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팀타율 .275 (8위) -> .256 (8위)

팀출루율 .341 (8위) -> .324 (9위)

팀장타율 .422 (9위) -> .362 (9위)

팀홈런 151 (7위) -> 88 (8위)

팀도루 118 (1위) -> 105 (5위)

팀득점 729 (9위) -> 607 (8위)


팀ERA 4.95 (2위) -> 4.80 (9위)

선발ERA 5.46 (5위) -> 4.87 (9위)

구원ERA 4.29 (1위) -> 4.74 (10위)

선발QS 45 (공동 8위) -> 48 (9위)

승계주자실점률 33.0% (3위) -> 36.5% (7위)

수비효율DER .649 (5위) -> .649 (9위)

실책 99 (공동 4위) -> 106 (8위)



작년 3위를 기록한 한화가 올해도 컨텐더를 할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한 해였다. 타선이 조금만 힘을 더 내고, 선발진만 어느 정도 안정화된다면 5강의 꿈이 불가능해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2019년의 한화는 외국인 용병투수들이 3승을 더 쌓아줬음에도 불구하고 (WAR 5.88 -> 8.71) 9위로 미끄러졌다. 도대체 왜일까?


우선 시즌 내내 제대로 된 토종선발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올해 한화에서 선발등판을 1번이라도 한 투수는 총 15명인데 이는 리그 최다 기록이며, 최소 1위인 두산 8명의 2배다. 전반기 ERA 4.50, 피OPS .697로 3선발의 위용을 보였던 장민재는 후반기 ERA 8.04, 피OPS 1.045로 녹아내렸다. 6월까진 ERA 4.08로 순항했던 김범수도 7월 4경기에서 12.2이닝 22실점이라는 대재앙을 불러오며 불펜으로 강등당해야 했다. 시즌 전 한용덕의 구상은 전부 어그러졌고, 투수들이 기대에 못 미칠 때마다 매번 다른 선발 후보가 등장했으나 누구도 1군 한 자리를 차지할 만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작년 전력에 비해 높은 순위를 기록한 원동력이었던 불펜은 리그 환경의 변화를 역행하며 최하위로 미끄러졌다. 정우람(55경기 53이닝 3.40 -> 57경기 58.1이닝 1.54)이 나이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으나 이태양(63경기 79.1이닝 2.84 -> 54경기 61.2이닝 5.55)은 전 해 너무 많이 던진 탓인지 ERA가 두 배로 뛰었으며, 박상원(69경기 60이닝 2.10 -> 61경기 59이닝 3.97)과 송은범(68경기 79.1이닝 2.50 -> 37경기 35이닝 5.14)도 뒷걸음질쳤다. 임준섭(28경기 24.2이닝 2.92)과 신정락(21경기 25.2이닝 3.16)의 불펜 성적은 괜찮았으나 팀의 주축으로 보탬이 된 것은 아니었다.


타선에서는 지난 해와 다름없이 호잉(.284 .340 .460 18홈런 73타점 22도루)과 이성열(.256 .343 .464 21홈런 85타점)이 분전하였다. 최재훈(WAR 3.55, .290 .398 .362 3홈런 31타점)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리그 환경에서 눈야구로 개인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으며, 수비에서도 뛰어난 미트질을 선보였다.


2019시즌 한화에는 두 가지의 악재가 있었는데, 하나는 시즌 초기 하주석의 부상이요 다른 하나는 이용규 항명 사태였다. 시즌 시작 전 알 수 없는 이유로 트레이드를 요청한 FA 이용규의 행보는 그 자신과 팀에 모두 타격이 되었다. 이용규 개인은 선수로 뛰어야 하는 소중한 시기에 1년을 쉬어야 했고, 팀은 제대로 된 토종 외야수없이 1년을 보내야 했다. 장진혁(.254 .320 .346)이 전천후로 출장하긴 했으나 93년생임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었고, 최진행(.231 .295 .436)과 김민하(.256 .319 .352)는 공백을 메웠다고 하기엔 부끄러웠으며 양성우(.168 .227 .218)는 당장 방출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숫자를 찍으며 시즌을 말아먹었다. 이번 시즌은 정근우의 중견수 수비를 352.1이닝이나 봐야 했던 팬들에게도 괴로운 시간이었다.


하주석의 십자인대 부상은 개인 커리어에도 심각한 위협이었지만, 한화의 이번 시즌 센터라인 운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루수 정은원의 1192.2이닝은 올 시즌 모든 야수들 중 최다이닝 소화 기록이며, 2위 김상수(993이닝)와 비교해도 큰 차이다. 정은원은 8월까지 단 두 경기를 제외하고 전 경기에 선발출장했으며 이는 당연히 개인 성적에도 안 좋게 작용했는데, 전반기(.279 .340 .394)와 후반기(.229 .270 .335) 성적을 비교해보면 극명히 드러난다. 하주석 대신 투입된 오선진도 햄스트링 부상을 겪고 나서야 겨우 휴식할 수 있었으며, 전후반기가 확 달랐다. (전반기 .246 .327 .333, 후반기 .191 .275 .217)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은원은 올해 WAR 0.32 -> 2.06, wRC+ 71.5 -> 91.8, Contact% 76.8 -> 83.5, K% 22.0 -> 16.2 등으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으니 높게 평가해야 할 것이다.)


리빌딩을 외쳤으나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에 가까웠던 게 한화의 2019시즌 현실이다. 감독이 165일이나 1군에 데리고 다니며 192타석의 경험치를 투자한 고졸 루키 노시환의 성적은 .186 .241 .260, 1홈런 13타점 11볼넷 72삼진으로 1군과 2군의 차이만 실감하게 할 뿐이었다. 계획성없이 신인들을 1군에 밀어붙이는 걸 리빌딩이라 우기는 것은 '리빌딩' 이란 단어에 대한 모욕이다.

Posted by 김에밀
,