2이닝 0)
고우석CL ERA 1.52 71이닝 47H 4HR 30BB 76K (8경기 9.1이닝 0.96)
송은범RP ERA 5.25 60이닝 80H 6HR 23BB 36K (3경기 1.1이닝 13.50)
정우영RP ERA 3.72 65.1이닝 57H 2HR 20BB 38K (4경기 4이닝 2.25)
김대현RP ERA 3.78 66.2이닝 63H 2HR 27BB 40K (6경기 7.1이닝 13.50)
진해수RP ERA 3.43 42이닝 44H 2HR 16BB 38K (7경기 4.2이닝 5.79)
이우찬RP ERA 4.85 91이닝 78H 5HR 66BB 58K (4경기 15이닝 3.60)
여건욱RP ERA 3.94 29.2이닝 35H 2HR 8BB 24K (3경기 3.1이닝 5.40)
(1) LG와 3년 만에 만나는 준플레이오프다. 작년과 달리 홈에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홈 어드밴티지를 최대한 살려야 한다. 게다가 오지환 대신 구본혁이 유격수를 봐야 한다는 것은 LG에게는 심각한 페널티다. 자칫하면 내야수비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데, 이 점을 잘 이용해야겠다.
(2) 빈말로도 LG 타선이 강한 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강한 페게로-김민성-유강남 앞에 주자를 쌓아둬서 좋을 게 없겠다. 유강남에게 홈런을 제대로 얻어맞고 침몰한 게 불과 한 달도 안 된 때의 일이다.
(3) 9월 LG는 셋업맨 부재로 고우석에게 많은 부담이 가해졌다. 이 8회가 공략의 키포인트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인 진해수는 정작 제 임무를 다 하지 못하고 있고, 정우영은 커맨드가 흔들렸으며 송은범과 김대현은 현재 8회를 온전히 맡아줄 기량이 아니다.
(4) 1차전 기선제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차전에 나올 켈리는 만난 적이 얼마 없기 때문에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이다. 반면 1차전에 나온 윌슨은 좋은 투수지만 매우 익숙한 상대이며, 도루허용이라는 명백한 약점도 갖고 있다.
(5) LG전 4할 / OPS 1.1대의 김하성이나 6홈런/4홈런을 몰아친 샌즈/박병호에게 기대를 거는 분도 많겠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키플레이어를 꼽으라면 김혜성을 지목하고 싶다. 임병욱이 빠진 지금 팀에서 발야구가 가능한 선수가 얼마 없다. 도루로 유강남을 흔들고 2루 수비에서 작년 포스트시즌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6) 투수를 14명이나 포함시킨 건 명백한 엔트리 낭비다. 후반기 4경기에서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한 안우진이 빠졌어야 했다. 작년에는 불펜투수가 이보근-오주원-김상수뿐이었으며 셋 모두 신뢰할 수 없는 승리조였다. 그러나 올해는 불펜의 양질이 역사상 가장 풍족한 때다. 조상우-김상수-한현희를 쓸 수 있는데 안우진이 왜 필요한가? 가을은 왕좌에 어울리는 팀임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두 번의 요행수를 바라는 자리가 아니라.
예진원의 엔트리 포함과 허정협의 엔트리 제외도 좋은 선택인지 의심스럽다. 박동원을 우타 대타로 쓸 모양인데, 통증 때문에 9월에 타격폼이 다 무너진 선수에게 뭘 기대하는 건지? 차라리 박동원이 포수 수비를 보고, 허정협이 대타로 나가면 예진원이 대수비로 들어오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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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vs 키움 (고척)
0:1
키움 1승
윌슨 / 브리검
(1) 박병호가 끝냈다. 9회 고우석의 초구를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기는 홈런! 이기면 장땡이다. 이게 STS다.
(2) 윌슨을 더 빨리 끌어내릴 수도 있었다. 4번째 안타까지 대부분의 안타는 2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뚫는 정타였는데, 계속 찬스를 말아먹으면서 오히려 윌슨의 기세를 살려준 꼴이 되었다. 윌슨이 8이닝 무실점을 하고도 LG가 이기지 못해 다행이다.
