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SK (패패승승승승)
2013 삼성 (패패승패승승승)
2패를 먼저 당하고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경우는 단 2번이다. 3번째를 우리가 만들겠단 정신으로 가야지 다른 수가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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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 vs 키움 (고척)
5:0
후랭코프 / 브리검
(1) 위에 저렇게 썼는데 3패를 당해서 상당히 멋적어졌다. 3패를 먼저 당한 팀이 우승한 경우는 당연히 없다. 70% 확률로 스윕당했다. (10회 중 7회) 나머지 5,6,7차전까지 간 경우가 1번씩 있다. 2000년의 두산은 3패를 먼저 당하고도 3승을 따내며 7차전까지 갔지만 결국 우승에는 실패했다. 최초의 길에 도전한다! 고 긍정적인 위안을 해본다.
(2) 브리검의 쿠세가 두산에 간파되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3회 박건우의 투런은 이게 들어올 거란 100% 확신이 없이는 나올 수가 없는 홈런이었다. 커브 빼고 투심 위주로 넣자마자 두들겨맞은 거 보면 두산에서 대비를 잘한 듯.
(3) '1500만원짜리 자동문' 박세혁이 시리즈를 캐리하고 있다. 3차전에서도 2안타 2볼넷... 참 훌륭한 트래쉬토크였다. 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만, 상대의 기를 꺾어야지 되려 상대방의 기를 살려주면 무슨 의미가 있나.
(4) 시리즈가 기울어지고 나서야 나온 김성민-김동준-윤영삼의 컨디션은 괜찮았다. 만일 이들의 몸상태가 안 좋아서가 아니라, 믿음이 없어서 쓰지 않았다면 장정석의 한국시리즈 용병술은 결국 럭키염경엽에 불과한 것. 김동준은 좌타자 잡기에도 괜찮은 카드고 올해 두산전 성적도 0.79인데 왜 쓰지 않았을까.
(5) 7회 이용찬을 상대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고도 2번의 정신없는 주루플레이로 무득점에 그쳤다. 송성문 안타 때 박병호가 홈에 들어오지 않은 게 일단 좋지 않았다. 우익수 박건우가 잡기도 요상한 자세에서 잡았고, 덕분에 홈승부를 아예 포기하고 2루로 던져주는데 왜 홈으로 안 돌린단 말인가. 조재영 제정신이냐.
샌즈를 지금까지 쉴드쳤지만 자기 혼자 선행주자도 안 보고 3루로 뛰다 다시 귀루해서 죽은 건 정말 실망. 송구가 좋았기 때문에 박병호가 안 뛴 건 이해할 수 있다. 뛰었으면 틀림없이 아웃이었다 본다. 그런데 샌즈랑 송성문은 뭐하나 대체.
(6) 김하성은 1차전 9회 실책 이후 혼이 나간 모양. 정타를 칠 생각은 없이 퍼올리기만 하는 게 딱 정규시즌 슬럼프 걸렸을 때의 모습이다. 내야 사령관이자 야수조장이 이런 상태인데 다른 선수들이라고 잘할 리가 없다. 오늘도 송성문의 송구실책 하나와 김혜성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는데 정말 대단한 내야진이다.
(7) 서건창이 1땅마귀, 김하성이 팝업마귀로 돌변한 가운데 멀쩡하게 치고 있는 건 혈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널리 전파하는 이정후와, 가을병신이네 스찌네 하고 온갖 욕을 다 처먹던 박병호뿐이다. (하위타선에서 굳이 끼워주라면 송성문이 있겠다.) 그런데 그 박병호도 종아리 통증으로 교체. 뭐, 4차전에 최원태가 완봉승을 해준다면 어떻게 해결이 될 수도 있겠다만... 진작 7월부터 보여줬다면 좋았을 타구질과 타석전략을 한국시리즈 3차전 9회에 와서야 선보이는 장영석이 박병호 대신 나와 연타석 홈런을 친다든가...
(8) 심판이 대놓고 좌우 존을 넓게 잡아줬는데도 졌다.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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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vs 키움 (고척)
11:9
유희관 / 최원태
(1) 두산 수비에서 3번의 강렬한 균열이 갔지만 결국 패배했다. 1회 김재호의 실책으로 선취점. 2회 박정음과 이정후의 번트로 내야수비를 흔들며 연속 득점. 7회 오재일의 실책과 9회 허경민의 동점을 만드는 포구실패까지. 시리즈가 더 길어진다면 우리에게 희망을 걸어볼 요소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게임은 끝났고, 시리즈도 끝났다. 두산의 6번째 우승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2) 2회 이후 추가점을 오랫동안 뽑지 못한 게 뼈아프다. 3회말 2사 1,3루에서 박병호의 타구가 넘어갔더라면 경기는 거의 100% 우리 쪽으로 넘어왔을 것이고, 두산은 최원준이 오랫동안 던지면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고 5차전을 노리는 방향으로 갔을 텐데 아쉽게도 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그렇다고 박병호가 못한 것도 아니다. 박병호의 타석 공략법은 분명히 괜찮았다. 6타수 무안타치고는.