(3) 8회말 윌슨의 투구는 왼발이 먼저 움직였음에도 1루에 견제를 했으니 보크가 맞다고 보는데, 정민철이 아니라고 확신 투로 얘기해서 좀 의아했다. 보크까지 일일이 비디오 판독을 걸면 경기가 너무 늘어질테니 그러라고는 차마 말 못하겠다만...
도루저지에 약점이 있는 윌슨을 흔들겠다는 김하성의 발상은 좋았지만, 오늘은 그 전략이 딱히 성공적이지 못했다. 뛰든 어쩌든 점수를 못 내면 무슨 의미인가. 김규민 타석에 두 번이나 찬스가 걸렸으면 대타를 한 번 냈어야 하지 않았을까. 임지열도 허정협도 엔트리에 안 넣은 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4) 브리검이 무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좋은 투구를 보여주었다. 주심의 좌타자 바깥쪽 존에 수혜를 입은 덕도 있었으나, 윌슨도 이득을 봤으니 일방적으로만 유리한 게임은 아니었다. 타자 좌우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아주 훌륭하게 들어갔다. 다음 경기에서도 기대해보겠다.
(5) 박용택은 역시 박용택이구나 싶었던 장면. 우리에겐 감사하게도 대주자로 신민재가 나와서 죽어주는 바람에 찬스가 끊겼지만... 요새 도루보다 주루사가 많았던 신민재보단 김용의가 더 나았다. 맞고 나서 브리검이 바로 웃었는데 올해 마운드에서 그렇게 웃는 거 처음 봤다;
(6) 이것도 좀 어이없었던 플레이였는데... 김민성이야 잡힐 수도 있으니 (한번에 못 잡았으리라 생각하지만) 늦게 뛰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번트를 댄 유강남은 왜 공을 가만히 보고 있나.
(7) 샌즈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첫 경기부터 깔끔하게 3안타를 쳤다. 남은 가을야구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8) 조상우를 페게로 원포인트로 저격한 장면이 불안했는데 성공했다. 빠른 공 제구가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비슷하게라도 가면 어떻게든 배트를 끌어낼 수는 있구나. 조상우는 앞으로도 이렇게 활용될 듯.
(9) 구본혁이 약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오늘 수비를 보니 기대를 접어야겠다. 강승호, 장준원, 백승현 등등 LG 백업 유격수를 본 햇수가 몇 년이건만 저렇게 깔끔하게 스텝 밟고 부드럽게 던지는 친구는 처음이다.
(10) 김웅빈의 선발 출전은 무리수라고 봤는데 번트도 잘 댔고, 윌슨의 바깥쪽 공을 밀어쳐 2루타를 만들었다. 3루 수비도 그럭저럭 괜찮다. 몇 경기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평가를 내리긴 이르고, 다만 운빨이라면 올해 가을에는 내내 지속되기를 기원할 뿐이다.
배트를 굉장히 길게 잡던데, 몸쪽 공 대처가 될지 의문이다. (데뷔 첫 타석 홈런은 몸쪽 공을 넘긴 것이긴 했다) 2016시즌보다 방망이를 약간 더 높게 들고 있는데, 바깥쪽을 어퍼스윙으로 치겠다는 접근인지...
(11) 내일 이기면 8부 능선은 넘는다. 차우찬을 일찍 내릴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렇게 한다면 오히려 LG가 시리즈를 내주는 패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LG는 중간이 믿음직하지 못하다.
2차전에서는 요키시-박동원이 호흡을 맞추게 될 텐데, 도루나 번트로 부상 중인 박동원을 끊임없이 괴롭힌다면 조금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박동원으로 6이닝 이상 가는 일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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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2차전
LG vs 키움 (고척)
4:5
키움 2승
차우찬 / 요키시
(1) 요키시가 무너지고 일찍 내려가며 경기를 어렵게 풀었지만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이것이 바로 강팀의 저력이다. 조상우-한현희-손승락에게만 의존하던 전임 감독의 시대는 기억 저편으로 흘려보내자. 오늘 불펜 8명이 7.2이닝 1실점을 합작했다. (현희야...)
(2) LG 라인업이 대폭 바뀌었다. 페게로를 빼고 2번 김민성을 넣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김민성의 타순에 의문이 있었으나 2안타 1볼넷으로 본인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 피드백이 제법 빨랐으니 역시 류중일이 꽁으로 한국시리즈를 4번 우승한 건 아니다.
(3) 차우찬은 5회까지 매우 훌륭한 피칭을 했고, 6회에도 다소 위험한 순간이 있었으나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샌즈의 홈플레이트 파울타구를 페어-아웃으로 판정한 김성철에게는 불만이 있으나 이겼으니 좋게 넘어가련다) 특히 박병호를 공략하는 모습은 정석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낮은 쪽 커브와 하이패스트볼을 번갈아가며 구사하며 방망이를 끌어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4) 유강남도 이 경기를 LG 쪽으로 끌고 갈 뻔한 일등공신. 낮은 쪽 코스의 공을 다 미트로 퍼올려 스트라이크를 만드는 프레이밍도 대단했고, 4점째를 꽂는 홈런 한 방도 뼈아팠다. (현희야......) 차우찬-유강남 배터리가 거의 이 경기를 잡을 뻔 했다.
(5) 7회 대타 장영석이 초구 내야 플라이를 칠 때만 해도 무난하게 지는 흐름인 줄 알았으나, 역시 예견한 대로 8회가 LG의 취약점이었다. 선두타자를 내보낸 이후 박병호의 투런이 터지면서 1점차까지 추격. 만약 2-3점차였으면 고우석이 좀더 부담없이 임했을 테니, 무척 영양가 넘치는 한 방이었다. 박병호는 이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홈런.
김대현의 공이 나쁜 것은 아니었으나, 평소라면 모를까 이미 홈런 맛을 본 박병호 상대로 저렇게 어중간한 높은 코스 직구는 좋지 않았다. 차라리 단타를 감수한다는 마음으로 슬라이더를 낮게 난사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선두타자 출루로 선택의 폭이 좁긴 했지만.
(6) 이지영의 대타 송성문이 선두타자 안타, 이어서 박정음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되었고 김혜성의 2루 땅볼로 2사 3루가 만들어졌다. 여기까지만 해도 지는 줄 알았으나 서건창의 적시타로 경기는 다시 동점. 송성문의 역할이 무척 컸다. 만약 그냥 죽었다면 경기가 그대로 끝났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7) 바로 전날 구본혁의 수비가 좋아 실수를 기대하긴 쉽지 않겠단 이야기를 썼는데, 오히려 결정적일 때 한 건을 하고 말았다. 견제 사인이 들어가는 순간 바로 들어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사실 짧은 공이라 김하성의 3루 진루는 좀 성급한 면이 있었는데, 이천웅의 송구가 어긋나면서 3루에서 살아날 수 있었다. 뭐, 살았으면 그만 아닌가.
이 순간은 1사 2루에서 풀카운트라서 진해수에게 오히려 선택지가 많았던 상황이었다. 직구를 던져서 타자가 못 치면 좋고, 아니면 유인구로 슬라이더를 골라 헛스윙을 유도할 수도 있었다. 설령 주효상이 공을 골라 살아나가더라도 1사 1,2루에서 박정음-김혜성을 상대할 수 있으니 꿀릴 게 전혀 없었는데, 야수진이 강제로 1사 3루를 만들어버려 선택지가 좁아져버렸다. 마지막 윤진호의 힘을 다한 수비가 있었으나 LG팬들에겐 아쉽게도 김하성의 발을 잡기엔 부족했다.
(8) 비록 선취점을 만드는 안타를 치긴 했지만, 6회초의 1사 만루와 8회초 1사 1,2루는 김현수가 꼭 해결해줬어야 할 찬스였다. 상대 중심타선인 이형종과 김현수의 침묵은 우리에게 기회다. 이들이 살아날 빌미를 다시는 줘선 안된다.
(9) 조상우가 2이닝을 막아주면서 무난하게 경기가 끝났다. 연장으로 갔다면 남은 투수가 김상수-오주원-이승호뿐이라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조상우가 2015시즌에도 전천후로 구르긴 했지만 지금도 2이닝을 맡길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는데, 다행히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확인해주었다.