(3) 글을 읽는 모두들 기억하시겠지만 플레이오프에서도 최원태는 1회에는 괜찮았다. 이번 4차전에도 그랬고. 그러나... 2회에 병살로 투아웃을 잡아놓고도 눈알이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굴러다니는 불안함이 화면을 통해서도 전해져왔다. 아니나다를까, 김재호-박세혁-허경민-오재원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3실점으로 넉아웃. 중간 허경민에게 도루 허용까지. 정규시즌 초반의 안 좋았던 최원태와는 또 다르게, 높은 공이 많지 않은 대신 낮은 공도 좌타자 바깥쪽 공도 존을 크게 벗어났다.
결과는 포스트시즌 7이닝 12실점. 최원태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희망이 되어줄 거라는 기대는 개박살이 났다. 물론 이 팀은 내년에도 가을야구에 갈 가능성이 높으니, 최원태가 내년에 명예회복을 할 기회도 있으리라. 내년에도 선발로 완주를 한다면 말이다.
아무리 투심이라도 140km/h를 와리가리하는 공으로 포스트시즌에서 호투를 기대하긴 어렵다. 구속이 느리면 제구라도 좋아야 하는데, 존을 완벽하게 3-4분할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란 말인가.
(4) 반면 이승호는 4회 2사까지 1.2이닝을 잘 투구해줬다. 이 친구도 새가슴이면 어떡하지 했는데, 스트라이크를 시원시원하게 꽂는 거 보면 가을DNA가 있는 모양이다. 아마 박세혁까지가 이승호의 담당이었겠지만, 4회 마무리까진 가도 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5) 5회 조상우를 쓰는 게 맞았을까? 알 수 없다. 안우진 대신 조상우를 썼다면 5회를 어떻게 넘기지 않았겠냐는 말이 많지만, 그랬다간 6-7회쯤 주자를 잔뜩 깔아놓는 안우진을 보며 조상우를 너무 일찍 쓴 걸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6회 조상우가 무사 1,2루에서 볼넷에 이은 KKK로 위기를 탈출했고, 7-8회 윤영삼이 연속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삭제해줬으니 그 둘을 일찍 내보내는 게 맞았을까?
그러나 이것도 다 결과론이다. 정규시즌 두산 상대로 훌륭한 카드였던 김동준이 5회에 털릴지도, 이전 시리즈까지 가장 불안한 투수였던 윤영삼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을지도 누가 알았겠는가. 그냥 불펜의 역량과 힘이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 내년에는 더 높은 순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끝마쳐야 할 이유다.
(6) 9회 2사 만루에서 박동원을 대주자 예진원으로 바꾼 순간 이 경기는 무조건 승리했어야 하는 경기였다. 연장으로 넘어가면 포수가 주효상인데 어떻게 이기나. 그러나 김하성은 4개의 유인구에 모두 방망이를 돌리는 역적짓을 했고, 그나마 4구를 치면서 팀배팅 비스무리한 것을 이번 시리즈 처음으로 시도했으나 좌익수의 글러브에 들어가며 실패로 끝났다.
6년차면 9회 끝내기 상황에 이용찬 같은 베테랑이 섣불리 치기 좋은 공을 던져줄 리가 없다는 걸 깨달을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 떨공에 알아서 헛스윙하며 카운트를 다 갖다바쳐주고 있는 꼴을 보니 속이 터진다. 이전에도 로켓을 두 번이나 쏘셨으니 뭐 어련하시겠는가. 가을야구 마지막 타석까지 그러고 있는 걸 보니 욕을 참을 수가 없었으나, 주변 관중에게 민폐라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이정후의 10회말 마지막 타석은 모든 타자들의 교범이 될 만 했다. 자기가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선수답게 비슷한 공은 커트, 유인구는 쳐다도 안 보고 볼, 마지막 10구째에 완벽하게 타이밍을 맞춘 스윙. 김하성에게 이정후의 타격을 바랄 수는 없지만 (그리고 김하성의 타격도 다른 유형의 장점이 있긴 하지만) 때로는 하늘이 원망스럽다. 왜 이종범 아들래미한테만 저런 재능을 줘가지고는...
(7) 명품조연으로 끝내는 건 지겹단 말을 했으나, 이번에도 그 역할에 만족한 채 시즌이 끝나고 말았다. 한 경기 정도는 이길 줄 알았는데, 그냥 허망하게 밀려버려서 눈물도 나지 않는다. 3년 전 NC 팬들의 기분이 이랬을까?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팀' 이란 말은 5년 넘게 들어왔다. 그리고 우리는 박병호와 서건창의 전성기를 낭비하고 있다. 우승을 하지 못하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2022년까지 박병호-서건창-한현희-김하성이 모조리 FA를 맞는 디아스포라의 시기가 온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2020년과 2021년, 두 해 안에 반드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야만 한다.
(8) 그래도 남은 걸 결산해보자면... 조상우의 8경기 9.1이닝 15K 무실점과 불과 19경기 59타석 만에 .423 .475 .673 2홈런 14타점, WAR 0.98로 히어로즈 타자 포스트시즌 WAR 1위를 차지한 송성문이다. 둘은 큰 경기에 강한 선수들이고 확실히 더 좋은 선수가 될 자질을 갖고 있다. 특히 송성문은 플레이 하나하나마다 야유를 들어가면서도 굴하지 않고 경기에 임했으니 난 놈은 난 놈이다. 상무에 합격해서 병역 문제도 잘 해결하고, 지금의 깡을 잊지 않되 신중함 역시 갖추고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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