(10) 박동원이 앞으로 포수를 보는 것은 어렵다. 잘해봐야 시리즈마다 가비지이닝으로 1-2이닝 정도가 한계라고 본다. 미련을 접고 백업포수 주효상을 각오할 때다.
(11) 2차전까지 잡으면서 3차전 선발로 이승호를 내는 승부수를 던질 수 있게 되었다. 이승호가 호투해줄 경우 가을에서의 변수가 상수로 자리잡게 되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K를 상대로 최원태를 낼 수 있다. 물론 이승호가 일찍 무너지더라도 4차전 선발로 최원태를 염두에 두고 오늘과 같은 불펜운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크게 벌어지지만 않으면 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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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 vs LG (잠실)
2:4
키움 2승 1패
이승호 / 켈리
(1) LG가 1승으로 시리즈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2) 켈리를 1,2회 잘 공략해놓고도 추가점을 내지 못해 졌다. 특히 7회는 선두타자가 살아나갔기 때문에 무조건 점수를 만들어줘야 하는 순간이었다.
(3) 김하성은 고우석과의 승부를 끈질기게 이어가며 선두타자 출루를 만들었고, 고우석은 흔들렸다. 개인적으로는 이지영에게 번트를 대게 한 선택이 아쉽다. 무사 1,2루였고 2볼이라면 바로 번트를 댈 필요 없이 좀 더 기다려봐도 되지 않았을까. 이지영이 오늘 타격감이 좋은 편이기도 했고.
배터리의 구종선택에 감탄했는데, 4구까지 슬라이더로 밀고 나가면서 빠른 공에 포인트를 맞춘 박동원을 교란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깊었다. 유강남은 확실히 좋은 포수이며, 포지션변경을 운운하는 사람은 야구를 볼 줄 모르는 사람이다.
(5) 정우영에게 김하성까지 맡길 거라고 예상했는데, 류중일은 9회 첫 타자부터 고우석을 올리며 그대로 믿음의 야구를 이어나갔다. 실패했다면 큰 충격이었겠지만, 성공했기에 자산으로 남는다. 올해 LG는 초짜 마무리를 달고 시작했지만 내년에는 승부사와 함께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 리그 팬으로서야 좋은 일이지만, 히어로즈 팬으로서는 고우석의 기세를 꺾어놨어야 했기에 못내 아쉽다.
(6) 가을야구에 가끔 하위타선에서 예상치 못하게 미치는 선수가 하나씩 나온다. 오늘은 정주현이 그랬는데, 2-0으로 끌려가던 2회말에 추격의 적시타를 만들었고 7회 선두타자 2루타로 (샌즈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 결승점의 주자가 되어 홈을 밟았다. 오늘 김민성이 무안타였기에 내일은 다시 정주현이 2번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겠다.
여담이지만, 2회말 2사 1루에서 유강남을 거르다시피하고 정주현을 상대한 선택 자체는 잘못되지 않았다. 정주현이 그렇게 쳐줄 줄 아무도 몰랐으리라...
(7) 이승호가 오늘 그럭저럭 잘 막아주긴 했지만,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면 변수로 생각하는 게 좋다. 높은 공이 많기도 했고, 반대로 유인구는 타자 방망이를 끌어내기에 너무 낮았다. 다른 불펜진에게 특별히 할 말은 없다. 김상수가 맞은 홈런 하나가 무척 아쉽지만, 괜찮은 코스로 떨어뜨렸는데 페게로가 너무 잘 쳤다.
(아니 시ㅂ 어떻게 이걸 넘기냐...)
(8) 지긴 했지만 여전히 여유가 있는 쪽은 이 쪽이다. 브리검 4차전 구원등판은 컨디션을 보고 결정한다는데, 굳이 그런 무리수는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내일 선발인 임찬규는 이닝소화력과 제구에 약점이 있는 투수고, 뒤에 붙어나올 가능성이 있는 배재준 또한 그렇다. 윌슨의 +1 등판은 기정사실로 취급해야 할 것이며, 김대현과 정우영 공략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좋겠다.
김혜성이 내내 빠른 카운트에 타격을 하고 있는데, 2차전엔 멀티히트를 쳤지만 1-3차전은 무안타로 끝났다. 내일은 좀 지켜보면서 때리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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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 vs LG (잠실)
10:5
키움 3승 1패, 플레이오프 진출
최원태 / 임찬규
(1)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SK와 붙을 차례다.
(2) 최원태와 주효상 배터리는 아주 대단한 아이디어였다. 하마터면 고척에서 LG와 다시 붙을 뻔 하지 않았는가. 누가 한 발상인지는 몰라도 LG 트윈스 프런트로 일자리를 알아봐주어야 한다. (정석이냐?)
최원태는 초반부터 공이 날렸고 변화구는 모조리 한가운데였다. (1회말 이형종이나 채은성에게 들어간 공도 훌륭한 상차림이었는데 다행히 둘이 받아먹지 못해 대형사고는 면했다) 이를 어떻게든 안정화시켜줘야 할 주효상은 게임콜링이고 블로킹이고 아무 것도 제대로 한 게 없었다. 2회말 오지환의 희생플라이 때 공을 뒤로 빠뜨리면서 1,2루 주자를 진루시켜주기까지 했다.
물론 주효상의 책임이 크지만... 2군에서도 시즌 내내 지명타자로 더 많이 나오고 1군 포수로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를 가을야구 초짜 투수에게 호흡 운운해가며 붙인 것은 명백한 코칭스태프의 실책이다. 이지영에게 휴식을 주겠다는 의도였어도 그러면 안됐다. 주효상은 그 정도의 그릇이 아니다.
(3) 2회 두 점을 줄 때까진 지는 줄 알았다. 김현수가 3-2-3 병살타를 치지 않았다면 계속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모두가 인정하겠지만 김현수는 이번 시리즈 클러치 상황에서 더럽게 못 쳤다. FA로 데려온 115억짜리 중심타자가 이렇게 죽을 쑤는 건 류중일이 아니라 매든이 와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류중일이 장정석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운용을 하진 않았다. 결국 4번 타자의 성적에서 시리즈가 갈렸다.
(4) 매번 언급하기 껄끄러운 투수긴 하지만, 오늘 안우진의 피칭이 훌륭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겠다. 좌타자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150km/h 이상의 직구가 특히 괜찮았다. 왜 엔트리에 포함시켰냐는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 야알못의 발언이었다.
(5) 준플레이오프 MVP가 박병호인 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도는 것만큼이나 당연하지 않을까. 1-2-4차전에서 모두 홈런을 때렸으며, 고비마다 결정적인 수비로 팀을 구원했다. 특히 5회의 점핑캐치는 2점을 막는 귀중한 수비였다. 가을 단기전에서 이렇게 날아다니는 박병호는 처음이다. 이 기세로 한국시리즈까지 갔으면 좋겠다.
(6) 고비마다 버틴 끝에 6회 대타 박동원이 동점 2타점 2루타를 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고, 7회 샌즈의 적시타와 8회 김하성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며 흐름을 가져왔다. 반드시 넘어야 할 대상이었던 김대현과 정우영을 잘 공략했다.
(7) LG의 투수교체는 조금씩 늦었다. 김대현을 내리는 타이밍이 늦은 게 특히 패착이었다. 정우영을 끝까지 끌고 간 건 불펜의 남은 자원을 고려한 밀어붙이기였을 테니 이해가 안 되진 않는다. 그러나 윌슨이 안 나온 건 좀 의문이었다. 차우찬까지 낸 마당에 1차전 선발인 윌슨이 못 나올 이유가 뭔가. 짧게라도 끊어갈 수 있었다.
배재준을 시리즈 내내 쓰지 않은 점도 의아하다. 배재준은 키움을 상대로 2경기 호투한 기억도 있었으니 진해수 뒤에 한번 써볼 법도 했는데, 결국 경기가 다 뒤집어지고 나서야 5점차 열세에서 가비지 이닝을 소화하러 나왔다.
(8) 조상우가 또다른 멀티이닝 소화로 고비를 잘 끊었다. 1.2이닝 3K로 LG 타선을 틀어막았고, 직구와 서클체인지업의 움직임 모두 훌륭했다. 데일리 MVP를 받을 만한 공이었다.
(9) 김혜성에게 꾸준히 납부한 세금은 또다시 이번 가을 탈세로 끝을 맞게 될까. 하나라도 잘 잡겠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데 선행주자 보느라 공 놓치고 성급하게 송구하다 엉뚱한 데로 던지고... 맘이 너무 급하다. 서건창을 다시 2루로 세워야 하는지 고민이 될 정도로 엉망인 경기력이었다. 부디 플레이오프에선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길 빈다.
(10) 플랜B가 더 많이 먹힌 시리즈라는 평을 하고 싶다. 요키시-이승호-최원태가 모두 조기강판되는 상황은 분명 비상사태였다. 그러나 작년보다 탄탄해진 불펜의 힘으로 이를 무사히 이겨냈다. 저번 포스트시즌 꿔다놓은 보릿자루에 가까웠던 양현-김성민-김동준-윤영삼이 이렇게 활약하리라 기대한 사람이 있을까? (심지어 이영준은 있지도 않았다) 따지고 보면 작년 가을야구에도 불펜운용은 염경엽 시절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시즌 내내 구른 조-한-손이 휴식을 받은 오주원-이보근-김상수로 바뀌고, 거기에 변수였던 이승호와 안우진이 터진 것뿐이다.
하지만 올해는 확실히 다르다. 양현을 김현수와, 이영준을 페게로와 붙이는 과감한 수가 통했고 김상수를 기준으로 조상우와 오주원이 서로 앞뒤를 바꿔가며 뒷문을 걸어잠갔다. 이번 시리즈의 경험은 분명히 다음 시리즈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양현을 최정과, 이영준을 한동민과 붙이지 말라는 법이 있나.
(11) 하위 타선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김웅빈-김혜성-김규민 중 누구 하나도 제대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통산 타율 .232에 불과한 대수비요원인 김지수를 선발로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타야 박동원이 있다지만, 한 타석 쓰고 빼기는 왠지 아깝다는 심리적 저항감이 조금은 존재한다. (수비를 하기 어려운 건 알지만, 경기 후반 주효상이 포수를 보는 끔찍한 광경을 상상해보라...) 한 가지 더 지적. 포스트시즌이 관광명소도 아니고, 로스터에 예진원을 끼워넣으면서 여유를 즐길 입장이 아니다. 가뜩이나 내야에 애들이 많아서 곤란한데 이게 뭐하는 짓인가. 플레이오프 때는 조정이 필요하다.
(12) 많은 기사에서 지목했듯이, LG는 좌타 일색의 라인업과 4선발의 부재가 아쉬웠던 시리즈였다. 류중일은 2루 수비를 볼 수 있는 자원을 (무려 그 박지규까지) 대량으로 넣어가며 적극적인 대타 활용을 노렸으나, 페게로 / 박용택 중 하나를 쓰고 나면 더 이상 대타로 나설 선수가 없었다. 그 박용택마저도 3차전에는 타격감이 식고 말았다.
페게로가 3차전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날렸고 4차전에도 동점 홈런을 치면서 가을의 영웅이 되는가 했으나, 이에 호응해줘야 할 이형종-김현수의 중심타선은 도합 26타수 4안타로 매우 부진했다. 오히려 빛이 난 주인공은 하위타선에서 12타수 6안타를 (장타 3) 몰아친 정주현이었다. 정주현은 (약간 과장해서) 혼자 3차전을 가져왔으며, 4차전에도 매번 타석에서 위협적인 존재였다.
투수 쪽에서는 우선 선발에 한 명이 정착해주고, 김대현-정우영이 상수로 자리잡거나 그 못지않은 불펜을 길러내야 한다. 올해 조셉에서 페게로로 바뀌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걸 고려하여, 타선에서는 좋은 오른손 용병타자를 뽑는 게 제1의 과제가 되겠다. LG는 좋은 팀이었고, 주전 유격수가 이탈할 뻔한 아찔한 순간을 겪고도 가을야구를 잘 버텨냈다. 내년에는 더 강한 전력으로 돌아올 수 있는 팀이기에, 히어로즈도 방심하지 않고 잘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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